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8/30 13:11:17
Name   리틀미
Subject   정신의 요실금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다른이를 비난하면서 학교에서 논리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이과생들)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초등학교나 대학교 가릴 것 없이 이미 한국 학교는 넘치게 가르치려고 하고 학생은 지나치게 배우려고 한다.

논리학 타령하는 한심한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과 말싸움하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공부가 아니다.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자기 의지로 무언가를 찾아가보는 자연스러운 생활이다. 공감과 이해는 그런 경험과 그 경험에서 얻어진 여유에 담겨진다.

나도 서른살이 되어가고 사회적으로 곤란한 입장이라 그런 여유를 더 확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을 안 만나는 편이 훨씬 즐겁다. 삶의 방식은 방식대로 찾아나가는 것이지만 내가 사람들을 만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가 논리적이지 않아서는 분명 아니다.

간혹 나와 반대로 극한의 자연주의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 교육 제도의 반동 작용이 아닌가 싶어서 조금 안쓰럽다. (S대에 밀도 높게  모여 있는 노X당나 녹X당을 보고 든 생각이다.) 나처럼 방구석에 있는 게 아니면 어떤 사람들은 모여서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아닐까?

SNS에 나처럼 긴 글을 작문하는 사람들이 유독 한국에 많은 이유가 사람들이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논리학이라고 믿는 것과 비슷한 걸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건강하지가 않다. 정신병리적인 용어를 쓰긴 애매하고 이건 어쩌면 정신의 요실금일지도 모르겠다.

타임라인에 기저귀를 채워주셔서 참지 못하고 여기에 지립니다. 으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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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n사랑
    전 학교에서 본질적인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 탓이 크다고 봅니다.

    학교에서 많이 가르친다고 하지만, 기껏해야 문제집의 문제나 많이 풀라고 시키지, 자료의 수집 및 해석, 근본적인 생각틀, 생각의 전개방법, 표상의 방법, 토론의 자세,.. 등등을 가르치지 않죠. 꼭 논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똑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똑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결국 아는 만큼 보여요.
    리틀미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한테 한국 학교는 이미 최적의 환경이죠. 자료 수집이나 토론 같은 것도 가르치면 좋지만 대학교 가서 그정도면 차고 넘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걸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은 게 문제죠.
    Ben사랑
    대학교에 가서도 그걸 제대로 가르치는지 의문이고, 고등학교 이하에서도 그걸 강제로라도 가르쳐야해요.

    공부하고 싶지 않아도 가르쳐야 하는 기본소양이 있습니다.

    한국 학교는 점수 따기 위한 공부만 가르칩니다. 제가 말하는 공부는 그것 이상의 것이구요.
    리틀미
    맞아요. 제가 하려는 얘기도 대충 그런 거에요. 디테일은 좀 차이가 있지만.

    자율형인지 자립형인지하는 고등학교 제도가 확대되면서 그 학교들에서는 예전보다는 그런 교육이 더 잘 된대요. 토론 수업도 하고 글쓰기도 많이 하고. 정반대 방향으로는 대안학교도 많아지고요. 공교육 문제가 해결이 안되니 이런 식으로 가는 것 같기도.
    Ben사랑
    공부를 하고 싶다는 개념에도 회의가 들죠. 물리학이 어떻게 생겨먹은 학문인지, 화학은 또 어떤지, 진화론은 어떤 이론인지 그 간단한 개요만이라도 설명해주는 선생이 있습니까? 그 존재부터 모르는데 어떻게 좋다, 나쁘다 자신의 잠재된 취향을 알 수 있나요?

    일반인의 주체성이란 개념도 사실 별 거 없어요.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할 때, 전공자가 아닌 한, 자신이 자신의 경험으로 스스로 귀납해서 만든 이론이 과연 보편타당성을 조금이라도 주장할 수 있나요? 그저 sns 등 여론몰이에 휩쓸리는 걸 자신의 주체성으로 착각하는 거죠.
    리틀미
    음... 그렇군요. 저도 학교가 아니라 하이탑 자습서로 배운 것 같네요. 못된 학생들이 많아서 선생님들 놀리기 일쑤였죠. 저도 그랬는데...

