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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6/08 17:23:47수정됨
Name   마카오톡
Subject   왕안석의 신법이 실패한 이유.
왕안석은 중국 송나라때의 재상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배우는 몇 안되는 중국의 재상입니다. 중국의 재상들중 더 유명한 제갈량 주공단 관중 이런 사람들은 배우지 않아도 상앙과 왕안석은 배웁니다. 둘다 대규모 개혁정책을 폈던 사람들입니다. 상앙의 개혁은 진나라의 전국통일의 초석이 되었고 왕안석의 개혁은 보수파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한 개혁으로 배웁니다.



저도 학생때 왕안석은 개혁주의자이며 뜻있는 사람이었는데 힘이 부족해서 그것을 해결하지 못했다 정도로 배웠네요. 왕안석의 반대파의 수장으로 알려진것은 자치통감의 사마광입니다. 그래서 왕안석은 개혁주의자 사마광은 보수주의자. 사마광이 나쁜놈이네. 걔가 쓴 역사책조차도 꺼려지는, 단순하면서도 오만하면서도 선악의 잣대에 머물러 있는 시야에서 바라봤었습니다.



왕안석은 어린나이에 과거에 급제해 천재라고 불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친구는 사마광. 둘다 학문적 능력은 몹시 뛰어났습니다. 왕안석이 황제에게 등용되어 대규모 개혁정책을 펼치려고 할때는 둘은 여전히 친구였습니다. 여튼 황제는 당시 송나라가 외침에 시달리던 상황에 국가 재정은 부족하고 농민들은 고통스러웠기에 왕안석을 등용해 개혁을 하려는 의사를 내비칩니다. 그래서 왕안석에게 물어봅니다


"모두가 그대가 이론에만 강하고 세상사를 처리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하는데 정말로 그리하오?"

왕안석은 이에 대답합니다

"본디 이론이 실천을 이끄는 법입니다. 소위 이론가라는 사람들이 용렬했기 때문에 이론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오해가 있는 것일뿐입니다"

이에 황제는 왕안석을 중용하여 개혁을 이끌어가게됩니다. 황제와 왕안석이 차츰차츰 개혁을 시도하는데 왕안석의 개혁이 처음부터 삐그덕댔던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청묘법이었습니다.





당시 농민들이 춘궁기때 부족한 양식을 빌렸다가 수확후에 갚았습니다. 사채를 썼다고 볼수 있겠네요. 사채업자가 누굴까요? 돈많은 사람들이죠. 당연히 그들은 지주입니다. 그 이자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농민들을 위해 국가가 파격적으로 대신 빌려주기로 한겁니다. 사채업자는 4할의 이자로 빌려줬다면 국가는 2할의 이자로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오호 서민들에게는 몹시 환영할만한 정책이군요. 이런 좋은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은 당연히 지주였겠죠. 4할의 이득을 챙겨오던 지주들이 본인들의 이권을 뺐기지 않기 위해 극렬하게 반대했겠군요. 우수한 가문에서 태어난 많은 관료들은 가문이 본인들 나와바리에서는 지주였습니다. 그들의 반대가 특히 심했겠네요. 친서민 정책을 펼치던 왕안석은 지주세력들에 의해서 힘의 논리에 굴복했겠네요. 이게 어느정도 가능한 추측이겠죠?



그런데 청묘법을 싫어했던건 정작 농민들이었습니다. 아니 이런 친서민적인 정책을 도대체 왜?????



이게 지방에 따라 기간에 따라 곡식을 빌려야하는 경우도 있고 전해 농사가 잘되서 빌리지 않아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곡식을 빌려야하는 농민들은 사채를 쓰면 4할인데 국가에서 빌리면 2할이었습니다. 너무너무 빌리고 싶네요. 이걸 관리가 그냥 빌려줄까요? 춘궁기때는 나만 빌려야하는게 아닙니다. 이제 캐스팅보트를 지방 관리가 쥐게 되는겁니다. 자 4할에 해당하는 사채대신 국가에서 빌리면 2할이라는 파격적인 이익이 돌아간다는 상황. 안그래도 권력때문에 갑을관계지만 그야말로 이 상황의 갑을이 누구인지는 명확합니다. 농민들은 결정권자를 만나기위해 뇌물을 써야 되는 상황이 된겁니다. 그냥 차액인 이자를 받는 사람이 달라지게 된거죠. 뭐 4할까지는 안냈겠습니다만. 그래 그런 폐단이 있더라도 종국적으로 값싸게 빌리게 되서 농민들에게 이익이지 않느냐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네 여기까지는 그래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농토가 비옥하든지 풍작이었다든지 뭐 그래서 원래 곡식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지역은 어땠을까요? 황제가 야심차게 왕안석 팍팍 밀어줘서 만든 정책입니다. 지방관이 저희는 그런거 필요없는데요 라고 하면서 운용하지 않을수 있었을까요? 이게 관료주의의 특징과 결합해서 요상한 결과를 만들게 된겁니다. 네. 필요없는데 빌려야했습니다. 보통 농사란게 그러하지만 한 마을 전체가 풍작이면 다들 사정이 괜찮고 흉작이면 다들 상황이 나쁩니다. 아무도 빌릴 필요가 없지만 누군가는 실적때문에 빌려야했습니다. 강제 배당되는거죠. 자 이제 불필요하게 이자를 국가에 내야되는 상황이 된거죠.




