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9/20 10:02:27
Name   o happy dagger
File #1   FSP.svg (24.7 KB), Download : 16
Subject   자유국가프로젝트


이곳에서 몇 번 리버태리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리버태리언이 왜 주류나 혹은 그 모습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가 하는 질문도 본 기억이 나네요. 뭐 제가 그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하는건 아니고, 미국 내에서도 같은 의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행동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자유국가프로젝트 (Free State Project)라는걸 소개 해 볼까 하네요

미국에서도 리버태리언당(Libertarian Party)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 그 열할이 미미합니다. 선거때면 대선 후보를 내기는 하지만 몇 개 주의 투표지에 이름을 올리는 정도예요. 어째든 리버태리언들이 미국내 정치적 영향력 미미한 이유중 중요한걸로 꼽은게 넓은 나라에 흩어져 살고 그 덕분에 존재감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생각한것이 리버태리언 이주계획으로 Free State Project(FSP)가 만들어졌어요. 이 프로젝트는 2001년 당시 예일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학생이던 제이슨 소렌스(Jason Sorens)가 창설을 했어요. 당시 이들의 목표는 20000명의 리버태리언을 미국내 인구가 적은 주로 이주를 시키고 그 주의 정치지형에 리버태리언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위의 그림이 FSP의 로고인데 "우리 생전에 자유를 (Liberty in Our Lifetime)"라는 모토가 상당히 인상적이기는 합니다. 뭐랄까 프로젝트가 단기간이 아니라 한 세대를 통해서 이루겠다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느껴지는 모토거든요.

이들은 2001년 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 지정된 주에 20000명의 사람이 이주하겠다는 맹세를 받는것을 목표로 하면서, 어느 주에 정착을 할 것인가는 2003년 콩도세르 방법으로 투표를 해서 결정을 했어요. 이 투표의 결과로 FSP의 목표는 뉴 햄프셔(New Hampshire)주에 정착을 하는걸로 결정이 났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뉴 햄프셔주는 가장 리버태리언적인 성향이 짙은 주로 꼽혀요. 주 모토가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Liver Free or Die)"로 되어있으며, 주 소득세도 없고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안전벨트를 매도록 하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 주예요. 게다가 주 사이즈도 작아서 2018년 주 인구가 대략 백삼십만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주인 버몬트(Vermont)의 경우도 사실 리버태리언적 경향이 강하지만, 버몬트의 경우는 좌파성향이 강해서 사실 강한국가권력을 지향하는 점이 있는데 비해서 뉴 햄프셔는 리버태리언우파쪽으로 국가권력이 약한걸 선호하는 편이예요.

처음에는 별게 아닌걸로 생각했다가, 이 프로젝트에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자 이 프로젝트가 주에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2012년 뉴 햄프셔주 의원이던 Cynthia Chase는 현재 뉴 햄프셔가 직면한 최대의 위협은 Free Stater라고 지칭을 하기도 했지만,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이것을 딱히 막을 방법은 존재하지 없다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Free Stater에게 환영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말 그대로 이주를 막을 수는 없었고요. 2016년 2월에 마침내 20000명이 서약을 마쳤고, FSP에서는 서약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주할 것을 권유하기 시작했어요.

FSP를 창설했던 제이슨 소렌스는 진작 뉴 햄프셔의 하노버에 위치한 다트머스 대학에 자리를 잡아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었고, 2016년이 되기 전부터 사람들 이주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고 또 일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Free Stater라고 하면서 선거에 나오기 시작했어요.  2012년에는 Free Stater며 자칭 무정부주의자인 Tim O'Flaherty가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이후로 그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해서, 2016년 선거에서 주 하원의원의 경우 전체 32명중에서 15명이 Free Stater로 리버태리언들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주 하원의원 중심이고 연방정부쪽에 보내는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 자리나 주지사 자리까지는 차지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 그 자리를 차지 할 수도 있을것이고 그러다보면 주류정치에 임팩트가 좀 더 강하게 들어가지 않을가 싶어요. 뭐... 론 폴이 오랫동안 리버태리언 연방하원 의원이었고 이름이 있었지만 이제는 저물어가고 아들인 랜드 폴은 리버태리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강한정부를 완전부정하는건 아니래서 리버태리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데요. 뉴 햄프셔에서 연방하원이나 상원의원으로 리버태리언을 내 보낼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

개인적으로 리버태리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이념적으로 존재하거나 미약한 정치이념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메인스트림의 정치이념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는 정도기는 합니다. 아나키즘이 메인 정치이념으로 살아남을리가... 거의 없고 그렇게 되는건 좋은게 아니라는 생각도 있고요. 뭐 그냥 그렇다는 정도.



