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7/03 11:43:22
Name   눈부심
Subject   트럼프 대학이 가르치는 꿀팁
http://www.slate.com/blogs/moneybox/2016/06/01/the_trump_university_guide_to_talking_like_a_winner.html

Trump University는 각종 직업훈련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영리교육기관입니다. 이 기관이 가르치는, 성공하는 비즈니스맨의 비결이 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자신의 입지는 '빚진 자'로 전락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최대한 내가 'Thank you'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유도를 해야한다나요. 언제나 'You're welcome.'의 입장이 되도록 대화를 전환시키라고 합니다. 대화가 미국식이긴 하지만 특별한 기술이 있어요.

이를테면 모임에 참석한 고객이 있다고 합시다.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두 시간이나 운전한데다 차를 주차할 공간도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불평을 합니다.  

1. 나에게 유리하지 않은 대화
나 :  Well thank for making such an effort. We really appreciate your coming out.(고생이 많으셨어요. 오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고객 : You're welcome.

2. 나에게 유리한 대화
나 : Wow, this must be very important for you - that's pretty impressive. Congratulations in making it here.(우리 모임을 그렇게나 중요하게 생각해 주시니 감동입니다. 무사히 도착하게 되신 걸 축하드려요.)
고객 : Thank you.
나 : You're welcome.

내가 감사하단 말 대신 대충 콩그레츌레이숑 해버리면 상대방이 감사하는 입장이 됨. ('_')

Old you: “Thank you so much for coming to my birthday party!”
New you: “Congratulations on making it to my birthday party!”

기사를 보시면 그 외 몇 가지 다른 대화의 비결 같은 것이 있어요.



