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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5/15 05:26:23 |
Name | 하늘밑푸른초원 |
Subject | 용어의 한국어화에 대해서 |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우리나라의 스승인 세종대왕이 태어났던 날입니다. 우리나라에게는 여러 유산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제일은 한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인 관점으로 볼 때,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유효하고 또 의미있는 것들 중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지심체요절은.. 기술은 대단하였지만 구텐베르크와 달리 민간에 널리 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한글보다는 심히 떨어진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맥락에서, '용어의 한국어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피지알 자게에 제가 질문을 올렸었습니다. "한국어 위키피디아는 왜 이렇게 내용이 부실한가요? 백과사전이라고 말하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네요.' http://ppt21.com/pb/pb.php?id=qna&no=81927&divpage=51&ss=on&sc=on&keyword=위키피디아 그 대답으로 여럿이 있었습니다. 글을 올리고 수정하는 유저수가 많아서 그렇다, 유저가 참여하려는 마인드가 부족해서 그렇다, 보상이 없다, 등등... 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일본은 학술용어를 상당히 일본어화를 시켜서, 일본위키피디아가 의미가 있지만, 한국은 학술용어의 한국어화가 별로 되지 않았잖아? 그러면 한국어 위키피디아로 해봤자 용어들이 다 영어일텐데, 그러면 한국어로 서술하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니?' 물론 어떤 학문적인 항목의 글을 일반인들은 많이 안 봅니다. 전문가들은 영어를 잘 하니 영어판 서적이나 논문이나 백과사전을 읽으면 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케이스는? '관심은 있는데 그래도 영어보다 한국어로 읽는 편이 훨씬 수월한 케이스'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위키피디아가 있는 게 아닐까요. 결국 이런 맥락에서라도, 용어를 한국어화시키는 것이 어느 정도 의의를 갖는다고 봅니다. 이 글에서 '용어의 한국어화'를 말할 때, '한국어'는, 한자어를 포함하는 말입니다. 순우리말로 용어를 만들기는 일반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한자의 장점들 중 하나가 바로 많은 뜻을 짧은 음절수로 압축하기에 좋다는 거죠. 물론 '배움집'이 '학교'보다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는 하지만, 글쎄요.. 현실적으로, 용어를 한국어화시키는 것은 매우 장애물이 많습니다. 1. 그 수많은 용어들을 다 언제 한국어화를 시키나? - 지금까지 번역이 안 된 용어는 물론이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는 최신 용어들을 무슨 여유가 있어서 한국어화를 다 시키나?(인력 부족, 자본 부족, 사회적 합의의 부재) 2. 그 용어에 딱 맞는 한국어를 찾기가 쉽지 않다! - 한국어화를 시키고 싶어도 그 용어의 뜻과 쓰이는 뉘앙스 및 맥락에 딱 필요한 한국어가 딱히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3. 한국어화를 시킨다고 해서 꼭 그 용어가 직관적으로 (영어로 된 용어보다) 더 와닿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 용어의 한국어화를 할 때, 십중팔구 한자어로 번역이 되는데, 과연 영어를 한문보다 더 잘 읽는 지금의 한글세대에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4. 한국어로 된 학술용어가 국제학회에서 쓰이는 용어가 아니라면, 그냥 영어로 된 학술용어 하나만 아는 것이 더 경제적이지 않나? - 요즘 제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가 텍스트언어학text linguistics과 담화분석discourse analysis입니다. 문장 이상의 텍스트 맥락을 다루는 학문이죠. 글의 맥락을 잡고 요약을 하는 등 실전 독해에 가장 쓸모있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텍스트언어학에서 결속구조cohesion와 결속성coherence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결속구조와 결속성은 글을 글답게 만드는 텍스트성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들입니다. 결속구조는 표면적인 언어적 차원에서 글이 그물망을 이루며 촘촘히 연결되는 속성이고, 결속성은 심층적인 논리-의미적 차원에서 글이 (글쓴이의 의도 하에) 계속 일관되는 속성입니다. 하여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만약 국제적인 텍스트언어학 학회에 참여하는 영미권 학자와 한국어권 학자가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이 용어들에 대해서 영미권 학자는 cohesion과 coherence, 이런 말만 알면 되지만, 한국어권 학자는 cohesion과 coherence 말고도 결속구조와 결속성이라는 말까지 알아야 합니다. 2배로 알아야 하죠. 그나마 이 용어들은 번역이 참 잘 되어서 그다지 외우는 데에 무리가 없긴 하지만, 만약 용어의 번역도 허술해서 (영어로 된 용어)-(한국어로 된 용어) 사이에 연결이 쉽게 되지 않는다면 참 난감합니다. 또, 영미권 학자가 구글링을 할 때에(학자들도 구글링을 많이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은 cohesion만 검색하면 되지만, 한국어권 학자는 cohesion도 검색해야 하고 결속구조도 검색해야 합니다.(한국쪽 텍스트언어학회의 동향도 알아야 하니) 또, 이 용어는 결속구조라는 번역어 말고도 응결성이라는 번역어도 있습니다. 이 용어도 무지하게 쓰입니다. 즉, 번역의 과정에서 용어가 둘이나 셋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비경제적이 되죠. 학문은, 그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 어느 정도 친숙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것이 곧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이 됩니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영어로 된 글을 봐야만 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로 된 학술적 글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러러면 학술용어를 한국어로 많이 번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모든 학술용어를 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은 무리이고, 적어도 학문에 초심자로써 배우는 사람이, 그 용어를 처음 봤을 때,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 특유의) 직관으로 그 용어의 뉘앙스 같은 것을 조금이나마 캐치하는 정도 이 정도의 기초적인 용어의 한국어화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용어의 한국어화에 관심이 있으며 이에 능통한 능력자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하아.. 모르겠습니다.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어떻게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모든 것이 학문적으로 뒤쳐져 있는 우리네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자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덕택에 한국어가 숨이 붙어있는 것이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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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미님의 옛 글
http://redtea.kr/pb/pb.php?id=free&no=2679&divpage=1&ss=on&sc=on&keyword=피진어
-도 같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redtea.kr/pb/pb.php?id=free&no=2679&divpage=1&ss=on&sc=on&keyword=피진어
-도 같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 경험상.. 영어로 쓰여진 학문이다 보니, 용어를 한국어로 만들어 봤자 오히려 이해가 어렵더군요. 게다가 한글용어도 알아야하고 영어도 알아야하는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뇌용적을 2배로 차지합니다. -0- 일반인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일반인도 결국 관심갖고 공부하다보면 영어가 편해질 것 같습니다.
