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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2/23 21:37:57
Name   hoj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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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식근론'에 대한 단상, 한국은 독립국이 맞는가?



1. "뉴라이트의 봉기"와 촛불의 진압 !

식민지근대화론, 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교과서포럼의 '이영훈 교수' 위안부발언으로 유명한 입니다.
낙성대 경제연구소 출신이기도 하고, 서울대의 전설적인 좌파 교수인 안병직 교수들의 제자그룹이기도 하죠
이영훈 교수를 필두로한 70학번 초반대인 경제사 전공자들은 2000년에 접어들면서 그야말로 "혁혁한" 활동에 나서게 됩니다
"조선후기엔 자본주의 '맹아' 같은거 없었다, 조선은 그냥 미개한 썪어빠진 사회, 일제가 없었으면 근대화 불가능, 위안부는 일종의 직업작부..."
머, 멘트 하나하나들이 주옥 같아서  여기에 다 쓰긴 좀 멋하지만
결국 이들의 이론을 중심으로 2005년 무렵에 탄생한 일명 "뉴라이트" 세력은
2007년 실제로 MB-503 라인을 통해 10년 가까이 정권의 "지배 이데올로그" 노릇을 했었랬습니다
외교노선도 바꾸는 건 기본이고, 교과서도 새로 준비하고, 핵심 요직들도 대부분 장악하고,

뉴라이트 분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식민지 수혜론자"가 아니라 "식민지 근대화론자"일 뿐, 이라고 강변을 합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는 일본과 친한 게 최선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도대체  근대론화론과 수혜론에 무슨 차이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외교적으로 대한민국 정치권을 분류한다면, 실제로
아마도 바미당은 친미에 가깝고, 자유당은 친일에 가깝다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긴 합니다

실제, 503 정부 막바지에 일본과 대폭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게 되죠
한일군사정보협정 -> 위안부 합의 > 개성공단 폐쇄 > 사드 협정
아름다운 4연타 크리였죠,
이런 친일정 정책이 국민의 역린을 자극해 사실상 정권이 막을 내리는 데 기여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그사이 해외로 퍼진 "식민지 근대화론"

갑자기 왜 뜬금없는 "식민지 근대화론 (Colonial Modernization Theory) 얘기냐면,
평창 올림픽의 서막을 알린 개막식에서, 주관방송사인 NBC가 정말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이런 올림픽을 연) 한국인들은 (결국) 일본에게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란 주옥과 같은 발언을...
끔찍했던 순간이 계속 제 머릿속에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왜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데 일본에 고마워해야 하지? 거참 ! 
정확한 멘트도 이젠 잊었고, 그 타임지 기자 출신이자 일본의 '원아시아 재단'으로부터 돈도 받으며
스타벅스 이사도 하고 있다는 방송인-아시아 컨설턴트의 이름도 있었지만,

아, 정말 정신이 아득해지는 쌍욕 나오는 수준의 발언이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식민지 수혜론'이 한반도나 일본의 뉴라이트세력이 아니라 미국의 멀쩡한 지식인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1차 충격이었고,
그것도 인구가 5200만 명이 넘고, 대략 기록된 역사만 2200년 이상, 전 세계 경제순위가 11위, 무역 순위 6위,
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른 나라에 대고,
그것도 "아시아 전문가"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만한 수준의 멘트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서 더 크게 놀랐습니다.

정말로 황당한 발언 아닌가요?
아직도 미국이나 서양에서는 "남한"이라는 나라가 1945년에 만들어진 불과 70년 된 어린 아이로 본다는 얘기죠,
그리고 미국이 한국의 정치,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전에는 "일본"이 일종의 대부로서 한국의 청소년기를 돌보아 주었다는 시선,
이 같은 인식이 없이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코멘트 였습니다