    가장 나빴던 기억은 화학 시간에 파울리 배타 원리가 있는데 알파 원리는 뭐냐고 했던 거랑 생물 시간에 골지체를 한자로 어떻게 쓰냐고 했던 거... 선생님들이 저를 참 싫어했죠.
    Ben사랑
    좋은 선생은 ㅡ적어도 자기 전공에 대해서라면ㅡ 학생이 무슨 질문을 던지든, 어그로만 아니라면, 그 질문에 대답을 어설프게나마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리틀미님을 그런 이유로 싫어한 선생님들은 그걸로 선생 실격이죠.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 외우기보다 중요한 건, 그 공식의 의의, 배경, 활용 등등인데, 그냥 그 공식의 피상적인 면만 죽어라 외우라고 해요. 헬조선의 공부는 모든 게 다 외우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니 재미가 없죠.
    리틀미
    음... 배타는 그리스문자 베타가 아니라 exclusion의 한자어고 골지체는 뼈대가 아니라 이탈리아 생물학자 Golgi에서 따온 말이에요. 어그로였죠.

    공식의 의의, 배경, 활용도 한국만큼 열심히 가르치는 나라가 있을까 싶은데 어쨌든 무슨 말씀하시는지는 알겠어요.
    Ben사랑
    어그로였나요? 정말 궁금하셔서 물어보신줄..

    적어도 공교육에서는 의의, 배경, 활용의 가르침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부족함을 인강으로 보충했죠.
    할머니
    어차피 대부분 사람은 근의 공식에 수치를 넣는 삶을 살지 근의 공식의 원리를 이해해야하는 삶을 살지 않으니까요. 대기업 공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전문직도 사실은 암기위에서 논리가 펼쳐지는것이니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암기를 향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닌가 싶네요.

    공부의 본질은 다른 것일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에게 공부란 직업을 위한것이니.
    Ben사랑
    근의 공식에 수치를 대입하는 건 낮은 수준의 지능을 가진 기계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저런 생각하는 방법을 자꾸 훈련해야 삶에서 부닥치는 다양한 경우에 대해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쉬워지죠. 꼭 근의 공식에 대해서가 아니더라도 그 훈련된 생각틀이 다른 삶의 판단에 쓰이기 마련입니다.
    할머니
    우리는 대부분 기계가 대신 할 수 있는일을 하며 살게되죠. 이해를 하기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은 우리에게 여가를 포기하게 만들거나 암기를 위한 시간을 뺏죠. 지식을 암기하지 못하면 기계같은 삶도 살 수없게되요. 모두에게 요구하거나 권장할 만한 삶의 태도는 아닌것 같아요
    Ben사랑
    암기만으로 끝내고 넘어가야 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암기+이해 모두 필요한 영역도 무시못할 정도로 큽니다.

    삶은 상황의 수용 그리고 의지적 판단의 연속입니다. 시험이라든지 전공관련한 일이라든지를 벗어나더라도, 실생활 자체가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때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 수집, 해석, 판단, 결정 관련한 지식도 안 가르친다는 겁니다.
    할머니
    초중고에서 자료수집을 가르친다면 결국 필요한 자료를 책에서 찾으라가 되겠죠. 이미 하고있어요. 과탐에서 모르는건 하이탑에서 찾죠.

    자료해석과 판단 및 결정 도 주어진 자료의 일반적인 결과를 도출하게끔 아이디어를 찾게끔 수능언어에서 이미 하고있어요. 이것만으로도 향후 삶의 문제의 해답을 직접 찾고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기 위한 방법론적 아이디어는 제시한거죠.

