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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10/04 11:39:09 |
Name | o happy dagger |
Subject | 피그말리온, 마이 페어 레이디, 그리고 리타 길들이기 |
탐라에 쓴다고 후다닥 쓰고 올렸는데, 생각보다 좀 길어져서 티탐으로 옮겨봅니다. --- 1. 피그말리오니즘: 자신의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의 신화는 후대에 들어와 많은 사랑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으며, 현실 관계에서 고립되어 자신의 원망을 투사한 가상의 이상적 존재에 탐닉하는 것을 가리킬 때 피그말리오니즘이란 말을 사용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피그말리온 ) 2. 피그말리온: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이었던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은 마이 페어 레이디와는 달리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무도회가 끝나고 돌아온후 히긴스 교수는 그 모든것이 자신에 의해서 가능했다고 생각을 했었고, 일라이자는 철저히 무시되어졌어요. 게다가 히긴스 교수는 발음만 바꿈으로서 일라이자의 삶이 바뀔것으로 생각하지만, 이후 그녀는 어느쪽에서 속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히긴스 교수와 싸우게 되고 히긴스 교수의 집에서 나가는 것으로 극은 끝납니다. 1913년 무대에 올려진 후,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대중들은 마지막 장면이 해피 엔딩이기를 원했지만 버나드 쇼는 자신의 엔딩이 전체 연극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라며 끝까지 엔딩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1914년 연극의 100회 공연에 버나드 쇼가 나타났을때 엔딩은 해피엔딩으로 바뀐걸 봤고, 히긴스 역의 Tree는 버나드 쇼에게 이 엔딩은 돈을 벌어줬고, 나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버나드 쇼는 엔딩은 쓰레기같고 너는 총에 맞아 뒈지는게 낫다는 식으로 대응을 했다고 해요. 이후로 버나드 쇼는 1938년까지도 이 작품의 엔딩을 자신이 처음쓴 엔딩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결국은 실패했어요. 3. 마이페어레이디: 연극에 올려졌던 이 작품은 My Fair Lady라는 뮤지컬로 다시 만들어져서 올려집니다. 역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쥴리 엔드류스의 연기는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았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영화화 할때 쥴리 엔드류스는 브로드웨이에서는 인기였지만, 헐리우드에서는 아직 덜 알려져서 결국 오드리 햅번이 엘라이자 역을 하게 됩니다. 아쉽게도 그녀는 이 작품의 노래를 부를만한 실력은 없어서 노래는 다른 가수가 부르게 되었는데, 노래도 본인이 부르고 싶어서 엄청난 노력을 했던 오드리 햅번에게는 나름 트라우마 비슷한걸 안겨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쥴리 앤드류스는 이 작품에서 역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메리 포핀스와 다음 작품인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엄청난 성공으로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게 문제가 전혀 안되는 상황이 되었어요. 4. 리타길들이기: 1980년 로얄 세익스피어 컴퍼니는 윌리 레셀에게 희곡을 쓰도록 해서 리타 길들이기를 Julie Walters와 Mark Kingston의 연기 및 Mike Ockrent의 연출로 무대에 올리고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그리고 1983년에는 이 연극을 영화화 했어요.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피그말리온과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헤어드레서인 수잔(처음 등장해서는 리타라고 불러달라고 해요)은 삶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서 뭔가 내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개방대학에 들어와서 영문학 수업을 듣습니다. 이때 그녀의 튜터로 지정된 인물이 프랑크예요. 가르쳐서 받는 돈으로 술을 사는게 목적일 정도로 삶에 지치고 별 목적없이 사는 프랑크는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리타를 가르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생동감 그리고 솔직함에 영향을 받고 리타는 프랑크의 가르침으로 학문 특히나 문학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요. 그리고 그녀는 한때 두려워했던 대학생들과 문학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대학생들중 그녀에게 반해서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하지만 프랑크는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이 아카데미아에서 환멸을 느꼈던 위선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편 리타는 자신의 모습이 결국에는 자신이 탈출하고 싶어했던 정직하지 않으며 피상적인 모습의 다른 형태라는걸 느끼게 됩니다. 이들은 프랑크가 자신의 시를 리타에게 평가해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크게 싸우게 되고, 서로 헤어집니다. 마지막 장면은 프랑크가 새로운 삶을 위해서 오스트리아에서 온 오퍼를 받아서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나요. 5. 피그말리온과 리타길들이기: 이 작품은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 것이겠지만 피그말리온과는 아주 유사하지만 확실히 궤가 다른 작품이예요. 피그말리온에서 엘라이자는 히긴스에게 선택된, 그가 자신의 이론이 맞다는걸 보이기 위해서 고른 여성이지만, 리타 길들이기에서 리타는 본인의 내적 성장을 위해서 대학교육을 받으러 온 인물이고, 피그말리온과는 달리 프랑크와 리타는 좀 더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강하게 드러나요. 결말의 극적인 차이는 아마도 이런 부분에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6. 한국 초연: 1991년 극단 뿌리에서 박계배 연출로 최화정과 윤주상이 리타와 프랑크 역을 맡아서 샘터 파랑새 극장에서 했어요. 윤주상은 나름 연극쪽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었는데, 최화정은 텔레비젼등에서 볼 수는 있었지만, 그녀가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는 없는 주로 예능관련된 쪽을 중심으로 출연을 했어요. 그래서 공연을 보러 가면서도 최화정의 연기에 대해서는 정작 기대를 하지 않은채 보러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그녀에 대한 선입견은 완전히 사라졌었어요. 그녀의 연기는 리타에 너무나 어울렸던 거죠. 당시 전회 매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연극 보러가서 매표소 앞에 줄을 길게 서서는 표를 사서 들어갔던건 흔치않았던 경험이었습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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