전 세계 그 어떤 지식인도 "아프리카를 영국이 근대화시켰다"라거나 "네덜란드 덕분에 인도네시아가 근대화됐다"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외세로부터 그렇게 시달린 중국이나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죠
우리보다 한참 못살았던 대륙중국을 향해서 70년간 누가 하나 시비 거는 사람 하나 없었죠, 진정으로 자주 독립의 힘이죠 !
지금은 그냥 다 버로우, 시진핑 만세!, 시전 중 4000년 역사의 중국 ! 만세!
뉴라이트 세력도 참 큰 일을 한거고, 반대로 말하면 아직 대한민국의 "독립"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결국 통일이 되기 전에는 이런 치욕이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더 슬퍼지네요

3. 뉴라이트, 어디서 틀렸을까?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요망한 '식근론'에 대한 뾰족한 실증적 반박이 불가능하다는 데 학계의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 학자들은 사실 대부분 식민지근대화론 전문가들이시죠, 식민시대와는 어떻게든 다 엉켜 있으니까
그런데  2005년 경제사 자료를 바탕으로 등장한 요 '식근론'에 대해 별다른 저항을 못하고, 이른바 축구용어로 "공간"을 허용하게 됩니다
"뉴라이트"라는 괴물을 탄생하는 데 결과적으로 일조한 거지요, 아니머제가잘알아서 이렇게쓰는건 아니구요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 일부 보수 언론들이 그렇게 뻘소리를 해대도
학계 차원의 치밀한 대응이 그리 강하지 못했지요
문창극이 뻘소리 하고, 교회 목사들이 뻘소리 해도, 그냥 더 오냐오냐~

그게 그럴법도 한게, 식근론자들의 이론 방향이 그야말로 "실증"적인 "과학적 방법론"을 내세우다보니
논문으로 싸우는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탓이 현실적 이유였습니다, 워낙 학자들이 논문으로 말하다 보니, 숫자와 말의 대결에서 항상 숫자가 이겼던 탓이죠

"조선 후기 노비 인구를 조사해봤더니, 40%가 노비더라, 폭증했더라, 나라 망하겠더라"
"농업 생산성이 조선 후기가 될수록 더 떨어지더라, 망조가 들었더라"
"고종 황실 장부를 보니 걍 허례허식이 사치 투성이더라, 제국은 먼 제국"
"인구 증가도를 살펴보니 팍팍 줄던 것이, 일제 시대 들어가면서 팍팍 늘더라~일본의 근대화 짱~"

과거 민족주의 사학에선, 
조선 후기에 자본주의와 근대주의에 대한 일정 수준의 태동적 움직임이 있었지만  일본에 의해 좌절됐다, 고 설명했는데
이에 대한 대응 논리가 궁색해진 거죠,
더 황당한 건, 요 식근론자들은 처음에는 정치는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실증적 입장을 취하는 척 하다가
갑자기 정치적 태도를 확연히 내세우는 방식으로 돌변했다는 데 있죠

저도 10년 훌쩍 전에 이영훈 교수가 참여한 뉴라이트 맥주파티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아마 "시대정신"이란 계간지에서 주최한 모임이던가, 그럴 겁니다
이 교수님이 제게 해주신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이 봐요, 조선은 쓰레기 국가에요, 내가 일본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조선은 망할만한 나라였고
우리 (남한) 가 중국이나 러시하하고 엉키지 않은 것은 하늘의 축복이요
우리는 절대적으로 해양 세력 (미국+일본)과 연대해야만 세계시민으로서의 부와 문명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저는 머 반박을 할까 했지만 자리의 성격상 그러지는 못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갑자기 가슴을 스칩니다

4. 마무으리~

시작은 했는데 끝맺음 하기 어려운 글이네요, 몇 가지 모순을 짚어봅직 합니다
식근론자들은 "근대화가 꼭 좋은 건 아니다"라고 일종의 변명거리를 충분하게 설정해 놓는데
그러고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대한민국의 건국은 1948년" 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긋죠
한반도의 근대화 시점도 1912년 조선 민법 선포, 라고 선언해버립니다, 과거 역사와 단절, 그리곤
근대적 사유재산 제도과 확립된 것이 결정적 시점이었다는 거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일본 제국을 찬양하죠
그리고는 일본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식으로 '결정론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야, 결과적으로 일본이 한국의 근대화 제도를 다 이식해 줬는데, 어쩔거야? 이제와서 역사 돌릴꺼야? 못돌리잖아?"
"일본이 없었으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애? 꼭 일본하고 위안부로 척 져야겠어? 조케조케 가자고"
"너 북한하고 화해하고 싶어? 걔들이 자본주의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애? 못하잖아 ! 그러니까 북한 붕괴에 올-인 하자고"

