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4/12 14:13:09
Name   pinetree
Subject   병원을 다녀온 환자의 넋두리
안녕하세요,
병원을 다녀온 환자의 넋두리를 어디어 풀 곳이 없어
홍차넷(aka 의료넷)에 푸념을 남기려고 합니다.

어제는 1년 넘게 묵혀둔 지방종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 근처 외과에 방문을 하였어요.
그렇게 큰 외과는 아니고, 주차장 없는 작은 빌딩의 1개층을 쓰는 외과에요.

교통사고 때문에 MRI를 찍었었는데 지방종이 있다는걸 정형외과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병명도 알고 있었고, 검색으로 지방종에 대한 어느정도의 기본 정보는 알고 병원에 방문한거라
제 입장에서는 이 병원에서 수술을 해도 되는지, 이 선생님께 수술을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초음파를 하면서 (MRI 가지고 갔는데 보지도 않으시고, 초음파를 다시 했어요. 초음파가 더 정확하다하시던데... 맞나요?)
'높은 확률로 지방종일 가능성이 크다. 크기가 꽤 크고 깊다. 까다롭다.'등의 말씀을 하시고
다시 진료실로 왔는데, 또 한번 '쉽지는 않다'시면서 이미 '할말은 초음파 때 다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후에 몇마디 나누고 저는 간호사 선생님에게 이끌려 상담실로 갔어요.
데스크에서 저를 접수해주셨던 간호사 선생님이 대뜸 언제가 괜찮냐고 수술일자를 잡으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정말 너무 황당했어요.

쉽지않다, 까다롭다고 하실때만해도
아 이병원에서는 안되는건가, 대학병원을 가라는건가 싶었거든요.
저는 어떻게 수술을 할건지, 수술방법이나 처치에 대해서
직접 수술을 하실 의사선생님께 설명을 듣고싶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게 환자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간호사 선생님은 지금부터 본인이 설명을 해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확실히 말씀주시는건 주로 돈과 관련된 문제였어요.
일반실로 하면 얼마, 녹는실로 하면 얼마, 무통주사 얼마다 이런식이었어요.
수술에 대해 제가 궁금한거는 마치 꼬치꼬치 캐묻듯 질문을 해야 답을 얻을 수 있었고,
가끔은 저한테 별걸 다 물어본대요.
그리고 대답은 때론 너무 일반적이거나 때론 너무 부정확했어요.
3-4센치 절개가 너무 큰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덜 쨀수도 있다고 줄여말하시고,
지방종이 아닐 가능성이 몇프로냐고 물으니, 90% 지방종에서 7-80%로 줄어들었고,
대략 3-4센치 절개면 대충 몇바늘 정도 꼬매는건지 물으니 그건 해봐야 안다고 말씀하셨어요.
꽤 크고 깊은 지방종을 제거했을때, 그 빈 공간은 어떻게 되며, 기존의 피부가 잘 붙는지를 물으니
'꽉 붙여놓을거다' 식의 너무 일반적인 대답들...

요즘 성형외과나 피부과, 정형외과에서도 주로 상담은 상담실장 혹은 간호사 분들이 하시던데
그래도 수술방법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의사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시고,
주로 비용이나 프로모션, 할인 등 돈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따로 나가서 상담실에서 얘기를 들어요.

그런데 어제 선생님은 정말 수술방법에 대해서도 전혀 얘기없으셨고
전 심지어 까다로워서 이 병원에서는 수술이 안되나보다라고까지 생각을 했을정도로
수술을 하는건지 안하는건지 확신이 없는 상태였어요.

하루에도 똑같은 설명을 반복하셔야 해서 귀찮으신건지,
너무 간단한 수술이라 설명할게 없다고 느끼신건지...

외과 선생님에게 지방종, 정말 간단한 수술같아요.
전신마취도 안한다고 하니 진짜 금방 끝나는 수술이겠죠.
그리고 실력도 있으시고 경험도 많으신 선생님 같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간단해도 환자는 처음겪어보는 병이고, 두렵고 부담스러운 수술이에요.

