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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6/30 00:15:01
Name   골든햄스
Subject   또래 소설가들의 소설을 안 읽은 지 오래 되었다.

사람들이 극찬하곤 하던 단편집 <비행운>에서는 슬픈 사연이 있는 청소노동자 할머니가 어떤 젊은 여자가 버리고 간 프랑스 마카롱을 먹으며 그 달콤함에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왠지, 그 장면이, 존나게, 싫었다.

그외에도 또래들의 소설이 읽히지가 않는다. 성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과 가족 내 학대와 왕따와 자살, 조현증 없는 소설이 읽히지 않는다. 무엇 무엇 때문에 그리 힘들다는데 정확히 한 페이지를 넘기면 기억이 안 난다.

언제부턴가 나는 유독 슬픈 얼굴로, 누가 물건을 판매하면 그냥 그대로 사버리는 사람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들은 무엇에 저항할 힘조차 없어서 권하면 권하는 대로 물건들을 사버린다.

부동산 얘기로 모두가 들썩인다. 이쯤이면 부동산 소설이 그나마 읽기에 나을 거 같긴 하니 나중에 한번 찾아봐야겠다.

빵과 프랑스, 도쿄 이야기 따위는 정말 질렸다. 그랬더니 이제는 SF 레즈비언이라니. 날 농락하고 있다.

정관 묶은 장강명 커플의 별 거 없는 신혼여행 이야기도 시시하다.

인터넷 친구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밈(meme)을 생산하고 있다. 아무리 현실 친구 많고 인싸인 사람도, 밈 얘기하면 푸흡 입술을 누른다. 다들 보고 있는 작가는 오히려 그쪽인가 싶다.

근데 거기에도 언제 내가 보고 싶은 얘기는 없다.

X세대 아저씨들의 지나간 청춘 이야기는 정말로 지겹다.

자본주의 비판도 한물 갔다.

아. 그냥 내가 한물 갔다.



8
  •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무거운 소설은 읽히지 않더라고요. 팝콘컬쳐... 도파민 땡기기 좋은 쇼츠에 사람들이 많이 홀리는 이유가 현실이 팍팍한 이유도 조금 있을 듯


K-이안 브레머
한물 간 X세대 아저씨 잔뜩 있는 곳에서 광역난사...ㄷㄷㄷ
12
골든햄스
ㄴㄴ 그게 요즘 대세 여론이잖아요?
결국 제가 한물 간 거임
문샤넬남편
엠제트들은 지들밖에 모름...흠치뿡임
1
골든햄스
ㅋㅋㅋㅋㅋ 세대 공격은 아니엇는데!!
저희가 기성세대 되면 저희 이야기가 또 대세 담론되는 거잖아요
그냥 그런 구조 자체가 지겨워요 메카니즘적으러요
*alchemist*
SF... 상 받았다는 단편선? 들 몇개 읽어봤는데 이게 SF인지 다른 장르인지 애매한 것도 있더라구요. SF보다는 판타지로 분류해야 하는 것도 좀 있어 보였고... (하드SF를 염두에 두고 하는 발언이지만) SF를 단순히 이야기를 풀고자 하는 틀로만 활용하는 것도 있어보이더라구요... ㅎ;
골든햄스
대부분 그렇죠 그러다 뜬금 레즈비언 등
*alchemist*
레즈비언 이야기는 있었나 없었나 기억이 안납니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았던 건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 정도.. 만 기억나네요.
1
알료사
햄스님의 또래작가들은 누구일까 하고 들어왔는데 웬 원로들입니까.. ㅋㅋ 홍차넷 첫 정모때 댓글부대 이야기 하던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시선을 자기 안으로 돌리면 내 안의 역사에서 나새기는 언제나 첨단입니다.. 맨날 새롭게 (금지어)같아서 놀라움..
4
골든햄스
아 대놓고 그 90년대생 작가 이름을 언급하긴 그래서..
그건 너무 특정돼서.. 근데 그냥 요즘 .. 젊은 작가들 글 자체가 다 이해가 안 돼요
유튜브도 트위터도 스레드도 인스타도 이해 안 돼요
저 좀 뭔가 유행에 완전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읽으려고도 하거든요
1
알료사
이해 될 것들이라면 언젠가 자연히 될 때가 있을겁니다. 방금 탐라 읽었는데 그 호러 초콜릿 좋군요. 그걸 먼저 클리어 하시죠 화이팅입니도.. !
1
골든햄스
으아아아 어려워요 ㅠㅠㅠㅠ 으앙 네!!
ㅋㅋㅋ 내 안의 역사에서 나새끼는 언제나 첨단이라는 말에 두 쪽을 팍 치고 갑니다.
1
두부곰
'책을 낸 사람'과 '작가'라는 타이틀이 과연 같은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시대이긴 하죠...

최근 제 또래 작가 중에는 김금희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충실한 자료조사의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어요.
2
골든햄스
특히 관계의 깊이나 인생의 다양성 면이 너무 …
감사합니다 찾아읽어보겠습니다
사실 저도 괜한 반감이 있는 거지 읽음 또 배우는 게 있겠지요 .. 근데 최은영은 진짜 안 잊혀짐 너무 짜증나서요(..)
무더니
김애란은 또래라기엔 나이차가 좀 계시지않나요
주로 8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 입장에서
(김금희 장류진 등)
같이 늙어가고 있구나 싶은건 좋은것 같습니다
1
아 사실 90년대생 작가들 이름을 막 적기가 그래서
대표격으로 칭찬받았던 저 젊을 때 인기였던 김애란 작가를 적었는데
김애란도 제가 보기에 가벼우면 뭐 90년대생들은 (..)
아니 애초에 가벼운 자야말로 문단에 발 담글 여유가 있는 건가? 아니면 감성이 예민해서 더 회피하며 산 자들이라 그런가
인생과 텍스트의 괴리…
내 청춘은 지나갔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찬란한 중년을 맞이하라 (이미 맞았음)
1
골든햄스
청년기는 지옥같았읍니다 ..
철의꽃무리
관심있는 분야에서 책을 찾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무수히 많고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책은 반드시 있다고 하죠
1
골든햄스
맞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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