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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12/03 00:50:11 |
Name | 二ッキョウ니쿄 |
Subject | 누가 날 가짜 여성으로 규정하는가 |
http://omn.kr/opst 읽을만한 맥락의 기사라고 생각해서 가져와봅니다. 리버럴이나 지식인에게 필요한 태도가 그대로 글에 담긴.... 약간 세부적으로 동의가어렵달까 논의해보고싶은점이 있지만 대체로 적절한수준의 비유가 있는 기사가아닐지..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뉴스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12-03 17:17) * 관리사유 : 뉴스 게시판은 화이트리스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화이트리스트 외의 기사들은 티타임 게시판으로 이동하거나 삭제처리합니다. 관련 규정은 (https://kongcha.net/?b=8&n=116)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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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그들은 늘 답을 미리 정해두죠. 다면 가운데 오직 한 면만을 보는 연역적 사고의 단순성에 매몰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을 우리가 '지식인'이라 부를 수 있는 걸까 싶습니다. 지식인이라는 수사가 너무 흔하고 후해요.
이 역시도 일면적으로 볼 것은 아니겠지요. 사실 아카데미나 운동 그룹에 속한 소위 '교양인-여성'들이 여성주의에 대해 억압감을 느낀 것은 꽤 유서도 깊고 범위도 넓지요. 이것은 이들의 계층적인 속성과 관계가 있는데, 교양인들은 특성상 아카데미 그룹 내에서의 학적 평판과 품위를 중시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최악의 사태는 반인문적이라고 낙인 찍히는 것, 곧 학술적으로 무식하고 비윤리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지요. 이것은 이들이 학술적 세련됨과 윤리적 자격에 민감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때문에 여성주의가 지성인의 교양 내지 윤리적 지... 더 보기
이 역시도 일면적으로 볼 것은 아니겠지요. 사실 아카데미나 운동 그룹에 속한 소위 '교양인-여성'들이 여성주의에 대해 억압감을 느낀 것은 꽤 유서도 깊고 범위도 넓지요. 이것은 이들의 계층적인 속성과 관계가 있는데, 교양인들은 특성상 아카데미 그룹 내에서의 학적 평판과 품위를 중시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최악의 사태는 반인문적이라고 낙인 찍히는 것, 곧 학술적으로 무식하고 비윤리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지요. 이것은 이들이 학술적 세련됨과 윤리적 자격에 민감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때문에 여성주의가 지성인의 교양 내지 윤리적 지향점이라는 것이 당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여성주의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으며, 특히 성폭력이 걸린 사안이면 이견을 표하기 어렵죠. 반성폭력의 칼끝은 성별을 가리지 않아서, 남성일 경우 물론 '한남' 소리를 듣겠습니다만 여성이라고 면죄부가 주어지지 않으니까요. 자칫하다가는 여성, 그리고 교양인으로서 자각과 의식이 없는 무비판적인 '백치'로 낙인 찍힐 위험이 있는 것이죠. 특정 사안에 대한 여성 담론의 방향성에 반대의사를 표하는 순간,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네가 성차별과 성폭력이 낳는 해악과 고통에 남들만큼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너는 교양인-여성으로서 자각이 없으며, 고로 이 건에 대해서 말할 자격이 없다'라는 우물에 독타기 식의 추궁을 받고 죄의식을 강요 받게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차라리 교양인-남성이라면 손쉬운 해결책이 있습니다. 남성은 여성의 경험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기에 이를 고백하고 자신의 한계를 전시하는 것은 전혀 체면 깎일 일도 아니고, 되려 여성주의자로서 자신을 자리매김 하는 데에 유리합니다. 그런 식으로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야훼를 영접한 바울이 되는 것이고, 여성주의라는 '패션'을 과시할 수 있게 되지요. 하지만 교양인-여성은 이런 선택지를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경험에 대해 무지하다고 선고받는 것, 나아가 여성으로서의 의식이 부족하기에 여성주의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다고 강압당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니까요. 게다가 여성주의 자체가 다종다양하여 서로 각기 다른 입장을 주장하는 터라,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손가락질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어려움까지 더해집니다. 잘못 말을 뱉었다가는 특정 그룹의 비위를 맞출 수는 있어도 다른 그룹의 비위를 거스를 수 있는 것이죠. 마치 이솝이야기에서 나귀를 장터에 끌고 가는 부자가 온갖 고나리를 당했듯이 말입니다. 이러한 제반 사정 하에서 교양계층의 여성들은 스스로 강하게 자기검열을 하게 되며, 그 결과 침묵을 지키고 눈치를 살피며 전체 흐름에 끌려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다만 2015년 이후 달라진 점이 존재합니다. 이전까지의 여성운동은 식자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즉 여성운동을 이끄는 이들이나 그 흐름에서 비껴나 아웃사이더로 겉도는 이들이나 학적 동지의식이 있었죠.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고 있는 사이이고, 빈축을 사고 싶진 않죠. 또한 위에서 말했듯 이 계층에 속한 이들은 평판과 품위를 중시하기에, 갈등을 전면화 하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지식인들이 공유하는 교양에 가까운 것이었죠. 심지어 여성주의를 경멸하는 이들조차도 공개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발화를 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을 정도니까요. 중심에 있는 축들은 이런 식의 여성주의의 지적 공유에 만족했고, 주변에 있던 이들은 그 권위에 순종하는 대신 그 범위 내에서는 자유로이 의견을 표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지요. 상호 간의 지적 연대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요. 그에 반해 현재 온라인 여성주의는 '영어덜트' 대중 여성들에 의해 촉발되고 진행되고 있지요. 즉 '뉴비'입니다. 