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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6/27 01:20:16
Name   헤칼트
Subject   어느 고등학생의 글을 보고.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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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심
    아.. 너무 재밌어요. 저는 헤칼트님이 자신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란 게 느껴져요. 자만심과는 확실하게 다른, [자신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람]으로 보여요.
    외모는 말이에요. 타고난 외양을 고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옷입는 센스만 있어도 사람이 확 달라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그쪽으로 센스가 없어서 옷 멋지게, 자신있게 입는 분 너무 부러워요. 제가 옛날에 미국고등학교에서 몇 년 동안 아주 사소한 일을 했었어요. 교환학생인 듯한 이 중에 일본학생이 있었는데 그냥 마르고 눈 찢어지고 어쩌면 ... 더 보기
    아.. 너무 재밌어요. 저는 헤칼트님이 자신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란 게 느껴져요. 자만심과는 확실하게 다른, [자신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람]으로 보여요.
    외모는 말이에요. 타고난 외양을 고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옷입는 센스만 있어도 사람이 확 달라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그쪽으로 센스가 없어서 옷 멋지게, 자신있게 입는 분 너무 부러워요. 제가 옛날에 미국고등학교에서 몇 년 동안 아주 사소한 일을 했었어요. 교환학생인 듯한 이 중에 일본학생이 있었는데 그냥 마르고 눈 찢어지고 어쩌면 볼품없어 보일 아시안 학생이었지만 옷을 정말 센스있게 입고 다녀서 모델같았죠. 멋있었어요.

    돈 아끼는 1번이랑 조심하는 3번 참 좋네요. 남편이랑 정치얘기할 때면 이 양반이 제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는 걸 보고 웃는데 왜 그러냐면, 저는 종종 한쪽 진영얘기만 저를 반영하듯 얘기하거든요. 이 사람은 진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질문을 던져요. 그럼 제가 막 흥분을 하죠. 그러면 이 사람은 왜 그렇게 흑 아니면 백이라는 식으로 사고하냐고 자신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일 뿐, 내가 그런 질문을 한다고 해서 어떤 방향의 믿음을 갖고 있단 건 아니다'라고 해요. 대의를 해치는 투표결과가 나오거나 타인이 영락없이 잘못된 사상을 피력한다고 해도 남의 생각을 바꾸려고 강요하는 건 옳지 않으며 '당신은 그렇게 생각,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며 '나는 당신이 틀렸고 내가 맞다'고 생각하며 당신은 당신만의 사고를 할 자유가 있으니 굳이 나의 이견을 피력하지 않을 뿐이라고 하더라고요. (컴터 앞에서 허구헌날 탁탁거리고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저를 보면서 ㅋㅋㅋ). 제가 칭찬은 안 해줬지만 맞는 말 같아요 ㅎ.
    헤칼트
    저도 그런 것 같아서 옷에 나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청춘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ㅎ

    음.. 두번째는 바꿔 생각해보면 눈부심님께서 남편 분보다 훨씬 젊고! 혈기왕성한 태도로! 살고 계신 거 아닐까요? 저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려 하고, 될 수 있으면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게 능구렁이처럼 잘 넘어가려 하지만, 결전(?)의 때가 오면 나를 잃지는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울그락 불그락해서 남을 설득하고 상대의 사고체계를 바꾸려는 노력은 조금 더 열정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눈부심
    열정적인 이들이 극단적이기도 하고 민폐를 끼치기도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동력도 만만치 않게 갖춘 이들이란 점(기아트윈스님이 언젠가 비슷한 언급을 하심)엔 동의하지만 저는 그런 부류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자연스러운 사람', '자유롭게 자신이 되는 사람'들을 정말 정말 좋아해요.
    저는,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낯선 미국인 가정집에 초대받아 가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가면 영어로 스몰토크도 해야하고 표정관리도 잘 해야 하고 등등. 언젠가 어떤 이의 크리스마스파티에 참석할 일이 있었는데 대부분 모르는 사람... 더 보기
    열정적인 이들이 극단적이기도 하고 민폐를 끼치기도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동력도 만만치 않게 갖춘 이들이란 점(기아트윈스님이 언젠가 비슷한 언급을 하심)엔 동의하지만 저는 그런 부류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자연스러운 사람', '자유롭게 자신이 되는 사람'들을 정말 정말 좋아해요.
    저는, 아마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낯선 미국인 가정집에 초대받아 가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가면 영어로 스몰토크도 해야하고 표정관리도 잘 해야 하고 등등. 언젠가 어떤 이의 크리스마스파티에 참석할 일이 있었는데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에 할말도 없어서 빨리 집에 가고싶은 마음 뿐이었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차지하고 있는 거실 소파에 어떤 흑인 아재가 가만히 앉아서 '자유롭게' 아무것도 안 하고 허공을 응시하고 일체의 사교담화를 않고 있는 걸 보는데 그 아재의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하지 않음'이 제게는 '자유'나 '해방'처럼 보였어요.