    그보다 고차원적인 학술적인 부분을 초중고에서 담당한다면, 그시간만큼 암기를 위한 시간은 줄어들고 이는 결국 대부분 사람의 직업능력을 길러주는데는 악영향을 미치죠.
    Ben사랑
    초중고 및 수능언어강사가 가르쳐주는 정도로 택도 없습니다. 일단 국어영역 교사들부터 죄다 자기의 편협한 경험에 기반하여 가르치고 있구요.

    그리고 자료와 정보를 다루는 걸 가르침받는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안 걸립니다. 효율을 찾는다고 꼭 효율을 잡으리란 보장도 없고. 그리고 초중고가 몇년인데 그 와중에 어느 정도 시간도 못 들이는 건 핑계입니다.

    생각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 할게요.
    할머니
    아무래도 각자의 경험이 다르니 생각도 다를 수 있겠죠. 제가 서있었던 두개의 분야에서는 결국 이해는 암기를 위한 도구에 불과해서요
    Ben사랑
    결국 이런 논의에 '틀린 의견'은 존재하기 힘들겁니다. 각자 교육관이 있으니까요.

    다만, 저 자신이 서 있는 분야 그리고 공기업 공채 공부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공기업 공채 면접 때 면접관들이 별에별 이상한 질문을 꼬아서 질문하는데, 이건 단순 암기만으로는 대답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공기업에 들어가면 그 기업의 밑의 위치에 있는 많은 또다른 기업들에게 일을 시켜야 해요. 이건 해당 분야 그리고 관련 분야의 개념들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개념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개념을 교과서의 활자 그대로만 아무... 더 보기
    결국 이런 논의에 '틀린 의견'은 존재하기 힘들겁니다. 각자 교육관이 있으니까요.

    다만, 저 자신이 서 있는 분야 그리고 공기업 공채 공부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공기업 공채 면접 때 면접관들이 별에별 이상한 질문을 꼬아서 질문하는데, 이건 단순 암기만으로는 대답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공기업에 들어가면 그 기업의 밑의 위치에 있는 많은 또다른 기업들에게 일을 시켜야 해요. 이건 해당 분야 그리고 관련 분야의 개념들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개념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개념을 교과서의 활자 그대로만 아무 생각 없이 외우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장의 여러 case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속속들이 알아야 해요. 이렇게 많은 대량의 정보들은 외울 수가 없어요. 인간은 그렇게 똑똑하지 못해요. 이 정도 분량이 되면 이해를 해야 외워집니다.

    대량의 정보를 알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더 많은 세부정보들을 알아야 해요. 서로 인지적으로 얽혀서 기억에 오래 남거든요. 자기 스스로 많은 텍스트를 찾아봐야 해요. 사람이란 건 1000의 지적인 input을 들여야 1의 생산적인 output을 낼 수 있는 생물이거든요.
    노동당이나 녹색당이 자연주의적삶을 사는군요! 처음알았네요
    리틀미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자기 의지로 무언가를 찾아가보는 자연스러운 생활"이라는 뜻으로 쓴 거에요.

    취미 활동도 없고 사람들과 교류도 잘 하지 않는 신림동 신선 같은 삶도 있는데 반면에 사람들과 모여서 무언가 주장하고 소통하는 느낌이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삶도 있죠.

