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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1/07 14:08:21
Name   눈부심
Subject   일본애니단편 <Shelter>


한글자막이 없는.. 대사 많이 없어요.
17세 소녀가 매일 가상세계에서 지내며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는데 어느 날 그 외로움의 근원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야그..
2539일동안 누구에게서도 이멜이 없다가 외로움의 근원을 깨닫는 날 이멜 하나가 와요.
그건 누구에게서 온 걸까요.
숙제.

애니매이션의 환상적인 묘사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은, 스스로 인간의 육체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생물학적인 모습,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에 대해 엄청난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스티븐 호킹은 외계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죠. 아마 외계 지능체를 발견한다면 그들은 인간보다 수십억년은 더 진화된 고도의 지능체들일 거래요. 오래 건강하고 말짱한 정신을 유지하며 예쁘고 잘생기고 날씬, 근사해져서 사랑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수십억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이미 욕망일 필요가 없이 극복되어 있을 거거든요. 그 시점에서는 아마 너도 나도, 지금의 우리가 애니매이션이나 영화에서 꿈꾸는 근사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있을 지도 모를 일. 그 외계인들이 지금의 인간들과 조우하면 그들 눈에 인간은 몽땅 열등한 오징어로 보일지도 몰라요.

연예인이 좋아져셔 짜증난 김에 든 생각이에요; 인터뷰 찾아보니 매력 한개도 없드만. 왕자병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심통이 나가지고 해 본 상상이에엽; 어우 자존심 상햇. 각설하고 음악 괜챃죠.

+)그런데 5분 32초에서 소녀가 우주선에 혼자 축 쳐저 앉아 있는 건 뭔지 모르겠어요.



1


    후반부에 어린 아이가 나올 때 현재 도쿄의 모습이 나오고 직후에 나오는 설계도, 조금 지나서 위성 미라이의 관측 모습이 나오는 걸로 봐선 혹성의 충돌로 인류가 멸망하고 소녀 혼자 살아남은 상황이네요. 5분 32초의 소녀가 있는 곳은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Shelter. 어렸을 때 혼자 살아남고 2539일동안 혼자서 버텨왔다는 얘기네요. 배경은 아름답지만 참 슬픈 이야기.

    소녀 연기를 누가 했나 싶었는데 미사와 사치카였군요. 데뷔작의 그 국어책 연기와 비교해보면 실력이 엄청 늘었다는 생각이...
    눈부심
    마지막이 현재의 모습인 것 같았는데 생물이 저렇게 앉아서 2500여일을 버텼다면 이미 욕창 생겨 죽었단 생각이 들어가지고. 어렸을 때 저런 애니매이션 많이 보고 뽕 제대로 맞았어야 하는데.
    April_fool
    우주공간에서 과연 욕창이 생기려나요?
    알료사
    글쎄요.. 인간이 스스로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다고 느낄까요? 멍뭉이나 고양이가 더 예쁘지 않나요?
    눈부심
    만화에서는 동물보다 인간이 정말 예뻐보이잖아요. 인간의 형상이 지구상에서는 그나마 절대적인 미학적 육신을 지니고 있는 건 사실인 듯해요. 물론 현실세계보다 만화나 영화 속의 인간이 표정이 훨씬 풍부하고 목소리도 좋고 매끈하고 눈이 즐겁죠. 현실 속 소수의 인간들도 빼어나게 아름답지만 인간의 정신은 인간을 배신하는 속성이 강해서 환상에 빠지기 쉽지 않아요. 인간의 지성은 스스로가 장착한 가장 커다란 저주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개들을 보면 '가진 것'이나 '아름다운 육신'에 매료되어 주인을 배반하는 일이 없고 개가 보여주는 기쁨의 원천은 단순하고 소박하기 그지 없어요. 아마 그건 더 큰 욕망을 상상할 줄 모르기 때문일 거예요.
    알료사
    아무튼 음악 좋네요. 단편 애니라기보다는 뮤직비디오 같아요.
    April_fool
    뮤직비디오 맞는데요.
    알료사
    아... 역시 그랬군요 ^^ㅋ;
    Cluefake
    이거..이거 좋죠..
    눈부심
    제 취향에도 맞더라고요.
    April_fool
    미래에는 인류 모두가 애니 속 세상마냥 미소년 미소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인간의 형상을 포기하게 될까요. 그게 궁금한데, 그걸 알고 싶으면 알코어 재단에다가 몇억 원씩 돈을 부어가며 냉동인간이 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덤으로, 인류는 어쩌면 우주에서도 초기에 발생한 고등지성체일 수도 있다는데, 그러면 인류가 다른 외계지성체를 만날 무렵에는 모두들 미소년 미소녀의 모습이 되어 있을지도…

    p.s.
    해당 장면은 작품 속 [현실]에서의 모습이죠. 소녀의 몸은 우주선 속 생명유지장... 더 보기
    미래에는 인류 모두가 애니 속 세상마냥 미소년 미소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인간의 형상을 포기하게 될까요. 그게 궁금한데, 그걸 알고 싶으면 알코어 재단에다가 몇억 원씩 돈을 부어가며 냉동인간이 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덤으로, 인류는 어쩌면 우주에서도 초기에 발생한 고등지성체일 수도 있다는데, 그러면 인류가 다른 외계지성체를 만날 무렵에는 모두들 미소년 미소녀의 모습이 되어 있을지도…

    p.s.
    해당 장면은 작품 속 [현실]에서의 모습이죠. 소녀의 몸은 우주선 속 생명유지장치에 매달려 있고, 정신은 가상현실에서 살고 있는 겁니다.

    그나저나 소녀의 아버지는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저런 우주선을 설계해 제작해서 발사까지 성공시키다니… 그것도 3년 남짓한 기간만에 말이죠.
    눈부심
    전 어떤 상상을 했냐면, 왜 미래에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이식시켜 영생을 살 수도 있단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애니의 세계를 동경하던 인간은 결국 불가항력의 물리세계를 포기하고 다들 넷상에서 자신이 되고 싶은 최고의 자아를 만화처럼 실현시키며 살 것 같더라고요.
    April_f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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