    < Take This Waltz >라는 영화를 보면 마음이 앞집 젊은 총각에게 가 있는 순진하지만 무료한 유부녀가 남편과 결혼기념일을 맞아 레스토랑엘 가요. 둘이 밥 먹는 내내 말을 안 해요. 그 상황을 아내는 견딜 수 없어하죠. 근데 저는 암말 안 하고 무심해도 편한 그런 관계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그놈의 스몰토크가 스트레스인 저로선 '억지로 말 할 필요없는 자유'는 최상의 궁합. 회사에서 이런 자유를 꽤 추구하는 바람에 극강 조용한 사람으로 통하지만 저는 마음은 상당히 외향적인 ㅋ.
    ㅋㅋㅋ확실히 이렇게 글을 쓰고 독서하는 사람이 또래엔 드물죠. 그래도 외고 애들은 다들 막 어려운 책 읽고 할줄 알았는데 거기서도 드문 편이군요.
    헤칼트님이 이번에 적으신거 다 제가 겪었던 내용이라 웃음 띄며 읽었어요.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얘기들이라 더ㅋㅋ)
    근데 전 중학교때 한창 진지빨고 중2병 스럽게 철학이니 사상이니 하다가 생각하기 골아파져서 '에이 뭐 별거 있겠어' 하고 지금은 다 가볍게 생각하거든요. 뭔 사건에 별로 반응도 안하고.
    근데 헤칼트님은 매사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궁금해하시니까 발전이 있는 사람이겠군요.
    헤칼트
    외고는 그냥 인문계에서 등수 높은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공부를 잘하는 친구라고 어려운 책을 읽지는 않잖아요. 경험상 비율은 좀 높은 것 같긴 해요.
    범준님도 경험하신 일이라고 하니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겪는 일은 세부에서 차이가 있을지라도 대체적으로는 비슷한 거 같아요.
    좋은 평가는 감사합니당 ㅎㅎㅎ
    리틀미
    그 때는 왜 이렇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그랬는데 아직도 느리게 가고 이십년째 학생이네 지겨워 죽겠다 으아
    헤칼트
    의..의대는 몇년 있어야 하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드세요. 저도 돌아보면 꽤 정의로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생각하지만 역시 기억하고 싶진 않네요.
    젊었을때는 좀 정의로운게 매력적일듯합니다.
    헤칼트
    저도 여전히 정의로운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걸 굳이 타인과 충돌해가면서 부르짖을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해요. 내가 생각하는 정의가 타인의 정의와 상충할 수도 있고요, 싸우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정의를 이룰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요?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정의롭지 못한 자들을 싸워서 깨부수는 것만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회유할 수도 있고..
    까페레인
    저는 10대에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지금도 그런편인데요..그런것들이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아주 아주 가난한 공부 못하는 친구집에도 가보고요. 또 동네에서 좀 산다하는 친구도 있고 공부 잘하는 친구 못하는 친구 나랑 비슷한 친구 등등

