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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5/14 08:39:05
Name   큐리스
Subject   난 동물원에 있는 것인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옆자리에서 딸깍딸깍 기계식 키보드 소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놔..미쳐...
처음엔 정말 용서가 안 됐어요. 귀에 꽂은 이어폰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딸깍딸깍" 소리는 제 뇌를 파고들었죠.

거기에 가끔씩 들리는 중얼거림... "이건 말이 안 되는데..." "아, 뭐지?" 같은 혼잣말들.중간중간에 들리는 노래소리 ㅎㅎㅎ
동물원에서만 들을 수 있을 법한 소리들이 사무실에서 들리다니요.

그뿐만이 아니죠. 매일 아침 냄새나는 음식을 자리에서 먹고 하..쩝쩝 츄릅츄릅 ㅠㅠㅠ
회사 규정상 자리 변경도 안 되고... 헤드셋은 이미 노캔으로  바꿨는데도 소용없고... 저는 마침내 포기했습니다.
"아, 그냥 내 옆자리엔 원숭이가 있다고 생각하자."
그 순간, 모든 게 명확해졌어요.
원숭이는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소리를 낼 수 있고, 중얼거릴 수도 있으며,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해도... 그냥 원숭이니까 그런 거죠!
이제 저는 매일 아침 출근해서 옆자리 원숭이에게 "잘 잤어?" 하고 인사하고, 퇴근할 때는 "내일 봐~" 하고 인사합니다. 물론 마음속으로만요.
귀찮은 일이 생겼을 때도 "아, 원숭이 옆자리에 있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깁니다.

그런데 자꾸 이렇게 생각하니 진짜 원숭이로 보여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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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해결이 안되니 말이 안 통한다고 원숭이라고 칭하신 건지, 기본적인 생활 예절을 안 지키니 인간도 아니다 그러니까 원숭이 요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건 표현하시는 것 봐서는 스트레스가 심하신 것 같은데 그냥 원숭이 취급하고 넘어가는 것 보다는 당사자에게 명시적으로 이야기를 하시거나 관리자와 상담을 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업무공간에서 취식행위때문에 고통받으시는 게 휴게공간 부족이 원인이라면 노사협의회 같은데 민원거리로 올리기 좋아 보입니다.
    식당이나 휴게실이 없으면 화장실에서 먹고 오... 더 보기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해결이 안되니 말이 안 통한다고 원숭이라고 칭하신 건지, 기본적인 생활 예절을 안 지키니 인간도 아니다 그러니까 원숭이 요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건 표현하시는 것 봐서는 스트레스가 심하신 것 같은데 그냥 원숭이 취급하고 넘어가는 것 보다는 당사자에게 명시적으로 이야기를 하시거나 관리자와 상담을 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업무공간에서 취식행위때문에 고통받으시는 게 휴게공간 부족이 원인이라면 노사협의회 같은데 민원거리로 올리기 좋아 보입니다.
    식당이나 휴게실이 없으면 화장실에서 먹고 오라고 할 수야 없으니 조직이 해결할 일이고, 있는데 개인 좌석에서 먹는거면 당사자에게 개선 요구해 보고 안되면 상급자에게 해결해 달라고 할 일 같습니다.
    직장 동료가 동물이면 나도 짐승이거나 사육사란게 되는데 그럼 슬프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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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리스
    조언 감사드립니다. 사실 몇번 사석에서 얘기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다른 방안을 좀 찾아보는게 좋을거 같아요.
    방사능홍차
    부서장에게 한 번 말씀드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소음, 냄새 선생님 말고도 다 참고 계신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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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루팡실전편
    저랑 비슷한 청각예민자시군요
    소음유발자들한테 말해봤자 "그게 왜?" 라는 답변이 돌아와 허탈할 때가 많죠
    그들은 본인들의 발소리, 하품소리, 혼잣말소리, 키보드소리, 한숨소리, 물삼키는소리, 쩝쩝거리는소리가 "크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합니다! 정말 놀라워요
    글쓴님의 원숭이 취급은.. 살아남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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