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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5/11 17:49:41
Name   nickyo
Subject   벨빅 정 5일 복용 후기 외
https://kongcha.net/?b=7&n=1048

요 질문글 이후의 후기 입니다.

다음날 가서 결과 받고, 예상대로라면 예상대로 그 양자분석기가 뽑아준 것들과는 다르게 간수치 높은 것 빼곤 죄다 정상이 나왔습니다. 의사샘도 좀 민망했는지 전날 했던 얘기는 꺼내지 않고 다른 결과가 다 괜찮은 편이니 식이요법 체중감소 하면서 독소랑.. 대사에 필수 영양소.. 이런것만 슬그머니 또 끼워넣으시더군요. 짜증나서 그냥 이왕 검사받는거 3차병원에서 정밀진단이나 이참에 받아볼까 싶으니 간수치 관련 약이랑 식욕억제제 정도만 처방받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영양제 팔려는 전략이 먹히셔서 빡치셨는지 아그러냐고 그러고는 뭐 복약 안내나 약에대한 안내도 없이 탁탁 해서 챡챡 주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여튼 그래서 벨빅을 먹어봤는데..

일단 효과부터 얘기하자면(어디까지나 주관적 결과)
예전에는 배고프거나 스트레스받아서 뭔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막 지금 사먹거나 골라먹을 수 있는 것중에 뭘 먹을까 생각하고 막 그게 신나고 이거에 이걸먹으면 개쩌는 조합이지 하면서 막 식욕과 식탐의 망상.. 무슨 머리속에서 포르노를 재생시키듯 그러면서 맛있는걸 찾아먹고 그랬었는데.. 가끔 다이어트 중일때는 이 번뇌때문에 개빡쳤었고.. 그르렁대는 미친개가 되어서 정신불안자마냥 굴었던거같기도 합니다. 그러다 지나가며 맛있는 냄새라도 맡으면 이성을 잃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배는 빵빵하고 카드는 긁고 있고 이게 짐승새끼지 사람새낀가 내 뇌는 무슨 퓨즈가 있는건가 이런 자괴감도 있었습니다.

약을 먹고 나면.. 배고픔도 그대로고, 아 뭔가 먹어야겠다 싶고. 맛있는것들 역시 맛있겠다..싶은데. 강도가 엄청 약해집니다. 배고프다, 밥먹을때네. 뭐먹지. 아..귀찮다. 다이어트 중이지. 그럼 샐러드나 먹을까. 샐러드 맛있지. 치킨? 피자? 짜장면? 맛있지.. 근데 샐러드나 먹을까.. 샐러드 먹기 귀찮다.. 물부터 마실까.. 물먹고... 또 한시간쯤 있다가.. 아 밥먹을때 지나가겠네.. 샐러드 사러가야하는데.. 그냥 우유나 한팩 먹어두자.. 우유 작은거 한팩먹고 또 한시간 반 있다가 겨우 샐러드 사와서 점심겸 저녁처럼 먹고.. 맛있네.. 우물우물.. 아 다먹었다.. 하는 수준이 됩니다.

약효를 보고 느낀건데, 가끔 살 안찐 애들이 왤케 식탐을 못참냐 그냥 먹고싶은거 좀 참으면 되지 이랬는데, 걔들이 이 정도 수준의 식탐이면 시벌탱 새끼들아 못참는게 이상하지 고작 이수준의 식욕이라니 졸라 맘만먹으면 사흘 안먹어도 먹는게 귀찮다는 소리를 할수 있을것 같은 기분인데 뭐 이런느낌이었습니다. 좀 억울하기도 하고.. 약 자체가 뭐 포만감을 준다거나 이렇다기보단 그냥 식욕이랄까.. 먹는 즐거움? 먹는것에 대한 기대감? 먹는것에대한 욕망 자체를 줄여주는 느낌이라서, 참기가 힘들었던 것들이 참기 수월해지게 해주는 그런 약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먹고도 안참을건데? 하면 또 잘 먹을수 있기도 한거 같아요. 배는 고프니까. 근데 드라마틱하게 한입 베어물고 쩔어!!! 아!!! 존시나행복! 이런건 없는거 같아요 존!!!!!!!!!!!!@씌나!!!!!!!떠블유떠블유이 첌피언!!!!!!!!!빠!!!!!!!밤!!!!!! 이런게 없어져요


