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8/29 13:00:12
Name   눈부심
Subject   똥 도너
왠지 똥얘기를 자주 하는 것 같군요.

미국에선 건강한 똥이 돈이 되기도 합니다. 완벽한 똥이란 게 있대요. 실험실에서 109점짜리 점수를 따야만 건강하다고 인증받는 좋은 똥은 그 사람이 비만이어서도 안 되고, 마약류를 복용해서도 안 되고, 항생제를 복용해서도 안 되고, 문신을 해서도 안 되고, 위험한 질병이 있는 나라를 여행해서도 안 돼요. 똥기부자들 후보군에서 3%정도만 건강한 똥으로 낙찰받아 기부가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MIT의 연구보조원인 24살의 에릭은 건강한 똥을 누는 몇 안되는 소중한 사람들 중 한 사람입니다. 지난 두 달 반동안 실험실에 29번 똥을 기부했지요. 어찌나 드물게 귀한 똥이었던지 한 번 누고 가면 실험실에서 40불을 줍니다. 지금껏 대략 1000불 번..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사람똥도 귀할 때가 있군요.

사람의 장에는 많은 박테리아가 서식하는데 항생제를 복용하면 좋은 박테리아까지 죽어버려요. 이 때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이라는 독소가 생겨나서 경우에 따라 치명적이 될 수도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항생제 복용 후 생겨난 이 균으로 인해 매년 만 오천여명이 사망하고 50만여명이 앓는다고 합니다.  이 때 에릭의 똥과 같은 건강한 똥에서 좋은 박테리아를 추출해 치료제를 만들 수 있어요. 이걸 fecal transplant라고 한다는데 설마 똥이식은 아닐테고.. (정확하게는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대변 세균총 이식이라고 한답니다 크크). 이 치료제를 처방받으면 환자들의 90%가 낫는다고 합니다. 아주 훌륭한 약이군요. 약값이 무려 $375.

똥의 점성도 매우 중요해요. 너무 물러도 안 되고 너무 된똥도 안 됨. 가장 완벽한 똥은 쏘세지 같이 생겼는데 금이 쫙쫙 간 거래요. 쏘세지 모양인데 뱀처럼 미끈한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에릭이 쏟아낸 똥으로 지금껏 133병의 치료제를 완성, 냉장고에 잘 보관해 두었네요. 에릭은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전국의 환자를 돕기 위해 냉동실에 잘 보관된 내 똥을 구경하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기자가 물었습니다.

"돈 보고 눴나요?"

에릭은 전혀 그렇지 않노라 말합니다. 좋은 일에 쓰이는 거니 기쁘다고요.

똥을 기부하고 싶습니까? 일단 미국 보스톤에 살아야 하는데 좀 기둘려야 합니다. 이미 6000명이 기부의사를 밝힌 상태고 연구소에서는 일주일에 60명씩 인터뷰 중이거든요. 근데.. 차라리 MIT나 하버드에 입학하는 게 더 쉽다고 할 정도니 그냥 포기하는 것이...링크 가시면 동영상 있어요.

http://fox4kc.com/2015/08/27/man-with-almost-perfect-poop-donates-it-to-help-patients-with-c-diff-infection/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91 의료/건강항생제 이야기 25 모모스 15/09/24 15310 3
    1018 의료/건강모유를 먹은 신생아가 마약남용으로 사망하다니... 14 Beer Inside 15/09/17 8372 0
    1010 의료/건강몇명의 환자에게 같은 약을 주면 한명이 치료될까? 35 Beer Inside 15/09/16 7469 0
    962 의료/건강미국 의료비 60 눈부심 15/09/10 5715 0
    948 의료/건강태양=비만을 피하는 방법 19 마르코폴로 15/09/07 5850 0
    942 의료/건강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소아 갑상선암에 관련된 중간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29 레지엔 15/09/07 6672 2
    863 의료/건강똥 도너 20 눈부심 15/08/29 6396 2
    849 의료/건강커피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최신 지견 46 레지엔 15/08/26 8591 0
    809 의료/건강하기 싫은 이야기 16 세상의빛 15/08/18 6250 0
    740 의료/건강젊은 피를 수혈받으면 젊어질까. 32 눈부심 15/08/06 8334 0
    648 의료/건강의학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49 Beer Inside 15/07/24 8224 0
    640 의료/건강생명의 서(書) - 병원 임상 실습을 돌면서 느낀 점 29 삼공파일 15/07/24 7899 0
    587 의료/건강기억하지 못하는 놈에게 자비란 없다... 24 Neandertal 15/07/14 730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