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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4/19 20:29:47 |
Name | 기아트윈스 |
Subject | 고든 베넷! (Gordon Bennett) |
https://ko.wikipedia.org/wiki/%EA%B3%A0%EB%93%A0_%EB%B2%A0%EB%84%B7_%EC%BB%B5 한국어 위키를 찾아봤는데 별 정보가 없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James_Gordon_Bennett,_Jr. 영문위키쪽은 좀 더 자세한 정보가 있습니다. 제임스 고든 베넷 시니어 (1795-1872)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자수성가형 언론인이었습니다. 뉴욕 헤럴드를 창간해서 시대를 앞서가는 타블로이드 정신으로 뉴욕의 유력지로 만들었지요. 이 양반에겐 제임스 고든 베넷 쥬니어 (1841-1918) 라고 본인을 꼭 닮은 아들내미가 있었습니다. 쥬니어는 아버지 못지 않게, 혹은 더 정신나간, 타블로이드 정신으로 무장한 인간이었더랬지요. 아버지와 달리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나서 다양한 스캔들을 뿌려서 본인 소유 신문의 지면을 장식해주기도 하고 (창조경제...?) 모든 종류의 탈것에 집착해서 온갖 것들을 수집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탈것들을 가지고 경주하는 각종 레이싱을 주최하거나 스폰하기도 했지요. 지금으로 치자면 레드불과 같은 사업모델을 구상했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신문을 운영하며 기사거리에 쓸 레이싱 대회를 직접 열고... 이득이군요. 또 한 소문에 의하면 미래의 장인어른이 초대한 저녁식사자리에서 얼큰하게 취해서 벽난로에 오줌을 갈기기도 했다고도 하네요. 여러모로 걸물입니다. 쥬니어는 또 아프리카 모처에서 실종된 탐험가이자 선교사인 데이빋 리빙스턴 박사 (Dr. David Livingstone)를 찾기 위해 탐험가인 헨리 모튼 스탠리 (Henry Morton Stanley)를 파견한 걸로도 유명합니다. 헨리 모튼 스탠리 다윗활석活石 박사 이 스탠리라는 양반은 결국 리빙스턴을 찾아내는데, 그와 조우하는 순간 건넸다는 "어...리빙스턴 박사님.. 같은데 맞지요? (Dr. Livingstone, I presume?)" 말로도 유명해집니다. 백인이라곤 그 근방 수만명 중에 리빙스턴 한 사람 뿐이었는데 "...같은데 맞지요?" 라고 우물쭈물 물어본 게 해학적이어서 당시 큰 유행어가 됐다고 합니다. 자, 여기까지가 실존인물 고든 베넷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양반 이름이 영어 사전에 있습니다. 인물 사전이 아니구요. http://endic.naver.com/enkrEntry.nhn?sLn=kr&entryId=541bf8cf6b4341fbaab4e8a1e9bb4cbc&query=Gordon+Bennett 그 뜻은 (英) 에이 참, 어이쿠(짜증스럽거나 놀라움을 나타냄) 라고 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오 마이 갇" 라든지 "지쟈쓰!" 와 비슷한 용도로 쓰입니다. 대체 왜 그럴까 하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진 결과 알게 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신성한 이름들이 놀랍거나 짜증스러운 심경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쓰여왔습니다. 1606년의 영국의 어떤 법령은 연극 등의 상황에서 경건하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신성한 이름들을 툭 뱉어내는 경우 한 번 그럴 때마다 10파운드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 예시로 나온 신성한 이름들이 "Trinity!" 라든지 "Christ Jesus!" 라든지 하는 것들이었어요. 즉 1606년에 이미 지쟈쓰 크라이스트!가 그닥 경건하지 못한(?) 의미로 쓰여왔다는 거에요. 1606년 이전에 작성된 연극 대본들의 해당 대사들은 당연히 검열을 받아 재출간됩니다. 예컨대 오 하느님 (O God!) 하던 걸 오 하늘이여 (O Heaven!) 라고 바꾸는 식이지요. 이처럼 신성한 이름들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대강 소리가 비슷하거나 의미가 비슷한 발로 대체해서 쓰는 용법을 "얼버무린 욕설 (Minced oath)" 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What the Hell" 이라고 하는 대신 "What the Heck" 라고 한다던가, "Damn!" 이라고 하는 대신 "Dang!" 이나 "Darn!" 이라고 한다던가, "Jesus Christ!" 대신 "Cheese and Rice!"라고 한다든가 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우리로 치면 십센치! 십장생! 하는 거랑 같네요. 이런 종류의 얼버무린 욕설 중에 "고블라이미!(gorblimey!)" 라는 게 있었습니다. 의미는 염병할, 제기랄, 쉬파 뭐 그런 거라네요. 원래 형태는 "God blind me! (눈썩?)" 였을 거라고 해요. 이게 시간이 흐르면서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시 인구에 회자되던 고든 베넷의 이름이 고블라이미와 발음이 유사했던 덕분에 "고든 베넷! (Gordon Bennett)"으로 진화했다는 게 가장 유력한 설이라고 합니다. ....ㅡㅡ;; 그러니 여러분도 혹 영국에 갔다가 들고가던 캐리어를 자기 발가락에 떨어뜨리거나 망치로 자기 손가락을 찧거나 문설주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해서 짜증이 확 솟아오를 때 그 심정을 영국인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표현하고 싶을 땐 "아우 썅" 하지마시고 "고든 베넷!" 하고 외쳐주시면 됩니다. ... 어휴.. 죽은 고든 베넷은 무슨 죄야... 참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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