반박이 가능할 법도 한데요, 
우선 일본이 아니었으면, 러시아도 있고 영국도 있고 미국도 있고, 세상에 우리 근대화 도와줄 나라가 널렸는데, 꼭 일본의 근대화에 감사해야 하나?
하지만,  식근론은 워낙 오래된 어려운 문제고, 일본이 바로 옆에 있다는 문제, 유럽과 달리 인종적으로 역사적으로 엉켜 있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해답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한반도의 '존재론적인 문제'입니다.
앞에서도 썼듯이, 식근론이 살아있다는 얘기는 아직 우리가 자주적 독립을 못한 결과이고, 북한과 남한이 통일국가을 이루지 못한 결과이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청산하지 못한 일종의 "오래된 숙제"에 가까운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마도,
한국 정도되는 큰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식근론"이라는 제국주의 시대 유물로 고통을 받는 사례는
거의 유일한 나라일 거라고 봅니다.
일본의 야욕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 해결 방안을 한 번 풀어보고 싶은데
먼가, 아시아를 잘 활용하면 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과연 그러한 기회가 올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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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남편
    저놈들 자식들 우리집에와서 식민지 인으로 살라고 하면 좋다고 하겠다.
    Erzenico
    식근론이라고 하셔서 뭐지, 식사가 근본이다 이론인가? 하고 생각했더니 아, 맛이가 있는 와퍼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5
    저도 그생각했습니다, 식사가만사의근본이다, 유물론적인 사관이네요, 실제 이영훈 교수도 좌파 유물론자 출신이죠....ㅠ
    2
    구밀복검
    그래도 내발론을 일소했다는 점에서 그 이전보다는 진일보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재가 무엇이 되었든 분야가 어디가 되었든 학문의 발전이라는 건 최선의 경로만 거쳐가는 게 아니라 극단에서 극단으로 무게추가 왔다갔다 하며 점점 진폭이 줄어들고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 보고요. 어차피 일 개인 일 당파는 편협할 수밖에 없고 상호 견제 속에서 사후적으로 절충점이 찾아지는 것이지 사전에 정답을 계획해서 구상할 수는 없는 거라. 해서 이 역시도 필연적인 진통이다 싶네요.
    8
    고종 치하의 조선왕조가 조선 국민들을 바라보고 다루던 방식은 개돼지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당시 한반도 민중 입장에서 대한제국이 일제보다 딱히 낫지는 않았을 거라는 주장에 차라리 더 공감이 가는군요.
    조선왕조 맹아론을 주장하는 민족주의 사학자들의 조선왕조에 대한 이해 못할 유대감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논리 아니면 설명이 안되지요.
    글쎄요 맹아론을 갈고 닦든 새로운 이론을 꺼내오든 식근론을 논파하면 될 일인데 학계에서 실패한 게 문제 아닌가요? 요새 트렌드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허수열-김낙년 논쟁도 그렇고 오히려 식근론이 타당하고 맹아론이 일본 싫다고 생떼 쓰는 것처럼 보였었는데요. 근대화가 다 무슨 소용이냐 같은 담론을 끌고 온 것도 진짜 근대화라는 개념에 회의를 갖고 주장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심스럽고요. 뉴라이트와 식근론이 왜 나쁜가가 아니라 식근론이 왜 틀렸는지가 중요한 건데 그에 대한 얘기를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서 친일 얘기만 하면 식근론 절대 안 없어질 겁니다.
    6
    저는 좀 접근법이 다른데, 근대화가 외부의 힘에 의해 된 나라들을 가지고 "식민지 근대화론"이 틀렸다는 게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점은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무 당연한 얘긴데, 여기에 초점을 맞추면 사실 논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의 틀을 바꾸는 게 더 효과적일거라는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틀렸다고 입증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면, 그리고 다른 이론이 틀렸을 가능성이 더 높다면 식근론을 정설로 삼아도 문제가 없겠죠. 틀렸음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배척하자는 건 결국 학술적인 영역에 정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자는 거고요.
    일견 그렇긴 하네요, 그런데 식근론자들도 "자신들은 수혜론인 아니고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주장하면서 결국은 일본제국주의와의 신결탁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론"을 주장하는 것도 모순이라고 생각하는거죠. 건국절을 주장하는 논리도 사실 그런거고요.
    설사 식근론이 근본적으로 친일 어용 세력들의 곡학아세라고 쳐도 그걸 논리로 못 이기면 욕하는 게 무의미하죠.
    2
    엘에스디
    아직도 데이터해석가지구 싸우는것같은데 찾아봐도 재미가 없... 제국의후예 첨 읽었을때같은 뽕맛이 없네영
    저는 식근론에 관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결국 김낙년 교수인데, 식근론 때문에 천하의 죽일놈 취급받다가 소득불평등 연구하면서 소위 진보진영 신문에서 재평가되고, 국정교과서 참여해서 또 욕 왕창 먹고 이래저래 재밌더군요.
    엘에스디
    전공자님들 파이팅! 하고 놀러다니는게 젤 좋은것같...
    근대따위 귀찮아요 가마쿠라 신불교같은게 훨 재밌음
    구밀복검
    식근론을 깔 때 까더라도 '한국의 장기 통계' 정도는 읽고 이야기 해야겠죠. 솔까말 근대 이후 시계열 자료 집대성으로 이만한 게 없지 않나..
    엘에스디
    근데 NBC 멘트가 제가 기억하는거랑 살짝 다르네욤... 한국인이 감사한다고까지 말했었던가요? 그정도면 뉴라이트가 아니라 그냥 일빠 말종인데...
    무적의청솔모수정됨
    사학과 분들도 통계 만지는 법을 배워서 맞서야죠 모...
    미국 흑인 노예의 체격이 동시대 유럽인보다 나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노예가 되는 게 더 낫다고 하지는 않잖아요. 식민지 시절 경제가 발전했다, 조선 후기 상태가 심각했다 에서 어떻게 저런 결론이 나오는지는 저분들 책을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듭니다
    Morpheus
    딱 팩트팩트 노래부르던 일베네요. 일베가 물론 더 후지만

