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3/06 04:31:43
Name   No.42
Subject   블루투스, 너마저...!
안녕하세요, 42번입니다.

눈팅모드로 오랜 시간 지내다가 문득 새벽에 잠이 안와 키보드를 잡아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갤럭시 노트7이 남겨준 Level U Pro 블루투스 이어셋의 고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훅 밀려들어오는 아재의 감성으로,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블루투스, 너마저...!'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폭풍까임을 당하고 있자니,

생각의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카이사르와 브루투스, 배신.

배신이라는 단어가 생각해보면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리는데, 과연 우리는 배신을 얼마나 경험하고 살고 있을까요?
곰곰히 저의 길길짧짧한 인생을 살펴보니 저는 그래도 여기저기서 꽤 얻어터진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큰 것만 생각해보면... 언젠가 홍차넷에 공유하기도 했던 직장상사와의 이야기도 어찌보면 상사로, 멘토로 믿었던 사람에게 겪었던 배신이겠지요.
로저 클레멘스가 로켓맨에서 약쟁이로 전락했을 때, 방에 대문짝만하게 걸어둔 그의 포스터를 찢던 그 아픈 마음도 아직 생생합니다.
부산에서 친구가 올라와 같이 묵었더니 방이 거지꼴이라는 말에, 여친 방 청소를 열심히 해주다가 침대 밑에서 '오염된' 피임기구를 발견했던 일도 기억나네요.

그리고, 오늘 저는 한 번의 배신을 또 겪었습니다.

순진한 사람입니다, 저. 사람을 잘 믿고 좋아하나봅니다.
그래서 고향에 남아 소를 키우는 외삼촌에 대한 우정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보통 사람들에게 충성한다던 한 사람을 믿고 좋아했습니다.
비록 그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기도 했지만, 아직 더 나아갈 길이 있는 사람이라고, 또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 시즌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지언정, 다음 시즌에는 우리의 에이스가 되어줄 이라고 믿었지요.

이제, 그를 아껴주었던 많은 사람들의 곁을 떠나서
법정으로 향할 그에게 뭐 어떤 말을 건네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심정은 이렇습니다.

'아, 제기랄. 당신마저...!'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69 일상/생각빛바랜 좋은 날들, 사라져가는 멜로디. quip 18/06/12 4623 5
    7650 일상/생각안빡센 군대가 어딨냐 19 No.42 18/06/10 7195 13
    7632 일상/생각Don't force me 6 No.42 18/06/07 5397 4
    7629 일상/생각딱 한 송이의 꽃 37 하얀 18/06/06 6101 13
    7623 일상/생각직딩의 한탄 일기 6 커피중독자 18/06/05 4761 12
    7620 일상/생각삶과 죽음 4 소나기 18/06/04 4342 9
    7619 일상/생각설성반점 폐업을 맞아 떠올린 추억 44 No.42 18/06/04 7173 15
    7614 일상/생각특별하지 않은 6 우분투 18/06/02 5676 24
    7605 일상/생각쉬는날이 두려운 이유. 2 염깨비 18/05/30 5344 9
    7603 일상/생각나의 사춘기에게 6 새벽유성 18/05/30 7169 24
    7598 일상/생각후일담 - 밥 잘 사주는 누나 8 하얀 18/05/29 7594 12
    7590 일상/생각일요동물농장#1-치타 (달리는 고양이 VS 나른한 고양이) 17 하얀 18/05/27 6056 3
    7584 일상/생각아아 인도 가네요.. 3 집에가고파요 18/05/25 5292 2
    7576 일상/생각커피야말로 데이터 사이언스가 아닐까? 33 Erzenico 18/05/24 5397 12
    7574 일상/생각왜 한국야구를 안보나요?에 대한 바른 대답 28 No.42 18/05/23 6073 11
    7558 일상/생각에버랜드를 혼자 갔던 상병의 이야기 12 Xayide 18/05/21 5891 10
    7557 일상/생각오물 대처법 6 하얀 18/05/20 5595 30
    7551 일상/생각무도와 런닝맨, 두 농구팀(?)에 대하여... (2) 3 No.42 18/05/19 5081 4
    7550 일상/생각무도와 런닝맨, 두 농구팀(?)에 대하여... (1) 7 No.42 18/05/19 4590 7
    7541 일상/생각축농증 앓았던 이야기 10 풍운재기 18/05/18 5926 0
    7538 일상/생각헉, 탐라에 흘려가도 좋을 잡설을 쓰다 티타임으로 넘어 왔습니다. 성공의날을기쁘게 18/05/18 4505 5
    7534 일상/생각사무실 확장 했습니다. 14 집에가고파요 18/05/17 5213 17
    7517 일상/생각사무환경에서 가장 불편한 것은 무엇일까? 47 Erzenico 18/05/13 5534 1
    7511 일상/생각식성이 잘 맞는 사람 13 한라봉초콜릿 18/05/12 5464 9
    7503 일상/생각친구와의 대화 2 No.42 18/05/10 4535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