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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2/04 00:04:22
Name   진준
Subject   난 아주 예민한 사람이다.
누구나 어느 정도 그렇겠지만, 내 주위 사람들 중에선 제일 예민한 사람이다.

사소한 것도 좀처럼 놓치는 법이 없다.

서비스맨의 삶과 연관이 있다.

항상 고객을, 즉 사람을 자극하지 않는 데 모든 언행이 특화가 되어 있다.

타고난 성격도 있을 것이다.

언행에 민감하다보니 사람들이 무심코 건넨 시선과 말도 내겐 비수가 된다.

그래서 예민한 내가, 말이나, 기타 무엇이든 표현할 땐 늘 조심하게 된다.

나로 인해 괴로웠다는 사람을 거의 못 만났는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좀 무뎌질 필요가 있는데, 내가 무뎌지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무뎌질까봐 겁이 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생각해보면 어딜 가도 존재감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던 게 습관이라, 표현에 아주 서툴고, 말도 못하게 무뚝뚝하다.

단점을 짚이면 백이면 백 이런 내용들이다.

자극을 안 주는 게 자극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적절한 표현, 적절한 침묵.

중도는 늘 어렵고 멀다.

내 두통과 어지러움이 유독 유별난 게 이러한 것 때문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생각해보면 늘 듣던 말이다.







적절한 표현, 적절한 침묵.

중도는 늘 어렵고 멀다.



1
  • 비슷한 근심을 갖고 있어요. 상대의 호의를 상기하면서 대화하면 좀 낫더라고요. 이 사람이 나한테 나쁜 의도로 말할 리 없지…라면서요.


헤칼트
어.. 여기서 하는 거 보면 그렇게 안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도 굉장히 예민한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이 하는 말에 쉽게 상처 받고 어떤 말이었는지, 의도는 뭐였을지 매우 신경 쓰구요. 그런데 저는 누군가 어떤 이유 때문에 저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제가 해야겠으면 하는 성격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 저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매우 괴로워요. 가끔은 울기도 합니다. 그치만 제가 생각하기에 잘못한 게 없고 해야겠으니까요...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무뎌지더라구요. 아마도 진준님이 경계하시는 무뎌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고 꼬꼬마가 주제 넘게 말해봅니다.
저는 반대로 제 주위 사람들 중에선 제일 둔한 사람입니다.
눈부심
너드고 둔한 거 정말 좋아라합니다.
April_fool
좀 딴 이야기인데, 혹시 화를 내어야 할 때 잘 내지 못하시는 건 아닌가요?
님니리님님
겨드랑이 같으신 분...
아저씨
예민한 사람과 대화하다보면 가끔 당황스러울때가있어요.
농담삼아 던진 말. 장난에 기분이 확 나빠져서 정색할 때면
농담이 지나쳤나 싶다가도 이게 그렇게 못할말인가싶기도하고 이 사람한텐 듣기 좋은 말만해줘야되는건가싶기도하고요.
매번 그런 의도가 아니고 그냥 한 말이고 일상적인 대화였으니 오해말아달라고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제가 편하게 못대하겠더라구요 ㅜ.
요리잘해?라는 질문에 왜 불쾌해지는건지 이해도잘안가고 ㅜ
로오서
저와 비슷한 면이 있으시네요.
연애를 하면 더더욱 중도를 찾기 힘들어지는것 같습니다.
어릴땐 많은 남자들이 그러듯이 둔탱이에 가까웠는데, 언제부터인지...
사나운나비
나로인해 괴롭다는 사람을 거의 못봤다고 하셨지만..
진준님이 너무 예민하다는 걸 다들 알아서, 너때문에 괴롭다, 라고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예민하거든요.. 별 것도 아닌 말 한마디에 깊게 상처입어 오래도록 아파하고 힘들어하죠. 그래서 제가 정말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래요.
전에 친구가, 갑작스레 정색을 하더니, 저보고 그러는거에요. '나 진짜 너한테 절교당할 각오 하고 말하는거야. 영영 못보게 된다해도 꼭 말해야한다고 생각했어.'
엄청 당황했었는데, 내용은 그저 '넌 너무 예민해. 그래서 정말 대... 더 보기
나로인해 괴롭다는 사람을 거의 못봤다고 하셨지만..
진준님이 너무 예민하다는 걸 다들 알아서, 너때문에 괴롭다, 라고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예민하거든요.. 별 것도 아닌 말 한마디에 깊게 상처입어 오래도록 아파하고 힘들어하죠. 그래서 제가 정말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래요.
전에 친구가, 갑작스레 정색을 하더니, 저보고 그러는거에요. '나 진짜 너한테 절교당할 각오 하고 말하는거야. 영영 못보게 된다해도 꼭 말해야한다고 생각했어.'
엄청 당황했었는데, 내용은 그저 '넌 너무 예민해. 그래서 정말 대하기가 힘들어. 별 것 아닌 가벼운 말에도 상처입고 힘들어해서,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을 때가 많아.' 하는 저도 다 알고있는 내용이었죠.. 그런 말을 하는 것 조차 무슨 절교당할 각오까지 하고 해야할 만한 사람이었던가 하는 생각에 또 상처입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있게 말을 해준 그 친구에게 고마웠습니다.
그 후로 예민함을 좀 털어내려고 털털하게 살고 있어요. 뭐든 크게보려하고 넓게 보려하고 깊게 보려하고 대수롭지 않은 척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기다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데, 요새는 많이 나아지고있어요.

중도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어쨌든 전 아무리 노력해도 중도에 다다르려면 멀었다고 생각하고있어서, 요새는 좀 자유로워져보려고 애쓰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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