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1/18 01:47:49
Name   나는누구인가
Subject   연애는 어렵다.. 여자는 어렵다... (2)
https://kongcha.net/pb/pb.php?id=free&no=1555
첫번째 글입니다...


그렇게 맥주집에 들어가서 500 두잔과 감자튀김을 시켜놓고 마주앉아 다시 약간은 어색하면서도 시덥지 않은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잔을 거의 다 마셔갈 무렵이었고.. 그 아이는 1/4정도를 마셨을때쯤,

"대리님! 근데요..........."

"어? 왜? xx씨?"

"이런말 하면 안될거 같긴 한데요.. 저 대리님이 자꾸 생각나요.."

"............. "

"대리님 여자친구 있는거 아는데요.. 그래도 말은 해야할거 같아서요.. 저 대리님 좋아해요.."

".............. 어... 그...래.."

"그래도 대리님 매일 볼때는 괜찮았었는데.. 대리님 나가시고 못보니까 더 자꾸 생각나고 그래요.."

난 이미 그 맥주집을 들어가면서 약간의 예상은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돌직구를 듣고나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생각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뭐 해봤어야지 알지.....

그래도 정신을 좀 차리고 그 아이의 맥주잔을 가져와 한모금 마신후..

"아 그랬구나.. 난 몰랐네.. 근데 나 xx씨 말처럼 여자친구 있잖아..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

"네..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제 마음이 좀 편해질거 같아서요.. 저 되게 용기내는거에요 오늘~"

"그래 그래보인다.. 내가 뭐가 좋다고 허허.. 그러길래 있을떄 잘하지 그랬어?~"

"정말 그럴걸 그랬나봐요 ^^ 근데 제 성격이 좀 그렇자나요...."

"아니아니 장난이구.. 암튼 xx씨 마음은 고맙네.. 근데.. 정말.. 내가 지금 뭐 해줄수 있는 말이 없는거같아.."

"괜찮아요.. 뭔가를 바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정말이지 그냥 말도 안하면 제가 너무 한심할거 같아서요... 나중에..."

".............."

그렇게 안그래도 약간은 어색했던 마주앉음이 좀 더 어색해지고 있었던거 같다.. 난 뭐라 할말을 잃었고.. 그아이도 날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와중에.. 그 아이가 다시 조심스레...

"대리님~ 저 손 한번만 잡아주시면 안돼요?"

난 정말 잠시 한 5초? 정도 였을까.. 머뭇거리다가...

"그래 그까짓거 뭐~ 자~ 손 줘봐 이왕이면 양손 다 줘봐"

수줍게 테이블위로 손을 내민 그 아이의 손을 끌어당겨 내 두손으로 살며시 포개어 주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2,3분 아니 5분..쯤이었을까...

"내 손 별로 안따뜻해~ 나이먹으니까 혈액순환이 잘안돼서 손발이 차다 이제~"

"뭐에요~ 따뜻하기만 한데요 뭐~"

그렇게 얼마동안 잡고 있던 손을 놓은후 남아있던 맥주를 내가 다 들이키고 그곳에서 나왔다..

지하철역까지 같이 걸어가는동안이 난 왜그렇게 길게 느껴졌을까 모르겠다..

"대리님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그리고 오늘 정말 감사해요.."

"감사하긴  뭐가 감사할게 있나~ xx씨도 조심해서 들어가"

"네. 이제 대리님 또 볼 수 있을까요? 못보겠죠 아마... "

"흠.. 글쎄 인연이 있으면 언젠간 또 볼 수 있겠지.. 하하하  xx씨 아까 내가 말한거 잊지 말고~ 열심히 일해~ 그래야 먹고산다!"

그렇게 그 아이와 난 잠실역에서 헤어졌다..

집에 돌아오며 난 이것저것 많은 생각에 잠겨버렸던거 같다...

나였으면 아마 평생 말도 못해보고 가슴에 안고 살았을텐데... 말해도 변할게 없을거 같으니까..

또 내가 무슨 말을 잘못한건 없었을까?.. 내 말한마디에 그 아이는 상처가 될수도 있었을테니까.. 그래도..

손잡아준건 잘한거 같다.. 나한테도 이런날?이 오는구나... 다시 연락이 온다면 어떻해야할까? 등등....

--------------------------------------------------------------------------------------------------------------------------

첫글을 쓴지 너무 오래 지나서 두번쨰 글을 쓰게 됐네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별거 없는 흔한 30대 남자의 연애담들입니다..
다만 저 첫글을 쓴 이후에도 많은(?) 일들이 더 생겨버려서... 원래는 두번째 이 글로 마무리 할 생각이었는데...
몇개가 더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조금 더 써내려가겠습니다...
필력이 없어서 글쓰는게 정말 어렵네요.. 차라리 그냥 말로 하면 쉬울텐데..

참고로 약간의 스포(?)라면 지금 이순간 저는 참... 외롭네요.. ^^
연애는 정말 어렵습니다 여러분.. 여자는 더 어려워요.. 우리 남자들 힘냅시다~
아~ 술한잔 생각나는 새벽이네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435 7
    14950 스포츠[MLB] 김하성 시즌아웃 김치찌개 24/09/30 178 0
    14949 게임[LOL] 9월 2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9 159 0
    14948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14 + 나루 24/09/28 517 17
    14947 게임[LOL] 9월 2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29 0
    14946 게임[LOL] 9월 2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65 0
    1494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3 큐리스 24/09/26 765 0
    14944 게임[LOL] 9월 2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67 0
    14943 게임[LOL] 9월 2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26 0
    14942 일상/생각마무리를 통해 남기는 내 삶의 흔적 kaestro 24/09/25 569 2
    14941 기타2002년에도 홍명보는 지금과 같았다? 4 Groot 24/09/24 679 1
    14940 일상/생각 귤을 익혀 묵는 세가지 방법 1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4 573 6
    14939 일상/생각문득 리더십에 대해 드는 생각 13 JJA 24/09/24 638 1
    14938 일상/생각딸내미가 그려준 가족툰(?) 입니다~~ 22 큐리스 24/09/24 597 14
    14937 오프모임아지트 멤버 모집등의 건 26 김비버 24/09/23 1270 21
    14936 문화/예술눈마새의 '다섯번째 선민종족'은 작중에 이미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6 당근매니아 24/09/22 589 0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8 방사능홍차 24/09/21 919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845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425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98 9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68 호빵맨 24/09/18 1326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92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566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62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316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