둘째로, 학술 활동을 하기 위해서 결국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권 국가들이 동양 철학에 대해 연구할 때 음, 양, 기 같은 용어들을 그냥 원어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원어를 쓰는 것을 선택한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둘째로, 학술 활동을 하기 위해서 결국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권 국가들이 동양 철학에 대해 연구할 때 음, 양, 기 같은 용어들을 그냥 원어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원어를 쓰는 것을 선택한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실생활에서 느끼는 건데, 저도 번역/한국어화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본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제어 강의를 듣거나 논문을 읽을 때 외국애들과 한국애들과 같은 텍스트를 놓고 이해하는 깊이/시간이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더라구요. 어차피 공부 길게 하실 분들은 원어 공부가 필수지만, 정말로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죠. 링크 글의 피진어를 사용하는 것도 전문가 집단이구요. 음...
이거랑 같이 엮어 들어가는 문제로, 한국의 학술서적/논문들이 쓸데없이 한국어를 어렵게 쓴다는 것 같아요. 특히 교수님 번역자들이 영어를 너무 좋아한... 더 보기
이거랑 같이 엮어 들어가는 문제로, 한국의 학술서적/논문들이 쓸데없이 한국어를 어렵게 쓴다는 것 같아요. 특히 교수님 번역자들이 영어를 너무 좋아한... 더 보기
그냥 실생활에서 느끼는 건데, 저도 번역/한국어화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본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제어 강의를 듣거나 논문을 읽을 때 외국애들과 한국애들과 같은 텍스트를 놓고 이해하는 깊이/시간이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더라구요. 어차피 공부 길게 하실 분들은 원어 공부가 필수지만, 정말로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죠. 링크 글의 피진어를 사용하는 것도 전문가 집단이구요. 음...
이거랑 같이 엮어 들어가는 문제로, 한국의 학술서적/논문들이 쓸데없이 한국어를 어렵게 쓴다는 것 같아요. 특히 교수님 번역자들이 영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한국어 실력이 딸린다는 의혹이 강하게 듭니다... 엄청난 문장의 향연에 더 영어 글을 찾아보는게 아닐까 하는... 제대로 된 전문 번역자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한국어를 잘 하는. 그리고 이건 잡생각인데, 거의 모든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어내시는 북한의 학문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랑 같이 엮어 들어가는 문제로, 한국의 학술서적/논문들이 쓸데없이 한국어를 어렵게 쓴다는 것 같아요. 특히 교수님 번역자들이 영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한국어 실력이 딸린다는 의혹이 강하게 듭니다... 엄청난 문장의 향연에 더 영어 글을 찾아보는게 아닐까 하는... 제대로 된 전문 번역자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한국어를 잘 하는. 그리고 이건 잡생각인데, 거의 모든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어내시는 북한의 학문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저에게 좀더 직관적으로 와닿기는 하는데, 응결성과 응집성도 좋은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둘다 괜찮은 용어 같습니다. 글에서 제가 의도를 잘못 전달한 것 같습니다.
다만,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더 직관적으로 저에게 와닿는 이유는, 구조는 형식적, 문법적, 표면적인 느낌이 들고, 성은 심층적인 성질의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응결성과 응집성에서, 결은 맺다의 의미이고, 집은 모이다의 의미인데, 전자가 단순히 문법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나타내고, 후자가 깊숙한 차원에서 그 의미와 의의가 결집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냥 제 직관상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응결성과 응집성보다 더 잘 와닿는 것 뿐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다만,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더 직관적으로 저에게 와닿는 이유는, 구조는 형식적, 문법적, 표면적인 느낌이 들고, 성은 심층적인 성질의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응결성과 응집성에서, 결은 맺다의 의미이고, 집은 모이다의 의미인데, 전자가 단순히 문법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나타내고, 후자가 깊숙한 차원에서 그 의미와 의의가 결집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냥 제 직관상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응결성과 응집성보다 더 잘 와닿는 것 뿐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오, 그렇군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응결성과 응집성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것은 한국어에 \'결집\'이라는 단어는 있는데, \'결\'과 \'집\'의 차이를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이미지(\'결\'의 이미지\'와 \'집\'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고 억지로 떠올린다 해도 그 이미지들이 cohesion과 coherence의 차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요.
반면에 결속구조/결속성의 경우, \'결속구조\'는 형식적 표면적이라고 하셨고 \'결속성\'은 심층적으... 더 보기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응결성과 응집성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것은 한국어에 \'결집\'이라는 단어는 있는데, \'결\'과 \'집\'의 차이를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이미지(\'결\'의 이미지\'와 \'집\'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고 억지로 떠올린다 해도 그 이미지들이 cohesion과 coherence의 차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요.
반면에 결속구조/결속성의 경우, \'결속구조\'는 형식적 표면적이라고 하셨고 \'결속성\'은 심층적으... 더 보기
오, 그렇군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응결성과 응집성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것은 한국어에 \'결집\'이라는 단어는 있는데, \'결\'과 \'집\'의 차이를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이미지(\'결\'의 이미지\'와 \'집\'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고 억지로 떠올린다 해도 그 이미지들이 cohesion과 coherence의 차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요.
