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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1/21 15:25:05
Name   은머리
Subject   아마추어 할머니 화가의 성공적인 뻘짓
http://www.amusingplanet.com/2017/01/ecce-homo-botched-painting-that-saved.html

세실리아 히메네즈는 83세의 고령 아마추어 화가입니다. 스페인의 보르하라고 하는 조그마한 마을에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 안에서는 역사적으로 많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지역화가로선 각광받는 화가가 옛날에 교회 벽에 그린 예수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너무 오래 돼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지요. 벽화의 예수초상화 물감이 떨어져 나가 복구가 시급해지자 비록 벽화재건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맘씨 고우신 할머니 아마추어 화가가 발벗고 나섰습니다.

할머니는 교구 신부님, 교회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수 년에 걸쳐 붓끝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벽화재건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할머니는 2012년 여름 어느 날 휴가를 떠납니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나머지 작업을 끝내놓으리라 생각하신 게지요. 할머니가 작업하다 만 벽화의 재건상태는 이러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휴가에서 돌아오고 보니 자신의 반쯤 그리다 만 벽화재건작업이 외부에 유출되어 엄청난 비웃음을 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머니의 미완성 재건작은 인터넷에서 각종 밈으로 돌아다니며 웃음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할머니는 너무나 속상하신 나머지 며칠 동안 식음을 전폐하시고 울기만 하셨답니다. 심지어는 원래 화가의 후손으로부터 진품을 망쳐놓았다고 소송당할 뻔하기도 했습니다.

희한하게도 시골도시 보르하는 이 떠들썩한 비웃음의 소재 덕분에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할머니의 손길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구경하기 위해 관광객이 속속들이 모여들고 할머니는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일약 스타가 됩니다. 할머니의 우스꽝스러운 작품 덕에 기념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판매액의 약 49%는 꼬박꼬박 할머니 앞으로 입금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원래 화가의 가족들에게 입금됩니다.




인생은 한방.. 아니.. 심성이 고우면 하늘도 알고 도와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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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공파일
    ㅋㅋㅋㅋ원래 화가한테 돈이 간다는 게 웃기네요
    은머리
    웃으셨으니 +10
    다람쥐
    그래도좋게 마무리됐네요 막 손해배상에 연루될것같았는데말이에요 ㅎㅎ
    은머리
    할머니 서럽게 우시는 모습에 아마 마음이 약해진 건지도...ㅎ
    regentag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작업 중인 모습이었군요. 이제 이해가 가네요.
    은머리
    아직 미완성이었을 뿐.. 억울하셨던 할머니..
    비익조
    그래도 훈훈한 마무리네요 ㅎㅎ
    은머리
    덕분에 지역경제 살고 모두 활짝..ㅎ
    짤줍짤줍
    낡은 이론
    완성작이 보고 싶네요.
    '할머니', '편견'... 더 신중해져야겠습니다...
    은머리
    미완성작에서 밈으로 화제가 된 순간부터 저 모습 그대로 쭉....보관되어 있어요. 가장 많은 세계인이 방문해서 보는 페인팅작품들 중 하나라고 하네요.
    낡은 이론
    기사에 나온 사진을 봐서는 완성된다면 멋질 듯한데... 아쉽네요. 그래도 돈 버니까 그것대로 괜찮고!
    어제내린비
    전 이게 맞는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
    기사를 쓴 사람이 소설쓴건 아닌지..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된 케이스지만..
    저건 그림을 망친거지 복원 중간이라 저런모습이라 할 수 없는거 아닌가 싶거든요.
    저게 조언을 바탕으로 수년간 복원중이던 그림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듭니다.
    게다가 처음 본 기사에서는 조언을 바탕으로 복원중인게 아닌 무단으로 복원 시도를 했다는 기사를 봤었고요.
    은머리
    http://www.thehistoryblog.com/archives/45260

