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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1/18 21:43:32 |
Name | Jasonmraz |
File #1 | 15056479_1126677994047353_570732589739316962_n.jpg (18.8 KB), Download : 16 |
Subject | [단상] 광장을 바라보며 |
페북에 혼자 궁상맞게 끄적인 글인데 함께 나눠보고파서 적어봅니다. 페북에 적은 글이라 구어체여서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광화문 광장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국가의 수장이 이제껏 벌여온 일들이 드러나 사람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글을 적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은 대통령의 범행들을 이제야, 열심히 국민에게 전달해주기 바쁘다. 끝까지 대통령을 믿었던 사람들은 배신감으로, 자신들의 수고와 노력을 통해 삶을 준비해나가는 수많은 학생은 분노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은 눈물을 다시 머금고 광장에 함께 모이고 있다. 광장이란 무엇인가? 광장(廣場)은 도시의 중심부에 세워져서 공동체 모임에 쓰이는 열린 공간이다. 도시 공간 안에 열린 대중 공간은 매우 중요한 목적을 가졌다. 시장의 역할도, 통치자의 권력 과시를 위한 장으로, 귀빈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그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자리매김한 오늘날 광장의 역할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광장은 국가의 정치적 결정에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장소로까지 확장되었다. 이는 한국의 광장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광장들도 마찬가지이다. 1970년대 세계 2차대전이 끝나면서 식민지배를 당한 국가들의 독립이 하나, 둘 이뤄지기 시작한 이후, 자국에서 이뤄진 식민지배의 상처와 전쟁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한 발돋움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시기였다. 당시 국가들은 군인들의 독재정권으로 자리하게 되는데, 아시아를 비롯하여 아프리카, 남미 지역까지 민주주의의 이름 뒤에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미는 독재자들이 각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남미지역에도 수많은 독재자가 나타났는데, 그중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 레돈도(Jorge Rafael Videla Redondo)는 그중에서도 악명 높은 독재자이다. 그의 통치 때 일어난 끔찍한 사건인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은 1976년 3월부터 1979년 9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가장 억압적인 시절을 겪었다. 당시 군부 통치자들은 마르크스 사상을 접한 고등학생과 대학생, 교사, 해방신학을 신봉하는 가톨릭 신자, 사회주의자, 페론주의자, 인권단체 활동가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해 척결 대상으로 삼았다. 이 탄압 속에 수많은 영혼이 사라졌는데 그 수는 30,000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누구도 군부 정권을 향해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1977년 5월 초 아르헨티나 독립의 상징 5월 광장에 모여든 14명의 어머니는 “내 자녀들은 어디에 있는가?” 라고 절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개인 차원의 탐문과 수색을 통해 자식들을 찾아 헤맸으나 관계 부서로부터 늘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똑같은 답변을 들어야 했다. 어머니들은 끊임없이 군부에 눈물로 호소하며 자식들의 행방을 물었지만 도리어 돌아오는 것은 미치광이들이라고 조롱받았을 뿐이다. 그렇게 광장에 모여든 어머니들은 머리에는 모두 흰 손수건을 두르고 목에는 실종된 자식들의 사진이 담긴 패를 걸고 잊지 않기 위한 저항을 시작했다. 군부가 물러나도 민선 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어머니들은 계속해서 말하였다. 자녀들을 되살려달라고. 그리고 또 다른 메시지 '국가의 폭력'을 잊지 말자고. 어머니들이 할머니가 되어 이 절규는 멈췄지만, 국가폭력에 맞선 저항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광화문 광장에 가본 적이 있는가? 그곳은 이미 대한민국의 성지(聖地)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광장에서는 민주화를 위해 피 흘렸던 혈흔이 남아있고,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이 울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이 여전히 빛나고 있는 곳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외침으로 광화문 광장은 언제나 가득 찼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현재도 광화문 광장은 시끌벅적하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하야를 외치는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광화문 광장에는 여전히 국가폭력에 의해 해결되지 않은, 그리고 왜 자녀가 죽었는지 모르는 의문을 풀기 위해 차가운 땅바닥과 함께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 언제까지 차가운 봄을 이겨내셔야 하는가? 봄이 되는 순간은 언제 올까? 광화문 광장에 가면 노란색 리본들이 가득하다. 그 리본은 5월 광장 어머니회의 흰 스카프처럼 국가폭력에 의해 사라진 이들을 위로하는 상징이 되었다. 옷애 달린 노란리본 뱃지, 가방에 걸어놓은 노란 리본걸아, 류대폰에 붙어있는 스티커 등 끊임없이 인지 말자며 발버둥치지만 나는 그분들의 심정을 하나도 공감해 드릴 수 없다. 그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하고 어떻게 공감해드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한 가지 바램은 진상규명이 조속히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끝내야지. 진작에 끝내야 할 사안 아닌가… 아직도 해결이 안되는 걸 보면 참 답답하기만 하다. 난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대통령은 진작에 내려왔어야 했다.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국정 교과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세월호, 카카오톡 사찰, 위안부 협상, 개성공단 폐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백남기 농민 사망, 최순실 게이트까지 하야해야 하고 탄핵해야 할 이유가 이리 많은데 왜 이제야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전국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 특별히 세월호 사건은 정말 용서가 되지 않는 사건이 아닌가? 304명의 영혼은 돌아오지 않았다. 여전히 의문투성이 사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고통이 대통령이 내려오고 나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들길 바라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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