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1/16 21:01:44
Name   私律
Subject   마늘
종종 가는 국밥집이 있습니다.
순대 한 접시와 국밥을 주시는데, 마늘도 조금 주십니다.
저는 이상하게 생마늘이 땡기거든요. 그래서 마늘을 많이 주십사했더니,  소금장 종지에 반통 좀 못되게 담아주십니다. 다 먹었죠.
마늘을 반통쯤 먹으니,  뭔지 모르지만 몸에 부족했던 게 가득 채워진 기분입니다. 입안에 도는 마늘 냄새가 뿌듯합니다.

어느 분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분이 몽골에 갔더니, 어느 곳에 들판 가득 쑥과 마늘이 있더랍니다. 그걸 보고 '아 단군신화가 참말이었구나! 우리가 여기서 왔구나' 싶더랍니다. 생각해보니 그럴 듯 해요. 우리 조상들이 북에서 왔다쟎습니까.
뭐 단군신화의 마늘이 마늘이 아니라 달래라는 분도 계신데 그것까진 제가 가방끈이 짧아서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듭니다.
혹독한 겨울, 남은 먹을 거리는 쑥과 마늘 뿐인 동굴에서 버티던 조상님들- 결국 견디다 못하고, 범이란 이름을 쓰던 사람을 따르는 식구들은 어딘가로 가버린 게 아닐까. 곰을 이름으로 쓰던 사람을 따르는 식구들은 남고. 그들이 남으로 내려와서 이 곳에 터전을 잡았고 신화로 남긴 게 아닐까.....
그냥 해본 생각입니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400 일상/생각계속 새로운 물로 갈아주어야 해요. 9 Mariage Frères 21/02/07 3846 4
    11399 일상/생각어떤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 3 머랭 21/02/06 4399 15
    11398 일상/생각나도 누군가에겐 금수저였구나 14 私律 21/02/06 4684 60
    11396 일상/생각후레자식. 3 Schweigen 21/02/06 4328 12
    11386 일상/생각2021년 날 불안하게 하는 것 3 Thursday 21/01/31 3985 10
    11367 일상/생각주인양반 육개장 하나만 시켜주소. 9 Schweigen 21/01/24 4584 36
    11361 일상/생각내가 맥주를 마실 때 웬만하면 지키려고 노력하는 수칙 46 캡틴아메리카 21/01/21 5313 23
    11357 일상/생각자기연민에 대하여.. 2 하얀모래 21/01/21 2819 1
    11356 일상/생각34살, 그 하루를 기억하며 7 사이시옷 21/01/21 3842 27
    11354 일상/생각오뎅탕에 소주 한잔 하고싶다.. 5 v.serum 21/01/20 3733 4
    11353 일상/생각술도 못먹고.. 2 켈로그김 21/01/19 3448 6
    11350 일상/생각지난 여행 몬트리올 공항에서 (feat. 신입사원) 9 하얀모래 21/01/18 3548 1
    11344 일상/생각마늘 4 私律 21/01/16 3842 3
    11343 일상/생각즐거운 1/N 5 가이브러시 21/01/16 3003 3
    11342 일상/생각졸업앨범 따위 필요없어 22 Cascade 21/01/16 3907 13
    11341 일상/생각눈 가리고 아웅아웅 1 사이시옷 21/01/15 3819 7
    11332 일상/생각홍차넷을 소개하는 글 8 Dookong 21/01/10 4958 3
    11324 일상/생각지금 이대로도 완전할까 7 right 21/01/07 4153 8
    11322 일상/생각단칸방 라이프 32 꿀래디에이터 21/01/05 5391 6
    11321 일상/생각자다 말고 일어나 쓰는 이야기 7 Schweigen 21/01/05 4301 23
    11303 일상/생각열아홉, 그리고 스물셋 14 우리온 21/01/01 3991 37
    11299 일상/생각올해의 마지막날을 호스피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15 bullfrog 20/12/31 4155 24
    11298 일상/생각한 예비대학원생의 2020년 결산. 14 샨르우르파 20/12/31 4097 14
    11279 일상/생각온라인 쇼핑세를 도입해야하는거 아닐까? 65 과객A 20/12/26 4541 1
    11276 일상/생각어느 택배 노동자의 한탄 11 토비 20/12/26 4089 3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