반면에 결속구조/결속성의 경우, \'결속구조\'는 형식적 표면적이라고 하셨고 \'결속성\'은 심층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혹시 \'구조\'라는 한국어 단어는 일상적으로 좀더 익숙한 단어라서 \'표면적인 것\'처럼 느껴지고, \'성\'이라는 한 단어의 한자는 마치 외국어처럼, 좀더 비일상적인 것처럼 느껴져서 \'심층적인 것\'을 나타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닌지요?
뭔가 푸른초원님을 저의 실험대상처럼 대하는 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ㅠㅠ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응결성과 응집성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것은 한국어에 \'결집\'이라는 단어는 있는데, \'결\'과 \'집\'의 차이를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이미지(\'결\'의 이미지\'와 \'집\'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고 억지로 떠올린다 해도 그 이미지들이 cohesion과 coherence의 차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요.
반면에 결속구조/결속성의 경우, \'결속구조\'는 형식적 표면적이라고 하셨고 \'결속성\'은 심층적으로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혹시 \'구조\'라는 한국어 단어는 일상적으로 좀더 익숙한 단어라서 \'표면적인 것\'처럼 느껴지고, \'성\'이라는 한 단어의 한자는 마치 외국어처럼, 좀더 비일상적인 것처럼 느껴져서 \'심층적인 것\'을 나타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닌지요?
뭔가 푸른초원님을 저의 실험대상처럼 대하는 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ㅠㅠ
댓글 달아주시니 제가 고맙죠^^
구조와 내용, 이란 말은 정적인 말이죠.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구조와 성질(결속성의 성이 성질의 뜻인지는 찾아도 한자가 안 나와서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란 말 역시 정적인 말입니다.
반면 맺어진다 그리고 모인다, 라는 말은 동적인 어떤 움직임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정적인 것끼리 더 match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구조와 내용을 자주 구분합니다.
거시와 미시,
숲과 나무,
형식 스키마와 내용 스키마,
국가와 국민,
..
등등.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면 생각이 명쾌해질... 더 보기
구조와 내용, 이란 말은 정적인 말이죠.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구조와 성질(결속성의 성이 성질의 뜻인지는 찾아도 한자가 안 나와서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란 말 역시 정적인 말입니다.
반면 맺어진다 그리고 모인다, 라는 말은 동적인 어떤 움직임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정적인 것끼리 더 match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구조와 내용을 자주 구분합니다.
거시와 미시,
숲과 나무,
형식 스키마와 내용 스키마,
국가와 국민,
..
등등.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면 생각이 명쾌해질... 더 보기
댓글 달아주시니 제가 고맙죠^^
구조와 내용, 이란 말은 정적인 말이죠.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구조와 성질(결속성의 성이 성질의 뜻인지는 찾아도 한자가 안 나와서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란 말 역시 정적인 말입니다.
반면 맺어진다 그리고 모인다, 라는 말은 동적인 어떤 움직임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정적인 것끼리 더 match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구조와 내용을 자주 구분합니다.
거시와 미시,
숲과 나무,
형식 스키마와 내용 스키마,
국가와 국민,
..
등등.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면 생각이 명쾌해질 때가 많아요.
그리고 전 이공계생이라 ~~라는 구조,성질이란 말을 많이 접하기도 합니다.
구조와 내용, 이란 말은 정적인 말이죠.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구조와 성질(결속성의 성이 성질의 뜻인지는 찾아도 한자가 안 나와서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란 말 역시 정적인 말입니다.
반면 맺어진다 그리고 모인다, 라는 말은 동적인 어떤 움직임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정적인 것끼리 더 match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구조와 내용을 자주 구분합니다.
거시와 미시,
숲과 나무,
형식 스키마와 내용 스키마,
국가와 국민,
..
등등.
이렇게 나눠서 생각하면 생각이 명쾌해질 때가 많아요.
그리고 전 이공계생이라 ~~라는 구조,성질이란 말을 많이 접하기도 합니다.
아하 \'성\'을 \'내용\'과 연결시키는 스키마를 가지고 계신 거군요.
\'성\'은 성질 할 때의 성이 맞아요. 일상성(dailyness), 가독성(legibility), 필연성(necessity), 우연성(contingency), 보수성(conservatism), 일관성(coherence) 같은 단어들에서 \'-성\'이란 접미사의 역할은 직관적으로 \'~~한 성질\'이란 뜻을 한 글자로 줄여주는 경제적인 역할을 하지요.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번역에 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은 잘 알겠어요. 제가 그 분야를 잘 모르니까 일반... 더 보기
\'성\'은 성질 할 때의 성이 맞아요. 일상성(dailyness), 가독성(legibility), 필연성(necessity), 우연성(contingency), 보수성(conservatism), 일관성(coherence) 같은 단어들에서 \'-성\'이란 접미사의 역할은 직관적으로 \'~~한 성질\'이란 뜻을 한 글자로 줄여주는 경제적인 역할을 하지요.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번역에 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은 잘 알겠어요. 제가 그 분야를 잘 모르니까 일반... 더 보기
아하 \'성\'을 \'내용\'과 연결시키는 스키마를 가지고 계신 거군요.
