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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0/15 18:05:37 |
Name | Terminus Vagus |
Subject | 지하철에서 엿들은 어느 모녀의 짧은 이야기 |
하아...우선 뭐라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혹여나 제가 자녀 양육에 있어 잘못알고있는 부분이 있는건가요? 지하철에서 어쩌다 들은 한 모녀의 이야기에 참 많은 것을 생각하는 중입니다.(참 저는 대학원생입니다 아직 결혼은 못했습니다만 나름 교육의 자리에서 헌신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학교 기숙사를 가는 중입니다. 할머니 한 분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 분이 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엄마 우리 00이 있잖아..." 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이라 크게 집중하는 것도 없어 소리를 타고 흘러오는 두 모녀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귀여운 딸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여기서 쇼크를 먹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왕따래"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마음이 상한 엄마로서 자기 엄마에게 한탄하는 이야기인줄 알았건만... "왕따라고?" "응 애들이 대화에 껴주지도 않고.." 그런데 대화하는게 너무 심각하지 않아 듣고있던 제가 당황하고 있었습니다...게다가 할머니는 이렇게 이야기하네요... "애가 배려심이 없나보네"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태연하게 핸드폰 게임을 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전 순간 무얼 들었는지 제 귀를 의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 유치원 시기에 왕따 당하는 문제가 빈번한가요? 당연히 전후 상황을 잘 모르기에 함부로 판단할 수 없지만 이 문제가그렇게 태연하게 다뤄질 문제인가요...? 혹시 유치원 선생님 계십니까? 제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교육법에 대해 설명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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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고질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 발생 시에 가해자의 책임은 등한시하고 피해자가 원인부터 결과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책임전가라는 굴레. 부적응자라는 딱지.
누군가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가해자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행실을 바르게 하고 다녀야지' 라는,피해자를 더 억압하는 문화.
때린 놈이 잘못했지만 맞은 놈은 무슨 이유가 있으니 맞았겠지 라는 합리화.
위엣 문단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리고 그 할머니분은 요즘 시대의 왕따의 심각성을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도 원수... 더 보기
어떤 문제 발생 시에 가해자의 책임은 등한시하고 피해자가 원인부터 결과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책임전가라는 굴레. 부적응자라는 딱지.
누군가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가해자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행실을 바르게 하고 다녀야지' 라는,피해자를 더 억압하는 문화.
때린 놈이 잘못했지만 맞은 놈은 무슨 이유가 있으니 맞았겠지 라는 합리화.
위엣 문단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리고 그 할머니분은 요즘 시대의 왕따의 심각성을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도 원수... 더 보기
한국사회의 고질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 발생 시에 가해자의 책임은 등한시하고 피해자가 원인부터 결과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책임전가라는 굴레. 부적응자라는 딱지.
누군가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가해자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행실을 바르게 하고 다녀야지' 라는,피해자를 더 억압하는 문화.
때린 놈이 잘못했지만 맞은 놈은 무슨 이유가 있으니 맞았겠지 라는 합리화.
위엣 문단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리고 그 할머니분은 요즘 시대의 왕따의 심각성을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도 원수도 아니고 학급친구인데 심하게 해야 얼마나 심하게 하겠니.'라는 생각 있잖아요.
자신의 학창시절,동네 친구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그 눈높이로 보니까 현재의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버린 학교를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어떤 문제 발생 시에 가해자의 책임은 등한시하고 피해자가 원인부터 결과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책임전가라는 굴레. 부적응자라는 딱지.
누군가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해도 가해자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행실을 바르게 하고 다녀야지' 라는,피해자를 더 억압하는 문화.
때린 놈이 잘못했지만 맞은 놈은 무슨 이유가 있으니 맞았겠지 라는 합리화.
위엣 문단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리고 그 할머니분은 요즘 시대의 왕따의 심각성을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도 원수도 아니고 학급친구인데 심하게 해야 얼마나 심하게 하겠니.'라는 생각 있잖아요.
자신의 학창시절,동네 친구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그 눈높이로 보니까 현재의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버린 학교를 모를 수도 있다고 봐요.
'주어진 환경에서의 생존법을 개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해서 극복하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은 맞겠지요. 그 대전제에는 동의합니다.
