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5/21 17:28:39
Name   Omnic
File #1   icon_7.png (8.3 KB), Download : 1
Subject   러닝잡설(1) - 건강 때문에 뛰는게 아님ㅋㅋㅋ


일반적인 런린이를 넘어서 마라톤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달리기에 중독된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부인은 못하겠지만 슬슬 그 레벨로 넘어가는 중이고... 보통 이레벨쯤 오면 한달 마일리지가 150km을 넘어 200km을 향해가게되고, 그놈의 Sub-3(마라톤을 3시간 이내 완주하는 것)가 뭐라고 마일리지를 더 올리게 된다.

Sub-3 후기글이나 영상을 보면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게 하나 있다. 한달 마일리지 300km는 전부 다 넘는다는 것. 코치들도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이, 재능이 좀 있는 러너는 한달 300km대 마일리지로 서브3을 달성하고, 보통은 달마다 400km는 달려야 기량 유지가 된다는 것. 그런데 사실 400km 달리면 누구나 서브3을 달성하는게 아니다. 서브3 달성한 사람이 400km 이상을 달리는 거지. 정말 거지같은 달리기.

사실 일반인은 한달 100km 채우기도 쉽지 않다. 나도 작년까지는 120km면 많이 뛰는 거였다. 등산 월 3회정도 주말에 하면 100km도 진짜 간신히 했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달 200km를 넘겨봤는데 이쯤되면 진짜 인생에서 일하고 밥먹고 자고 쉬는거 외엔 대부분을 달리기에 갈아넣는 거다. 이보다 더 하려면 대부분도 아니고 '전부'를 달리기에 갈아넣어야 가능해진다.

조금이라도 달리기를 해본 사람이면 이 수치가 얼마나 막장인지 감이 올 것이다. 아니 달리기를 안 해보더라도 물을 것이다. 그러면 몸이 남아나냐고. 무릎 괜찮냐고. 괜찮을까? 아니다. 솔직히 월 100km, 한번에 최대 10km정도가 건강해지는 운동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한다. 의사들 이야기도 달리기 정도의 유산소운동은 주 3시간까지가 건강에 도움되고, 그 위로는 면역력 등 증진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달 150km를 넘어가면 빈말로라도 건강해지려고 뛰는 게 아니다. 이쯤되면 뛰려고 건강을 유지해야하는 수준인 것.

그럼에도 다들 달린다. 중독인 건 확실하다. 좀 심각해지면 신스프린트 정도는 참고 달리고, 아파도 약먹고 달리고, 병원에서 회복기간 3주 주면 2주 뒤부터 달리는 종족들인 것이다. 물론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이고, 당연히 아프면 병원을 가고 쉬어야 한다. 나도 최소 '달리면서' 아픈 적은 아직 없고, 지금까지는 그게 자랑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야기하고 싶은건 그런 게 아니라, 도대체 그렇게 몸을 갈아가면서까지 왜 다들 그렇게 달리는지, 고통을 즐기면서 받아가며 달리는지에 대한 것이다.

확실한건, 마라톤쯤 오면 다들 달리기에 미쳐 있는건 틀림없다. 월 100km대 마일리지면 평소에 단련을 해놓은 사람이 아니면 마라톤을 5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이상 마일리지에 월 1회씩 30km급 장거리 훈련이 되어있어야 시간 내 완주가 가능한 게 보통이니까. 1년에 Sub-4를 달성하는 사람이 5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마라톤은 달리기에 진심으로 미쳐야 할 수 있는 것이다. 10km, 하프는 몰라도(사실 하프도 불가능하다 생각) 풀은 자신을 속여서는 절대로 달성할 수 없다. 그런 꾸밈없는 매력이 다들 런에 자신을 갈아넣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데, 다음 번 글에서 조금 더 달리기의 매력을 자세히 풀어볼까 싶다. 아직까지 나도 생각이 정리가 덜 된 부분이라..


*Sub-3는 롤로 치면 챌린저와 비슷한 것이다(실제 비율만 따지면 마스터 정도로 추정). 인생에 한 번만 기록해도 훈장임.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평가받는 동아마라톤의 경우 Sub-3 달성하면 명전에 올려주고(기한은 평생) 트로피도 준다.
**런갤콘은 수많은 러너들의 경험담을 제대로 담아낸 물건이 틀림없다. 버릴 게 하나도 없음ㅋㅋㅋ



4
  • 러닝 재미있는데 왜 안뛰지?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932 6
14750 과학/기술볼만한 유튜브 교육 채널 여름에가입함 24/06/17 397 0
14749 경제요즘 부동산 분위기에 대한 잡썰 13 + Leeka 24/06/17 860 0
14748 음악[팝송] 프렙 새 앨범 "The Programme" 김치찌개 24/06/17 72 0
14747 일상/생각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sisyphus 24/06/17 241 2
14746 사회한국 청년들이 과거에 비해, 그리고 타 선진국에 비해 미래를 낙관한다? 11 카르스 24/06/16 903 0
14745 게임스타여캠단신) 우끼끼즈의 테란 에이스 3 알료사 24/06/16 303 6
14744 오프모임[마감]다음주 수요일(19일) 19시 영등포구청역 근방에서 고기 드실분!!! 41 + 비오는압구정 24/06/15 740 1
14743 오프모임[종료] 기분 좋은 얘기만 하기 음벙 10 골든햄스 24/06/14 576 0
14742 일상/생각 3 하얀 24/06/13 473 24
14741 방송/연예SM, '매출 10% 못 주겠다'는 첸백시에 계약 이행 소송 4 도르맘무 24/06/13 850 0
14740 일상/생각보고 들은 주취자 응급실 난동 5 방사능홍차 24/06/12 639 0
14739 생활체육러닝잡설(2) - 달리기가 가지는 매력 5 Omnic 24/06/12 423 5
14738 의료/건강응급실 이용 경험 인터뷰 연구 참여자 모집하고자 합니다. 13 saint 24/06/11 754 0
14737 IT/컴퓨터애플의 쓸대없는 고집에서 시작된 아이패드 계산기 업데이트 8 Leeka 24/06/11 899 0
14736 사회장애학 시리즈 (4) -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가르친다는 것 2 소요 24/06/11 461 5
14735 일상/생각악몽 1 Xeri 24/06/11 271 4
14734 IT/컴퓨터인공지능과 개발자 12 제그리드 24/06/10 778 5
14733 게임스파 6 캐릭터 선택 가이드 - 모던 캐릭터 11개 플레이해본 경험을 중심으로 7 kaestro 24/06/10 278 2
14732 의료/건강신체(근골격) 밸런스, 발목에 대하여 5 블리츠 24/06/07 772 0
14731 음악[팝송] 알렉 벤자민 새 앨범 "12 Notes" 김치찌개 24/06/07 151 0
14730 일상/생각구직을 마무리하며 - 많은 분들에게 감사했던 시간 16 kaestro 24/06/06 759 12
14729 사회한국 징병제의 미스테리 19 카르스 24/06/06 1265 4
14728 경제상속세율이 실제로는 꽤 높은 한국, 해외는 왜 내려갔나.. 32 Leeka 24/06/05 1716 0
14727 경제규모의 경제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것 (feat 스벅, 애플) 8 Leeka 24/06/05 99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