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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8/19 14:12:55
Name   남편
File #1   진미평양냉면.jpg (88.0 KB), Download : 21
Subject   [강남구청역] 진미평양냉면 (feat. 광화문국밥&필동면옥)


진작부터 아내와 평양냉면 순회를 하려 했으나 이래 저래 상황이 안 되서

(아.. 합정 동무밥상 갔다가 정기휴일도 아닌데 쉬는 바람에 냉면 못 먹었던 날이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ㅠㅠ)

올해 평양냉면 로드는 예년보다 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광화문국밥과 필동면옥을 먼저 다녀왔지만, 공교롭게도 맛집 게시판에 이미 광화문국밥 글이 있고..

필동면옥 글은 저도 전에 올린 적이 있다보니 진미평양냉면 위주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

모처럼 평일에 휴가내고 아내와 함께 분당선을 타고 하염없이 이동하는데, 물을 안 챙겨 왔네요..

게다가 진미평양냉면 위치는 지하철 역에서 좀 걸어가야 하다보니..

냉면 육수 한사발을 원샷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웨이팅을 걱정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운 좋게 자리 하나가 딱 비었네요.

..

주방이 어느 정도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면을 씻고 그릇에 담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분이 익은 냉면 사리를 찬물에 역동적으로 씻고 계시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방을 계속 보면서 세는데 한 번 면 삶을 때 대략 12그릇 정도 분량이 나오는 것 같더군요.

면 씻으시는 분은 정말 쉬지도 않고 계속 면만 씻으십니다.

씻은 면을 좍좍 잡아당기면서 손가락에 돌돌 말아 그릇에 담는데, 뭔가 장인의 포스도 느껴졌습니다.

..

주문은 만두 반접시에 물냉면 2개..

일단 자리에 앉으니 면수를 한 컵 줍니다. 더운데 뜨끈한 면수를 먹으니 냉면이 더 땡깁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면수만 맛있었던 을지면옥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ㅅ-)a

만두 반접시(3개 줍니다.)가 먼저 나왔고, 냉면도 바로 나왔습니다.

장충동 평양면옥처럼 여기도 꾸미에 오이가 들어갑니다.

(아내는 오이가 들어가서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군요.)

육수의 경우, 육향이 강하지 않네요. 대신 올해 먹어봤던 평냉 중에서 간은 제일 쎄네요.

처음 들이켰을 때에는 조금 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면 풀어서 먹으니 간은 맞네요.

전체적으로 괜찮았습니다. 다만 육수의 양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부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만두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두부, 고기, 숙주, 무로 속을 빚은 거 같은데 촉촉하면서도 담백하더라고요.

먹으면서 무가 서걱거리면서 씹히는 느낌은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추나 부추 같은 다른 채소였다면 어땠을까 싶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평냉집에서 김치가 같이 나와서 독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다 먹고 일어나기 전에 김치는 무슨 맛일지 궁금해서 하나 집어 먹었는데

괜히 먹었네요. 김치 때문에 음식에 대한 평가가 더 떨어질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

간단히 정리하자면 냉면에서 면이 무척 만족스러운 집이었습니다.

만두피도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반죽 하시는 분이 실력이 좋으신가 봅니다.

반면 육수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네요. 물론 개인적으로 1티어에 두는 냉면집에 비해 그렇다는 거지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평균 이상인 것 같은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20년 넘게 장사한 역사 있는 집인 건 알겠는데.. 냉면 그릇 좀 바꾸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포면옥, 봉피양의 경우에는 사기 그릇을 쓰던지, 유기 그릇을 쓰던지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식당으로부터 대접 받는다는 느낌을 주더란 말이죠.

그런 면에서 얼마 전에 갔었던 광화문 국밥에서도 사기 그릇을 써서 참 좋았습니다.

반면 필동면옥이나 이곳처럼 스댕 냉면 그릇을 쓰는 곳들도 많은데..

냉면을 먹다 보면 젓가락으로 그릇 바닥을 긁게 되고.. 이 때 나는 소리가 무척 신경에 거슬립니다.

게다가 그릇에 상처도 많이 나 있는데, 그런 걸 보다보면 냉면 그릇이 식기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바가지 같은.. 뭔가 음식 그릇이 주 역할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로 느껴진다랄까요.

(이 글 쓰면서도 스스로가 디게 까다로운 척 하네..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오다보니 꾸미를 이쁘게 담을 시간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됩니다만

음식에 집어던져넣듯이 꾸미들을 담아서 주는 게 아쉽더라고요.

자꾸 광화문국밥이랑 비교하게 되는데.. 거기는 참 정갈하게 잘 담아줘서 기분이 좋았거든요.

반면에 얼마 전에 갔던 필동냉면의 경우 정말 대충 담아서 주다 보니

의정부 계열의 정체성과 같은 고춧가루들이 꾸미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먹다 말은 걸 가져다 주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았었습니다.

진미평양냉면도 사실 꾸미가 정말 그릇 안에 흩뿌려져 있더라고요.

사진은 그나마 제가 젓가락으로 정리한 겁니다. -ㅅ-)a

..

뭔가 정작 음식점 이야기 보다는 딴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올해 먹은 평냉 중에서는 광화문국밥 평양냉면이 제일 맛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베스트3 안에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얼마 전까지 베스트 3에 들락날락 하던 필동면옥은 올해를 계기로 저 아래로 내려버렸고요.

진미평양냉면 정도면 5순위 안까지는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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