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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18 07:48:10
Name   뤼야
Subject   사사키 아타루 [야전과 영원]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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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상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평가이며, 철학자, 두 세권의 소설을 펴낸 작가이자 힙합퍼(!!!)이기도 한 사사키 아타루(1973년생)의 책 [야전과 영원-푸코, 라캉, 르쟝드르]가 어제 출간되었습니다. 출간일은 어제인데 오프라인 서점에는 아직 풀리지 않았더군요. 종로근처 대형서점을 다 뒤졌는데 아직 매대에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이미 출간되어 조용한 파문을 일으켰던 그의 전작 [잘라라 기도하는 두 손을][이 치열한 무력을]은 그의 핵심적인 사상이 담긴 [야전과 영원]의 강연, 기고, 대담집이지요. 철학분야의 신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의 전작이 오랫동안 교보문고 철학분야의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라 있었던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이미 몇주전부터 온라인 서점에서는 출간일에 맞추어 예약판매에 들어갔는데, 그의 책을 기다려온 독자가 아주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이 책의 번역/출판은 출판사가 예고한 시점보다 거의 1년 이상 늦어진 듯 합니다.

그가 [잘라라 기도하는 두손을]에서 이야기하는 '문학, 읽는 것 그 1%의 혁명의 가능성'을 보자면 , '문학'과 '혁명'이라는 이 시대에는 더 이상 가깝게 여겨지지 않는 두 단어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 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수영과 김지하, 황지우를 다시 불러내자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럼 그가 주장하는 '읽어라, 책이 혁명의 씨앗이다'라는 말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무래도 여러분들은 문학이나 혁명이라는 말을 너무 적은 범위에서, 여러분의 작은 체구 속에 집어넣어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혁명을 보다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습니다."라고요. 책에서 그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 증명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문학도 지금보다 더 넓은 의미였습니다. 문학이라는 것은 단순히 예술작품을 위한 쾌락이나 즐거움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읽고 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8세기 유명한 철학자 존 로크, 데이비드 흄, 아이작 뉴턴 등은 그 시대에 문학자라고 불렸습니다. 다시 말해서 읽고 쓰는 것이 탁월한 사람들이었다는 말이지요. 뉴턴은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을 읽었고, 나아가 자연의 법칙을 만들었으며, 자연의 법칙을 쓰는 것이 아이작 뉴턴의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그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문학]입니다. 다시 말하면, 혁명의 본질은 폭력이 아니라, [텍스트의 변혁]이라는 것이죠.

무엇보다, [잘라라 기도하는 두 손을]을 읽는 일은 독자인 제게 아주 강렬한 동기를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사시키 아타루가 이야기하는 [문학]은 시대의 흐름(다소 패배적이고 순응적인 흐름)에 강력하게 역행하는 일이며, 이것은 독자인 개인에게 '혁명'이지요. 또한 이러한 패배적 흐름은 학계도 예외가 아니라서 그를 읽고 이해하는 일은 한국에 수입되어 많은 영향을 준 죠르쥬 아감벤과 가라타니 고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셈이 될 터입니다. 저는 작년에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를 읽었는데, 과문한 탓인지 인문학자 특유의 엄살과 화려한 동어반복을 빼고나면 별로 건질 것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가 책에서 수 차례 인용한 칼 슈미트를 읽을 걸 그랬습니다.

아래는 출판사의 책 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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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과 영원』 은 총 3개의 부와, 2009년 6월 추가된 ‘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자크 라캉, 대타자의 향락이라는 비신학」에서는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개념적 윤곽을 명확하고 간략하게 훑음으로써 라캉이 내놓은 개념의 난해함을 드러낸다. 제2부 「피에르 르장드르, 신화의 주방 냄새」에서는 ‘도그마 인류학’을 내세우며 언어와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한 피에르 르장드르를 통해 라캉의 세 가지 주요 개념을 비판하는 동시에 재정립한다. 끝으로 제3부 「미셸 푸코, 생존의 미학 너머에서」에서는 라캉 및 라캉학파의 관점, 정신분석과 사회학, 인류학의 축이 되는 관점을 근본 개념부터 비판하며 주체화의 구조를 밝히려한 푸코의 궤적을 재구성했다.


