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9/30 16:12:24
Name   몸맘
Subject   [작은 아씨들], 가장 극적으로 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관계를 보여주다!
IMG-3099
IMG-3100



작년인가, 지인과 대화 중에 정보가 뭐고 지식이 뭔지, 그럼 데이터는 또 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 제가 예시를 들면서 얘기한 내용이 요즘 흥하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보자마자 이건 써먹어야겠다 싶었고, 그래서 씁니다.



DIKW
                               DIKW 피라미드(지식 피라미드)


DIKW 피라미드(지식 피라미드)는 이러한 '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관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래픽입니다. 요즘 데이터 사이언스가 인기를 얻으며 함께 몸값을 높이고 있죠. 피라미드의 단계가 데이터 사이언스의 프로세스, 즉 문제 설정, 데이터 수집, 데이터 필터링, 모델링, 실행의 단계와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DIKW 피라미드를 이해했다는 것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했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 피라미드는 데이터 사이언스를 넘어선 범용성도 있고요. 

주인공 오인주(김고은 분)는 자신이 따르던 직장 선배 진화영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억측에 억울해합니다. 자신과 화영을 왕따시키던 직장 동료와 팀장에게 복수를 결심하죠. 자신과 같이 회계 담당이었던 화영 언니가 정리해 뒀던 비밀무기를 가지고 사무실로 처들어갑니다. 팀장과 동료들이 있는 앞에서 화영 언니를 왜 왕따시켰냐며 선전포고한 뒤, 선언하듯 카드 내역을 읊죠.

​"황보연 팀장님 복지 카드 문화 비용 청구 내역이에요. 1월 2일 뮤지컬 '라비타' 보셨네요? 4월 3일 영화 '라이크 어 러브 스토리', 7월 5일 '라라랜드' 가셨고, 8월 1일, 자라섬 음악 페스티벌.... 하루 자고 오셨나봐요? 아, 법인 카드 출장 비용 청구 내역이 있네. 춘천 레스또 호텔 더블 룸."

비밀무기란 다름아닌 법인 카드 내역입니다. 그런데 뭐, 이 데이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직원의 복지 활동에 따른 지급 내역들로 보이지요.


IMG-3104


이번엔 옆에 있는 신동훈 대리의 카드 결제 내역들입니다.

"어머, 신동훈 대리님. 대리님도 1월 2일 뮤지컬 '라비타', 4월 3일 영화 '라이크 어 러브 스토리' 보셨네요. 7월 5일 라라랜드도 가셨고요."

역시 기본적인 데이터들로 보일 수 있었지만, 리스트에 노랗게 칠한 결제 내역들이 황팀장의 것과 겹칩니다.
별 의미없어 보였던 데이터들에 맥락이 생긴 거죠.


IMG-3106
IMG-3107


- 정보 1 -
‘황팀장과 신대리는 같은날 같은 뮤지컬을 보았다.’
‘황팀장과 신대리는 같은날 같은 영화를 보았다.’
‘황팀장과 신대리는 같은날 같은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같은 성격의 정보가 중첩되면서 한 방향을 가리켜 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걸 합리적 의심이라고 부르죠. 그뒤 결정적인 정보가 나옵니다.

"어머, 자라섬도 다녀오셨어요? 근데... 숙박비 결제 내역은 없네?"

- 정보 2 -
'황팀장과 신대리는 같은날 자라섬 음악 페스티벌에 갔다.'
'숙박비 결제 내역은 황팀장만 있다.'


IMG-3115
IMG-3112


지식이 탄생하는 순간임을 이 동료는 깨달은 표정이네요.
오인주는 자신이 확보한 이 지식을 배경지식(불륜은 사회적 물의)과 엮어 어떻게 하면 가장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을가로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리며(아마도!) 인사이트를 거듭(통찰)한 뒤 복수를 위한 나름의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IMG-3117
IMG-3113


오인주는 이 내용을 회사 인트라넷에도 올려 모든 사내 구성원들이 알게 하였고, 결국 황팀장은 회사를 나가게 됩니다.