1


    전기공학도
    감사합니다가 빚진 것으로 되는 것이라..
    비즈니스는 정말 이렇게 말 한마디도 딱딱 주고받는 것이로군요.
    눈부심
    장사꾼들이란.
    April_fool
    설마 이것도 도널드 트럼프가?
    앗 찌ㅉㅃ
    눈부심
    그렇지비요.
    대화를 세일하듯 하면 좋다나요. '결혼해 주시겠습니까?(Will you marry me?)'가 아니라 '절 구매하시겠습니까?(Are you ready to buy now?)'라고 물어야 한다나요 ㅎ.
    전기공학도
    .. 농담이죠? 사람을 물품같이 말하다니.
    눈부심
    징짜로.
    이건 제 생각인데 결혼에 대한 응답은 '인생 최대의 결정'이라는 부담감을 주지만 물건을 사듯 가볍게 표현하면 더 즉각적인 대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 같아요.
    전기공학도
    이런 화술을 가지고 있으니 상당수 미국인들이 혹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기저에 깔린 철학은 빈곤하기 짝이 없군요.
    눈부심
    철학이 부재한 장사아치란 말씀에 공감. 무분별한 듯 하면서 굉장히 용의주도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이 사람이 폭스뉴스앵커인 켈리를 두고 여성비하적 표현 등 악담을 많이 해서 둘을 두고 언론에서 말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둘이 본격인터뷰를 했어요. 살모사같이 화술이 능합니다.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정치모리배들은 자신의 적과 저렇게 정면대결을 안 하고 피하잖아요. 자신에게 불리하니까요. 이 양반은 벼라별 악담 다 늘어놓구선 수완좋게 일대일로 인터뷰를 하네요 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UGPvwdrlzCM
    VIDEO FOX SPECIAL MEGYN KELLY FULL INTERVIEW WITH DONALD TRUMP 5/17/2016
    전기공학도
    감사합니다. 밖에 나와있어서 영상은 집에 들어갔을때 보겠습니다.
    댓글 보다 보니까 이 글이 생각났어요.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dieoxen007&folder=1&list_id=8890069
    아마 주작?일 수도 있겠지요. 미국 중고나라에서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돈 많은 남편감을 찾는데 돈 많은 남성이 손익을 냉정하게 분석해주는 스토리. 결혼을 시장거래로 보면 그런 언어로 결혼을 표현할 수도 있겠어요.
    눈부심
    아 저거 ㅋ.
    spectacularly beautiful 안해봐서 잘 몰겄는데 여튼 심하게 이쁘면 전 매일매일 거울보면서 제 얼굴 뜯어먹고 살 것 같아요. 이쁘다 이쁘다 이럼서 ㅋ.
    어어 우리가 아는 그 트럼프가 만든 대학인건가용? 그양반도 참 여러가지 하고 사네요.
    눈부심
    이 사람이 제시한 대화의 기술을 보면 늘상 자신을 승자 또는 상대를 압도하는 입장에 두고 그걸 최대한 유지시키는 어법을 가르치더라고요. 근자감 하나 끝장 대단한 양반인 듯 하여요 ㅎ.
    여러모로 비범한 사람이긴 하군요~
    으 저 혼자 그러고 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또 사회에 전파하려고 용을 쓰니까 더 미운 거 같아여
    헤칼트
    음.. 뭔가 연애에서 말하는 알파메일 이런 거라도 관련 있는 걸까요? 궁금하네요
    눈부심
    우리나라는 겸손이 미덕인데 반해 미국에선 '자신감'이 곧 능력이고 겸손 차리다 내 입지 다 뺏긴다는 인식이 좀 있는 편이라.. 그런데 미국에선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서 내가 피력해야 할 미덕이 자신감이란 얘기지 '있는 자', '강자'의 미덕은 겸손이라고 보는 것 같아요.
    헤칼트
    음... 강자는 강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강하니까 그렇게 말할 필요 없다.. 이런 건가요??
    눈부심
    미국에서 강자는 워낙에 가진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강함을 어필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난커피가더좋아
    실제 대부분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사실 큰 의미 없죠. 어차피 갑과 을은 정해져있고, 갑이 늦게 오니까요.
    눈부심
    크...... 아... 도널드가 나름 철학이 있는 것이었다니 OTL.
    당근매니아
    금수저 트럼프 쨔응ㅠㅠ
    트럼프는 사실 물려받은 돈 그냥 부동산 사다가 묵혀놨다고 가정했을 때에 비교해서 딱히 부를 늘리지 못했다는 평이 있더군요. 미국도 역시 부동산이 짱입니다.
    눈부심
    트럼프 이 양반 참 희한한 양반이긴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박근혜도 아는 건 쥐뿔도 없으면서 '선거의 여왕'이었던 바람에 혹자들로 하여금 '뭔가 있나부다'라고 착각하게 만든 것 생각하면 트럼프도 쥐뿔도 모르는 양반일 수도..
    전기공학도
    ..일 수도가 아니라 몰라요.
    당근매니아
    박근혜는 대통령 지위에 올라 보여주는 한심한 작태를 보고 있자면,
    1. 사실 그냥 지 하고 싶은데로 막 했는데 언론등이 모호한 발언을 확대해석해주고 천막당사 같은 것들은 운빨이었거나
    2. 뒤에 도사린 책사들이 그런 정치공학적 놀음에는 도가 텄지만 정사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뒷방늙은이들이든가
    3. 팬덤의 막대한 크기가 이런 집단적 착란현상을 유도했거나 뭐 그런 듯 싶습니다.
    아마 저 셋 모두일 가능성이 높겠죠.
    전기공학도
    박근혜는 가만히 살아서 숨만 쉬고 있어도 지지율30%은 먹고 들어갑니다. 자기 아버지 덕분이죠.
    눈부심
    사실 트럼프가 무지 자존심 상할 일이죠 킄. 트럼프 자체는 대단한 쇼맨십을 자랑하는 양반이긴 하니깐여.
    전기공학도
    둘 다 시궁창이기 때문에 자존심 세울 필요 없을 겁니다.
    Jannaphile
    둘 다 시궁창이긴 한데 능력치만으로 따지면 트럼프 쪽이 훨씬 뛰어나 보이긴 합니다.
    영역은 다르지만 현 대통령과 바로 전임 대통령의 느낌처럼.
    전기공학도
    박근혜는 한국을 망치는 것으로 끝나지만, 트럼프는 당선시 전세계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장사꾼으로서의 능력치가 좋을수록 더 시궁창이 될 겁니다.
    Jannaphile
    전기공학도 님// 아, 그걸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었고요.
    이를 테면 전임 대통령인 이명박이 현 대통령에 비해 장사꾼으로의 능력치가 뛰어나서 경제가 도리어 파탄난 면이 있잖아요. 그런 취지에서 한 얘기입니다. 당선 이후에 미칠 세계정세,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서의 능력치.
    Event Horizon
    사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많은 금융권 브로커들도 그냥 미국 증시인 S&P500 인덱스에 넣어서 묵힌것보다 장기적으로 오히려 손해보는 투자를 한다고하죠... 이 통계도 사실 5년 10년간 살아남은 브로커들로만 계산된거니까 중간에 아예 망해서 집계되지도 않은 브로커들까지 치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미국 서비스에서 결정적인 부분엔 I m sorry를 엄청 아끼더군요. 마치 공무원들처럼. 책임소재 때문에 그런 듯 합니다만..
    눈부심
    그 소리 참 지독히도 안 하더라고요 ㅎ. 고소가 무서운 나라다보니.
    소노다 우미
    심지어는 차 사고를 냈을때도 그런다는 소문이...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해도 효과는 보겠군요 겉으로는.. 뒤에선 씹겠지만요
    눈부심
    근데 불평하던 입장에서 땡큐 소리가 나오게 만들다니 발상의 전환이 디게 재밌어요 ㅎ.
    어른아이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11살 때 토크쇼 대기실에서 트럼프를 처음 만났더랍니다
    어렸던 다니엘이 토크쇼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도날드 트럼프를 만났다고 이야기하렴"이라고 했다죠
    11살짜리 꼬마의 시선으로 나르시스트의 언행을 비웃는 게 재미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rJj85Q7-1k
    Daniel Radcliffe: The Advice Donald Trump Gave Me When I Was 11


    트럼프에게 딱히 비지니스나 성공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자기애가 너무 강해서 나오는 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교육기관도 수많은 고소를 당하고 지금은 없어진 트럼프의 수많은 사업 실패작 중 하나일 뿐이죠
    눈부심
    ㅎㅎㅎ. I can't even relate to that level of confidence라며 놀라는 거 웃겨요.. 아 정말이지 트럼프 같은 나르시시스트는 미국 역사에서 찾기 어렵지 싶어요.
    아, 저 교육기관이 지금은 없나 보군요.
    여튼 자신의 거짓말이나 거짓행위를 '탁 까놓고 할말 다 하는 정직(?)한 사람으로 프레임을 전환한 뻔뻔스러움도 가히 놀라워요.
    당근매니아
    생각해보니 그거 일베애들 논리네요. '니나 나나 똥통인데 난 솔직하니까 내가 너보다 나아.'
    리틀미
    트럼프의 진화형이 MB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MB를 먼저 대통령으로 뽑은 한국은 정치 선진국입니다. 심지어 여자도 먼저 대통령으로 뽑았죠.
    눈부심
    확실히 MB가 더 악랄하므로 일리있는 말씀.
    홍차넷에 양질의 글을 올려주시다니 감동입니다. 좋은 글 올리신 걸 축하드려요.
    눈부심
    유..유어.. 오..옵.. 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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