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2/15 18:00:17
Name   사이시옷
Subject   왜 나는 시간 기록을 멈추었는가
근 2년 동안 거의 한 시간도 빠짐없이 해오던 시간 기록을 멈추었습니다. 중단한 것도 벌써 3달 정도가 되어가네요. 이 글을 통해 시간 기록을 하며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시간 기록의 시작
전 원래 기록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일기 꾸준하게 쓰고 있고 가족 사진은 모두 스캔해서 클라우드에 올려 놓았습니다. 몇 년간은 하루에 5초씩 영상을 찍어 모으기도 했구요.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는 말을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또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결과가 늘 좋지는 않았지만요.

계기는 심플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해야겠다! 하자! 이런 식의 의식의 흐름이 시작이었거든요. 업무에 학업에 취미 생활까지 하려니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일단 내 자신을 모니터링 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쓸데없이 보내는 시간을 없애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여러 앱을 거치고 시행 착오를 겪은 후에 습관화 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나태해질 때도 있었는데 놓친 부분은 깔끔히 포기하고 묵묵히 기록을 이어갔지요.


좋았던 점
가장 좋았던 점은 자존감이 뿜뿜 업그레이드 된 것이었습니다. 효율성을 추구했는데 자존감이 찾아오더군요. '시간 기록'이라는 작은 습관이 작은 성공을 만들고 이로 말미암아 공부, 운동도 돌아가기 시작하니 제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기록 통계를 보면 뿌-듯했지요. 전 주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꾸준함의 힘이 자존감을 이렇게 많이 성장시킬 줄이야..

그리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쓸데없이 뒹굴거리며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푸시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 종일 게임을 하거나 놀러 다니는 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틈틈이 영양가 없는 시간을 주어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지요.


안좋았던 점
시간 기록이 '자존감'이라는 사탕을 준다 생각하니 시간 기록 자체에 집착하게 되더군요. 단순히 공부 시간을 늘리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더 길게 읽는 등, 원래 시간 기록의 본래 목적인 목표 달성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간 기록 통계를 위해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점점 통계를 통해 자기 반성을 하는 게 아닌 통계라는 산출물을 내는데 집중하고 있더군요.

또한 쓸데없이 보내는 시간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생활'이란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 짬처리하는 요행도 부리기도 했고요.


중단한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이제 1분 단위의 시간 기록이 필요하지 않다 느낀 거죠. 마치 어렸을 때 일기 검사를 매일 받다가 습관화가 되면 검사를 안 받게 되는 것처럼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목표 달성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묵묵히 나아가는 '성실성'이 필요했기에 세세한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조정했다면 이제는 좀 더 목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꾼 것이죠. 이젠 액션이 아닌 골 오리엔티드 방향으로 나갈 자격이 생긴겁니다.


맺음말
올해부터는 매일 할일을 습관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많지 않은 수의 장기 목표를 2주 단위로 체크하고 실행 밀도를 조절하며 목표 달성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 아버지께서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시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늘 해주신 말씀인데 40살이 되어서야 그 무게감을 느낍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원하시는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7
  • 춫천


저는 유튜브에서 데일리리포트란걸보고 이제 실천하고자하는데 이 단계를 뛰어넘으신분이네요 ㅎㅎ
혹시 시간기록을 하면서 어떻게 기록을하셨는지, 어떤시행착오를 겪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이시옷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을 드리자면.

1. 시간 기록 방법
timetrack.io라는 앱으로 기록했습니다. 연간 구독이긴 하지만 세세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연동이 가능해서 최종적으로 선택 했습니다. 처음엔 시간 기록 알람을 30분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1시간에 1번 알림으로 바꾸었습니다. 알림이 오면 내가 뭐하고 있나 인지하고 기록하는 것이지요. 앱 안에는 설정해둔 카테고리 별로 스톱 워치가 여러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시행착오1 - 카테고리
처음에는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위 카테고리로 운동, 자기계발, 사회생활, 공부, 집, ... 더 보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을 드리자면.

1. 시간 기록 방법
timetrack.io라는 앱으로 기록했습니다. 연간 구독이긴 하지만 세세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연동이 가능해서 최종적으로 선택 했습니다. 처음엔 시간 기록 알람을 30분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1시간에 1번 알림으로 바꾸었습니다. 알림이 오면 내가 뭐하고 있나 인지하고 기록하는 것이지요. 앱 안에는 설정해둔 카테고리 별로 스톱 워치가 여러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시행착오1 - 카테고리
처음에는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위 카테고리로 운동, 자기계발, 사회생활, 공부, 집, 기타로 나누었고 하위로는 수없이 세부 카테고리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관리하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하부 카테고리는 3개 이내로 줄이고 상부 카테고리도 확 줄였습니다. 예를 들면 처음엔 아내와 보내는 시간도 카테고리의 하나로 기록했었는데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은 TV나 영화를 보는 시간이기도 하고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기도 해서 카테고리를 삭제했습니다.

3. 시행착오2 - 기록을 가지고 회고하는 방법
앱에서 주간 통계를 엑셀로 옮겨서 관리를 했는데요. 처음에는 카테고리별로 몇 시간을 기록했는지 확인하고 쓸데 없이 보낸 시간을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그 다음엔 카테고리별로 목표 시간을 설정해서 지키려 노력했지요. (예: 하루에 8시간 자기 - 완전 실패했습니다..) 회고도 카테고리와 마찬가지로 처음엔 모든 카테고리를 신경을 썼으나 시간이 갈수록 전체적인 흐름을 다듬는데 집중했습니다. 제 생산성이나 컨디션도 바이오리듬마냥 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시간 기록과 관련해 전에 게시판에 글 올려놓은 것이 있습니다. 카테고리 참고에 도움되시길 바래요.
https://redtea.kr/?b=3&n=10133
조지 포먼
고딩때부터 블로그에 비밀글로 꾸준히 일기를 지금까지 작성해 왔었는데 주로 실수했거나 다시는 답습 하지 않을려고 잊지 않기 위해 적은 글들이 대부분이라 볼때마다 아찔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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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으으... 그런 일기는 아찔하지요. 전 일기를 써도 똑같이 실수를 할 때가 많다는게 함정이네요.. ㅠㅠ
우와... 저도 한 번 따라해봐야겠네요. 전 주변에서 되게 무질서하게 사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전 나름대로 질서를 갖추고 진행하는 것 같은데요 ㅋㅋ 어지간한 일들은 또 잘 처리하기도 하고요.

근데 시간 계획 없이 감각으로 처리하는 걸 신뢰하다보니까, 한 번씩 큰 걸 놓치는 사태가 찾아오더라고요. 체화되어 있는 감각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사이시옷
스앵님.. 전 계획 세워도 큰걸 놓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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