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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6/24 19:16:35
Name   왼쪽을빌려줘
Subject   시대가 많이 흘렀다고 느끼는 때가 언제신가요?
초과근무중 밥먹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글써봅니다.

혹시 홍차넷 회원 분들께선 시대가 많이 변했네, 흘렀네 라고 언제 느끼시나요?
흔히 나때는 말이야로 표현되고 꼰대라고 불리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각각 개인이 지나온 발자취는
옳던 그르던 시대상이 반영된 모습이니까요,
그리고 사실상 요즘이 예전보다 더 낫다라고 저는 명확히 말하지 못하겠어요

제가 와 시대가 많이 변했네, 그것도 나쁜쪽으로 라고 느낀것은 몇가지 됩니다.

첫째로, 왕따, 일진이라는 표현 때 부터죠. 제가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저 단어 저 행동에 대한 접점이 더 뒤처진걸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왕따로 인한피해.....일진들이....라는 표현이 200X년 후반부터 부각된것으로 기억합니다.
초중고다니면서(아 저도 초등학교 나왔습니다) 조금 더딘 아이를 조금은 기피하는 그 나이대의 또래습성을 보긴 했으나, 왕따로 인한 피해, 그리고 가해처럼 큰 문제는 보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매체 미디어상에 왕따니 일진이니 하는 표현이 급속도로 늘어난걸보고 아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싶더라구요.

두번쨰로, 최근에 예능을 보면서 느낀것으로 선배문화가 더 부각된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지향점, 내용은 좀 다르겠지만 예전 천생연분이나, 당연하지 게임 하던 그 프로그램, 연예인들이 때로 나와서 하는 예능에서 선배라는 단어가 그렇게 많이 쓰이지 않았던거 같은데. 요즘 시도때도 없이 선배님선배님 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고있는거 같습니다. 선배도 아니고 선배님. 앞존법은 어디다 갔다 팔아먹고(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하늘같은 대선배님들 앞에서 기껏 2~3년 선배보고 선배님선배님 거리면서 예능을 찍는지 가끔 이해가 안갈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 이상한 문화의 시초가 대형엔터3사에서 시작된 아이돌 문화때문이라고도 생각하지만 그건 뒤로 두더라도
티비 틀때마다 특히 1~3년차 아이돌들이 선배님선배님 거리는게 참 볼성 사납습니다.

네. 저는 꼰대가 맞습니다.
꼰대죠. 전 예전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아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자유분방했지만, 더 절제되었고, 더 사람냄새가 났던건 지금 사회가 아니라 불과 10년전, 15년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꼰대면 어떻습니까.
꼰대도 있어야 옛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누군가가 더 사랑받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궁금한 부분도 있습니다.
회원님들께선 언제 가장 시대가, 세상이, 세월이 많이 변했다고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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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따문제 학교폭력으로 인한 일진이란 단어들은 80년대생들이 학창을 보냈던 20세기말에 이미 유행을 탔죠. 사실 그외 빠순이 같은 사생팬 같은 단어들 그때 전부 만들어졌죠. 200X년대후반이라고 생각하시는건 글쓴이의 주관적 생각입니다.

    사회가 역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은 동의합니다. 뭐 90년대말에 핑클이 방송나와서 섹드립 같은거 치는것만 봐도 요즘 같으면 상상도 할수없죠.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너한 감수성이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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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을빌려줘
    그렇군요...워낙 촌동네에서 살다보니 저런 단어들은 거의 18,19세를 넘어서야 접할수 있었습니다.
    이게 행운인지 불행인지는 아직 판단이 잘 안되지만요.

    그저 저런 단어들을 모를때가 너무 그리워서 그런것 같습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너무 생생한 경험이라 굳이 설명이 필요 없던 일들을, 그 경험을 하지 못한 세대에게 그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구차하게 설명할 때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2002월드컵도 그렇고 제 동갑 친구들에게는 2007 한국시리즈 4차전도 그랬네요. 물론 저보다 어르신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겠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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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남편
    야구수준떨어졌다고 이야기가 나올때요.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성공하는 용병들이 메이져 직행하고 어중간한 투수도 150가까이 던지는 시대에...무슨 말인가 싶고...