    그럼 그 팩트라 하는걸 깨부수면 되는거고. 이건 학자분들의 몫이죠.
    아마미아 레이나수정됨
    한국을 선진국 대열으로 올려보낸건 결국 98년의 금융위기와 IMF 사태인데, 그렇다고 우리가 IMF에 감사하지는 않잖아요. 그럴 필요도 없고, 그 와중에 해악도 많이 남겼고... 이것과 뭐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으니까요. 게다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면 더더욱 말이죠.

    식근론은 부정할 수 없는 정설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를 잘못 해석해서는 더더욱 안될 일입니다. 학술적으로는 일본을 필요 이상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식민지배 자체가 정당화되기는 힘든 일이죠.

    뭐 비슷한 논리로 ... 더 보기
    한국을 선진국 대열으로 올려보낸건 결국 98년의 금융위기와 IMF 사태인데, 그렇다고 우리가 IMF에 감사하지는 않잖아요. 그럴 필요도 없고, 그 와중에 해악도 많이 남겼고... 이것과 뭐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으니까요. 게다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면 더더욱 말이죠.

    식근론은 부정할 수 없는 정설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를 잘못 해석해서는 더더욱 안될 일입니다. 학술적으로는 일본을 필요 이상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식민지배 자체가 정당화되기는 힘든 일이죠.