    중간쯤 조화를 이루면 좋은데 왠지 그 학교에는 균형이 깨진 사람들이 많은 느낌이에요.
    님니리님님
    ...어제 타임라인의 글 제한이 걸렸을때, 예상은 했지만...이렇게 끔찍한 결과가...지리시다니...ㅠ
    님니리님님
    예전에 전북 부안군에 도시의 생활양식을 거부하며 자급자족하는 생활공동체가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런거 입니까?
    리틀미
    음...? 글쎄요ㅋㅋ
    눈부심
    도대체 주변사람들이 어떠하길래...
    리틀미
    현재 지금 주변 사람들이랑은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에요. 그 전 학교에 많았죠. 논리학 매니아들이... 저도 처음 논리학이나 철학을 접하고 "오... 이런 거 고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니야"했어요.
    Beer Inside
    녹색평론 좀 읽으신듯...
    리틀미
    KMLE 문제집만 아니면 전화번호부도 재밌다는 게 진짜였어요ㅋㅋ
    Beer Inside
    가갑손 대인을 괜히 찾은 것이 아닙니다.
    님니리님님
    고오환, 음경택 선생만큼 독특한 성함이군요.
    Beer Inside
    전화번호부가 있던 시절 첫 페이지 첫줄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분이지요.
    켈로그김
    고등학교 선배님이 생각나네요.
    합격자 발표 며칠 전 빠에서 꽐라되어 사장과 싸우고 경찰을 부른 후 홀연히 모습을 감췄던..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센빠이 덕분데스 익빠이 공부해서 합격했스므니다..
    의사는 아니지만.
    리틀미
    ?!...그런 이미지인가요ㅋㅋ
    쓰신 분 표현처럼 '지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글 같습니다. 평소 작성하시던 것과는 달리 쓱 보면 척 이해 되는 구성이 아니네요.
    어떤 피드백을 기대 하고 작성하신 건지 짐작도 안가고, 읽다 보니 제가 한심한 사람이 된 거 같아서 기분 상한 김에 꼬투리를 잡으려고 따로 정리까지 해 봤습니다.

    논리학 수업이 부족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지만 교육이 부족한 건 아니다.
    타인과 갈등을 빚더라도 자의적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나가는 삶의 자세가 공감과 이해를 불러온다
    사람을 만나는 게 즐겁지 않다. 비... 더 보기
    쓰신 분 표현처럼 '지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글 같습니다. 평소 작성하시던 것과는 달리 쓱 보면 척 이해 되는 구성이 아니네요.
    어떤 피드백을 기대 하고 작성하신 건지 짐작도 안가고, 읽다 보니 제가 한심한 사람이 된 거 같아서 기분 상한 김에 꼬투리를 잡으려고 따로 정리까지 해 봤습니다.

    논리학 수업이 부족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지만 교육이 부족한 건 아니다.
    타인과 갈등을 빚더라도 자의적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나가는 삶의 자세가 공감과 이해를 불러온다
    사람을 만나는 게 즐겁지 않다. 비논리적인 사람이라 그런 건 아니다.
    자연주의 추구자들은 교육제도의 반작용으로 생긴 거 같아서 안스럽다.
    혼자 숨어 있거나, 무리를 이루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거 같다.
    나처럼 SNS에 긴 글 쓰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정신이 건강하지 않아서이다.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논리학이라 믿는 것도 마찬가지.

    정리 하고 보니 그냥 스트레스 분출이셨네요;; '나더러 한심하다는건가' 해서 발끈 했던 게 타이핑 하면서 사그러 들었습니다.
    자존감,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자기 확신, 소통과 인정 욕구 뭐 이런 부분에 대한 욕구 불만이 느껴지는데,
    글 쓰신분의 상황이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주변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는 건 괴로운 삶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순위를 스스로 판단하신 소중한 것에 집중하신 다음 덜 중요한 걸 차례대로 내려 놓으시면 좋을 듯 하네요.
    리틀미
    컴퓨터 산 업체에 전화해서 택배로 보냈습니다. 그 쪽에서도 메인보드 문제일 것 같다고... 감사해요ㅋㅋ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쓴 건 아니고 홍차넷에서는 논리학 드립을 본 기억이 없어서 누굴 공격하려고 쓴 건 아니에요.

    그냥 메모하듯이 썼는데 누군가를 화나게 했다니 약간 안도감이 드네요. 너무 쳐져서 뭔가 잃어버렸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남을 빡치게 하는 것도 재능인데 그것마저 잃어버리면 나는 뭔가...