    현재도 그렇게 다양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늘 자극을 받고요.
    고등학교때 봉사를 많이해보라고 하는 이유가 자신의 사고의 틀을 그런 경험을 통해서 깨어볼 수 있고 사회를 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거든요. 책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는 건 어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지적허영이라고도 하지요. 한편으로 문학책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미리 경험해볼수도 있고요.
    리틀미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그 때는 모든 게 의문이고 모든 게 불만이었는데... 볼 수 있는 게 없어서 교실이 사회고 교무실이 정부고 교과서가 법전이었지요. 제가 뉴턴이나 칸트랑 비슷한 입장이었으면 별 상관 없었겠지만 시야가 좁아진 것 같아요.

    세상이 정말 넓고 삶은 정말 다양하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 때도 지금도 좀 더 행복했을텐데 아쉬워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 교육이 정말 저주받은 것이죠. 본인이 뉴턴이나 칸트인 줄 알고 열등감에 휩싸인 사람들이 만든 제도로 출발한 지라...그래도 그 덕분에 교과서는 좋았는데 국정교과서 없애서 그것도 망한듯...
    헤칼트
    말씀하신 것과는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능력?이 좀 또래의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음.. 근데 그 타인의 삶을 보고 배우고 이런 건 역시 좀더 감정이입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전기공학도
    제가 아는 한, 지식을 얻기 위해선

    1) 사안을 바라볼 수 있는 합리적인 여러 생각틀을 갖고서
    2) 사안을 둘러싼 여러 맥락을 알고
    3) 사안 자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4) 여러 사람과 소통을 하면 됩니다.

    양질의 책을 많이, 다양하게 읽고
    많은 사람도 만나보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보고

    등등 하면 됩니다.




    감정이입은.. 의식적으로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더 보기
    제가 아는 한, 지식을 얻기 위해선

    1) 사안을 바라볼 수 있는 합리적인 여러 생각틀을 갖고서
    2) 사안을 둘러싼 여러 맥락을 알고
    3) 사안 자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4) 여러 사람과 소통을 하면 됩니다.

    양질의 책을 많이, 다양하게 읽고
    많은 사람도 만나보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보고

    등등 하면 됩니다.




    감정이입은.. 의식적으로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전기공학도
    책읽기는... 비문학 : 문학 = 9 : 1 의 비율이 좋다고 보입니다.

    지금 정확히 몇 학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학교 3학년 넘어서면 정말 책 읽을 시간 없어요.
    전기공학도
    언어학, 물리학, ... 등등 각 학문의 개론서들만이라도 최대한 여럿을 읽으려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죠.

    만나는 사람의 스펙트럼도 다양해야죠. 대학 교수 및 전문가부터 꽤 평범한 사람까지.



    전 '의지'를 믿지 않고, '다양하고 많은 직간접적 경험'을 믿습니다. '이론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요.
    켈로그김
    저는 10대때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사실 기억도 잘 안나고,
    고3때면 정규수업시간이 끝나고 룸싸롱으로 출근해서 거기서 저녁을 먹고 새벽2시까지 서빙과 노래반주를 했던 때이긴 하네요.
    저 자신을 "나는 어떠어떠하다" 라고 생각하고 사유한다기 보다는,
    일하면서 마주하는 천태만상의 인간들을 보면서 "적어도 저런 행동은 옳지 않다" 는 식으로 가치관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소거법;;)

    뭐..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되는거고,
    각각 개인이 부르짖는 정의나 불의와 관계없이 실제 사회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들을 고려해서 자기자신과 균형을 맞춰 살면 되는거죠.
    헤칼트
    저번에 올리신 글 보고 범상치 않은 분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음... 뭐랄까.. 저는 어떻게 하든지 경험하지는 못할 일이라서 궁금하지만... 저더러 하라고 하면 못할 거 같아요.
    전기공학도
    이야... 이 나이에 저런 성숙한 생각을 하기 쉽지 않은데.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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