뉴비라고 무조건 지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확률적으로 어중이 떠중이가 상당히 섞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요. TERF들로 인해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갈라지는 과정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고요. 교양인-여성들의 눈에 이들은 동의할(혹은 복종할) 만한 학적/윤리적 권위를 갖고 있지 못한, 천둥벌거숭이들에 불과하죠. 대면하기조차 싫은 불가촉 천민들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론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커져가는 반면 침묵에 잠긴 자신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하며, 무지렁이 팔푼이들이 상전행세를 하는 꼴을 지켜보아야만 하죠. 안 그러면 이 철부지들에게 '흉자'라고 린치를 당할 텐데, 이것은 지극히 굴욕적인 일입니다. 자연히 말문이 더욱 막히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해방 전 조선공산당에서 독립운동하던 인사들이 625 이후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다 줄타기 잘해서 갑산파 연줄 얻은 무지렁이에게 부르주아 사상에 물들었다고 고발당하는 격이죠. 좀 더 구도가 잘 맞는 예라면 문화대혁명이 있고요. 대장정의 주역이 자신들의 치기어린 일탈심과 반발심을 조반유리무새질로 뒤덮는 무지렁이 급식충들에게 조리돌림을 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말을 아끼는 이유는 이 뿐만은 아닙니다. 여성주의 비판은 내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영향을 끼칩니다. 자신이 내부자로서 여성주의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재고를 요청한다 한들, 외부자들은 자신을 '패권주의자들에 맞서 양성의 조화를 강변하는 [개념녀]'로 라벨링하고 '내부자에게조차 동조를 얻지 못하는 페미 파쇼들'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할 테니까요. (제대로 정신 박힌 이라면) 이는 교양인으로서 지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조소를 당한다든가 흉자 명자 소리를 급식충들에게 듣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불쾌와 자괴를 느낄 일입니다. 반여성주의 그룹 - 뉴비들과 수준이 별로 다를 것도 없는 - 들의 자아도취와 재귀적 승인에 자신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셈이니까요. 이것은 이국종 씨가 자신의 헌신을 이용하여 여타 의사들을 돈벌레들라고 깔아뭉개는 대중들에 대해 취하는 경멸감과 궤가 같은 것이죠.
다만 2015년 이후 달라진 점이 존재합니다. 이전까지의 여성운동은 식자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즉 여성운동을 이끄는 이들이나 그 흐름에서 비껴나 아웃사이더로 겉도는 이들이나 학적 동지의식이 있었죠.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고 있는 사이이고, 빈축을 사고 싶진 않죠. 또한 위에서 말했듯 이 계층에 속한 이들은 평판과 품위를 중시하기에, 갈등을 전면화 하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지식인들이 공유하는 교양에 가까운 것이었죠. 심지어 여성주의를 경멸하는 이들조차도 공개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발화를 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을 정도니까요. 중심에 있는 축들은 이런 식의 여성주의의 지적 공유에 만족했고, 주변에 있던 이들은 그 권위에 순종하는 대신 그 범위 내에서는 자유로이 의견을 표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지요. 상호 간의 지적 연대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요. 그에 반해 현재 온라인 여성주의는 '영어덜트' 대중 여성들에 의해 촉발되고 진행되고 있지요. 즉 '뉴비'입니다. 뉴비라고 무조건 지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확률적으로 어중이 떠중이가 상당히 섞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요. TERF들로 인해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갈라지는 과정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고요. 교양인-여성들의 눈에 이들은 동의할(혹은 복종할) 만한 학적/윤리적 권위를 갖고 있지 못한, 천둥벌거숭이들에 불과하죠. 대면하기조차 싫은 불가촉 천민들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론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커져가는 반면 침묵에 잠긴 자신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하며, 무지렁이 팔푼이들이 상전행세를 하는 꼴을 지켜보아야만 하죠. 안 그러면 이 철부지들에게 '흉자'라고 린치를 당할 텐데, 이것은 지극히 굴욕적인 일입니다. 자연히 말문이 더욱 막히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해방 전 조선공산당에서 독립운동하던 인사들이 625 이후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다 줄타기 잘해서 갑산파 연줄 얻은 무지렁이에게 부르주아 사상에 물들었다고 고발당하는 격이죠. 좀 더 구도가 잘 맞는 예라면 문화대혁명이 있고요. 대장정의 주역이 자신들의 치기어린 일탈심과 반발심을 조반유리무새질로 뒤덮는 무지렁이 급식충들에게 조리돌림을 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말을 아끼는 이유는 이 뿐만은 아닙니다. 여성주의 비판은 내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영향을 끼칩니다. 자신이 내부자로서 여성주의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재고를 요청한다 한들, 외부자들은 자신을 '패권주의자들에 맞서 양성의 조화를 강변하는 [개념녀]'로 라벨링하고 '내부자에게조차 동조를 얻지 못하는 페미 파쇼들'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할 테니까요. (제대로 정신 박힌 이라면) 이는 교양인으로서 지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조소를 당한다든가 흉자 명자 소리를 급식충들에게 듣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불쾌와 자괴를 느낄 일입니다. 반여성주의 그룹 - 뉴비들과 수준이 별로 다를 것도 없는 - 들의 자아도취와 재귀적 승인에 자신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셈이니까요. 이것은 이국종 씨가 자신의 헌신을 이용하여 여타 의사들을 돈벌레들라고 깔아뭉개는 대중들에 대해 취하는 경멸감과 궤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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