근데 저는 '학창시절에는 친구가 있어야만 한다'라고 규정하는, 그런 것이 꽤 크나큰 폭력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살다보면 친구라는게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고, 친구가 많을수도 있고 적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는 것인데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다라면 그 당사자가 문제가 있다고 규정해놓는다는거죠. 저 할머님 이야기처럼요. 배려심이 없다고 손녀를 '규정'해놓고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손녀탓으로 판단을 한... 더 보기
근데 저는 '학창시절에는 친구가 있어야만 한다'라고 규정하는, 그런 것이 꽤 크나큰 폭력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살다보면 친구라는게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고, 친구가 많을수도 있고 적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는 것인데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다라면 그 당사자가 문제가 있다고 규정해놓는다는거죠. 저 할머님 이야기처럼요. 배려심이 없다고 손녀를 '규정'해놓고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손녀탓으로 판단을 한... 더 보기
'주어진 환경에서의 생존법을 개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해서 극복하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은 맞겠지요. 그 대전제에는 동의합니다.
근데 저는 '학창시절에는 친구가 있어야만 한다'라고 규정하는, 그런 것이 꽤 크나큰 폭력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살다보면 친구라는게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고, 친구가 많을수도 있고 적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는 것인데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다라면 그 당사자가 문제가 있다고 규정해놓는다는거죠. 저 할머님 이야기처럼요. 배려심이 없다고 손녀를 '규정'해놓고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손녀탓으로 판단을 한다는 거죠.
친구가 되려면 말이 통해야 하고 말이 통하려면 대화를 해봐야 아는 건데 주변인들과 비슷한 관심사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억지로 관심을 기울인다고 쳐도 관심이 안가는 일에 신경쓰는 건 삼사일이면 지치는게 사람이고 말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스타와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주변에 그런걸 좋아하던 애들이 먼저 다가와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어요.
a친구는 스타로 저와 교집합, b친구는 독서로 교집합, c친구는 장기(바둑처럼 두는거요)를 둘줄 알아서 교집합 등등.
이런 특성들이 있는 법인데, 배려심이 있으면 친구가 생기나요? 호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거지.
영화를 좋아하던 d친구는 제가 영화에 관심이 없었던 시기에 저를 영화관에 데리고 가서 영화를 보여주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친구하고는 학창시절엔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지요. 대화할 꺼리가 없었거든요. (d친구랑은 졸업하고 친해진 케이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해봤어요.
근데 저는 '학창시절에는 친구가 있어야만 한다'라고 규정하는, 그런 것이 꽤 크나큰 폭력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살다보면 친구라는게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고, 친구가 많을수도 있고 적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는 것인데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다라면 그 당사자가 문제가 있다고 규정해놓는다는거죠. 저 할머님 이야기처럼요. 배려심이 없다고 손녀를 '규정'해놓고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손녀탓으로 판단을 한다는 거죠.
친구가 되려면 말이 통해야 하고 말이 통하려면 대화를 해봐야 아는 건데 주변인들과 비슷한 관심사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억지로 관심을 기울인다고 쳐도 관심이 안가는 일에 신경쓰는 건 삼사일이면 지치는게 사람이고 말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스타와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주변에 그런걸 좋아하던 애들이 먼저 다가와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어요.
a친구는 스타로 저와 교집합, b친구는 독서로 교집합, c친구는 장기(바둑처럼 두는거요)를 둘줄 알아서 교집합 등등.
이런 특성들이 있는 법인데, 배려심이 있으면 친구가 생기나요? 호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거지.
영화를 좋아하던 d친구는 제가 영화에 관심이 없었던 시기에 저를 영화관에 데리고 가서 영화를 보여주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친구하고는 학창시절엔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지요. 대화할 꺼리가 없었거든요. (d친구랑은 졸업하고 친해진 케이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해봤어요.
유치원이라서 아마 그런게 아닐까요
초등고학년~중학생들의 따돌림의 수준과 달리 유치원 애들은 애들끼리 조직적으로 합심해서 한명을 따돌리기 좀 어린 나이거든요 하루종일 쌤이 붙어있으니 선생님 개입이 잘 먹히기도 하고요.
유치원 수준 아이들이 같은 반 친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경우는 거의 1:1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아이들 전체가 모두 싫어한다는 것이 심각한 따돌림의 문제가 아닌 경우도 상당히 있습니다
할머니가 그걸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 문제를 극복해야 초등학교생활에 더 질 적응할 수 있는 건 맞는데 이제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문제가 되겠네요
초등고학년~중학생들의 따돌림의 수준과 달리 유치원 애들은 애들끼리 조직적으로 합심해서 한명을 따돌리기 좀 어린 나이거든요 하루종일 쌤이 붙어있으니 선생님 개입이 잘 먹히기도 하고요.
유치원 수준 아이들이 같은 반 친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경우는 거의 1:1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아이들 전체가 모두 싫어한다는 것이 심각한 따돌림의 문제가 아닌 경우도 상당히 있습니다
할머니가 그걸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 문제를 극복해야 초등학교생활에 더 질 적응할 수 있는 건 맞는데 이제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문제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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