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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3/12 14:15:07
Name   은머리
Subject   배우 마이클 쉐넌이 말하는 베드씬


어디서 본 듯 안 본 듯 얼굴이 그리 낯익지는 않은 배우인데 인터뷰내용이 인상적이에요. 마치 근사한 단편을 작가에게서 직접 듣는 것 같이.. 앞부분과 뒷부분을 좀 자르고 가져왔어요. 그가 직접 단편을 읽어내려가는 듯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사를 따라가면 예술적인 느낌이 나요.
  
I got to have sex with Kim Basinger. That was my first love scene. That was crazy. I was terrified. It was very strange because there was a woman there whose job was to be Kim’s body double while they were lighting. And she had to take off her clothes. So they brought me to set first and that woman whose name I can’t remember sat on top of me while they made sure that the lighing was right. Then at the very last second when everything was prepared, Kim came in. She had her robe on. She’s like ‘You’re ready to do this?’ I’m like ah..sure. She threw her robe off and straddled me. We did a take. And so we were sitting on a couch and I’m trying to avoid, like not make an eye contact, I’m like sweating. The whole thing’s just wrong. And there’s this green pillow, really ugly, hideously ugly, green throw pillow next to me on the couch. I said.. uh.. oh that’s.. that’s a nice pillow. And Kim was like what? I said the pillow.. I..I like this pillow. She’s like oh.. okay. Yeah, it’s a nice pillow. A few months later, I was in Louisville, Kentucky doing a play and I got a package in the mail. And there’s a little envelope and it said ‘Dear Michael, Just wanted to say I really enjoyed working with you. You’re such a gentleman and I thought you might like this as a momento of our time together. And she had sent me the green pillow. And I have since lost it. Probably the most significant item I’ve ever received and I lost it. I always say sex scenes in movies, it’s just like having sex except without any of the pleasure but all the horror, fear, anxiety, sadness, and loneliness is all there. 

[킴 배신저와 베드씬을 찍는 게 있었어요. 저의 첫 베드씬이었죠. 장난아니었어요. 전 무서웠죠. 참 이상했던 게 조명팀이 작업하는 중에 킴 베이싱어의 대역배우가 있었는데 옷을 벗어야만 했죠. 그래서 스텝들이 저부터 현장에 데려다 놓았고 조명을 손 보는 동안, 이름이 기억나진 않는데 그 대역배우가 제 위로 올라탔어요. 그러다 모든 준비가 끝난 순간에야 킴이 들어왔어요. 목욕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준비 됐나요?'라고 했고 전 어...그럼요.. 했고. 그녀는 목욕가운을 벗어 던지고 제 위에 다리를 걸치고 앉았어요. 그렇게 한 씬을 찍었죠. 그리고 우리는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전 식은땀을 흘리면서 눈을 마주치치 않으려고 애를 썼어요. 모든 게 옳지 않은 것 같았어요. 마침 그 때 초록색 쿠션이 있었는데 형편없이 못생긴 쿠션이었어요. 그게 제 옆 소파 위에 있었고 저는 ..어.. 쿠션 예쁘네요.. 라고 말했죠. 그러자 킴이 네? 그랬고 저는 쿠션이요.. 쿠션이 맘에 드네요 그러고 킴은 아 네...쿠션 이쁘네요라고 말했죠. 몇 달 뒤에 켄터키 주의 루이빌에서 연극을 하는데 소포가 왔어요. 작은 편지에는 '마이클, 같이 일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어요. 당신은 정말 신사예요. 우리가 같이 일한 시간을 기념할 만한 거라 생각했어요.'라고 씌어 있었어요. 그녀가 그 초록색 쿠션을 보낸 거예요. 그 후 잃어버렸네요. 아마도 제가 받은 물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일텐데 그 후 잃어버렸어요. 제가 늘 하는 말이 있는데 영화에서의 베드씬은 일말의 쾌락은 없고, 공포, 두려움, 슬픔, 외로움만으로 가득한 채 섹스하는 것 같은 거란 거예요.]