친절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자가 수술받을 선생님께 최소한의 수술 설명은 들었으면 좋겠어요.
말 한두마디에도 환자는 안심을 하기도 하고, 믿음을 얻기도 하거든요. ㅠㅠ
비용 상담은 몰라도, 수술/시술 방법 및 그 후의 처치, 경과, 부작용 등은 설명 해주셨음 좋겠어요.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ㅠㅂㅠ
이렇게라도 푸념하고 갑니다...
사이버 상에서도 언제나 친절하게 상담해주시는
홍차넷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려요!



5


    사나남편
    근데 지방종은 제거해야만하나요?? 저도 어께쪽에 이상한응어리가 한개 만져지는데 전혀 불편함은 없거든요...
    pinetree
    저도 불편한점은 전혀 없는데 앞으로 계속 커질까봐요. 커지기 전에 제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번에 5월 황금연휴 직전에 수술을 해볼까 하고 마음먹었습니다.
    댓글을 어떻게 달아야 할 지.. 뭐 기승전 수가, 3분진료 이런 이야긴 저도 하고 싶지도 않고.. 아주 특별히 불친절한 의사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론 그냥 심리적 여유가 없어서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예 설명을 아웃소싱해버리는.. 큰병원에 가면 '설명 간호사'라는 직책이 떡 하니 다들 있습니다. 근데 환자들이 그걸 듣고 싶나요.. 주치의 교수한테 듣고 싶지. 다들 에너지가 간당간당해요. 끝까지 에너지를 짜내서 겨우 앞에 있는 환자 해결 하는거라 그렇습니다. 그 와중에도 그런걸 해네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그 사람들이 대단한거지 그걸 모두에게 기대하긴 참 힘듭니다.
    Dr.Pepper
    비의료인으로서 '설명간호사'의 존재는 좀 신박하네요 ㅋㅋㅋ
    저는 아버지 친구분들이 의사분들이 많으신데다, 이제 연세도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이어서
    병원가면 보통 차트 맨 위에 XXX원장님 지인 혹은 XXX교수님 지인 이런식으로 딱지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대부분의 병원에선 아.. 선생님들 정말 설명 길게 하신다, 에너지가 좋으시다 이런 생각을 대부분 했었는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매번 아버지 친구분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듣는 수가 문제가 여기에도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을 하게되니
    저도 참 편협한 세상에 살았단 느낌이 확 드네요.
    pinetree
    닥터 페퍼님은 의료인이 아니셨군요. ㅎㅎㅎ 댓글을 보니 왠지 성격의 문제일수도 있겠다 생각이드네요. 사교적이고 남들과 대화하는걸 좋아하는 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분이 있으시니까요.
    pinetree
    아예 대학병원이었거나 큰병원이었으면 기대도 안했을 것 같아요. 저보다 더 긴급한 환자도 많고, 일도 많으실테니.. 제가 갔던 병원은 의사분이 2분이신 크지 않은 병원이라 더 좀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지라고 기대했던것도 있을거에요. 그런데 쉽지않다고 까다롭다고 겁만 주시고는 나가보라고 하시고, 간호사분이 대뜸 언제가 좋으냐고 수술날짜를 잡으려고 해서 제가 좀 황당했어요. ㅠㅠ
    아아 네 그랬다면 많이 섭섭하셨겠습니다. 작은 병원에서 그러면 바로 자기 손해로 돌아올텐데. 여튼 고생많으셨습니다.
    pinetree
    제가 갔을때가 5시, 진료 받은게 5시 반쯤이라 아마 선생님께서 많이 지치셨을것 같아요. 작은 병원이지만 수술도 자주 하시는것 같고, 책상에도 차트가 많더라구요. 제일 좋은 대학을 나오시고, 나이도 딱 경험많고 실력도 좋으실... 어려운 수술도 아니니 아마도 수술을 부탁드렸더라면 결과야 뭐 좋았을텐데, 감정적으로 레포가 형성이 안된채 그냥 진료실 밖으로 떠밀려 나간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병원을 찾아봐야한다는 점, 또 비슷한 경험을 할까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무겁네요 ㅎㅎ (+초음파 검사 CD로 구워가려면 만원정도 더 들겠네요 ㅎㅎ)
