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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1/06 21:13:35
Name   바코드
Subject   류현진은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할까?
모바일로 쓰는 글이기에 그림을 넣기 어려워 가독성이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끝났지만 류현진의 내년 시즌 문제는 큰 화두입니다. 덕분에 퀄리파잉 오퍼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류현진의 무브에 대한 희망사항이 넘쳐나고 있지요. 저도 이렇게 써봐야 일개의 의견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의 뇌피셜과 이것저것 조미료를 담아 글을 써보겠습니다.


1. 퀄리파잉 오퍼는?

이미 국내에 많은 기사가 있기 때문에 연봉이 1790만 달러인것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류현진이 오퍼를 거절하고 FA가 되었을 경우 다저스가 얻는 이익에 대한 것이 약간 설명이 난잡한데, 다른 걸 다 제쳐두고 다저스가 얻는 가장 큰 이익은 대략 75~90 순위의 드래프트 픽입니다. 옛날에는 이정도면 약간 김빠진 유망주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는데, 휴스턴의 탱킹 후 대성공을 보며 대부분의 팀이 드래프트를 달리 보기 시작했습니다. 거물을 모셔오는 것도 좋지만, 좋은 선수를 적은 연봉으로 오래 굴릴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류현진이 오퍼를 거절하기에 현재 제도는 그다지 유리하지 않습니다. 류현진과 계약할 구단은 저 픽의 가치를 잘 따져본 후 어떻게든 선수 연봉에서 깎으려들 것이 뻔하니까요.

단, 퀄리파잉 오퍼는 커리어에서 단 한 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수용하면 내년에는 자동으로 FA 자격을 얻습니다.


2. 본인과 다저스만 알고 있는 몸상태

야구선수가 자신의 몸상태를 명확히 밝히는 경우는 부상이 알려졌을 때 말고는 없습니다. 류현진의 몸값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도 이것입니다. 올해는 어깨 이슈가 없었지만, 내전근 부상으로 근 3달을 놀았기 때문에 어깨 부상 이후 한 시즌을 건강히 보낸 적이 없습니다. 최근에 200이닝 투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이 것은 류현진에게는 절대 좋은 스펙이 아닙니다. 200이닝을 맡고 싶은 것은 선수 뿐만이 아닙니다. 팀도 마찬가지죠. 체력이 부족하거나 아파서 못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 맞으니깐 200이닝을 맡길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200이닝은 굳이 건강 문제가 아니라도 선발투수라면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인데, 그걸 증명하기에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3. 그럼 이게 왜 의견이 나뉘는가?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몸상태일 겁니다. 아무도 몰라요. 박찬호야 FA당시 허리부상의 징조가 보였다고는 하지만 류현진은 너 괜찮니...? 할때 무렵 내전근 부상을 당해 어떻게 볼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수많은 뇌피셜이 떠돌고 있지요.

두번째 이유는 작년 FA 시장때문이었습니다. 대표적인게 작년 랜스 린, 마이크 무스타커스, 알렉스 콥이었습니다. 공통점은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나왔다가 FA 미아가 될 뻔했습니다. 알렉스 콥이야 그나마 잘 풀렸지만, 린과 무스타커스는 결국 많이 숙이고 각각 양키스, 밀워키와 계약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구직활동이 길어진 탓이었는지, 셋 다 올해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양키스와 필리스가 이미 총알을 빵빵히 준비해 놨다고 하지만, 그 큰손들이 류현진만 볼 지는 미지수입니다. 양심적으로 텍사스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4. 그럼 네 의견은 무엇인가?

저는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하는게 합리적이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프리드먼의 야구스타일에 잘 어울린다.
제가 프리드먼을 정말 싫어하는데, 그래도 투수 관리 수준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저스도 어느 구단 못지않은 부상병동이었음에도 혹사 논란이 없었습니다. 이닝 관리가 정말 철저했어요. 뎁스가 두터운 만큼 무리한 4일 휴식 대신 5일 이상 휴식을 섞어 등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팀입니다. 그래서 인저리 프론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기도 하죠. 지금 인저리 프론이라는 딱지가 붙은 류현진에게는 FA 재수를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몸상태를 가장 잘 아는 구단이라는 점은 덤이겠구요.

둘째, 연봉이 어쨌든 뻥튀기되었다.
올해 연봉이 783만불 정도 되었으니, 대충봐도 200% 이상 연봉이 상승되었습니다. 연봉은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가장 직관적인 척도 중 하나입니다. 간단하게 이정도 연봉 받는 선수를  짱박아놓고 안쓰는 구단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볼티모어의 크리스 데이비스가 역대급의 최악의 기록을 내도 계속 출전시킨게 고액연봉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잘하든 못하든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선발기회가 다저스에서는 보장이 됩니다.


