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9/03/14 16:42:05 |
Name | 아이캔플라이 |
Subject | 어디까지 우리는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
안녕하세요 제가 평소 고민하던 것들을 나눠보고 싶어 올립니다. 저는 미국, 대만, 일본, 태국 등 여러 나라를 다녀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개선해야 할 습관, 문화에 대해 많이 생각해봅니다. 개선이라 썼지만 여러 선진국에 다녀오니 정말 쓰레기 같은 문화라고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이건 제가 아직 젊은이라 부정한 것에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딘들 또라이 없고 범죄자가 없겠어요. 한국의 단면을 더 크게 보는 것 뿐이겠죠. 오늘도 지하철에서 '어디까지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한 남성이 제 어깨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고(사과는 없고), 한 여성은 문 옆에 서서 비켜주지 않더군요.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에 앉겠다고 마구잡이로 다니는 아줌마들, 술에 쩔어 행인에게 시비거는 아저씨들. 예수가 어쩌고 하는 사람들까지. 특히 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건지, 뒷사람은 생각 않고 끔찍한 연기를 뿜어대는 건지... 제 눈에는 이게 잘못되어 보입니다. 사과하고 양보하고 기다리고... 이런 게 당연한 것 아닐까? 하다가도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디 있나, 내 생각대로 되길 바라는 욕심인 것을 하고는 그냥 삼킵니다. 문화에도 선진형이 있는 걸까요? 모두가 추구해야 할 진리랄까. 문을 잡아주거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들 말예요. 우리가 느끼는 혹은 예민한 소수만 느끼는 불편함과 무례함을 '한국다움'으로 볼 수 있는 걸까요? 어디까지가 문화인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열차 안에서 많이 맞았습니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역시 한국이니까 하고 넘겨야 하는 것이겠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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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는 게 한 사회 내에서 집합적 역량으로 무언가를 일구어 내는 거죠. 지하철 진상은 우리가 어떤 역량을 동원해 일군 건 아니라고 해야 할 테고요. 오히려 일구어지지 않은 상태, 모두가 그저 내 편할 대로 하는 상태로서 전(前) 문화 단계이고 단어 그대로의 의미에서 미개라 할 수도 있겠고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 난리도 아닌 승리, 정준영 등의 사건을 미개일까 문화일까 따져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리베카 솔닛은 '강간 문화'의 존재를 주장하며, 남성들이 강간을 집합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더 보기
좀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 난리도 아닌 승리, 정준영 등의 사건을 미개일까 문화일까 따져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리베카 솔닛은 '강간 문화'의 존재를 주장하며, 남성들이 강간을 집합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더 보기
문화라는 게 한 사회 내에서 집합적 역량으로 무언가를 일구어 내는 거죠. 지하철 진상은 우리가 어떤 역량을 동원해 일군 건 아니라고 해야 할 테고요. 오히려 일구어지지 않은 상태, 모두가 그저 내 편할 대로 하는 상태로서 전(前) 문화 단계이고 단어 그대로의 의미에서 미개라 할 수도 있겠고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 난리도 아닌 승리, 정준영 등의 사건을 미개일까 문화일까 따져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리베카 솔닛은 '강간 문화'의 존재를 주장하며, 남성들이 강간을 집합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했고 그런 측면에서 문화라 칭했습니다. 반대에서는 일부 남성의 일탈 행위이며 그들은 욕망을 제어할 줄 모르는 미개한 자들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정준영 같은 이는 몰카 영상을 암시하는 강간 문화적 개그 코드를 퍼블릭하게 써먹은 역사가 있다고 하고, 이것이 제재받지 않고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낄낄거리는 수준에서 유통될 수 있는 환경에는 '강간 문화가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저는 봅니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 요즘 난리도 아닌 승리, 정준영 등의 사건을 미개일까 문화일까 따져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리베카 솔닛은 '강간 문화'의 존재를 주장하며, 남성들이 강간을 집합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했고 그런 측면에서 문화라 칭했습니다. 반대에서는 일부 남성의 일탈 행위이며 그들은 욕망을 제어할 줄 모르는 미개한 자들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정준영 같은 이는 몰카 영상을 암시하는 강간 문화적 개그 코드를 퍼블릭하게 써먹은 역사가 있다고 하고, 이것이 제재받지 않고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낄낄거리는 수준에서 유통될 수 있는 환경에는 '강간 문화가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저는 봅니다.
전철 버스 안에서 당연히 담배 피고
버스 좌석에 재떨이 뙇 있던 시절 생각하면
저는 격세지감입니당
학교에선 지각했다고 빠따맞고
점수 1점 떨어질 때마다 한대씩 맞고
남자애들은 여자애들 치마 들추고 가고
어른들은 남자애들 꼬추 한번 만지자 하고
당연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당연히 안된다고들 생각하는 것 보면
의외로 변화가 빨랐다고 생각합니다
버스 좌석에 재떨이 뙇 있던 시절 생각하면
저는 격세지감입니당
학교에선 지각했다고 빠따맞고
점수 1점 떨어질 때마다 한대씩 맞고
남자애들은 여자애들 치마 들추고 가고
어른들은 남자애들 꼬추 한번 만지자 하고
당연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당연히 안된다고들 생각하는 것 보면
의외로 변화가 빨랐다고 생각합니다
폭동이라니 무슨 말씀을...;; 그냥 훌리건 입니다.