    근데 정말 저는 의도가 없어서 왜 화나셨는지 모르겠어요. 논리학 전공자...이신가요? (개그) 적당한 자기비하와 고백으로 유머러스하게 넘기려는 건데 같이 웃어주세요.
    리플 달아 주신 것 읽어 보고 본문을 읽었을 때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를 찬찬히 생각 해 봤어요.
    직접적인 원인은 '논리가 중요하지 않다니 당치도 않다'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글을 읽긴 읽었는데 글쓴이는 뭘 말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제목을 보아하니 요실금이 들어가고,
    마무리에 지린다는 표현이 있다. 혹시 내가 지금 읽은 건 글이 아니라 배설물이 아닌가. 요런 흐름을 타서 기분이 상했나봐요.

    전 글 읽는 걸 아주 좋아해요.
    시간 여유가 있던 시절에는 다니는 BBS에서 모든 글 다 읽기라거나 DC에서 마음에 드는 겔러... 더 보기
    리플 달아 주신 것 읽어 보고 본문을 읽었을 때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를 찬찬히 생각 해 봤어요.
    직접적인 원인은 '논리가 중요하지 않다니 당치도 않다'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글을 읽긴 읽었는데 글쓴이는 뭘 말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제목을 보아하니 요실금이 들어가고,
    마무리에 지린다는 표현이 있다. 혹시 내가 지금 읽은 건 글이 아니라 배설물이 아닌가. 요런 흐름을 타서 기분이 상했나봐요.

    전 글 읽는 걸 아주 좋아해요.
    시간 여유가 있던 시절에는 다니는 BBS에서 모든 글 다 읽기라거나 DC에서 마음에 드는 겔러리 골라서
    1번 글 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다 읽기도 했었고, 요즘도 좋아하는 작가나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읽는 게 휴식 겸 소일거리에요.
    거기다 하는 일 마저 몇달 전의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쓴 코드를 보면서 발주자의 의도와 작성자의 대책을 추론하고
    망가진 구문을 어떻게 다듬어야 매끄럽게 굴러갈까 고민하면서 먹고 살아요.

    그리고 그런 저에게 평소 리틀미님이 쓴 글은 좋은 먹잇감이었어요.
    문화적 배경과 관심분야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른 사람이 시사 이슈부터 일상 잡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주관이 담긴 글을 써요.
    더 기쁜 점은 이사람이 글을 상당히 자주, 많이 쓴다는 거였어요. 그럼 저는 차려 놓은 밥상에서 수저만 들면 사상적 편식을 면하는 거지요.

    그런데 얼마전 리틀미님꼐서는 이곳 게시판에 있던 글 내용을 다 지우셨어요.
    그때부터는 쓰시는 글을 좀 의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어요. 이사람이 글을 왜 지울까. 자기 글에 대해서 책임 질 생각이 없는걸까.
    사실관계가 잘못된 내용이 있었으면 정정을 하면 되고, 주장이나 생각이 바뀌었으면 바뀌었다 말을 하면 되는건데 왜 그럴까.
    흔히들 '글삭튀'라고 부르는 것과는 좀 다른 거 같긴 하지만 작성한 글에 대해서 흔적을 지울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보게 되었어요.

    그런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이 글을 보았어요. 서두에서는 세태에 대한 지적과 어떤 주관이 담긴 주장이 보여요.
    그런데 뒤로 갈수록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의도를 알 수가 없고 정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해요.
    다시 올라가 제목과 요실금이 들어가고 마무리에 기저귀를 채워서 참지 못하고 지린다는 언급이 있어요.
    나는 다방에서 차를 마시며 신사와 환담을 하러 왔는데 내 앞에 있는 건 정신이 아픈 사람이 토해 놓은, 정신차리면 하수구에 흘려보낼 배설물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는 분노에 차서 어디 물어 뜯을 구석이 없나 하고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 보면서 처음 제가 적은 리플을 적기 시작했어요.

