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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3/05 19:52:23
Name   私律
Subject   징병제의 침략전쟁 방지기능?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무도 생각치 못한 길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당하지 않으려면 찬찬히 뜯어보고 꼼꼼히 곱씹어봐야 겠죠.

- UAV가 생각만큼 활약을 못한 것 같습니다만, 앞으로 다가올 전쟁에서 UAV가 덜 쓰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공비행을 하든 스텔스를 하든...
- 대전차 미사일은 거의 스타가 되었죠?
- 전차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무인전차가 유인전차를 대신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냥 제가 해본 뻘 생각들인데... 아마 군사분야 전문가들이 열심히 연구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옛날부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ㅡ모병제/징병제 논의 중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는ㅡ 징병제의 가장 강력한 장점 가운데 하나는, 침략전쟁의 방지가 아닐까?
예전에 이라크 전(쿠웨이트를 침공했던 걸프전 말고)을 보면서, 만약 미국이 징병제 국가였다면, 전쟁이 일어났을까 생각했거든요.
그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베트남전 당시 반전운동이 정말 컸다죠. 만약 징병제가 아니었어도 베트남전 당시 반전운동이 그렇게 크게 일어났고, 그 정도 정치적 의미를 가졌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투항과 사보타지를 전해 듣자니, 다시 이 생각이 듭니다.
모병제였어도 이 정도였을까?
그리고 푸틴도 정치적으로 내상을 크게 입었구나 싶습니다. 과연 징병제가 아니었어도 이럴까?

만약 징병제로 군에 간 러시아 인들이 우크라이나 침략이 아니라 '미 제국주의자들의 침공에 맞서 제2차 대조국 전쟁을 했다면' 어떠했을까? 지금보다 더 잘 싸웠겠죠.
하지만 침략전쟁이 되면? 때 되면 제대하는데 제대로 싸울 리가.
물론 직업군인도 침략전쟁을 좋아할 리는 없습니다만, 징집병과는 다르겠죠.
그리고 사회의 일부일 뿐인 직업군인층의 사상자와 사회 대다수인 일반인 남성들의 사상자: 숫자는 같을지라도 사회적 파장과 정치적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겠죠.
직업군인이 죽거나 다치면 그냥 안타까운 남의 이야기일 뿐이겠지만, 당장 내가 군에 가서 *될 수도 있고, 내 아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면?  

결국 침략전쟁에서는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군대, 사상자가 나오면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지는 군대.
이것이야 말로 침략전쟁에 대한 확실한 안전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직업군인의 숫자와 군에서의 역할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창칼들고 싸우던 시절도 갑사가 중요했다는데, 우린 듣도보도 못한 무기를 쓰는 요즘에야 말할 것도 없죠.
하지만 일반 국민이 군대에서 가지는 중요성도, 군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미까지 생각한다면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무슨 얘기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카테고리를 정치로 했습니다.
* 개인사정으로 댓글에 대한 답변은 내일 해드릴 것 같습니다.



1


    절름발이이리
    침략전쟁 방지는 자국보다 타국 입장에서 필요한거라
    그리 볼 수도 있습니다만, 당장 내가/내 아들이 끌려가는 것이라면 침략전쟁방지가 자국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해지죠.
    여우아빠
    근데 말씀하신 바는 징병제 보다도 민주주의인게 더 중요한 바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세계 1차대전의 참혹함 이후에 그것을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이라고 불렀던 적도 있으나 후 새드...
    민주주의라고 침략전쟁을 안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 짓밟아서 얻는게 크면, 민주건 독재건 생각이 크게 달라질까 싶네요.
    그런데 민주건 독재건, 나는 편안하게 집에 앉아서 찬성만 하면 되느냐, 내가/내아들이 목숨을 걸어야 하느냐는 완전히 논의를 바꿔버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남가주로켓연료
    징병제가 침략전쟁을 막는지는 모르겠지만 실패하게 만들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우왕좌왕하는 러시아 군도 그렇지만 2020년대의 한국군만 봐도 징병제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많거든요. 부적응자 및 복무기피자들이 엄청나게 많고 걔네들을 관리하는데 엄청난 자원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요새는 군에서도 꾸며내는지 아닌지 거르지 않고 최대한 빨리 내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전까지는 괜찮은 대여섯명을 데려다 불성실한 병사 한 명을 관리하는 꼴이라 사실 제대로 돌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군 의료체계만 해도 환자 아닌 환자들이... 더 보기
    징병제가 침략전쟁을 막는지는 모르겠지만 실패하게 만들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우왕좌왕하는 러시아 군도 그렇지만 2020년대의 한국군만 봐도 징병제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많거든요. 부적응자 및 복무기피자들이 엄청나게 많고 걔네들을 관리하는데 엄청난 자원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요새는 군에서도 꾸며내는지 아닌지 거르지 않고 최대한 빨리 내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전까지는 괜찮은 대여섯명을 데려다 불성실한 병사 한 명을 관리하는 꼴이라 사실 제대로 돌아가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군 의료체계만 해도 환자 아닌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뭐가 안 돌아가고 있죠.