\'성\'은 성질 할 때의 성이 맞아요. 일상성(dailyness), 가독성(legibility), 필연성(necessity), 우연성(contingency), 보수성(conservatism), 일관성(coherence) 같은 단어들에서 \'-성\'이란 접미사의 역할은 직관적으로 \'~~한 성질\'이란 뜻을 한 글자로 줄여주는 경제적인 역할을 하지요.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번역에 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은 잘 알겠어요. 제가 그 분야를 잘 모르니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런 번역들은 특별히 어떤 규칙에 따른 것은 아니에요. 결속구조/결속성이라고 하면 저 같은 비전공자의 경우 \'아니 그럴 거면 결속구조/결속내용이나 결속형식/결속내용이라고 하는 게 더 명확하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속구조\'는 어쨌건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단어인 반면에 \'결속성\'에는 아무 내용도 보이지 않아요. \'결속성\'이란 단어는 오직 \'결속구조\'라는 단어와 쌍을 이룰 때만 coherence라는 뜻으로 퉁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결속성\'이라는 단어가 포괄하는 의미영역이 \'결속구조\'의 영역보다 훨씬 넓어요. \'성질\'은 구조, 형식, 의미, 논리 등을 다 포괄할 수 있고(구조적 성질, 의미적 성질 등등. 그런데 성질적 구조? 성질적 의미?는 안되겠죠..), 게다가 \'-성\'은 위에 열거했듯이 그 자체로 하나의 접사적 기능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만일 cohesion/coherence를 동등한 레벨에서 구분한다면 응결성/응집성이 조어의 형식논리상으로는 더 맞을 수도 있어요.
모든 언어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도태되는데, 특히 학술용어나 전문용어는 대학의 학자와 학생, 업계 전문가, 미디어로 이 언어를 유포시키는 언론인들로 구성된 \'지식인 사회\'라는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하죠. 그런데 이 지식인 대중들도 언어 감각에서 일반 대중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결속구조/결속성 짝이 응결성/응집성을 밀어내고 주류 번역어로 자리잡으려면 다른 텍스트언어학계 학자들이나 관련 언어학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누군가가 \'왜 이 번역어가 더 나은 번역어인가\'를 아주 그럴듯하게 제시해서 응결성파가 입도 벙긋 못하게 하거나(논리싸움에서 승리),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누가 봐도 \'이게 명백하게 더 좋구나\' 라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엄청나게 좋은 번역어여야 할 거예요(적자생존).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버전1 버전2 버전3이 공존하는 기간이 길어지겠죠. 각각의 교수님들이 모두 자기 저서에 다르게 표기하시고 모든 강사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다른 용어를 사용하시는...
사실 서구어 개념들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어요. 그것은 단적으로 한자를 아는 세대가 너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학자들의 수가 줄어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독자\'들의 수가 줄어든 거예요. 학자들이 아무리 정교한 조어법과 논리로 번역을 해봐도 독자가 그걸 알아먹을 수 없으면 지지해줄 수도 없고, 어느 번역어가 더 나은 것인지 더 나쁜 것인지도 구별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결국 \'먼저 접한 것\'을 따라가게 되죠. 물론 지금은 한자를 이용한 조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들 자체가 사라졌다고 봐야겠지만...
예를 들어 시니피앙/시니피에를 아주 초기에는 \'능기/소기\'로 번역했잖아요. 시간이 지난 뒤에는 \'\'기표/기의\'로 바뀌었는데, 사실상 시니피앙/시니피에의 원뜻과 조어형식에는 능기/소기가 더 적절하게 맞아요. 그리고 당시의 지식인 대중 독자들은 \'능\' \'소\'라는 한자가 어떤 의미역을 갖고 다른 글자들과 어떤 조어를 이루는지 알고 있는 세대였기 때문에 능기/소기를 무리 없이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한문을 읽지 않는 세대에게 능, 소는 아무런 의미적 연상도 하게 해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라졌죠. 기표/기의는 그래도 우리 때까진 살아남았지만, 지금 어린 세대들은 기표/기의란 단어가 참 안 와닿을 거예요. 제게 능기/소기가 와닿지 않듯이. 예전의 한자 세대가 한문/한국어라는 일종의 교착된 (문자/입말의) 이중언어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영어/한국어라는 이중언어 상황이고, \'영어를 번역하지 말고 그대로 씁시다\' 하는 주장은 점점 더 커질 거예요. 마치 홍차넷에서 의료당님들이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처럼요. 제가 보기엔 현재 한국어의 번역 자원 보유량을 가지고는 이 주장을 무마할 길이 없어요. 학술용어에서 한글 조어력은 태반이 한자에서 오는데, 그 한자가 아무 힘도 가지지 못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 정도 대안이 나와요. 첫번째는 \'그러니까 한자를 배우자!\'는 국한문병용/혼용론이죠. 초딩 때부터 한자를 배우면 예전 같지는 않아도 그나마 낫지 않겠느냐 하는 것인데, 제가 보기엔 무리예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한자를 배우게 하려면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하죠. 한자를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시장이 있어야 돼요. 중국을 뚫으려면 중국어를 배우고 간체자를 배우면 되는 거고, 일본을 뚫으려면 일본어를 배우면 되죠. 그런데 지금 한자를 배우게끔 대중적 동기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은 오로지 입시밖에 없어요.
두번째는 영어공용화론인데요. \'어차피 한국어 꼴이 이렇게 된 거 아예 영어만 쓰자\'. 제가 보기에 이쪽이 그래도 국한문혼용론보다는 좀더 미래지향적이긴 해요. 영어로 할 수 있는 일의 분량과 퀄리티는 한문으로 할 수 있는 일과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한국어 언중들은 국립국어원과 국어기본법의 규제, 한글전용에 익숙해져 있어서 저항이 엄청나게 클 거예요. 한국어에는 \'병기\'라는 독특한, 서구어에서는 볼 수 없는 관습이 있어서 한글을 쓰고 괄호해서 한자를 넣어 주는 데 굉장히 익숙한데요, 이 괄호를 풀고 바로 생으로 한자를 쓰거나 영어를 그대로 노출시키면 가독성이 심각하게 떨어져 버리죠. 한글과 한자, 로마자는 생긴 와꾸가 너무 달라서 눈이 빨리 못 쫓아가는 거 같아요. 반면에 영어에서 라틴어를 혼용한다고 치면, 둘 다 로마자를 쓰고 스펠링과 어미 정도만 다르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덜하죠.
