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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05 14:51:00
Name   JUFAFA
Subject   인간의 기억
이번에 선거 용지 관련해서 '기억'에 기반한 논란이 생기고 있는데요. 저는 그 물증이 나오기 전까지는 믿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기억'에 대한 내용을 이전에 읽었기 때문인데요. 관련 자료를 다시 찾아봤습니다.

기억 심리학자 Elizabeth Loftus는 인간의 기억은 '녹음기' 보다는 '위키'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녀는 사람의 기억을 실제로 조작하는 것이 가능한 실험결과를 통해 이를 입증했는데요. 그 실험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린 자녀에게 (사전에 실험 주최자와 입을 맞춘) 부모가 '과거에 쇼핑몰에서 널 잃어버린 적이 있다'고 말해준다.
2. 자녀가 부정하거나 거부하면 그것이 진짜라고 강조하며 조금씩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3. 자녀가 점차 그 상황을 인정하면서 (부모나 실험 주최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온갖 상황 설정들을 진술하는 것을 확인한다.
4. 나중에 자녀가 그것을 확신하게 되면 "사실 그거 다 지어낸 거짓말이야" 라고 말해주고 나서 자녀가 황당해하고 쪽팔려하는 모습을 즐긴다.

저는 이번 선거 용지 관련 논란이 한명의 착각이 위의 실험과 같은 형태로 확대 확산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표과정에서 아무도 안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투표용지가 다른 무언가를 만드는 조작을 해서 얻는 실익이 없으니까요.

참고한 TED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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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싶은대로 진짜로 믿어지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처음엔 정말 이해가 안되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그게 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레지엔
    기억은 집단적으로 쉽게 왜곡될 수 있다는건 이미 너무 자명해서 연구의 가치도 별로 없고 심지어 이런 지식을 알고 있어도 본인의 아이덴티티 유지를 위해서 왜곡된 기억을 믿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도 자명한데 이 현상에서 충격을 느끼는 분들이 오히려 신기했습니다...
    내가 안다고 해서 대중 모두가 안다고 가정하는건 무리죠. ㅋㅋ
    와인하우스
    ++1
    구밀복검
    제목 보자마자 본문 영상 떠올랐네요. 참 유명한 사례죠. '당신의 기억은 조작된 것이다!'라는 자극적인 레토릭을 통해 역설적으로 자신들이 내담자들의 기억을 조작했다는 점이 흥미롭죠.
    우주최강워리어
    인간의 감각이라는 게 기억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 같은 감각까지 쉽게 왜곡돼서 ㅋㅋㅋ 저는 설문조사나 사람들의 말 같은것도 그렇게 신뢰하지 않아요. 사람의 느낌이나 경험의 오류는 너무나 쉽게 일어나서... 애플에서 한 말인가요. 니네들이 원하는 게 뭔지 니네들도 모른다. 그리고 게임 개발사들이 유저들 원하는 거 다 들어주면 게임 망한다. 같은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구요.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실제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 착각하는거죠. 연애에서도 마찬가지고.
    moneyghost
    예전 비-이효리 사건도 기억나네요.
    다시갑시다
    비슷한 예로 "Why you should never talk to the police"라는 강연이 유명했었죠.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본인이 믿는것에 맞추어서 알아서 부족한것 같은 디테일이랑 정황을 바꿔서 기억하는게 사람의 본성이라고하죠.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책으로는 이름을 꽤 접했는데 동영상이 있는지는 몰랐어요. 역시 세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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