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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2/19 13:58:59
Name   ar15Lover
Subject   (번역)유나바머가 옳았나?
원문출처: https://www.foxnews.com/opinion/was-the-unabomber-correct
저자: 키스 애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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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카진스키(aka 유나바머)는 1978년~1992년 폭탄으로 23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1998년 정당하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어느 누구도 그의 테러리즘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선언문 “산업사회와 그 미래”에 묘사된 그의 생각들은 무시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가 자율성을 침식하는 정치적 힘과 기술에 의한 개인의 무력감을 향해 돌진해갈 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폭탄테러를 멈추겠다는 카진스키의 제안에 따라, “산업사회와 그 미래”는 1995년 9월 19일,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에 의해 출판되었다.

지금도 살아있는 카진스키는, 미국과 세계의 산업화로 인해, 그리고 기술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을 실천하는 능력을 잃게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정치적 “좌파”들이 기술을 열광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보았다. 그들의 “좌파”적 이념을 위해서는 중앙집권적 권력으로 인간을 통제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좌파”들이 심리적 장애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자신의 개인적 무기력감을 거대집단에의 소속감과 사회에 대한 통제를 통해 보상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카진스키가 사람들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생각은 많은 부분에서 정확했다.

수억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자아도취에 빠져 스스로를 TV쇼로 만들고 있는 모습을 카진스키가 본다면, 나는 그가 자신이 옳았음을 더욱 확신하리라고 장담한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마치 자기가 스타라도 된것마냥 자신의 일상생활을 “트윗”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는 자아를 자극하고 영혼을 갉아먹는 기술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감탄할 것이다.

일상적인 GPS 사용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는 지도 상에 표시된 길을 따라가는 것이 실제로는 현실에서의,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인생의 방향감각을 침식한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고는 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새롭게 등장한 구글 글래스는 사용자들로부터 세상을 분명히 바라보는 능력을 빼앗아갈 것이다. 카진스키는 차라리 감방의 쇠창살과 고독함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그는 적어도 이건 현실이기라도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인터넷을 도구삼아 대선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의 정부가 미국 대중을 도청하고, 이메일과 휴대폰을 감시하고, 그들의 법률적 권리를 부정하고, 사람들을 무장해제하는 모습을 카진스키가 본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미국인들이 (바로 그가 예측했던, 기술과 좌파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인간 삶의 핵심인 그들의 개인성과 자율성이 위험에 처해있음을 알게할 수 있을지 궁금해할 것이다.

유나바머가 한 짓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그는 틀렸다. 자기 생각에 주목을 끌기 위해 사람들을 죽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와 함께 그의 생각까지 가둬버렸다. 특히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들 사이에서, 언급불가능한 주제가 되었다.

글쎄, 나는 정치적 올바름보다는, 올바름을 추구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이 연쇄살인범 테드 카진스키의 저서 “산업사회와 그 미래”를 읽어야할 시간이다. 그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서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조지 오웰의 “1984”와 나란히할 자격이 있다.



7
  • 읽으러 갑니다 춫천


배워갑니다
리모기
달콤한 기술엔 늘 예기치 못한 폐해가 있다는 점에선 공감하지만 기술의 영향력을 넘 과장해서 보는 것 같아요. Gps가 인생의 방향감각을 앗아간다면 나침반이나 지도라고 괜찮았을까 싶네요. 여러모로 1984나 멋진 신세계급은 절레절레 입니당.
3
꾸준한 번역에 추천추천. 기술이 인간의 행동을 어느 정도까지 조형하는가, 인간이 기술이 주어졌을 때 어포던스를 어떻게 발전시키는지에는 관심이 많아요. 기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력을 넘모 크게 바라보는 관점에는 반대를, 기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여러모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에는 동의를 하옵니다.
2
일상생활가능수정됨
유나바머의 어떤 통찰이 그를 단순한 증오범죄나 테러리즘과는 다른 존재로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그가 과대망상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를 실제로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책에는 100년을 꿰뚫는 통찰과 아주 허황되고 황당한 비전이 혼재하죠.

29. 체제는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종교를 믿는지에 관해서는 일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사람이 학교를 다니고, 존경할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오르고, '책임감 있는... 더 보기
유나바머의 어떤 통찰이 그를 단순한 증오범죄나 테러리즘과는 다른 존재로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건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그가 과대망상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를 실제로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책에는 100년을 꿰뚫는 통찰과 아주 허황되고 황당한 비전이 혼재하죠.

29. 체제는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종교를 믿는지에 관해서는 일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사람이 학교를 다니고, 존경할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오르고, '책임감 있는' 부모이며, 비폭력주의자인 한에 있어서는 말이다.

66. 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를 위해 자신이 행한 무엇보다는 체제가 그들을 위해서, 아니면 그들에게 행한 무엇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에도 점점 더 체제가 마련해 놓은 통로를 따라가고 있다. 기회란 것도 체제에 의해 제공되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규칙과 규제에 순응해야 한다.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미리 정해놓은 기법을 따라야만 한다.

