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3/31 08:30:05
Name   kaestro
Subject   퍼스트 버서커 카잔 - 5시간 짧은 후기
사실 카잔에 대해서는 몬헌이 같은 시즌에 나오는데 내가 그 게임을 할 리가 있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몬헌이 할게 너무 적었던 터라...

발더스 3도 3막에 진입한 이후로는 재미가 확 떨어져 집중을 못하고 있던 참에 한 번 해볼까 싶어 일요일에 데모판을 약 2시간 정도 플레이 한 뒤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데모판 포함 약 5시간 정도 플레이했고, 아마도 입문자의 통곡의 벽이었을 너프당한 바이퍼를 잡은 뒤 사이드 퀘스트 하나 클리어했으며, 일단은 퇴근을 기다리며 리뷰 글 작성해봅니다.

짧게 요약한다면,

* 처녀작다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연출과 맵구성, 레벨 디자인이 그렇다. - 저는 게임에서 원래 스토리는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 인왕 같은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초반부는 세키로의 전투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 일반적으로 소울라이크로 분류되는 보스러시형 게임들에서 유저들이 불쾌감을 느낄만한 요소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인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양한 유저 편의성 제공 - 보스를 클리어하지 못해도 캐릭터는 성장한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다크소울로 대표되는 요 근래 액션 게임들에서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던 부분을
이 게임이 개선하려는 시도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보스전을 패배해도 추가 경험치가 획득된다'는 사실입니다. 소울라이크들이 보통 보스전에서 여태까지 획득한 재화를 잃게 될 것
을 걱정하고, 몇 번을 트라이해도 캐릭터 자체가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유저의 실력이 증가하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스타일의 게임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조금 들 정도 였으니까요.

카잔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보스전에 실패하면 보스룸 앞에다가 경험치를 돌려주고, 보스 트라이를 했다며 추가 경험치도 줍니다. 보스전을 하는 과정
에서 숙련도도 올라가서 스킬 포인트도 줍니다.

이 덕분에 유저는 보스전을 트라이하면서 단순하게 실력이 성장하는 것을 넘어서,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 역시도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이럴거
면 굳이 죽었을 때 경험치를 한번 드랍하는 과정을 거쳐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밖에도 그로기 상태에 걸린 몬스터가 어느 시점에 그로기가 풀리는 지에 대한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해줘서, 그로기 타이밍 동안 제대로 된 딜을 넣
기 위해서는 따로 연구가 필요했던 부분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튜브에서 보던 그로기 상태에 여러 데미지를 넣다가 마지막에 앞잡 마무리를 하던
플레이를 일반 유저도 가능해졌단 말이죠.

아마도 더 플레이하다보면 이런 소울라이크를 플레이하다보면 '왜 굳이 이렇게 불편하게 플레이해야해?' 싶었던 부분에 대한 넥슨의 배려를 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액션쾌감]

카잔은 보통의 소울라이크들을 표방하던 게임들이 소울의 전투 스타일과 가능한 유사한 형태를 띠던 것을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
기를 통해 스킬 한 개만 사용하던 것을 벗어나, 무기별로 다양한 스킬 트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고 이를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무리가 없습니다.

전투에 사용하는 소위 기력 같은 시스템은 소모형이 아니라 몬스터와 전투 행위를 통해 획득하는 보상 같은 개념이 되었기 때문에, 유저는 전투를 수동
적이지 않고 능동적인 자세로 나아가도록 장려됩니다.

가드와 구평, 패링 정도에서 몬스터에 맞춘 수동적인 전투보다는 많이 능동적인 형태에 가까워졌고, 세키로처럼 적 몬스터와 꾸준히 합을 겨룬다는 느
낌을 받을 수 있어서 전투 부분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아쉬운 연출]

이런 액션 게임들은 개인적으로 전투의 재미가 단순히 난이도와 패턴 구성을 넘어서, '유저에게 뽕맛'을 주는 것이 굉장히 만족감에 크게 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카잔은 합격점을 주기는 많이 아쉬운 게임입니다. 제가 피의 거짓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부분 만큼은 카잔은 피
의 거짓보다 아래입니다. 아마 이것이 카잔이 80점 초반대에 머무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엘든링의 경우, 가장 재미있는 보스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보스전이 저는 첫 왕 고드프리입니다. 거대한 왕과 전투를
하다가, 1 페이즈가 끝나고 사자의 머리를 뜯어버리고 야만인이 된 고드프리와 합을 나누는 것은 진짜 너무나도 피가 끓어오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런 액션 게임에서 연출은 '아 내가 진짜 위대한 전투를 하고 있는 전사가 됐구나'라는 뽕맛을 채워주는데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카잔은 보스들의 페이즈 전환도 밋밋하고, 컷씬들도 별로인데다가, 본인들도 그걸 알아서 한 번 봤으면 아예 스킵 선택화면조차 안 띄웁니다.
액션 게임에서 이런 부분은 게임을 플레이하는데서 점수를 많이 깎아먹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성이 떨어지는 몬스터 모션]

이런 상대에 대한 리액션이 중요한 액션 게임의 경우에는 상대 몬스터의 공격에 대한 반응하기 쉽도록 굉장히 과장된 연출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댐프시롤은 눈으로 따라가지 못해도 보스몹들의 공격은 다 패링하고 가드하고 구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카잔의 몬스터 공격 모션들은 솔~직히 시인성 면에서는 제가 여태까지 플레이한 소울라이크들 중 최악입니다. 눈 안 좋으면 플레이 하
지 말란 거냐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입니다.