서문

제1부 자크 라캉, 대타자의 향락이라는 비신학

제1장 무엇을 위한 난해함인가
제1절 라캉학파에서 주체의 형성
제2절 개념의 혼성성과 불균질성
제3절 보로메오 매듭, 1974~1975년 판본


제2장 <거울>이라는 장치: 나르키소스에게 속삭이는 에코
제4절 거울 단계: <인판스>의 단절
제5절 “전체상”의 출현과 그 응결, “죽음의 필촉”
제6절 증오·질투·사취: “상상계의 막다른 골목”
제7절 “법의 일격”과 실정법
제8절 첫 번째 상징계: 파롤의 상징계, 약속의 상징계
제9절 베르붐, 로고스, 다발: 은밀한 전회, 두 번째 상징계로
제10절 두 번째 상징계: 기계의 상징계
제11절 부유하는 시니피앙, 유동하는 시니피에, 응시하는 환유
제12절 은유의 “광휘”
제13절 대타자라는 죽음의 메아리, 시니피앙의 연쇄 끝에
제14절 트레 위네르란 무엇인가
제15절 두 가지 동일화, 두 가지 변증법, 두 가지 죽음의 모습: 상상계와 상징계, 그 동요
제16절 <거울>이라는 장치
제17절 상상계와 상징계 사이, <의미>의 영역: 시의 섬광

제3장 향락의 레귤레이터: 팔루스와 대상 a
제18절 실재계란 무엇인가: 작은 소리, 삐걱거림
제19절 향락이란 무엇인가: 마리 알라코크의 삼킴
제20절 두 가지 팔루스의 향락, 기관과 왕의 지팡이: 향락의 레귤레이터 (1)
제21절 대상 a의 잉여 향락: 향락의 레귤레이터 (2)
제22절 향락의 레귤레이터, 그 너머로

제4장 여성의 향락, 대타자의 향락: 정신분석의 임계점
제23절 “다른” 향락
제24절 신의 사랑: 신비주의란 무엇이었나
제25절 글 쓰는 향락: 과감한 파탄, 라랑그
제26절 “성관계는 있다”: 개념·임신·투쟁
제27절 정신분석의 역사적 임계: “과도기의 형상”

괄호ㅡ표상과 시체: 하이데거 · 블랑쇼 · 긴츠부르그
제28절 죽음, 죽음, 죽음: 하이데거와 라캉, 죽음의 진리
제29절 죽음의 비-진리, <바깥>과 <밤>
제30절 시체·표상·인형

제2부 피에르 르장드르, 신화의 주방 냄새

제1장 “그들은 돌아온다. 칼을 쥐고”: 르장드르는 누구인가
제31절 <소격>의 인간, 르장드르

제2장 <거울>의 책략: 정치적 사랑과 “도그마”의 의미
제32절 르장드르의 정신분석 “비판”
제33절 <거울>의 몽타주: 텍스트·이미지·제3자
제34절 “거울을 지닌 신”, 그 광기
제35절 “도그마”의 의미: 몽타주로서의 엠블럼, <사회적 거울>

제3장 근거율과 분할 원리: “왜”라는 물음
제36절 근거율이란 무엇인가
제37절 근거율의 제조와 “준거”: “여기에 왜가 있다”
제38절 분할 원리: “하나라고 세기”와 “증거가 되는 텍스트”

제4장 계보 원리와 <아버지>: 누군가의 아이라는 것, 누군가의 부모라는 것
제39절 누군가의 아이라는 것, 누군가의 부모라는 것: 계보의 “수상함”
제40절 “초월하는 신화적 대상”으로서의 팔루스
제41절 아버지란 무엇인가: 법인으로서의 아버지, 유배의 아버지
제42절 “닮은 자”의 제조와 인과율의 상연: 텍스트·이미지·엠블럼
제43절 도박자로서의 심판자: 근친상간·살인·원리주의

제5장 세속화를 상대화한다: <중세 해석자 혁명>과 “국가의 기한”
제44절 의례·조련·텍스트: “더는 춤을 근본적인 정치적 조작 바깥에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제45절 <중세 해석자 혁명>이란 무엇인가: 텍스트의 “정보혁명”과 “국가”
제46절 세속화, 유럽의 “전략무기”
제47절 <국가>의 기한, 계보 권력의 행방
제48절 이슬람, 표상의 전쟁: 페티 벤슬라마의 방도
제49절 매니지먼트 원리주의와 국가의 종언: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
제50절 역사의 도박장: “트리보니아누스의 장소”와 제3자의 “돌연”
제51절 안트로포스의 <영겁>: 안트로포스와 후마니타스에 대해
제52절 신화의 주방 냄새

