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3/26 02:10:15
Name   발타자르
Subject   별을 먹자
별을 먹자
나나오 사카키(한성례 옮김)

정말이야             아이들아
신은
비행기를 위해      하늘을 만들었고
관광객을 위해      산호초를 만들었고
농약을 위해         밭을 만들었고
댐을 위해            강을 만들었고
골프장을 위해      숲을 만들었고
스키장을 위해      산을 만들었고
동물원을 위해      짐승들을 만들었고
교통사고를 위해    자동차 만들었고

유령이 춤추라고    원자력 발전소 만들었고
로봇이 춤추라고    인간을 만들었다

      아이들아    괜찮다
      우물은       마르지 않는다
      보렴          저녁놀이다
      밭에          해바라기
      하늘에       고추잠자리

      누군가       노래하기 시작한다
      별을          먹자


1988. 9.
홋카이도 주베쓰 강

//
이 양반도 비트닉으로 묶이곤 하는데, 뭐 시집 책날개에 따르면 "그는 정작 자기를 한 번도 비트라고 한 적이 없다. 범주화되는 것을 가장 싫어했으며, 그저 일없이 빈둥거리는 한량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30년 전 시인데 현재성 있게 느껴지는 게 재밌죠. 얼핏 서정시 같은데 조금 바라보면 시린 냉소가 읽히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아 / 괜찮다 // 우물은 / 마르지 않는다"에서 받았던 충격이 강렬했어요.


나나오 사카키, 『우리 별을 먹자』, 한성례 옮김, 문학의숲, 2012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72 오프모임마감합니다 39 라떼 18/11/06 5406 6
    7280 도서/문학별을 먹자 발타자르 18/03/26 5061 6
    7268 일상/생각해무(海霧) 2 Erzenico 18/03/23 4742 6
    7249 정치현실, 이미지, 그리고 재생산 27 기아트윈스 18/03/18 5544 6
    7214 기타고3의 3월 모의고사 후기 8 초이 18/03/09 5769 6
    8103 꿀팁/강좌능동태, 수동태, 그리고 하나 더 - Ergative 3 DarkcircleX 18/08/23 5668 6
    13273 일상/생각SPC와 푸르밀을 보며.. 4 Picard 22/10/26 3923 6
    7113 게임RTS 신작 노스가르드 소개(얼리억세스) Weinheimer 18/02/14 6697 6
    7826 스포츠[사이클] 브레이크어웨이(BA), 선수들의 로망 11 Under Pressure 18/07/11 11818 6
    6937 창작돌아본 나 28 Erzenico 18/01/13 4771 6
    6874 창작밀 농사하는 사람들 - 3, 후기 2 WatasiwaGrass 18/01/01 4238 6
    6867 역사작전과 작전 사이 (0) - 프롤로그 8 호타루 18/01/01 6260 6
    6848 영화명작 애니메이션 다시보기 (2) 21 기아트윈스 17/12/29 6673 6
    6813 일상/생각군대에서 불난이야기 2 학식먹는사람 17/12/23 4081 6
    6788 도서/문학허수경의 시 <폭발하니 토끼야?> 5 그리부예 17/12/19 5604 6
    6779 일상/생각푸른행성 2 (The Blue Planet 2) 1 기아트윈스 17/12/18 4457 6
    6765 오프모임12.14(목) 7시, 바로 지금! 가산동 계란빵 +족발(?!) 19 이블베어 17/12/14 4924 6
    6758 창작히키코모리의 수기. 5 와인하우스 17/12/12 6863 6
    6716 음악[번외] Jazz For Christmas Time -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중심으로 (1) 8 Erzenico 17/12/06 6370 6
    6704 기타오빠 우리 가게에 폭발물이 설치되어있대 11 renton 17/12/04 4631 6
    6703 도서/문학절대악 vs 절대사랑 <악과 가면의 룰> 5 알료사 17/12/03 5053 6
    6683 일상/생각지금까지 해봤던 아르바이트 21 한달살이 17/11/30 9483 6
    6638 육아/가정아들의 장난감 4 빈둥빈둥 17/11/23 4307 6
    6633 기타돈 준 만큼 일하는 편이야~ 18 세인트 17/11/22 5408 6
    8836 일상/생각그녀는 나를 좋아했을까? 12 어제내린비 19/02/04 6489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