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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2/23 15:13:36 |
Name | 은머리 |
Subject | 1955년 영화 <바람난 여자> |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556&v=DzpFi0uBmzs 프랑스 영화인데 고작 9분이에요. 영화역사상 구해보기 매우 희귀한 작품으로 드디어 유툽에 올라왔다고 하네요. 당시의 금욕적인 시대적 배경 때문에 엄청 재밌어요. 내용은 발번역을 해 놓았으니 영상을 틀어놓고 읽으시면 됩니다. 영상의 시작부분은 자크와 결혼한 유부녀인 아그네스가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 * * * * * [0:26] 안녕 프랑소와즈, 결혼하고 행복하냐고 너는 물었지. 응 아주. 자크와 난 서로 잘 지내. 그런데 지금은 행복하지가 않아. 나 방금 불륜을 저질렀거든.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나 남편에게 고백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을 못하겠어. 네 조언이 필요해. 내 짧은 생각으로 인해 난 잔인한 형벌을 받고 있어. 나 웃어야 하니 울어야 하니? 그것도 모르겠다. 내게 연인이 생겼다고는 생각하지 마. 전혀 아니야. 아니, 그렇다고 볼 수도 있나.. 이제 나 어떡하지? [0:54] 자세한 내막은 이래.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그러듯 자크는 퇴근 후 시부모님 댁으로 갔고 난 점심을 차리러 집으로 갔어. 해가 뜨려나 비가 오려나? 내가 어찌 알겠니. 태양은 구름 뒤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지. 차를 타고 갈까 생각하던 와중에 창가에 있던 어떤 여자가 내 시야에 들어온거야. 바로 나의 정면, 길 건너 편이었지.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인이었는데 내 호기심을 잡아끌었어. 그녀의 미소 때문에 말야. 매우 가볍고 재빠른 미소 때문에 그녀는 줄곧 생동감이 넘쳐 보였어. [2:00] 나는 저 줄기찬 미소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궁금해졌지. 그리고 바로 알게 됐어. 그녀는 창문 아래로 지나가는 모든 남자들을 보고 웃고 있었던 거야. 못생긴 남자, 잘생긴 남자, 키 큰 남자, 모든 남자들을 말이야. [2:14]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신호를 보냈어. 너무도 달콤하고 은밀한 미소는 교류의 순간 이내 사라지는 것이었어. 조신하면서도 되바라지고 신중하면서도 교활해서 첫눈엔 순결해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날씨가 좋군요 어서 올라와요 당신!'이라는 뜻이기도 했어. 그녀는 그 약삭빠른 눈짓을 쉼없이 보내고 있었어. 그러다 몇 분 후 나는 정말로 한 남자가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는 걸 본 거야. 남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난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 난 확신이 필요했어. 그래서 그녀 집 앞에서 기다렸어. 15분이 지나 그 남자가 나오고 우리의 인어아가씨는 창문을 다시 열어 젖히고 같은 게임을 계속하는 거였어. 난 너무나 놀라서 그걸 지켜본 나란 사람은 뭔가라고 자문하며 그 자릴 떴어. 내 영혼의 밑바닥에는 호기심과 경외심이 분노와 뒤섞여 있었어. [3:10] 나는 방금 본 것이 꽤 신경이 쓰였어.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를 향한 경외심을 떨칠 수가 없었어. 그 무서운 일을 그토록이나 우아하고 노련하게 벌이는 그녀의 수완에 대한 경외심 말이야. [4:05] 그러다 미친 생각이 떠오른거야. 너무 말도 안되는 거라 난 첨에 무섭기까지 했어. 같은 행동을 나도 해보는 거야. 처음 마주친 남자에게 나를 맡겨 버리는 거야. 그런 미소로. 딱 한 번만.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거야. 네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고 단정치 못한 나를 비난해도 좋아. 그치만 나도 성공할 수 있을까가 갑자기 궁금해졌어.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 이 생각은 날 더 압도하며 다가왔어. 나는 해봐야만 했어. 내 심장은 방망이질을 쳤지. 고백컨데 난 수치스러웠어. 하지만 난 이미 나의 무모함을 용서한 걸. 자크가 말했던대로 여자는 스스로 도발하는 모든 일에 대해 순백하다고 믿는 법이잖니. 난 산만해졌어. 생각의 흐름을 놓쳐버렸지. 바람에 구름이 실려가듯 태양을 가린 회색배경 속의 내 생각들은 영혼 속에서 길을 잃었어. 나의 상념들은 나를 루소 공원으로 이끌었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 가까이에 우연히도 악마가 있었나봐. 한 남자가 신문을 읽고 있는 것이 보였어. 나쁘지 않은 외모였지. 아무렴 그건 중요치 않아.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안의 겁쟁이를 이겨야한다는 거였어. [5:49] 그래 내가 생각하기에도 유혹의 결말은 참으로 잔인해. 세상은 우리의 도덕을 시험하기 위해 자유라는 벌을 선고했어. 타락은, 지난 시간동안 조신과 무뚝뚝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견뎌왔던 용기를 끄집어 내길 강요해. 사랑에 한해서는 말이야, 지혜에 한해서는 아니면서. 교태를 부리는 건 깜짝 놀랄만한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야. 이런 모험쯤이야 그리 흥미로운 일도 아니라는 듯 자신에 차서는 나의 친애하는 남편을 속에 숨겨 두는 일이야.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 남의 남자를 아는 두려움, 턱없이 부족한 나의 남자 경험, 나의 솔직함을 시험해 보는 것, 이 모든 건 천박하지만, 재고의 여지가 없는 이 교태시험에 기여하는 것들이지. [7:26] 난 어떤 미소를 지어야할까 궁리했어. 여성스럽게? 아니면 제물로 바쳐진 이피게네이아처럼? 난 남자의 옆에 앉았어. 주저하고 있었지. 떨고 있었어. 그러다 난 용감하게도 했어! 미소를 지었어. 순식간에 그리고 부끄러워 하면서. 저런, 그건 바로 먹혀들었어. 그 이방인 남자는 나를 쳐다보며 가까이 다가왔어. 그 때 난 공포에 사로잡혀 그에게 실수였다며, 나 자신에 건 내기같은 거였다고 말했어. 그리곤 달아났는데 그가 날 쫓아왔어. 그는 나의 어떤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 그는 두려움에 떠는 내가 많이 재밌는 듯했어. 무서워서 그에게서 달아나려고 도망을 쳤는데 그는 차로 날 따라왔어. [8:31]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는 그보다 먼저 집에 도달해야 한다는 거였어. 그건 불가능했어. 그는 내 바로 뒤로 와서 키스를 하려고 했어. 난 울음을 터뜨렸어. 제발 떠나달라 빌며 곧 남편이 돌아올 거라고 했어. 그는 화를 냈어. 허튼 짓 하지 말고 여기 50프랑이 있으니까 옷을 벗으라고 했어. 이 얼간이를 따돌리는 유일한 방법은 굴복하는 것이었어. 나는 굴복했어. 달리 무슨 방법이 있었겠니. 지금 나는 남자를 유혹하고는 잔인한 형벌을 받고 있는 중이야. 프랑소와즈, 난 나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쓰는 거야. 속히 답장해 다오. 네 친구, 아그네스. * * * * * * 유툽댓글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이건 거 같아요. [The moment you smile and accidentally become a prostitute.] 웃어준 순간 뜻하지 않게 창녀가 돼버리다. http://www.avclub.com/article/one-worlds-rarest-films-just-showed-youtube-250558?utm_content=Main&utm_campaign=SF&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Marketing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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