그러면서 잘 안 보이는 공격 패턴들은 이제 모션이 안보이고 때리기 직전에 '반짝' 거리는 이펙트를 통해 대응합니다. 그럼 이게 액션 게임이냐, 리듬
게임이지. 본인들도 그걸 잘 아는지 모션이 작아서 잘 안보이면 웬만하면 잘 안 보인다 싶은 모션들은 다 번쩍번쩍 거립니다. 개인적으론 그런
편법적인 방법을 안 쓰고 좋은 모션을 뽑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운 맵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

사실 뭐 이런 부분은 프롬의 소울라이크를 하다보면 항상 하게 되는 생각이지만, 프롬 만큼의 레벨 디자인과 맵 디자인을 따라가는 회사가 진짜 거의
없기 때문에 아쉽다 말하기도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그냥 전투만 괜찮으면 합격점을 주게 되긴 하고 저도 그래서 게임을 사서 플레이하니까요.

이번에 게임이 발매되자마자 너프한 보스 몬스터 '바이퍼'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바이퍼가 엘든 링의 '멀 기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보스 몬스터로 설계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엘든 링의 멀기트의 특징은, 멀기트를 깰 수 있으면 엘든링의 모든 보스를 잡을 수 있단 겁니다. 왜냐면 멀기트에는 엘든링에 존재하는 모든 공격
패턴이 다 농축되어 있거든요.

바이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드불가 잡기, 구르기로 피하기 힘든 후판정 널널한 강한 공격이면서 가드하면 기력 떨어져서 패링 쳐야하는 공격, 연타
패링 패턴, 엇박, 가드/패링 불가 반격기 패턴.

개인적으로는 '아 얘가 이 게임의 선생님이구나' 싶어서 재밌게는 플레이했습니다만, 가능하면 이런 패턴들을 파훼하기 위한 레벨 디자인이 앞에 있는
것이 훨씬 좋고 요즘 액션 게임의 트렌드입니다. 거기다가 이걸 다 집어넣어놓고는 몬스터가 거의 보이지도 않고 안광만 보이는 암전 상태에, 보스
체력이 리필되는 2페이즈라니 진짜로 게임 삭제할 뻔 했습니다?

그 밖에도 피의 거짓이 처음 나왔을 때 '다크소울을 좋아한다더니 스꼴라를 좋아한거냐'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 요소는 전부 제거해서 필드 자체는
쾌적하지만, 필드 돌아다니면서 탐험하는 맛이 좀 많이 슴슴한 것은 팩트입니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게임 자체는 80점대 초반의 준수한 액션 게임이 하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최적화도 잘 돼있고, 발매하자마자 5월 이전에 추가
무료 dlc가 배포될 것으로 발표되있기 때문에 넥슨이 이런 부분 만큼은 기존의 패키지 게임 개발사들보다 훨씬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액션 게임에 목마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카잔 스킬이 던파 귀검사 스킬이랑 겹치거나 하나요? 그런건 없나...
    kaestro
    뒤로 가면 붕산격 같은 것도 있긴 한 모양인데 아직은 귀검사 스킬은 못 봤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710 7
    15355 꿀팁/강좌2. 인스타툰을 위한 초보적인 기초를 해보자! 6 흑마법사 25/04/02 244 12
    15354 일상/생각이상적인/사악한 아름다운 한국 사회 3 골든햄스 25/04/02 472 6
    15352 기타만우절 이벤트 회고 - #2.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했나 12 토비 25/04/02 385 19
    15351 기타만우절 이벤트 회고 - #1. 왜 했나, 왜 그런걸 했나 81 토비 25/04/02 1227 43
    15350 오프모임[마감]4월 5일 5시 학동역 세종한우 갑시다. 18 송파사랑 25/04/01 712 6
    15349 정치젊은 공화국의 미망 - 12·3 계엄과 장기 내란 3 meson 25/04/01 624 7
    15348 경제[개업인사] 법률사무소 간성 김태웅 변호사 개업인사 135 김비버 25/03/31 1750 102
    15347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 - 5시간 짧은 후기 2 kaestro 25/03/31 339 2
    15346 사회장애학 시리즈 (6) - 청력에 더해 시력까지라고? 1 소요 25/03/30 355 5
    15345 일상/생각오늘은 마나님께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4 큐리스 25/03/28 657 4
    15344 경제[의료법인 회생절차 가이드(1)] 요양급여 및 본인부담금 채권 압류해제 어떻게 해야할까? 1 김비버 25/03/28 362 2
    15343 정치(혐오주의) 생성형 AI는 예상보다 빠르게 극단주의를 퍼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12 명동의밤 25/03/27 1561 9
    15342 정치2심 무죄가 나온 내용 (1) 55 명동의밤 25/03/26 2157 12
    15341 기타트랙터 잡썰 4 잔고부자(전문가) 25/03/26 483 5
    15340 정치연금 문제-결국 답은 소득주도성장에 있다. 9 kien 25/03/25 1160 0
    15339 일상/생각알중고백 7 당근매니아 25/03/25 756 6
    15338 오프모임3/27(목) 신촌서 봅시다아 26 나단 25/03/25 796 0
    15337 일상/생각평범한 동네 이야기 4 nm막장 25/03/24 511 7
    15336 도서/문학[서평]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 대니얼 길버트, 2006 1 化神 25/03/24 373 9
    1533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보낼 보고서 써달라고 했습니다. 클로드한테 ㅋㅋㅋㅋ 6 큐리스 25/03/24 805 2
    15334 정치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여야합의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9 파로돈탁스 25/03/24 993 1
    15332 일상/생각감자와 당근의 이야기입니다~~ 7 큐리스 25/03/24 477 0
    15331 일상/생각기분 좋은 하루를 기록하기 3 골든햄스 25/03/22 515 11
    15330 일상/생각국민연금 내기 싫다, 고갈되면 나는 헛돈 낸 게 아니냐는 친구의 말을 듣고.. 15 타치코마 25/03/21 1771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