13


    제 성향이 저쪽이긴 한데 본문의 방식은 신천지의 그것이 떠오르기도 하고...잘 읽었습니다~
    o happy dagger
    나라는 크고 어지간한건 막지를 않다보니, 별 방법을 다 실행에 옮겨보는 나라인듯 싶어요.
    그리고 다른이야기지만 이미지의 동물이 고슴도치 맞죠? 누구든지 날 좀 내비둬라는 느낌과 잘어울리는듯.
    o happy dagger
    고슴도치 같아요.
    콩도세르 방법이 뭔가요...?
    o happy dagger
    네. 맞아요.
    미국인들의 명왕성에 대한 태도와 리버태리어니즘에 대한 태도가 재미있습니다.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한 태양계 행성이었던 것(지금은 행성이 아닙니다)과 뿌리가 유럽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몇 안 되는 사상에 대한 애정.
    이 애정은 킹갓엠페러의 소소한 컴플렉스에서 오는 걸까요?
    아무튼 이 사람들 미제 참 좋아해요. ㅋㅋ
    o happy dagger
    꼭 명왕성만은 아니고, 대체로 미국것에 대한 애정이나 이런게 상당히 강한듯 싶어요.
    1
    코리몬테아스
    2만명이 단체이주하고 이주한 해에 주 하원의원의 절반을 장악하다니 이거야 말로 진정한 invasion이네요ㅠㅠ.. 뉴햄프셔주가 원래 친리버태리언적이었다지만 원래 거주하던 사람들은 문화적 정치적 전통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았을까 걱정스럽네요.

    비슷한 종류의 대규모 이주침략(신흥종교의 HQ가 건설된다거나)가 도시단위로 벌어지면서 정치적 갈등이 생기는 일들을 봤었는데 저렇게 빨리 정치권력을 획득하다니 신기해요. 사이언톨로지는 아직도 클리어워터를 장악하지 못했는데 ㄷㄷ..
    1
    o happy dagger
    저게 이주를 빨리한 주민들아 있어서 그럴꺼예요. 2016년은 20000명이 서약을 했고, 독려단계에 들어간가고요.

    그 전부터 이걸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이런 운동에 편승해서 한표라도 더 얻으려는 정치가들이 결합한거죠. 본인이 Free Stater라고 해서 당선된 사람들도 정작 정치사상은 안그런 사람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그나티우스
    리버태리언의 성향 자체가 좌우 모두에게 협공을 당하기 딱 좋은 포지션이라 중앙으로 진출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시도가 정치지형을 더 풍성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수호를 외치면서도 정작 자유를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한국의 우파를 생각해보면... 미국 리버태리언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o happy dagger
    리버태리언은 정치사상으로 작동하기 힘든 사상이라고 생각해요. 아나키즘이 적용될만한 시기는 오래전에 지나갔으니까요.
    기아트윈스
    로고 귀여워.
    2
    o happy dagger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귀여워서 다시한번...
    다시갑시다
    정부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를 위해서는 일단 정부에 대표인원이 필요한...
    o happy dagger
    ㅎㅎ... 글쵸.
    o happy dagger
    네. 괜찮아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2893 7
    15402 도서/문학사학처럼 문학하기: 『눈물을 마시는 새』 시점 보론 meson 25/04/23 104 0
    15401 일상/생각아이는 부모를 어른으로 만듭니다. 2 큐리스 25/04/23 214 8
    15400 꿀팁/강좌4. 좀 더 그림의 기초를 쌓아볼까? 5 + 흑마법사 25/04/22 265 17
    15399 일상/생각처음으로 챗GPT를 인정했습니다 2 Merrlen 25/04/22 643 2
    15398 일상/생각초6 딸과의 3년 약속, 닌텐도 OLED로 보답했습니다. 13 큐리스 25/04/21 755 28
    15397 일상/생각시간이 지나 생각이 달라지는것 2 3 닭장군 25/04/20 699 6
    15396 IT/컴퓨터AI 코딩 어시스트를 통한 IDE의 새로운 단계 14 kaestro 25/04/20 582 1
    15395 게임이게 이 시대의 캐쥬얼게임 상술인가.... 4 당근매니아 25/04/19 579 0
    15394 꿀팁/강좌소개해주신 AI 툴로 본 "불안세대" 비디오 정리 2 풀잎 25/04/19 566 3
    15393 IT/컴퓨터요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AI툴들 12 kaestro 25/04/19 714 18
    15392 도서/문학명청시대의 수호전 매니아는 현대의 일베충이 아닐까? 구밀복검 25/04/18 444 8
    15391 정치세대에 대한 냉소 21 닭장군 25/04/18 1134 15
    15389 게임두 문법의 경계에서 싸우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전투 kaestro 25/04/17 356 2
    15388 일상/생각AI한테 위로를 받을 줄이야.ㅠㅠㅠ 4 큐리스 25/04/16 650 2
    15387 기타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번외. 챗가를 활용한 스피커 설계 Beemo 25/04/16 260 1
    15386 일상/생각일 헤는 밤 2 SCV 25/04/16 357 9
    15385 게임퍼스트 버서커 카잔에는 기연이 없다 - 던파의 시선에서 본 소울라이크(1) 5 kaestro 25/04/16 286 2
    15384 일상/생각코로나세대의 심리특성>>을 개인연구햇읍니다 16 흑마법사 25/04/15 674 10
    15383 일상/생각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 1 큐리스 25/04/15 591 8
    15382 음악[팝송] 테이트 맥레이 새 앨범 "So Close To What" 김치찌개 25/04/14 156 0
    15381 IT/컴퓨터링크드인 스캠과 놀기 T.Robin 25/04/13 551 1
    15380 역사한국사 구조론 9 meson 25/04/12 862 4
    15379 오프모임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5/4 난지도벙 15 치킨마요 25/04/11 986 3
    15378 스포츠90년대 연세대 농구 선수들이 회고한 그 시절 이야기. 16 joel 25/04/11 1156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