+ 평화로운 시절이라도.. 루브르에 개똥이 널부러진 사진이나 프랑크푸르트역 근처 에서 마약을 한다거나... 많지 말입니다.
+ 평화로운 시절이라도.. 루브르에 개똥이 널부러진 사진이나 프랑크푸르트역 근처 에서 마약을 한다거나... 많지 말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드는 의문인데,
축구 때문에 때때로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사회) vs 축구 경기가 끝나면 얌전히 집에가는 사람들(사회)
중에 저는 후자가 공중도덕이 낫다고 생각되는데요, 왜 그렇게 평가하면 안되죠?
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축구 때문에 때때로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사회) vs 축구 경기가 끝나면 얌전히 집에가는 사람들(사회)
중에 저는 후자가 공중도덕이 낫다고 생각되는데요, 왜 그렇게 평가하면 안되죠?
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ar15Lover 님// 님께서 생각하는걸 모든사람이 다같이 생각한다고 하시니 재밌네요. 그런 자신감을 저도 가져보고 싶습니다.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거랑 버스에 쓰레기 버리는게 뭐가 다른가요? ㅎㅎ
그리고 세심한 배려 이전에 큰 매너부터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하는거구요. 사소하지 않은 매너부터 안지키는데 세심한 배려만 고려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킹리적 관심법을 동원하면 본인이 생각하시는 외국에서의 경험이나, 무의식적으로 서양의 매너를 우위에 두고 싶어서 그러시는걸로 보여요. 그게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의 일반적인 경향인데 딱히 좋은건 아닙니다.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거랑 버스에 쓰레기 버리는게 뭐가 다른가요? ㅎㅎ
그리고 세심한 배려 이전에 큰 매너부터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하는거구요. 사소하지 않은 매너부터 안지키는데 세심한 배려만 고려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킹리적 관심법을 동원하면 본인이 생각하시는 외국에서의 경험이나, 무의식적으로 서양의 매너를 우위에 두고 싶어서 그러시는걸로 보여요. 그게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의 일반적인 경향인데 딱히 좋은건 아닙니다.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다닌 나라들은 선진국이 아니라서 그랬나...
공중도덕은 위에 그저그런님이 쓰신것 처럼 특별히 잘 지키는 분야들이 서로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들은 지불해야하는 것도 있고요.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제가 인상깊었던 것은 대만에서 유모차 등의 프라이어리티에 대한 존중이었는데, 위에 제로스님이 쓰신대로, 우리 나라에서도 널럴한 시간에 널럴한 역에 갔다면 어느정도 존중은 받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이 널럴하기 위해서 사회가 지불해야하는 (곡간에서 인심난다는) 비용도 적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공중도덕은 위에 그저그런님이 쓰신것 처럼 특별히 잘 지키는 분야들이 서로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들은 지불해야하는 것도 있고요.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제가 인상깊었던 것은 대만에서 유모차 등의 프라이어리티에 대한 존중이었는데, 위에 제로스님이 쓰신대로, 우리 나라에서도 널럴한 시간에 널럴한 역에 갔다면 어느정도 존중은 받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이 널럴하기 위해서 사회가 지불해야하는 (곡간에서 인심난다는) 비용도 적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외국 살고 있습니다.
아까 전에 길 가다가 어떤 백인 아저씨가 저보고 "Excuse me? It's there for a reason." 라면서 좀 엄근진한 말투로 말걸길래 뒤 돌아보니까 길 바닥에 자전거 문양이 있더군요.(인도가 아니라 자전거 도로였던 모양)
그냥 죄송하다고 말하고 서로 갈길 갔는데...막 홍차넷 와서 이런 글 보니까 느낌이 묘하네요.
이 나라가 한국보다 더 선진국이란 소리는 아니고(뭐,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나라 사람들도 담배 꽁초는 그냥 땅바닥에 버리더랍니다. 쓰레기들도 물론이구요), 그냥 타이밍이 묘해서 적어 봅니다...
아까 전에 길 가다가 어떤 백인 아저씨가 저보고 "Excuse me? It's there for a reason." 라면서 좀 엄근진한 말투로 말걸길래 뒤 돌아보니까 길 바닥에 자전거 문양이 있더군요.(인도가 아니라 자전거 도로였던 모양)
그냥 죄송하다고 말하고 서로 갈길 갔는데...막 홍차넷 와서 이런 글 보니까 느낌이 묘하네요.
이 나라가 한국보다 더 선진국이란 소리는 아니고(뭐,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나라 사람들도 담배 꽁초는 그냥 땅바닥에 버리더랍니다. 쓰레기들도 물론이구요), 그냥 타이밍이 묘해서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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