    뭐 비슷한 논리로 한국의 현대화에 큰 공헌을 한 김일성 (한국전쟁) 과 박정희에게 찬양을 하.... 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지만 소수니까요. 결과적으로 이런 일들이 아니였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라는 것을 가지고 과정 자체를 정당화하는 것은 역사에 만약을 넣어버리는 일과 다름이 없어서, 기피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봅니다. 고로 일본에 감사할 일은 없는걸로...
    받아들이는 쪽이 소양이 안되니 식근론을 시혜론으로 이해하면서 반대쪽이 가치중립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왜곡하는것도 반박못해서 더 말도안되는 이론으로 무리수두는것..
    4
    아마미아 레이나
    식근론과 시혜론 사이의 간극을 그냥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을 공격해야 마땅한데... 사실은 다들 식근론이면 시혜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_-;
    심지어 본문짤의 이영훈도 시혜론자는 아니죠. 이쯤되면 누가 시혜론으로 생각하고 있는건지 따져봐야
    김경일이 <한국 사법의 근대성과 근대화를 생각한다>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근대라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본을 인정할 수도 없으니 일본에 의해 왜곡된 근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역사학계에서는 "식민지적 근대"라는 표현에 집착한다. 그러나 철학적 관점에서 '근대'란 그 자체의 속성으로 어느 정도의 '식민성'을 그 반성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일반적인 속성으로 보지된 것이라고 하겠다."(40쪽)

    여기서 김경일은 하버마스의 '보편적 합리성' 개념과 울리히 벡의 '단순근대'-'성찰적 근대'의 구분을... 더 보기
    김경일이 <한국 사법의 근대성과 근대화를 생각한다>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근대라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본을 인정할 수도 없으니 일본에 의해 왜곡된 근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역사학계에서는 "식민지적 근대"라는 표현에 집착한다. 그러나 철학적 관점에서 '근대'란 그 자체의 속성으로 어느 정도의 '식민성'을 그 반성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일반적인 속성으로 보지된 것이라고 하겠다."(40쪽)

    여기서 김경일은 하버마스의 '보편적 합리성' 개념과 울리히 벡의 '단순근대'-'성찰적 근대'의 구분을 끌고와 일본과 한국의 근대화란 '도구적 합리성'만을 강조하는 '단순근대'를 먼저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국 연구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식민지 근대화론'과 '식민지수탈론'을 주장한 거의 모든 한국의 연구자들 역시 하꼬네 회의의 일본학자들처럼 가치-사실의 분리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가치와 사실을 분리하는 분리테제에 익숙하지 못한 방법론의 문제뿐만 아니라 '식민지'나 '수탈'이라는 평가적 선이해로 인해 변증적 해석과정이 증발해 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48~9쪽)

    근대화의 맹아가 한국에게 있었냐 없었냐는 질문은 하나마나한 질문이라고 김경일은 지적합니다. 근대화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관료화는 이미 유교국가에서 먼저 달성한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화나 사유재산제도 같은 것은 서구의 것이죠. 그래서 김경일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연속과 단절'로 파악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 의해 근대화가 된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조선에 근대화의 가능성이 존재했던 것도 아닙니다. 내발론이니 식근론이니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죠. 오히려 어느 부분에서 연속되고 단절되는지, 그런 미시적인 체계의 연속과 발전을 연구하고 밝히는게 훨씬 생산적이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분리할 줄 아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근대화는 선이나 악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사실의 문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실증적 입장에서 교묘하게 정치적 입장으로 넘어가는 사이비 학자들이야 말로 가장빨리 없애버려야 할 놈들입니다.(그건 보수나 진보나 마찬가지일겁니다)
    2
    감사합니다. 우리가 몇십년째 질문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고 뱅뱅 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대로, 근대라는 것 자체가 '자생적'이기 힘든 개념 같습니다. 어느정도 (아주 상당히) 식민성을 동반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학자들은 그 근대성에 방점을 찍는게 아니라 '일본'에 방점을 찍어 과장하고 왜곡하는게 정도가 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지리적 영향도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동남아 국가들 역사 연구는 지금도 "식민성 극복"이 제1 테제고, 식민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의 역사적 관점 계발, 예를... 더 보기
    감사합니다. 우리가 몇십년째 질문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고 뱅뱅 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대로, 근대라는 것 자체가 '자생적'이기 힘든 개념 같습니다. 어느정도 (아주 상당히) 식민성을 동반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학자들은 그 근대성에 방점을 찍는게 아니라 '일본'에 방점을 찍어 과장하고 왜곡하는게 정도가 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지리적 영향도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동남아 국가들 역사 연구는 지금도 "식민성 극복"이 제1 테제고, 식민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의 역사적 관점 계발, 예를들어 영토중심이 아니라 해양 교역 중심이라던지,
    그런 외부와의 충격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국민국가가 탄생했는지에 모아지는 듯한 인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래도 분단이 계속된 탓인지, 여전히 "식민지근대화론" "시혜론" 같은 아이러니컬하게 식민성 넘치는 주제들이 너무 강합니다.
    저는 최근 10여년간의 논쟁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독립된 문명단위"가 맞는지 회의조차 들기도 합니다.