일단은 이정도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 외에 여러가지가 머릿속에 맴도는데 일단은 이렇게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생각나는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3
  • 춫천


AGuyWithGlasses
사실 QO는 얻는 것보다 QO 거부한 선수를 데려가는 팀이 잃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머리아픈 -_-;;;

저도 류현진이 억셉 안하면 시장에서 꽤 피볼거라 생각은 합니다.
바코드
전 개인적으로 지금의 트렌드가 된 게 최초로 오퍼를 수용한 브렛 앤더슨의 공도 좀 있다고 보긴 하지만...ㅋㅋㅋㅋㅋ 선생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파란아게하
저도 받을 거 같음용
바코드
전 개인적으로 연봉때문에라도 남아야하는 입장입니다 ㅋㅋ
저 돈이면 로또 몇 번인지...
손금불산입
안받으면 큰일나죠. 다저스가 QO를 준 이유도 어쨌든 본인들은 돈이 많으니깐... 류현진이 또 드러눕는다고 해도 1년 짜리 계약이라 본인들에게야 큰 손해는 아닐것이다라는 판단을 한것 같고. 사실 이것같고 고민을 하네 마네 하는 것부터가 류현진 기량에 확신이 없기 때문 아닐지.
바코드
전 약간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1790만불이면 다저스의 입장에서도 큰 손해가 맞습니다 ㅋㅋㅋ 워낙 중계권 계약이 크고 아름다운데다가 구장수입도 커서 티가 안날 뿐이죠.
손금불산입
30m/3년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말씀하신대로 다저스의 재정상황은 크고 아름다우니... 저는 QO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이 듭니다. 망하면 페이롤 빨리 비우는거고 잘한다면 더 좋은거고 말이죠. 솔직히 저보고 다음 시즌에 10m이든 QO든 돈 값할 수 있냐 마냐에 돈걸라고 한다면 못한다에 걸것 같아요.
1
작년보다는 fa영입에 의욕적인 팀들도 많고 시장 상태가 많이 좋아보이긴해도 다저스만한 핏이 없는게 사실이죠.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해도 좋고 커쇼처럼 3년 수준의 중기 계약을 맺는것도 나쁘지않아보입니다. 리치 힐 수준의 계약은 충분히 줄수 있는 선수라 생각하는데 구단에선 과연 어떻게 생각할련지.
바코드
류현진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기간과 돈 둘 중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전자라면 협상을 하고 있겠고, 후자라면 뭐 걱정없이 감자탕 퍼먹고 있겠지요.
키티호크
객관적으로 현진이 성적이 깔끔하진 않아요. 애매~~
바코드
그렇죠. 그래서 뇌피셜이 난무하는 거구요 ㅋㅋㅋ
Danial Plainview
저는 사실 다저스가 왜 QO를 제시했는가를 납득을 잘 못하겠어서...
바코드
다저스는 류현진을 준수한 선발로 보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좀 애매하긴 하지만 실적이 없는 투수도 아니었구요.
AGuyWithGlasses
프리드먼 성향에 딱 맞는 투수거든요.
맥주만땅
3년 30m이면 아름다운 숫자이지만 천하의 보라스가 아름답게 끝내지는 않겠죠
바코드
우스갯소리로... 보라스는 카이클 접대하느라 바빠서 류현진에게 쿨하게 qo 받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ㅋㅋㅋㅋ
실제로 보라스는 카이클을 먼저 해결하고 류현진 계약을 다룬다고 하더군요.
삼성갤팔지금못씀
당연히 수용 한다고 보는게
지금 QO의 대안으로 나오는 조건들이
3년 31m 입니다.

결국 남은 2년간 13m (=31m-18m) 을 더 벌 자신이 류현진한테 있냐 없냐인데
류현진이 QO 포기하고 시장에 나오는 순간
시장 참여자들에게 2년 13m 을 더 벌 자신이 류현진에게 없다 (= 몸상태에 본인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그래서 결국 다저스에 남지 않겠는가... 점쳐봅니다.
바코드
선생님 주장에 동의합니다.
다만 QO를 거절하고 계약한 이후로는 류현진의 몫이 더 크다고 봐요. 간단하게 3년 뒤에도 잘던지면 류현진의 가치는 더 올라가니까요.
삼성갤팔지금못씀
류현진은 내년 시즌 끝나도 서른둘입니다.
내년에 200이닝과 함께 준수한 성적을 내면 내년 기준으로도 3년 54는 깔고 갈겁니다.
올해만큼 한다면?
그래도 연간 15m은 기대 가능합니다.
그것만해도 30m이죠.

요즘 서른 다섯까지는 무난히 선수생활 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특별한 이유 없으면 QO 받는게 금전적으로 이득입니다.
공부맨
현진 선수가 배짱 마인드라...
첨에 la와 계약할때도 데드라인 아슬아슬하게 좋은계약 따낸거보면 변수가 있지않을까 싶어요
바코드
조금 상황이 다른게 당시엔 네드 콜레티라는 호구가 앉아있어서(...)
거절하기에는 호재꺼리보다 악재꺼리가 더 많은지라.. 받긴 받아야죠.
바코드
물론 팬들이 못보는 호재를 류현진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예상이 틀려도 그러려니 해야죠 ㅋㅋㅋ
김치찌개
예상대로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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