    시대가 이렇게 변해도 xx이 개xx들은 아직도 야구를 못하고 있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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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뿅망치살인마
    시대가 이렇게 변해도 xx이 개xx들은 아직도 야구를 못하고 있다는거죠.(2)
    AGuyWithGlasses
    본문의 전체적인 뉘앙스에 많이 공감합니다. 뭐랄까 그 사람냄새라는 걸 저는 이렇게 해석하는데, 개개인의 인내심의 역치가 해가 가면 갈수록 줄어요. Latte is Horse로 퉁치는 것도 대단히 좀 그렇고.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될 때는 살던 동네 아파트들이 재건축되서 하나 둘 바뀌어가는 걸 볼 때죠. 옛 동네는 절반 이상이 바뀌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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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과거에는 음지의 범위가 넓었다면 이젠 양지가 훨씬 넓어진 거죠. 죄다 규정과 법령에 의해 집행되고, 가려졌던 것들이 공개되고, 눈으로 손으로 확인 못하는 게 없고.. 즉 투명하고 훤히 다 보이는 사회가 된 셈입니다. 이건 성폭력이나 갑질이나 부패나 비합리적으로 돌아가던 행태 같은 과거의 '적폐'들을 순식간에 일소하면서 개개인의 권리와 영역을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는 장점이 있죠. 이런 측면에서는 과거보다 자유로워진 것이 많고요. 조리에 닿지 않는 구습이나 전통이나 억압 같은 게 다 사라졌으니까요. 대신 그 반대급부로 그만큼 세태가 편협하고 엄격하게 된 측면도 있죠. 나/남의 경계가... 더 보기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과거에는 음지의 범위가 넓었다면 이젠 양지가 훨씬 넓어진 거죠. 죄다 규정과 법령에 의해 집행되고, 가려졌던 것들이 공개되고, 눈으로 손으로 확인 못하는 게 없고.. 즉 투명하고 훤히 다 보이는 사회가 된 셈입니다. 이건 성폭력이나 갑질이나 부패나 비합리적으로 돌아가던 행태 같은 과거의 '적폐'들을 순식간에 일소하면서 개개인의 권리와 영역을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는 장점이 있죠. 이런 측면에서는 과거보다 자유로워진 것이 많고요. 조리에 닿지 않는 구습이나 전통이나 억압 같은 게 다 사라졌으니까요. 대신 그 반대급부로 그만큼 세태가 편협하고 엄격하게 된 측면도 있죠. 나/남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일은 드물어졌고 서로가 조금도 살도 말도 섞으려 들지 않게 되었죠. 약간의 충돌만 있어도 '권리의 침해'로서 고발감이 되어 인터넷에 박제되고요. 말하자면 예전처럼 필기구 나눠 쓰던 시절은 끝나고 이젠 책상 사이에 그어진 선을 넘어가면 바로 지우개를 뺏어버리는 게 된 겁니다. 권위와 전통으로부터 풀려나 욕망과 바람을 자유로이 실현시키게 된 '진보적 해방'은 내 울타리로 타인이 넘어오지 못하게 지키면서 경계를 흔드는 일탈에 철퇴를 가하는 '보수적 묵수'와 샴쌍둥이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이죠. 하나만 취하고 다른 하나는 버릴 수 없어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과거가 낭만시대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엔 다들 존나리 미개하고 야만적이고 막돼먹었어요. 존중과 규범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었죠. 제가 경험한 90년대가 그 정도니 70 80 겪으신 분들은 말도 못할 겁니다. 다만 그렇게 미개하고 야만적이고 막돼먹게 살면서도 나름 살만 했던 거고요. 왜냐하면 미개한만큼 서로 살도 몸도 말도 마음도 섞을 일이 많았거든요. 그런 진흙탕 속의 끈끈함을 지금에 와서 회고적으로 '정'이라고 부르는 거고요. 그 시절의 자유란 건 말하자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수 없던 그런 것과 같은 것이죠. 모두가 개똥밭에서 구르던 시절이니까 도덕이니 원칙이니 따지는 게 무의미했던 겁니다. 그만큼 악폐습도 많았지만 반대로 다들 열려있기도 했던 거죠. 음지의 일은 음지에서 조용히 침묵하며 넘어가주고. 요즘처럼 나무위키 같은 데 걸어두고 조리돌림하면서 평생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만들진 않았던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그런 사각지대와 틈새시장을 노리고 타인들의 선의와 미덕을 착복하고 다니던 빌런들이 살기도 편했고요. 모든 게 대낮처럼 밝은 오늘날의 인썸니아에선 일어날 수 없는 사악함이 만연했죠.