    아시아 라는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만일 식민지근대론을 너무 좁게 해석해 버린다면, 아시아라는 지역 자체에 미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문명이나 혹은 일본-미국 문명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니까요.
    아시아 작은 나라들의 근대화 논의가 지나치게 파편화되고 종속화된 결과라는 생각이 드는데...갑자기 뜬금없이.
    저도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감사합니다.
    맥주만땅
    식민지 시절에 집착하다보니 뭐 논지가 발전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미국이 영국식민지 시절 수치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해서 영국의 식민지배가 잘되었다고 이야기하지도 않고,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포루투칼, 스페인이 지배해서 미국처럼 될 수 있었는데 되지 못했다고 이야기 하지도 않는데,
    어차피 망할 나라 누가 숨통을 끊고 누가 지배했는지가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오히려 자체적인 언어, 문화를 지키면서 강대국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 남았고
    주체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 것에 방점을 두는 역사가 되어야겠지요.
    인간이 아무리 가축인 소를 잘 보살펴주고 먹여주고 한다고 해도, 그 소 입장에서는 가축인 상태보다는 자유로운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실판단과 가치판단도 별개로 해야 하고.. 수많은 팩트들 속에서도 중요한 것이 무언지를 혼동하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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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0 경제인구구조 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칠 6가지 영향 14 카르스 23/01/27 4530 10
    1263 경제때늦은 2022년의 경제학 (+인접분야) 논문읽기 결산 9 카르스 23/01/04 3274 15
    1224 경제코인·투자 손실금까지 변제해주는 게 맞냐? 25 Wolf 22/07/20 5173 23
    1201 경제최근 한전 적자에 대한 해설 34 Folcwine 22/05/13 4932 10
    1189 경제넷플릭스: 주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19 코리몬테아스 22/04/21 5158 30
    1162 경제게임이 청년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줄였다? 28 카르스 22/01/20 5603 23
    1161 경제인구절벽발 노동인력 부족 우려는 과장인가 32 카르스 22/01/12 6467 41
    1159 경제OECD 경제전망 - 한국 (전문번역) 8 소요 22/01/06 5280 21
    1142 경제최순실로 인해 불거진 ODA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6 정중아 21/11/08 5074 17
    1021 경제내집 마련을 위하는 초년생들을 위한 짧은 팁들 24 Leeka 20/10/21 7948 19
    1010 경제주식투자, 튜토리얼부터 레이드까지 37 기아트윈스 20/09/23 8141 28
    911 경제파이어족이 선물해준 세가지 생각거리 6 MANAGYST 20/01/19 6803 10
    910 경제홍차넷 50000플 업적달성 전기 79 파란아게하 20/01/17 6910 72
    901 경제인구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경제가 망할까? 15 MANAGYST 19/12/21 8644 18
    829 경제퀀트는 어떤 일을 하고,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25 굴러간다 19/07/10 8085 26
    815 경제바뀌지 않는 국책사업의 이면 5 쿠쿠z 19/06/11 6002 19
    691 경제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 28 Danial Plainview 18/08/30 8784 14
    668 경제재보험(Re-Insurance)에 대해 간단한 설명 14 기쁨평안 18/07/25 6690 13
    597 경제'식근론'에 대한 단상, 한국은 독립국이 맞는가? 25 hojai 18/02/23 9157 6
    576 경제원전으로 보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 24 소맥술사 18/01/10 875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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