아무튼 제 생각엔 그래요. 세번째 대안으로, 현재 쏟아지는 외국어를 한국어로 최대한 번역하면서 버텨본다,는 미션을 우리가 선택한다면 일단 한국어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은 영국의 OED같은 국어사전도 갖추고 있지 않지요. 일단 제대로 된 국어사전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야 하고요. 국립국어원의 경직성도 좀 풀어놔야 할 거예요. 지금 한국인들 대다수가 사전에 나오는 말이 \'맞는 말\'이고 다른 변형은 \'틀린 말\'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말에는 \'맞는 말\'은 있을 수 있지만 \'틀린 말\'이란 있을 수 없다는 걸 언어학을 공부하고 계시니 잘 아시지요? 국립국어원 트위터가 \'....는 틀린 말입니다\'라고 종알댈 때마다 속이 터져요 속이...
한자의 환기력과 생산력이 운명을 다해가고 있으니 한자 조어법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한국어와 서구어를 결합한 조어들을 꾸준히 만들어나가야 할 거예요. 저는 \'싱글맘\' 같은 단어가 \'비혼\'보다 언어적으로 생산력(파생력)이 있어서 더 좋은 단어라고 생각해요. \'싱글벙글\'이란 우리말 단어의 좋은 느낌을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인터넷에서 쓰다 순식간에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조어들을 계속 기록하고 연구해야 할 것 같고요. 야 이건 점잖게 쓰기엔 너무 좀 아니다 싶은 단어들도 받아들이고, 외국어 중에서도 짧고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은 일본어에서 영어 받아들이듯이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그리고 사전에서는 지금 안 쓰는 폐기된 한자어들 좀 싹 정리해서 버리고 말이죠...
\'성\'은 성질 할 때의 성이 맞아요. 일상성(dailyness), 가독성(legibility), 필연성(necessity), 우연성(contingency), 보수성(conservatism), 일관성(coherence) 같은 단어들에서 \'-성\'이란 접미사의 역할은 직관적으로 \'~~한 성질\'이란 뜻을 한 글자로 줄여주는 경제적인 역할을 하지요.
결속구조와 결속성의 번역에 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은 잘 알겠어요. 제가 그 분야를 잘 모르니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런 번역들은 특별히 어떤 규칙에 따른 것은 아니에요. 결속구조/결속성이라고 하면 저 같은 비전공자의 경우 \'아니 그럴 거면 결속구조/결속내용이나 결속형식/결속내용이라고 하는 게 더 명확하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속구조\'는 어쨌건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단어인 반면에 \'결속성\'에는 아무 내용도 보이지 않아요. \'결속성\'이란 단어는 오직 \'결속구조\'라는 단어와 쌍을 이룰 때만 coherence라는 뜻으로 퉁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결속성\'이라는 단어가 포괄하는 의미영역이 \'결속구조\'의 영역보다 훨씬 넓어요. \'성질\'은 구조, 형식, 의미, 논리 등을 다 포괄할 수 있고(구조적 성질, 의미적 성질 등등. 그런데 성질적 구조? 성질적 의미?는 안되겠죠..), 게다가 \'-성\'은 위에 열거했듯이 그 자체로 하나의 접사적 기능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만일 cohesion/coherence를 동등한 레벨에서 구분한다면 응결성/응집성이 조어의 형식논리상으로는 더 맞을 수도 있어요.
모든 언어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도태되는데, 특히 학술용어나 전문용어는 대학의 학자와 학생, 업계 전문가, 미디어로 이 언어를 유포시키는 언론인들로 구성된 \'지식인 사회\'라는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하죠. 그런데 이 지식인 대중들도 언어 감각에서 일반 대중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결속구조/결속성 짝이 응결성/응집성을 밀어내고 주류 번역어로 자리잡으려면 다른 텍스트언어학계 학자들이나 관련 언어학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누군가가 \'왜 이 번역어가 더 나은 번역어인가\'를 아주 그럴듯하게 제시해서 응결성파가 입도 벙긋 못하게 하거나(논리싸움에서 승리),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누가 봐도 \'이게 명백하게 더 좋구나\' 라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엄청나게 좋은 번역어여야 할 거예요(적자생존).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버전1 버전2 버전3이 공존하는 기간이 길어지겠죠. 각각의 교수님들이 모두 자기 저서에 다르게 표기하시고 모든 강사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다른 용어를 사용하시는...
사실 서구어 개념들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어요. 그것은 단적으로 한자를 아는 세대가 너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학자들의 수가 줄어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독자\'들의 수가 줄어든 거예요. 학자들이 아무리 정교한 조어법과 논리로 번역을 해봐도 독자가 그걸 알아먹을 수 없으면 지지해줄 수도 없고, 어느 번역어가 더 나은 것인지 더 나쁜 것인지도 구별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결국 \'먼저 접한 것\'을 따라가게 되죠. 물론 지금은 한자를 이용한 조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들 자체가 사라졌다고 봐야겠지만...