    언제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느냐.. 바로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게 될 때 그런 인상을 받습니다. 고작 10여 년 전, 길어야 20년 전 정도의 일인데, 그때 안 태어난 미자들이면 모를까 다들 그 시절 살았는데, 어째서 다들 그런 시기를 겪어 본 적 없는 것처럼 말할까, 그 시절 어른들이 아직도 어른이고 그 시절 학생들이 지금도 학생인데. 김봉남입니다와 퍽킹 USA는 5천만이 하나되던 순간인데, 어떻게 다들 그걸 깡그리 잊게 되었을까 하고요.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은 알 겁니다. 그 시절은 아름답지 않고 도리어 추했죠. 하지만 다같이 추했기에 체면 차리고 예의 따지고 고담준론으로 서로 같잖은 금칠이나 해주지 않고 서로 정면으로 부딪힐 수 있었죠. 웃을 일도 울 일도 즐길 일도 분할 일도 지금보다 많았죠. 그만큼 솔직했고, 그만큼 벌거벗었고.. 어떤 게 더 낫다고 저는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바뀌면서 장중노년층뿐만 아니라 호적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우리네들까지도 시간의 흐름 속에 갈피를 잡기 힘들어졌다는 게 놀라울 뿐이에요. 어떻게 우리는 고작 10여 년 전의 일을 '그때 그 시절'로서 추억하게 되었을까요.

    https://youtu.be/p7gBvV3pO1k
    [풀버전]김규복장모님칠순잔치영상입니다

    https://youtu.be/q-Tjp57nUrg
    [그때 그 뉴스] 여중생 추모 대규모 촛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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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생각과 매우 같아서 더할 말이 없네요.
    다시갑시다
    멘토하는 학부생이
    “근데 구글 이전에는 과학 논문 어떻게 읽었어??”라고 물어봤을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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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두유두
    얼마전에 직장후배 태우고 가다가 이수영 휠릴리 너래 듣는데 신입이 노래 좋네요 처음들어요 할때요. 충격이엇슴
    1
    떡라면
    동문에 신입생이 들어와서 축하해주는데 00년생인 걸 알았을 때요.
    그리고 후배들이 드래곤볼을 모르고,
    플로피디스켓이 무엇인지 모르며,
    제가 더 이상 20대가 아니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입니다.
    신어의원리
    플로피디스켙 그때 용량단위가 mb였죠.
    김영웅
    마이클 조던이 누구에요? 할때요..
    고향동네에 지하철이 없었는데 지하철이 생겼을때..
    동네서는 없던 건물이 생기고 새로운 가게들이 생기고 있던 가게..잘 가던 백화점이 파산하던 때에, 나중에 그곳에 가서 다른 가게들이 성업하는걸 볼때에요.

    저는 좀 더 건물이나 환경이 바뀌는것에 의미를 두는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 거의 변하는것이 없어서인지도...
    재밌는 질문인것 같아요.
    10년쯤 전이었는데, 베이징 올림픽으로 입문한 90년생 강민호팬 야빠가 MBC 청룡의 존재를 완전히 모르던게 우선 생각나네요.
    소노다 우미
    덕질하면 매년 느끼더군요...
    시간이 많이 흐른걸 체감하는건 역시
    재개발로 인해 예전 알던 동네에 가도 여기가 그곳이었는지 분간할 수 없을 때네요.
    그리고 왕따는 90년대에 흥한 말이고 그때도 당하고 주도하고 그런 애들 많았어요. 그 이전엔 이지메라 했겠죠 뭐.
    어쨌든 왕따열풍 때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항상 교사들이 왕따에 대해 하지말라고 정신교육했고 사회문제로도 매스컴에서 다뤄졌던 기억이 납니다.
    제로스
    신입이 개천에서 족대로 고기잡이해본적이 없다고 할때..(족대가 뭔지도 모르더군요..)

    여름에는 덤블링타고 겨울에는 스케이트타던 공터에 아파트 들어섰는데, 심지어 이제 주위 건물에 비해 낡은 아파트일때
    메존일각
    쓰앵님. 족대가 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검색해보고 알게 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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