    음 초음파 15만원이면 거의 대학병원급인데.. 병원에 계시다 개업하셨나.. 여튼 제가 다 죄송스럽네요
    초음파는 구워도 큰 의미가 없다는... ㅠㅠ MRI있으면 그거 들고 가시고 솔직한 심정으론 그 병원 다시 가는게 어쩔 까 합니다.
    pinetree
    초음파 특성상 다른병원에 가게되면 다시 초음파를 할 수밖에 없고, 지방종은 간단한 수술로 의사선생님의 실력이 좋은 것 같다면 그냥 이 병원에서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이해했는데 맞나요? ^^;;
    넵 그렇습니다.
    pinetree
    꼬리에 꼬리를 무는 친절한 답변 매우 감사드려요! 주말 잘 보내세요 ^^b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네요.
    교수님이 수술날짜도 빨리 잡아주고, 바로 아래분이 설명도 잘해주시고...
    pinetree
    저는 대학병원에 갈만한 큰 건은 아니어서 회사와 제일 가까운 외과를 택한 거였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어요 ㅜㅂㅜ
    저는 2주 전에 혈관근육종 제거를 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던지라..
    한참 전부터 있던 덩어리인데 2-3년 전부터 스치면 아파서 제거하려고 나름 검색하여 조금 먼 외과에 갔었어요.
    초음파 가격에 살짝 놀라고 수술 예약을 순식간에 잡고..한 달 기다려 제거 시술은 부분마취로 5분 정도? 봉합하면서 왜 그리 먹는 이야기를 하는지...
    매일 소독하러 오라고 했고 일요일은 선불...
    초음파나 제거시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어서 종류를 몰랐었는데 소독하는 거 슬쩍 보면서 그제서야 심드렁하게 이야기해주고
    마지막에 실밥 제거는 간호사가 ... 더 보기
    저는 2주 전에 혈관근육종 제거를 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던지라..
    한참 전부터 있던 덩어리인데 2-3년 전부터 스치면 아파서 제거하려고 나름 검색하여 조금 먼 외과에 갔었어요.
    초음파 가격에 살짝 놀라고 수술 예약을 순식간에 잡고..한 달 기다려 제거 시술은 부분마취로 5분 정도? 봉합하면서 왜 그리 먹는 이야기를 하는지...
    매일 소독하러 오라고 했고 일요일은 선불...
    초음파나 제거시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되어서 종류를 몰랐었는데 소독하는 거 슬쩍 보면서 그제서야 심드렁하게 이야기해주고
    마지막에 실밥 제거는 간호사가 하고 확인도 안 하더라구요..
    아..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는 거 알겠지만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어찌나 답답하고 실망스러운지요.
    병원 경험이 생길수록 부정적이 되가네요..
    pinetree
    아 정말 저와 비슷한 경험을 먼저 하셨네요 ㅜㅜ
    MRI가 있는데 초음파를 또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초음파가 더 자세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보험도 안되고 15만원이래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웠다면 서러웠겠다 싶더라구요.
    외과 전공의 선생님께는 너무 간단한 수술이라 설명도 간호사 선생님에게 맡긴 것 같은데 설명도 없이 대뜸 수술날짜 잡자고 하고,
    간호사께 이것저것 여쭈어보니 되게 귀찮아 하면서 저보고 별걸 다 물어본다잖아요.
    에휴.. 진짜 이런 혹같은게 생긴것도 속상하고, 수술을 한다는것 자체도 일종의 스트... 더 보기
    아 정말 저와 비슷한 경험을 먼저 하셨네요 ㅜㅜ