74. 우리는 현대인이 지닌 장수에 대한 강박관념, 그리고 노년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육체적 힘과 성적 매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바로 권력 과정에서의 욕구 충족이 박탈당한 데서 초래된 병적 증상이라고 본다. '중산층의 위기' 또한 그 같은 병적 증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반화된 자녀 양육에 대한 무관심은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구절에서는 분명 머리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의 단계로 들어가면

140. 단 하나의 방법은 산업ㅡ테크놀로지 체제를 모조리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184. 산업 사회가 사라진 후 어떤 사회가 생겨나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첨단 테크놀로지가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농부가 되거나 목동, 어부, 아니면 사냥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5. 문제는, 산업 체제에 저항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중의 다수가 인구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적은 수의 아이를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다는 점이다. (...) 다음 세대의 혁명 세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혁명 세대가 스스로를 열심히 재생산해야 한다.

96. 우리가 한번도 폭력을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선언문을 출판사에 보냈다고 가정해보라. 출판사가 그것을 받아주었겠는가. (...) 우리의 메세지를 오래도록 기억되게끔 깊은 인상을 남기며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죽여야 했다.

전면적인 테크놀로지의 철폐와 원시 생활로의 회귀를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읊으면서 심지어 그런 변화가 자기 대에 즉각적으로 오리라는 강렬한 믿음까지 있죠.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고찰한 반면 대안이랍시고 내놓은 미래상은 너무나도 빈약한데다 그 명백함에 도취되어 자기 대에 반드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나르시시즘 적인 집착이 그가 학자가 아닌 좀 특이한 범죄자에 그치게 된 원인인 겁니다. 더 뛰어난 말을 한 사람이 1960년대에 이미 있었습니다. '봉건적 불완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초월하기 위해서 봉건적 불완전을 부활시켜야 한다.' 유나바머의 비전은 여기에 한참 못미쳐요. 테크놀로지를 파괴하고 농경 수렵 사회로 돌아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거고 그런 사회로 하루빨리 돌아가기 위해 테크놀로지 사회의 첨병들을 처형하고 현재의 여건이 어떠하건 간에 무작정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하고... 그런데 그런 사회에서 테드 카진스키 같이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어울릴 자리는 있을라나요?

유나바머가 어느 정도 옳은 말을 했을 순 있지만 그가 지적한 문제는 그가 아닌 다른 텍스트에서도 간파할 수 있는 것이고, 그의 빈약한 비전과 허망한 실천은 그의 사상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죠. 조커를 보고(어떤 버전의 조커든) 화두를 던졌다곤 할 수 있어도 철학자다, 사상가다, 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인 것처럼요.
ar15Lover
정성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 뿐만 아니라 카진스키의 다른 저서들도 읽고 있습니다. 카진스키를 진지하게 평가하고자 한다면, <산업사회와 그 미래> 뿐만 아니라 그가 쓴 편지들과 <Technological Slavery>, <Anti-Tech Revolution> 같은 저서들도 읽어야합니다. 그가 쓴 편지들의 일부분은 인터넷상에 공개되어 있으니, (영어가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찾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꺼라위키의 오역 가득한 해적판 번역본 한번 읽어보... 더 보기
정성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 뿐만 아니라 카진스키의 다른 저서들도 읽고 있습니다. 카진스키를 진지하게 평가하고자 한다면, <산업사회와 그 미래> 뿐만 아니라 그가 쓴 편지들과 <Technological Slavery>, <Anti-Tech Revolution> 같은 저서들도 읽어야합니다. 그가 쓴 편지들의 일부분은 인터넷상에 공개되어 있으니, (영어가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찾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꺼라위키의 오역 가득한 해적판 번역본 한번 읽어보고서 그를 평가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일상생활가능님이 카진스키가 결국 과대망상자에 불과하다는 근거로써 제시한, 빈약한 미래상과 허망한 실천은 그가 옥중에서 교환한 편지들을 보면 보충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비판(빈약한 미래상, 허망한 실천)을 편지로 써서 보냈고, 그는 몇몇 부분에서는 자신이 비약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고 기존 입장을 철회했습니다. 한 예로 아이를 많이 낳아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런 주석을 추가했죠.

"(문단 204)(2016년 추가) 이 문장은 철회하겠다. 1995년 당시에는 혁명가들이 자녀를 많이 가져야한다는 조언에 어느 정도의 장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체제를 향한 최후의, 그리고 결정적인 투쟁이 이미 태어난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그들을 따르는 첫 세대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잠재적 혁명가들이 자녀를 갖게될 경우, 가족을 돌보느라 바빠 혁명가로써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 외에도,"당신의 현대 문명 진단에는 공감하지만, 현대 문명의 파괴는 망상에 불과하지 않느냐.", "왜 르네상스도 아니고, 중세도 아니고, 하필이면 수렵채집사회냐.", "현대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 등등등의 질문에도 카진스키는 논리적으로, 구체적으로 답변했습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기존 입장을 철회, 수정했고요. <산업사회와 그 미래>와 그와 관련된 논의들은 2021년 현재에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문서들입니다.

전 지금 그의 최신작 <Anti-Tech Revolution>을 읽고 있는데, 1장에서는 역사의 통제불가능성, 2장에서는 기술 체제의 내부모순, 3장에서는 혁명가들이 피해야할 실수, 4장에서는 혁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죠. 모든 주장들은 그를 뒷받침하는 레퍼런스가 철처하게 인용되어있고요. 그가 쓴 글들은 일종의 사회학 논문으로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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