예를 들어 시니피앙/시니피에를 아주 초기에는 \'능기/소기\'로 번역했잖아요. 시간이 지난 뒤에는 \'\'기표/기의\'로 바뀌었는데, 사실상 시니피앙/시니피에의 원뜻과 조어형식에는 능기/소기가 더 적절하게 맞아요. 그리고 당시의 지식인 대중 독자들은 \'능\' \'소\'라는 한자가 어떤 의미역을 갖고 다른 글자들과 어떤 조어를 이루는지 알고 있는 세대였기 때문에 능기/소기를 무리 없이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한문을 읽지 않는 세대에게 능, 소는 아무런 의미적 연상도 하게 해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라졌죠. 기표/기의는 그래도 우리 때까진 살아남았지만, 지금 어린 세대들은 기표/기의란 단어가 참 안 와닿을 거예요. 제게 능기/소기가 와닿지 않듯이. 예전의 한자 세대가 한문/한국어라는 일종의 교착된 (문자/입말의) 이중언어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영어/한국어라는 이중언어 상황이고, \'영어를 번역하지 말고 그대로 씁시다\' 하는 주장은 점점 더 커질 거예요. 마치 홍차넷에서 의료당님들이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처럼요. 제가 보기엔 현재 한국어의 번역 자원 보유량을 가지고는 이 주장을 무마할 길이 없어요. 학술용어에서 한글 조어력은 태반이 한자에서 오는데, 그 한자가 아무 힘도 가지지 못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 정도 대안이 나와요. 첫번째는 \'그러니까 한자를 배우자!\'는 국한문병용/혼용론이죠. 초딩 때부터 한자를 배우면 예전 같지는 않아도 그나마 낫지 않겠느냐 하는 것인데, 제가 보기엔 무리예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한자를 배우게 하려면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하죠. 한자를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시장이 있어야 돼요. 중국을 뚫으려면 중국어를 배우고 간체자를 배우면 되는 거고, 일본을 뚫으려면 일본어를 배우면 되죠. 그런데 지금 한자를 배우게끔 대중적 동기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은 오로지 입시밖에 없어요.
두번째는 영어공용화론인데요. \'어차피 한국어 꼴이 이렇게 된 거 아예 영어만 쓰자\'. 제가 보기에 이쪽이 그래도 국한문혼용론보다는 좀더 미래지향적이긴 해요. 영어로 할 수 있는 일의 분량과 퀄리티는 한문으로 할 수 있는 일과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현재 한국어 언중들은 국립국어원과 국어기본법의 규제, 한글전용에 익숙해져 있어서 저항이 엄청나게 클 거예요. 한국어에는 \'병기\'라는 독특한, 서구어에서는 볼 수 없는 관습이 있어서 한글을 쓰고 괄호해서 한자를 넣어 주는 데 굉장히 익숙한데요, 이 괄호를 풀고 바로 생으로 한자를 쓰거나 영어를 그대로 노출시키면 가독성이 심각하게 떨어져 버리죠. 한글과 한자, 로마자는 생긴 와꾸가 너무 달라서 눈이 빨리 못 쫓아가는 거 같아요. 반면에 영어에서 라틴어를 혼용한다고 치면, 둘 다 로마자를 쓰고 스펠링과 어미 정도만 다르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덜하죠.
아무튼 제 생각엔 그래요. 세번째 대안으로, 현재 쏟아지는 외국어를 한국어로 최대한 번역하면서 버텨본다,는 미션을 우리가 선택한다면 일단 한국어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은 영국의 OED같은 국어사전도 갖추고 있지 않지요. 일단 제대로 된 국어사전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야 하고요. 국립국어원의 경직성도 좀 풀어놔야 할 거예요. 지금 한국인들 대다수가 사전에 나오는 말이 \'맞는 말\'이고 다른 변형은 \'틀린 말\'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말에는 \'맞는 말\'은 있을 수 있지만 \'틀린 말\'이란 있을 수 없다는 걸 언어학을 공부하고 계시니 잘 아시지요? 국립국어원 트위터가 \'....는 틀린 말입니다\'라고 종알댈 때마다 속이 터져요 속이...
한자의 환기력과 생산력이 운명을 다해가고 있으니 한자 조어법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한국어와 서구어를 결합한 조어들을 꾸준히 만들어나가야 할 거예요. 저는 \'싱글맘\' 같은 단어가 \'비혼\'보다 언어적으로 생산력(파생력)이 있어서 더 좋은 단어라고 생각해요. \'싱글벙글\'이란 우리말 단어의 좋은 느낌을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인터넷에서 쓰다 순식간에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조어들을 계속 기록하고 연구해야 할 것 같고요. 야 이건 점잖게 쓰기엔 너무 좀 아니다 싶은 단어들도 받아들이고, 외국어 중에서도 짧고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은 일본어에서 영어 받아들이듯이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그리고 사전에서는 지금 안 쓰는 폐기된 한자어들 좀 싹 정리해서 버리고 말이죠...
스마트폰이 아닌, 데스크탑PC를 이용해야 해서, 늦게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단순화해서 말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결속구조는 표층적인 문법적 구조이고, 결속성은 심층적 의미(의의) 구조에요. 결속구조는 “이 어휘를 이 어휘가 받더라, 이 문장을 이 문장이 받더라, …” 등등 텍스트의 겉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반면 결속성은 “이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이렇고, 저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저래. 그리고 이 뜻과 이 뜻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어떻게 종합되고,…” 등등 텍스트의 속모... 더 보기
제가 너무 단순화해서 말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결속구조는 표층적인 문법적 구조이고, 결속성은 심층적 의미(의의) 구조에요. 결속구조는 “이 어휘를 이 어휘가 받더라, 이 문장을 이 문장이 받더라, …” 등등 텍스트의 겉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반면 결속성은 “이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이렇고, 저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저래. 그리고 이 뜻과 이 뜻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어떻게 종합되고,…” 등등 텍스트의 속모... 더 보기
스마트폰이 아닌, 데스크탑PC를 이용해야 해서, 늦게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단순화해서 말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결속구조는 표층적인 문법적 구조이고, 결속성은 심층적 의미(의의) 구조에요. 결속구조는 “이 어휘를 이 어휘가 받더라, 이 문장을 이 문장이 받더라, …” 등등 텍스트의 겉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반면 결속성은 “이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이렇고, 저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저래. 그리고 이 뜻과 이 뜻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어떻게 종합되고,…” 등등 텍스트의 속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결속성도 구조입니다. 구조이긴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응결성과 응집성이 더 맞는 말일지도.