이 지혜가 공명정대한 것인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오인주는 '어떻게 하면 복수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설정하였고, 법인카드 내역이라는 데이터 하나로 정보, 지식의 과정을 걸쳐 지혜를 발휘해 복수에 성공하였습니다. 

불과 1분 만에 펼쳐진, 드라마틱한 DIKW 피라미드의 상승 과정이었고, 
오인주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2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목록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990 과학/기술챗 지피티4가 잘 작동하는 이유 5 블리츠 24/10/18 1158 0
    14750 과학/기술볼만한 유튜브 교육 채널 여름에가입함 24/06/17 1211 0
    14673 과학/기술처음으로 가르친 수업, 강의 끝나는 김에 적어보는 배운 점 11 Velma Kelly 24/05/13 1622 6
    14466 과학/기술 2066년안에 우리의 태양계 내에 호모 에릭툭스 이상 문명이 발견할 확률 3 mathematicgirl 24/02/18 1715 0
    14439 과학/기술자율주행차와 트롤리 딜레마 9 서포트벡터 24/02/06 1863 7
    14246 과학/기술우영우갤에서 선동한 자폐아의 현실 주장의 허구 7 자폐증당사자 23/11/03 2612 2
    14239 과학/기술드라마『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개념 왜곡 3 자폐증당사자 23/10/31 4110 8
    14144 과학/기술체계화된 통빡의 기술 - 메타 휴리스틱 13 서포트벡터 23/09/14 2859 26
    14076 과학/기술끝판왕급 계산기 사용기 9 copin 23/07/30 2861 2
    14024 과학/기술(아마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한 이유 15 매뉴물있뉴 23/07/09 2995 12
    14006 과학/기술유고시 대처능력은 어떻게 평가가 될까? - 위험 대응성 지표들 18 서포트벡터 23/06/26 2852 31
    13963 과학/기술과학이 횡포를 부리는 방법 20 아침커피 23/06/08 3223 6
    13951 과학/기술뇌 없는 명문대 수학과 재학생 3 컴퓨터청년 23/06/05 2653 0
    13946 과학/기술수알못이 생각하는 수학 8 컴퓨터청년 23/06/03 2155 0
    13907 과학/기술챗gpt 상담이 차라리 낫다 vs 그래도 인간 상담은 못 따라간다 11 Dope 23/05/25 2420 1
    13664 과학/기술개발자 모드를 풀어주니 건방져진 chatgpt 3 큐리스 23/03/24 2669 0
    13655 과학/기술(망상) 초음속으로 부담없이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는 몸을 가진다면 천하무적 아닐까요? 13 강세린 23/03/21 2316 0
    13645 과학/기술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핵무기를 동시에 터뜨리면? 19 강세린 23/03/17 2671 0
    13574 과학/기술프로젝트 툰드라 4 copin 23/02/16 2315 1
    13474 과학/기술크롬말고 엣지나 파폭 33 매뉴물있뉴 23/01/11 2469 0
    13271 과학/기술이번 카카오 사태에 가려진 찐 흑막.jpg 코멘터리 18 그저그런 22/10/25 3921 23
    13209 과학/기술"수업이 너무 어려워서 해고당한" 뉴욕대 화학 교수에 관하여 64 Velma Kelly 22/10/06 4846 26
    13195 과학/기술[작은 아씨들], 가장 극적으로 데이터-정보-지식-지혜의 관계를 보여주다! 2 몸맘 22/09/30 3262 2
    13179 과학/기술위즈덤 칼리지 4강 Review 모임 발제: 행복과 성공의 도구, 과학? 2 아침 22/09/25 2350 8
    13135 과학/기술마름모는 왜 마름모일까? 30 몸맘 22/09/05 5030 2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