    MRI가 있는데 초음파를 또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초음파가 더 자세하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보험도 안되고 15만원이래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웠다면 서러웠겠다 싶더라구요.
    외과 전공의 선생님께는 너무 간단한 수술이라 설명도 간호사 선생님에게 맡긴 것 같은데 설명도 없이 대뜸 수술날짜 잡자고 하고,
    간호사께 이것저것 여쭈어보니 되게 귀찮아 하면서 저보고 별걸 다 물어본다잖아요.
    에휴.. 진짜 이런 혹같은게 생긴것도 속상하고, 수술을 한다는것 자체도 일종의 스트레스인데,
    귀찮은 환자 취급 받으니 제가 그냥 혹이 된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어제 저녁 내내 너무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ㅠㅠ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69 의료/건강오늘 새로운 형태의 대상포진 백신이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13 Beer Inside 17/10/26 5319 8
    6324 의료/건강의료기관 잠복결핵에 대한 추가 기사 30 Zel 17/09/23 5802 2
    6315 의료/건강의료 소모품 수액줄에 벌레가 발견된 것에 즈음하여 3 Beer Inside 17/09/21 4891 9
    6230 의료/건강(펑)감사합니다. 3 풍운재기 17/09/05 5062 1
    6197 의료/건강술, 얼마나 마셔야 적당한가? 56 빈둥빈둥 17/08/30 6030 9
    6164 의료/건강[펌글] 존경하는 유시민 선생님께 85 삼공파일 17/08/24 8536 2
    6152 의료/건강[kormedi] 문재인의 식약처, 트럼프의 FDA 10 Zel 17/08/23 6181 7
    6082 의료/건강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90 empier 17/08/09 7156 0
    5899 의료/건강나의 갑상선암 투병기2 - 부제: 끝 없는 기다림, 그리고 포폴짱은 넘모 대단해. 25 고라파덕 17/07/05 6171 13
    5892 의료/건강병문안 문화 개선, 가능한 일일까? 33 Zel 17/07/05 7138 0
    5728 의료/건강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부제: 워보이와 나 36 고라파덕 17/06/01 6939 21
    5661 의료/건강정신과 의원을 다니는 사람에 대한 대한민국 전반의 편견 14 벤젠 C6H6 17/05/18 7045 10
    5650 의료/건강[멘붕] 무통주사가 왜 줄지를 않니 ㅜㅜ 27 pinetree 17/05/16 15287 1
    5575 의료/건강인간의 기억 9 JUFAFA 17/05/05 5691 0
    5493 의료/건강생리컵 사용 방법 소개 영상 15 Toby 17/04/21 6752 6
    5422 의료/건강병원을 다녀온 환자의 넋두리 16 pinetree 17/04/12 6381 5
    5390 의료/건강Elm Street. 13 세인트 17/04/07 5244 3
    5368 의료/건강성중독에 관하여 몇마디 하고 싶어 적습니다. 12 민지 17/04/04 6245 19
    5317 의료/건강미세먼지의 계절, 마스크에 대해서 알아보자. 24 Beer Inside 17/03/29 6942 3
    5198 의료/건강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는다면 2 개마시는 술장수 17/03/15 4909 6
    5016 의료/건강약값이 건강에 미치는 사소한 영향 7 Beer Inside 17/02/27 5618 0
    4956 의료/건강우울은 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32 깊은잠 17/02/22 7855 20
    4848 의료/건강세종대왕의 죽음 13 눈시 17/02/12 8201 1
    4828 의료/건강치열과 나와 치루의 이야기. 14 SCV 17/02/10 10097 2
    4792 의료/건강쉽게 할수있는 허리강화 운동 몇개 16 ffs 17/02/06 7459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