    저는 글 읽는 건 빠르게 잘 읽는다 자부하지만 정작 쓰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지금 이 리플을 적는데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빼고 타이핑 하는데만 한시간 정도가 들어갔어요.
    위에 달아주신 리플과 평소 이야기 하시던 성향을 생각하면 혹시나 이 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상하셨다가도
    '아 내 글을 보고 이사람이 이만큼 리소스를 소모했구나'하고 기분 푸실 것 같아서 사족을 달아 둡니다.
    리틀미
    아... 제가 쓴 글이나 제가 한 행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리플도 별로 기분 상하지 않았어요.

    이미 저지른 일인데 그것 때문에 누군가 저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다면 그게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죠. 만약 그 시간이 다 가기 전에 제가 또 글삭튀를 한다면 그 감정이 맞는 것이니 억울할 일도 없겠죠. 선입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충분히 하실만한 생각이에요.

    글쎄 뭔가 이유가 있다면 이유가 있을텐데 원래 블로그 글을 다 지워버린다거나 전화번호부를 다 삭제한다거나 게임을 자꾸 다시 시작하거나 비슷한 종류의 강... 더 보기
    아... 제가 쓴 글이나 제가 한 행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리플도 별로 기분 상하지 않았어요.

    이미 저지른 일인데 그것 때문에 누군가 저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다면 그게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죠. 만약 그 시간이 다 가기 전에 제가 또 글삭튀를 한다면 그 감정이 맞는 것이니 억울할 일도 없겠죠. 선입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충분히 하실만한 생각이에요.

    글쎄 뭔가 이유가 있다면 이유가 있을텐데 원래 블로그 글을 다 지워버린다거나 전화번호부를 다 삭제한다거나 게임을 자꾸 다시 시작하거나 비슷한 종류의 강박적 취소를 가끔 하는 것 같아요. 또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 같은 건 못하지만 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안 그럴수도 있어요.

    저는 읽는 건 난독증 수준인데 쓰는 건 빨리 쓰는 듯... 제가 쓴 글을 많이 봐주셔서 아실수도 있는데 쓸 때마다 컨셉이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일정하게 미친 게 아니라 오락가락하는... 이 글은 SNS에 올리는 이상한 허세글 느낌으로 썼나봐요.
    막줄에서 터졌습니다 ㅋㅋㅋ
    리틀미
    누군가는 웃겨서 다행이군요ㅋㅋ
    라이카
    '지린다'는 글에 댓글이 이렇게 달렸는데 '오지다'란 말이 하나도 없다니... 지리구요 오지구요는 세트 아니었습니까
    난커피가더좋아
    ㅇㅈ? ㅇㅈ!
    리틀미
    '받아쓰기 00번 써오기'…서울 초등 1∼2학년 이런 숙제 없앤다
    http://naver.me/xqrG2K6N

    택시 타고 가다가 창밖을 보니 한 아저씨가 청중 없는 유세차량에 서서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더군요. 저런다고 당선되나 했는데 다음날 고승덕 딸 사건이 터지고 거짓말처럼 당선되었죠. 정치가 삶을 바꾼다거나 내 한 표가 의미 있다는 말을 안 믿는데 조희연 교육감은 정말 그 말이 실현된 사례. 선거법 위반에 걸리는 아마추어리즘이야 거의 통과의례라고 해야죠, 뭐. 잘 해결됐는지... 여튼 이 글의 취지와 상당히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Ben사랑
    좋은 변화네요.