제3부 미셸 푸코, 생존의 미학 너머에서

제1장 “권력과 전략”
제53절 어느 비판

제2장 푸코의 “전회”: 「아티카 형무소에 대해」와 「진리와 재판 형태」
제54절 배제에서 생산으로, 규율 권력 쪽으로

제3장 규율 권력의 전략 (1): 『감시와 처벌』
제55절 세 가지 광경
제56절 신체형, 이는 주권의 의례다
제57절 개혁자들의 “기호 기술”
제58절 감옥의 탄생: 권력은 미세한 것에 깃든다
제59절 규율 권력의 네 가지 기법
제60절 규율은 의례가 아니다: 감시와 시선
제61절 규율은 법이 아니다: 규격화
제62절 가시성과 에크리튀르
제63절 일망 감시 방식: 그것은 의례가 아니다
제64절 감옥의 ‘성공’: 매춘, 마약, 암흑가
제65절 장치: 서어와 착종

제4장 규율 권력의 전략 (2): 『정신의학의 권력』과 『비정상인들』
제66절 규율적 정신의학: 그 아홉 가지 작전
제67절 비정상인과 위험인물의 출현
제68절 범죄자와 전제군주
제69절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괴물”: 푸코의 사회학·인류학 비판
제70절 ‘핵가족’, 그 우연한 창출: 자위 박멸 캠페인
제71절 투쟁의 울림소리: 베아스와 “오욕에 찌든 사람들의 삶”

제5장 전쟁·생명 권력·인종주의: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제72절 주권론 비판: 규율 권력은 “완전히 새롭고, 결코 호환 가능성이 없다”
제73절 자연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홉스 비판
제74절 반-역사가들, 전쟁의 담론
제75절 인종주의와 생명 정치
제76절 생명 권력의 폭주, 주권 권력의 폭주
제77절 나치스: 주권·규율·생명 정치
제78절 몇 가지 의문

제6장 섹슈얼리티와 “규율적 생명 정치”: 『앎의 의지』
제79절 성과 규격: 규율 권력과 생명 권력의 접합면
제80절 성은 억압받고 있지 않다. 그것은 선동당하고 있다
제81절 규율적 생명 정치와 “인구를 죽이는 것”: 푸코의 태도 변경

제7장 두 번째 전회: 통치성과 신자유주의, 이란혁명
제82절 푸코, 1978년 1월의 혼란
제83절 “통치성”이란 무엇인가
제84절 사목 권력과 ‘인도’를 위한 투쟁
제85절 국가이성: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 (1)
제86절 폴리스와 <행정>: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 (2)
제87절 통치성으로서의 자유주의
제88절 자유 속에 가두기. 날조된 자연
제89절 푸코의 신자유주의론: 통치 원리로서의 경쟁·조정된 자유
제90절 나치스 경제정책과 신자유주의
제91절 “당”의 통치성
제92절 미셸 푸코의 동요: 감시는 의례다
제93절 이 비판은 맞았을까
제94절 <정치적 영성>: 푸코의 이란혁명

제8장 생존의 미학 너머에서: 『주체의 해석학』 『쾌락의 활용』 『자기에의 배려』
제95절 “성 따위는 지겨워!”
제96절 “통치성” 개념의 은밀한 변경. 철학과 영성
제97절 자기에의 배려라는 통치성. 삶의 미학
제98절 “나는 고대 전체가 심각한 오류처럼 느껴집니다”
제99절 생존의 미학은 저항이나 혁명을 보증하지 않는다: 영성과 정신분석
제100절 “오늘도 다른 날들과 똑같은 하루. 다른 날들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하루”
: 미셸 푸코, 그 차질과 위대함

괄호ㅡ안스크립시옹의 불사: 『안티 오이디푸스』에 관한 주
제101절 안스크립시옹은 끝나지 않는다
결론을 대신해서ㅡ가시성과 언표 가능성, “주사위 던지기”
제102절 역사의 도박장, 통치성의 전장: 언표와 가시성
제103절 다이어그램, 장치, 몽타주
제104절 영원한 야전
보론ㅡ집요한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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