    이거 진짜 맞나봐요 ㅎ.
    이 글에선 할머니가 4년 동안 작업했다고 나와요. 벽화라면 프레스코라는 기법을 사용해야 오래가는데 원작의 화가인 마티네즈는 벽에다 그냥 무턱대고 물감으로 그려버려서 물감이 뚝뚝 떨어져 나와서 누가 복원을 시도했든 거의 창작수준으로 해야할 지경이었대요. 그리고 이미 거의 같은 사이즈의 같은 그림을 캔버스에다 유화로 그려놓은 적도 있어서 원... 더 보기
    http://www.thehistoryblog.com/archives/45260

    이거 진짜 맞나봐요 ㅎ.
    이 글에선 할머니가 4년 동안 작업했다고 나와요. 벽화라면 프레스코라는 기법을 사용해야 오래가는데 원작의 화가인 마티네즈는 벽에다 그냥 무턱대고 물감으로 그려버려서 물감이 뚝뚝 떨어져 나와서 누가 복원을 시도했든 거의 창작수준으로 해야할 지경이었대요. 그리고 이미 거의 같은 사이즈의 같은 그림을 캔버스에다 유화로 그려놓은 적도 있어서 원작을 구경할 수도 있대요. 개인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걸 그대로 벽에 카피했을 거래요. 여튼 그걸 복구하려던 할머니 덕에 마을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져 버려서 일명 '멍키 지져스'라고 하는 저 그림이 세계명화 못지 않게 많은 방문객 수를 자랑한다고 하는군요.
    어제내린비
    저도 그림이나 예술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프레스코화는 벽에 회반죽을 칠한후에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수성으로 안료를 녹여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수분이 증발해 회반죽이 마르고나면 수정을 할 수가 없지요.
    수정을 하려면 해당부위의 회반죽을 긁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회반죽을 발라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일반적인 유화같이 물감이 마르고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해 그림을 완성하는게 아닙니다.
    복원중이어서 저런 그림이 나온게 아니고 실력이 없어서 저런 그림이 나온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처음 저 상태로 공개됐을때 복원 전문가들도 그림 복원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었던 걸로 기억... 더 보기
    저도 그림이나 예술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프레스코화는 벽에 회반죽을 칠한후에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수성으로 안료를 녹여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수분이 증발해 회반죽이 마르고나면 수정을 할 수가 없지요.
    수정을 하려면 해당부위의 회반죽을 긁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회반죽을 발라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일반적인 유화같이 물감이 마르고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해 그림을 완성하는게 아닙니다.
    복원중이어서 저런 그림이 나온게 아니고 실력이 없어서 저런 그림이 나온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처음 저 상태로 공개됐을때 복원 전문가들도 그림 복원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전 이 기사가 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209041746261
    기사에 따르면 무단복원은 아니었나 보네요.
    은머리
    오 덕분에 검색을 해 보니 멍키 저져스가 생각보다 유명한가 봐요. 할머니가 전시회도 하셨군요. 할머니 정말 순진해 뵈세요. 직접 뵈면 버럭 화낼 수가 없겠어요 킄.
    마르코폴로
    뭔가 귀여운 기사네요. 흐흐흐
    은머리
    스패인 사람들 특유의 느긋함인가 싶기도 해요. 사실 저런 일은 각잡고 보면 사람들한테서 상처받기도 쉽고 한데 역시 사람사는 데 갱제가 핵심인가 보아요 킄.
    로즈니스
    우리나라같으면 문맹 벗어나고 키보드 잡은 인간은 다 와서 악플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ㄷㄷㄷ
    아 우리나라였음 악플러 고소 합의금을 받았으려나요? ....
    아무튼 저런거 하면서 아무리 자원봉사라도 평소 포트폴리오나 프로필 검증도 안된 할머니한테 무턱대고 맡긴 사람도 잘못이 있다고는 생각드네요...
    그래도 나름 좋게 끝나서 정말 다행이네요...
    은머리
    그렇죠? 예리한 지적이에요. 잘못된 과정, 결과 투성이인데 영화같은 유쾌한 결말이에요. 참 신기.
    Beer Inside
    솔직히 원작도 아주 잘 그렸다고 보기는 좀 어려워서...
    은머리
    ㅋㅋ 그래서 애초에 원화가가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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