한자를 지금 사용을 잘 안 해서.. 한자의 그 파괴적인 조어력을 사용을 못합니다. 사용해봤자 이해를 못하니… 이제 다른 출구를 찾아봐야겠죠.
1. 국한문병용/혼용론은,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고, 상당한 근대학문이 중국어로 기술되어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영어 배우기도 바빠 죽겠어서 Moira님 말씀대로 현실성이 없는 주장입니다.
2. 영어공용화론은, 영어를 한국어와 같이 ‘병기’하면 그나마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괄호를 풀고 영어가 나오면 엄청 가독성이 떨어질 겁니다. 따라서 ‘병기’를 하는 쪽으로 가야.. 지금도 상당부분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고요.
3-1. 제대로 된 국어사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영사전들 보면 부러워 죽겠어요. 우리가 우리 말을 다듬고 사랑해야죠. 말이 인간의 정신을 100% 지배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입니다. 늘상 접하면서 생각을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가공하고, 정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3-2. ‘틀린 말’이라.. 국립국어원은 자꾸 단순한 규칙을 만들고 이를 많은 데에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렇게 고압적인 태도로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일리가 있어요. 실제로 그쪽을 잘 아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면, 필연적으로 저런 태도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이렇게 쓰는 걸 허용하면, 예외가 하나 더 늘어나는데?” 하지만 좀 황당한 사례도 많죠. “이쁘다”라는 말이 최근에까지 옳은 말이 아니었잖아요.
3-3. 말 만들기의 대가급 나라인 일본도 외국어를 상당부분 받아들이는 걸 보면, 서구어를 받아들이는 건 필연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폐기된 한자어들을 계속 쓰는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문과 쪽은 잘 모르겠고, 공대 쪽에 이상한 일본식 한자어들 넘쳐납니다. 우리 직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한자의 쓰임과 조합인데, 이걸 그냥 써요. 귀찮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회 전체적으로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용어 다듬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합니다.
3-4. 하지만 과연 서구어가 한자어처럼 우리에게 맞을지가 의문인 게,
1) 한자어는 한 음절 한 음절에 뜻이 1:1 match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인지상 좋다.
2) 한자어의 음은 우리말로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 서구어의 음은 우리말로 표현했을 때 혼선을 주는 경우가 있다. 세종대왕이 서구어의 음까지 고려해서 글자를 만든 것은 아니니까.
3) 한자어가 본질적으로 우리말에 더 가깝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한자의 조합만 아니라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니. 따라서 우리가 원래 직관적으로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이다.
등등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바뀌지 않는/바뀌기 힘든 사항들입니다.
3-5.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들을 모아 정리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것들은 어차피 일반 대중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갈 겁니다. 중요한 것은 학술어, 법률어, … 등등입니다. 이건 전문 분야의 종사자들이 힘을 합해야 하는 겁니다. 이건 협회 차원, 사회 차원, 국가 차원에서 의식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것들입니다.
제가 너무 단순화해서 말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결속구조는 표층적인 문법적 구조이고, 결속성은 심층적 의미(의의) 구조에요. 결속구조는 “이 어휘를 이 어휘가 받더라, 이 문장을 이 문장이 받더라, …” 등등 텍스트의 겉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반면 결속성은 “이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이렇고, 저 어구의 심층적인 뜻은 저래. 그리고 이 뜻과 이 뜻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어떻게 종합되고,…” 등등 텍스트의 속모습을 연결하면서 글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결속성도 구조입니다. 구조이긴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응결성과 응집성이 더 맞는 말일지도.
한자를 지금 사용을 잘 안 해서.. 한자의 그 파괴적인 조어력을 사용을 못합니다. 사용해봤자 이해를 못하니… 이제 다른 출구를 찾아봐야겠죠.
1. 국한문병용/혼용론은,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고, 상당한 근대학문이 중국어로 기술되어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영어 배우기도 바빠 죽겠어서 Moira님 말씀대로 현실성이 없는 주장입니다.
2. 영어공용화론은, 영어를 한국어와 같이 ‘병기’하면 그나마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괄호를 풀고 영어가 나오면 엄청 가독성이 떨어질 겁니다. 따라서 ‘병기’를 하는 쪽으로 가야.. 지금도 상당부분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고요.
3-1. 제대로 된 국어사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영사전들 보면 부러워 죽겠어요. 우리가 우리 말을 다듬고 사랑해야죠. 말이 인간의 정신을 100% 지배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입니다. 늘상 접하면서 생각을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가공하고, 정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3-2. ‘틀린 말’이라.. 국립국어원은 자꾸 단순한 규칙을 만들고 이를 많은 데에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렇게 고압적인 태도로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일리가 있어요. 실제로 그쪽을 잘 아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면, 필연적으로 저런 태도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이렇게 쓰는 걸 허용하면, 예외가 하나 더 늘어나는데?” 하지만 좀 황당한 사례도 많죠. “이쁘다”라는 말이 최근에까지 옳은 말이 아니었잖아요.
3-3. 말 만들기의 대가급 나라인 일본도 외국어를 상당부분 받아들이는 걸 보면, 서구어를 받아들이는 건 필연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폐기된 한자어들을 계속 쓰는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어요. 문과 쪽은 잘 모르겠고, 공대 쪽에 이상한 일본식 한자어들 넘쳐납니다. 우리 직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한자의 쓰임과 조합인데, 이걸 그냥 써요. 귀찮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회 전체적으로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용어 다듬기 운동이라도 펼쳐야 합니다.
3-4. 하지만 과연 서구어가 한자어처럼 우리에게 맞을지가 의문인 게,
1) 한자어는 한 음절 한 음절에 뜻이 1:1 match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인지상 좋다.