여기까지는 그래도 봐줄만합니다. 앞으로에 비하면요. 지방관이 나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정책으로 꼭 필요한 농민에게 빌려줬다칩시다. 농민이 못갚았네요. 어떻게하죠? 황제폐하가 농민을 불쌍히 여겨 펼치신 정책을 농민 개똥이가 떼어먹었는데 변제능력이 없습니다. 개똥이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라고 할까요? 개똥이는 나라에서 빌려준 곡식을 먹고 국가의 형벌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겁니다. 아니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옳지 못하네요. 없어서 빌린 사람에게 못갚았다고 형벌을 주는건 안되니 국가가 대신 손해를 보고 탕감해줄까요? 그럼 이제 농민이 빌려서 못갚았다는 가짜장부 하나 만들고 그 곡식들이 관리에게 들어가는겁니다. 그래선 안되죠. 결국 이게 미변제 농민에게 국가가 책임을 지워야 되는건데... 차라리 지주의 드넓은 농장에서 머슴살이 하는게 나았겠죠.



개똥이는 그래서 갚지 못해 도망갔습니다. 관리는 '나라에서 개똥이에게 곡식을 빌려줬는데 개똥이가 먹고 날랐네요.' 이렇게 보고할까요? 옷 벗을거라면 그렇게 해야죠. 나라에서 농민이 못갚은거니 어쩔수없다며 그 관리를 용서하면? 마찬가지입니다. 못갚는 농민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날거고 그 농민들은 명의는 농민이름일 지언정 실제 그 곡식의 출납은 본적도 없이 일부는 관리의 창고로 들어갈겁니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관리에게 적절한 문책을 분명해야합니다. 관리입장에서는 알아서 지주에게 잘 빌려서 살던 농민에게 굳이 나라에서 곡식빌려주고 농민이 먹고날랐는데 본인이 책임져야 할까요? 먼 개같은 정책이 자기 엿먹이게 하나 추가된거죠 관리입장에서는. 그런 일로 본인 커리어상 불이익을 만들고 싶진않네요. "야 개똥이 옆집들 다 나와. 니들이 갚아. "




왕안석의 신법은 한기가 농민들의 요청에 따라 청묘법 폐지에 대한 상소를 올리면서 극렬히 대립하게 됩니다. 이후로 구법당과 신법당은 사후까지도 맹렬한 정쟁을 벌이는데 많은 구법당들이 이 청묘법에 반대해서 구법당에 합류하게 됩니다. 구법당은 보수 신법당은 개혁. 보수가 본인의 이익을 빼았기지 않기위해 격렬히 저항했다 이렇게 단순하게 볼수 없는 그냥 흔하고 평범한 몹시 다면적인 사건입니다. 구법당의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왕안석의 개혁을 지지하다 청묘법으로 넘어간 사람들이고 사마광 역시 청렴하고 원칙적인 사람입니다. 사마광은 세번이나 서신을 써서 친애하는 친구가 (본인 입장에서) 잘못된 길을 가지 않기위해 설득해보려하나 실패합니다. 왕안석은 반대에 부딪혔을때 오히려 더 강하게 추진하고자 했고, 그럴려면 힘이 필요했으며, 그로인해 신법당 자체가 어중이 떠중이들이 모인 집합체가 되고 황제가 밀어주는 왕안석에게 끈대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외려 왕안석쪽이 더 시류를 타는 사람들, 도덕적으로 아쉬운사람들이 차지하게되어 더더욱 극렬한 공격을 받게됩니다.



마무리는 다른 이의 말을 빌려 끝맺음을 하겠습니다. 역사학자 이중텐 (삼국지 강의로 유명한 사람이라 아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은 왕안석의 신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탐관오리가 두려워하는것은 개혁이 아니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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