    여기에 더불어, 학부모와 교사가 많은 소통을 해아합니다. 가정에서 어떻게 아이를 대하고 가르쳐야하는지도 중요하니.
    할머니
    이성복의 네 고통은 나뭇잎하나 푸르게하지 못한다랑 감성이 비슷한 것 같아요. 혹시 안 읽으셨으면 재미잏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틀미
    앗... 고급진 피드백이군요. 방금 읽어봤는데 시였군요.
    할머니
    아 제가 추천드린건 일종의 잠언집이었어요. 동명의 시가 있나보네요. 쓰다보니 왜 이 책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이 글을 보다보니 이런 문장들이 막 떠올라서요. 관련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그냥 이 글이랑 코드가 비슷한 것 같아서 ㅋㅋ

    '시대의 어려움을 방종의 구실로 삼지 말고 자기 탓으로 돌리지도 말 것 양자 다 어둡고 진지한 표정으로 흥청거리는 꼴을 볼때 마다 혓바늘이 돋는다'
    '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를 비정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
    ' 아픈 것들. 탈구된 것들, 제정신이 아닌 것들 속... 더 보기
    아 제가 추천드린건 일종의 잠언집이었어요. 동명의 시가 있나보네요. 쓰다보니 왜 이 책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이 글을 보다보니 이런 문장들이 막 떠올라서요. 관련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그냥 이 글이랑 코드가 비슷한 것 같아서 ㅋㅋ

    '시대의 어려움을 방종의 구실로 삼지 말고 자기 탓으로 돌리지도 말 것 양자 다 어둡고 진지한 표정으로 흥청거리는 꼴을 볼때 마다 혓바늘이 돋는다'
    '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를 비정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
    ' 아픈 것들. 탈구된 것들, 제정신이 아닌 것들 속에는 삶이 숨쉬고 있다. '
    ' 우리는 처음 결혼식을 갖는 신랑처럼 어색하게, 어눌하게 살아간다. 그것이 생이라면, 구태여 세련된 것은 인간적이 아니다. '
    ' 이 삶이 '옳지 않다'는 말은 삶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옳음'이다. '
    까페레인
    공감과 이해는 논리나 교육에서 나오는것이 아닌것 같아요. 또한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자기성찰 내지는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가진 이를 만나기가 쉽지요.

    어떤 커뮤니티나 그룹에 대한 기대치는 일찌감치 버리는것이 좋아요. 통계적으로 멀쩡한 생각만 가진 사람으로 이루어진곳은 거의 없겠지요. 대신에 자신이 바로선다면 개인이 자아성찰과 윤리적인 사람이라면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혹은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그런 사람들과 교류할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따라서 자신에게 집중하는것이 필요한것 같아요.
    나를 세울수록 ...... 더 보기
    공감과 이해는 논리나 교육에서 나오는것이 아닌것 같아요. 또한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자기성찰 내지는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가진 이를 만나기가 쉽지요.

    어떤 커뮤니티나 그룹에 대한 기대치는 일찌감치 버리는것이 좋아요. 통계적으로 멀쩡한 생각만 가진 사람으로 이루어진곳은 거의 없겠지요. 대신에 자신이 바로선다면 개인이 자아성찰과 윤리적인 사람이라면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혹은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그런 사람들과 교류할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따라서 자신에게 집중하는것이 필요한것 같아요.
    나를 세울수록 ...나의 공감력을 키울수록 그런 성향의 이를 만날 가능성이 높겠지요.


    나랑 비슷한 성향의 이를 만나기는 어려운데 가끔 생각하면 복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30대 초에 한 고민이거든요.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이 내 옆에 좋은 이들이 생기거든요. 기다리시고 관조적으로 할 일을 열심히 하시면 그 중에 본인과 비슷한 이들이 눈에 띄실꺼에요.

    그리고 덧붙이면 인터넷의 논리학 싸움이 생산적인가 소모적인가는 본인의 잣대로 거를 필요가 있겠지요.

    제가 포인트 잘못잡았을런지도...힘내세요!
    리틀미
    오... 뭔가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에요ㅋㅋ 카페레인님이 써주신 댓글들은 저와 다른 긍정적인 시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웬지 이번은 같은 사이드에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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