2
  • 춫천


파란아게하
킴베신저 누나 쩜..
은머리
벌써 다 읽으셨어요? [베드씬]만 보고 춫천 누른 거 아녜여??! 영어 안들려도 목소리 음미하면서 들어보세여!
파란아게하
한글은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영상도 (번역된 부분까지는) 다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은머리
빛과 같은 반응 캄!싸!합!니!다!
(파란 님 놀려서 죄송 ㅠㅠ)
은머리
마이클이 진땀을 뻘뻘 흘리고 곤란해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나 봐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공개적으로 해야한다면 너무나 힘들 것 같아요.
은머리
섹시하고 유명한 킴이랑 베드씬 찍으면 내심 신나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정말 신사예요.
구밀복검
<8마일> 때면 킴 베이싱어는 내일 모레 50일 때고 마이클 섀넌은 애송이였을 때니 경력차/연륜차 때문에 대하기 어렵기도 했을 것 같네요. 지금의 한국으로 치면 엄정화 상대역을 무명의 80년대 후반생 배우가 상대하는 격이니까...
은머리
아 그런가여. 넘 늙어서 어려웠던... 에잇 ㅠㅠ
한글은 글자 하나하나에서 발음이 완결되고 넘어가는데 영어는 발음이 단어 내에서도 연결되고 문장에서도 연결되서 낭독을 들으면 음악을 듣는 느낌이 있어요. 올 초에 죽은 존 버거가 자신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낭독하는 걸 유튜브로 가끔 듣는데 너무 좋아요.
은머리
목소리 들으니까 소파에 앉아 있는 둘의 어색한 모습이 너무 상상이 잘 돼요.
二ッキョウ니쿄
글쓴이 맞췄당 ㅎㅎ
은머리
문득 고 이은주 배우가 생각났어요. 영화 <주홍글씨> 에서 변혁 감독이 섹스씬 촬영할 때 그렇게나 지독하게 굴었다던데. 유언비어인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면 미친 쉬불스키다 생각했어요.
리니시아
저도 소문으로만 듣긴했는데..
<오, 수정> 에서 이은주 배우와 무언가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주홍글씨> 에서도 보복하는 뉘앙스의 지시가 있었다고.. 카더라를 들었네요.
이번에 나온 <녹터널 애니멀스> 에서도 섀넌 연기는 인상깊었어요!
은머리
<녹터널 애니멀스> 찾아보니까 에이미 아담스 나오는군요. 이 여배우 목소리랑 발성이 전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속삭여도 다 들리는 목소리랄까.
구밀복검
마이클 섀넌 대표작이라면 <테이크 셸터 take shelter>겠죠. 악몽을 꾸고 나서 곧 태풍을 비롯한 재난이 와서 세상이 멸망할 거란 종말론에 사로잡혀 방공호를 파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남자에 대한 영화에요. 서브 프라임 사태와 얽히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죠. 제시카 차스테인도 이 작품을 통해 명망을 얻기 시작했고...

https://youtu.be/oOqmxeN1fS4
Take Shelter - Favorite Scene


가만 보면 정웅인 닮았어요. 정웅인에 WWE 레슬러 케인을 믹스하면 비슷할 듯. 키도 케인마냥 엄청 크죠(190cm).
은머리
연기 한번 강렬하군요. 킴 배신저랑 나온 영화는 < 8 Mile >이더라고요. 영상클립 짧은 거 하나 봤는데 얼마나 못돼 보이던지 꼭 조연만 하게 생겼숴! 이럴 정도로 참 나빠 보였거든요. 그런데 인터뷰영상에선 정말 멋져요.
오, 말씀 듣고 보니 댓글 말고 본문에 나온 영상의 썸네일도 정웅인 씨로 보여요. 똑 닮았네.
은머리
어머나 ㅋㅋㅋㅋ 김혜수 얄궂어여 ㅋㅋ. 방뎅이로 찍어버림 킄.
베드씬이란 단어만 보고도 글쓴이가 떠오르는 기적!
은머리
그거슨 기적이 아닌 팩. 트. 뚜등~
반짝반짝
오우야.. 한데요. 헤헤
은머리
인터뷰 말미에 첫키스얘기를 하는데 중딩이었을 땐데 춤 추고 있었는데 여학생이 키스를 바라더래요. 근데 자기는 누가 키스해주길 원하는 타입이 전혀 아니었다네요. 운동도 안 해, 멋스럽게 본 조비 음악을 듣고 다닌 것도 아냐 자긴 그냥 freak이었대요. 일명 이상한 사람. 그런데 참 멋진 성인이 됐네요. 많은 아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ㅋ.
세인트
왠지는 모르겠는데 전 국내배우 심형탁씨 생각나네요 흐흐
은머리
https://namu.wiki/w/%EC%8B%AC%ED%98%95%ED%83%81
세상에 도라에몽 덕후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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