2) 한자어의 음은 우리말로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 서구어의 음은 우리말로 표현했을 때 혼선을 주는 경우가 있다. 세종대왕이 서구어의 음까지 고려해서 글자를 만든 것은 아니니까.
3) 한자어가 본질적으로 우리말에 더 가깝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한자의 조합만 아니라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니. 따라서 우리가 원래 직관적으로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이다.
등등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바뀌지 않는/바뀌기 힘든 사항들입니다.
3-5.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들을 모아 정리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것들은 어차피 일반 대중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갈 겁니다. 중요한 것은 학술어, 법률어, … 등등입니다. 이건 전문 분야의 종사자들이 힘을 합해야 하는 겁니다. 이건 협회 차원, 사회 차원, 국가 차원에서 의식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것들입니다.
답글 잘 읽었어요. 사실 앞으로 천천히 이야기해도 되는 건데, 준비 없이 느슨하게 제기된 문제들에 성의있게 답해 주셔서 감사해요.
읽다 보니 또 몇 가지가 떠오르는데, 여기서 더 길어지면 시간도 많이 뺏길 거 같고 푸른초원님한테도 또 답변의 부담이 생길 테니까 다음에 하기로 해요! 이담에 관련된 논제를 올려주시면 또 재미있게 읽고 생각해 볼게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사전 문제라든지, 서구어와 한국어의 합성 조어의 가능성이라든지...
한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조어 중 하나가 '자빠링'인데요, 동계올림... 더 보기
읽다 보니 또 몇 가지가 떠오르는데, 여기서 더 길어지면 시간도 많이 뺏길 거 같고 푸른초원님한테도 또 답변의 부담이 생길 테니까 다음에 하기로 해요! 이담에 관련된 논제를 올려주시면 또 재미있게 읽고 생각해 볼게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사전 문제라든지, 서구어와 한국어의 합성 조어의 가능성이라든지...
한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조어 중 하나가 '자빠링'인데요, 동계올림... 더 보기
답글 잘 읽었어요. 사실 앞으로 천천히 이야기해도 되는 건데, 준비 없이 느슨하게 제기된 문제들에 성의있게 답해 주셔서 감사해요.
읽다 보니 또 몇 가지가 떠오르는데, 여기서 더 길어지면 시간도 많이 뺏길 거 같고 푸른초원님한테도 또 답변의 부담이 생길 테니까 다음에 하기로 해요! 이담에 관련된 논제를 올려주시면 또 재미있게 읽고 생각해 볼게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사전 문제라든지, 서구어와 한국어의 합성 조어의 가능성이라든지...
한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조어 중 하나가 '자빠링'인데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코너링을 하다가 선수들이 종종 나자빠지는 일이 있잖아요. 그때 어느 사이트 댓글에서 자빠링이란 단어를 처음 봤어요. 그 뒤에 보니 자전거 동호회 같은 데서도 곧잘 쓰이는 단어더군요. '자빠지다'라는 동사를 '자빠짐' '자빠지기' 대신 영어식 동명사 형태로 만들어서 명사의 쓰임을 확장한 것인데, 레슬링, 트롤링, 커플링 같이 한국어 화자에게 직관적으로 감지될 수 있는 의미의 그물망이 이미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보니 딱히 설명 없이도 금방 알아먹겠더군요. 이 피진어 같은 '-링'이 한국어-서구어 조어에서 어떤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영어 문법을 초딩부터 배우는 한국인들에게 영어는 이미 유의미한 '생각의 도구'가 되어 있을 거라는 느낌은 가지고 있어요.
댓글이 제자리에 더 이상 달리지 않아 계층위반(?)을 했어용..
읽다 보니 또 몇 가지가 떠오르는데, 여기서 더 길어지면 시간도 많이 뺏길 거 같고 푸른초원님한테도 또 답변의 부담이 생길 테니까 다음에 하기로 해요! 이담에 관련된 논제를 올려주시면 또 재미있게 읽고 생각해 볼게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사전 문제라든지, 서구어와 한국어의 합성 조어의 가능성이라든지...
한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제가 흥미롭게 봤던 조어 중 하나가 '자빠링'인데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코너링을 하다가 선수들이 종종 나자빠지는 일이 있잖아요. 그때 어느 사이트 댓글에서 자빠링이란 단어를 처음 봤어요. 그 뒤에 보니 자전거 동호회 같은 데서도 곧잘 쓰이는 단어더군요. '자빠지다'라는 동사를 '자빠짐' '자빠지기' 대신 영어식 동명사 형태로 만들어서 명사의 쓰임을 확장한 것인데, 레슬링, 트롤링, 커플링 같이 한국어 화자에게 직관적으로 감지될 수 있는 의미의 그물망이 이미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보니 딱히 설명 없이도 금방 알아먹겠더군요. 이 피진어 같은 '-링'이 한국어-서구어 조어에서 어떤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영어 문법을 초딩부터 배우는 한국인들에게 영어는 이미 유의미한 '생각의 도구'가 되어 있을 거라는 느낌은 가지고 있어요.
댓글이 제자리에 더 이상 달리지 않아 계층위반(?)을 했어용..
사실 제가 엄청 민족주의자라든지는 아니라서, '자빠링' 같은 조어가 흥미진진하네요. 뭐 조세호 같은 '프로참견러'라든지 등등 많은데, 사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화자의 직관에 그 용어의 의미가 잘 전달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겠죠. 오히려 영어와의 합성어가 한자어보다 더 나아질 수도.. 그래도 웬만하면 순우리말이나 한자어를 적당히 잘 만들어서 잘 썼으면 좋겠네요. 위에 말씀드린 이유들 때문에 그것들이 더 나을 때가 많거든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등등은.. 제가 아는 영역 밖이라서, Moira님께서 글을 올려주시길 바랄게요!
국립국어원의 문제라든지 등등은.. 제가 아는 영역 밖이라서, Moira님께서 글을 올려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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