    아무리 기깔나는 장비를 쓰고 시스템이 잘 되어있더라도 (그렇지도 않습니다만) 일선 병사들이 타국에서, 심지어 침략전쟁이라는 멍에를 쓰고 주어진 군사적 활동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리라고 봅니다.

    뭐 모병제 하면 아예 사람 자체가 없어서 방어전도 못하는거 아니냐! 고 물으시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만ㅋㅋㅋ 여성 징병도 솔직히 나도 갔으니 니네도 가야된다! 이런 차원의 주장이지 군대의 기능이나 역량을 고려해서 하는 주장은 아니니까요.
    실패할게 뻔히 보이면 아무래도 주저하게 되겠죠.
    다람쥐
    외인부대 하면 프랑스인데, 그런만큼 프랑스는 타국에 자국 부대를 파병하는 데 적극적인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로 "자국 군대에는 자국민이 별로 없어서"를 꼽기도 하더군요. 말씀하신것과 같은 이유가 확실히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 고맙습니다
    불타는밀밭
    제가 04년도 입대했을 때 배치된 대대에는 2중대가 없었습니다. 2중대는 통채로 이라크에 파병이 되었고 중대 단위로 파병 간 것은 전 군에서 단 두 경우 뿐이라고 대대 간부들은 자부하더군요. 전투부대였습니다. 장갑차 대대였으니까.

    제가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끝난 일이었지만, 당연히 부모님까지 동의해야 하는 파병동의서를 받아야 했었는데 대대 내에서 경쟁률이 엄청났고 떨어진 사람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일반병이면 단돈 한 푼 없이 전역하지만 이라크 파병 된 사람은 복무는 2년 똑같지만 파병수당 때문에 전역 시 몇 천 단... 더 보기
    제가 04년도 입대했을 때 배치된 대대에는 2중대가 없었습니다. 2중대는 통채로 이라크에 파병이 되었고 중대 단위로 파병 간 것은 전 군에서 단 두 경우 뿐이라고 대대 간부들은 자부하더군요. 전투부대였습니다. 장갑차 대대였으니까.

    제가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끝난 일이었지만, 당연히 부모님까지 동의해야 하는 파병동의서를 받아야 했었는데 대대 내에서 경쟁률이 엄청났고 떨어진 사람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일반병이면 단돈 한 푼 없이 전역하지만 이라크 파병 된 사람은 복무는 2년 똑같지만 파병수당 때문에 전역 시 몇 천 단위로 돈을 쥐고 나갈 수 있고 간부의 경우 이렇게 파병 선발 되면 진급 점수가 ++++++가 된다고....

    파병나갔던 2중대 사람들은 제가 전역 할 때 쯤 조금 씩 돌아와 한 두달 놀다가 전역하였습니다.

    파병 당시에는 이라크 상황이 어찌 될 줄 몰랐지만 어차피 2년 꼴아박아야 하고, 나라 안에서 군 생활 해봤자 X같은 건 마찬가지니 돈이라도 손에 쥐고 나갈 수 있다면 파병 가겠다!! 하는 쪽이 대세였던 거 같습니다.

    결국은 돈 문제인 거 같아요.
    그 비슷한 얘기는 저도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당시 파병나가서 위험할 거란 생각을 안해서 그랬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라크 전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긴 했습니다만, 우린 아니었지 싶거든요. 위험지역 파병이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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