부작용은.. 요 며칠동안 약간의 어지러움, 한번의 설사증상(이건 약때문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오한, 피곤함, 무기력함, 근육통 등이 있었어요. 특히 운동한 부위의 근육통이 좀 더 뻐근한 느낌이고.. 무기력증과 어지러움, 몸살걸린듯이 몸이 무겁고 오한이 생기는 그런 부분들이 좀 불편하네요. 오늘 약을 하루 안먹어봤더니 위 증상들이 부작용이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적응된다는 말이 있어서 내일부터 약을 다시 먹다보면 점점 부작용이 줄어들거같긴해요. 의사도 약사도 복약처방을 안해줘서.. 약사는 심지어 잘 모르니 설명서를 하나 동봉해 주던. 나 참... 직업윤리는 무슨..


여튼 그렇습니다. 다이어트 효과로는 먹는걸 덜 먹게 되는데, 부작용때문에 운동도 안하게 된달까..



그 외에는..

공무원 수험공부라는게 사실 별 스트레스가 있다기 보단, 으레 모든 수험공부처럼 할 거 많음, 지루함, 귀찮음, 하기싫음을 어느정도 눌러담고 꾸역꾸역 하는건데.. 오늘 수험공부 마치고 동네 아주머니를 뵈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예전 카페알바시절 단골이셨는데, 여전히 귀티나시더군요. 머리에 선글라스에 핸드백에.. 그 카페가 개인 로스팅 카페였고 인테리어가 목조틱에 좀 고즈넉했어서 가끔 동네 아주머니들이 대관해서 수다떨고 그러기도 하셨거든요. 사장도잘생겼었고 전 아니었지만.. 여튼 남편이 졸라 잘 벌어오면 그거 어디쓰는지 얘기하는 사모님들 진짜 많았는데.. 그리고 애들 학원 학교 성적.. 알고보니 그쪽 집 사는 애들은 이 동네 학군이 아니고 다 리라 뭐 이런데 다니던..


어쨌든, 문득 인사드리고 돌아서서 집 오는데 순간 화가 치밀더라고요. 우리집도 은수저까진 아니지만 흙수저는 절대 아닌데.. 내가 엄청 노력하며 산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서울 4년제 들어올 만큼은 어중띄게 노력하며 살았는데.. 남들은 왤케 노력들도 잘하고 잘 살고.. 뭔가 ㅋㅋㅋ상대적 박탈이라는게 예전부터 없는건 아니었지만 나이먹고 멘탈이 약해진건지 부정적인 마음이 커진건지 그냥 화가 나더라고요. 저집은 저집대로 열심히 아등바등 사는거겠고 내가 감히 함부로 혐오하거나 적대시할 정당성이 있는것도 아닐테지만..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노력의 편익이나 국가에 헌신하고 봉사하는(그런 마음가짐이 있을 턱이있나..) 그런거랑도 전혀 연관이 없다보니 그냥 확 울컥하더라고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았으면 좀 더 나았으려나 싶고, 양심적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성공을 위해 살았다고는 절대 말 못하는 삶이었다고 생각해서..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졸렬한 불만이 안생기는 것도 아니니까요. 외부자극들에 의해 멘탈이 불안정해지면 확실히 사람이 점점 못되지는거 같아요. 아, 못되게 굴고싶다. 사람의 민낯이 이런건지, 제 민낯이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졸렬하네요. 아, 노력좀 잘하고 싶다.


여튼 그렇습니다. 벨빅을 안먹었더니 불닭볶음면이 땡기네요. 그거나 사먹어야겠어요. 어제 설사했으니 오늘은 피똥을 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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