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1/11 18:22:03
Name   리니시아
File #1   나의마음은.jpg (317.1 KB), Download : 6
Subject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2007)_내가 용서를 안했는데 어떻게 먼저 용서 할 수가있어?


1.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으신 한국인 할머니 중,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일본을 상대로 약 10년간 소송을 하셨던 송신도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송신도 할머니는 1922년 조선 충남 출생으로, 16살에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옆구리와 넓적다리에는 당시 군인에게 칼로 베인 상처가 있었고, 팔에는  ‘가네코(金 子)’ 라는 위안부 당시의 문신이 아직도 새겨져 있습니다.
군인에게 맞아 고막이 찢어졌지만 치료를받지 못해 보청기가 없으면 듣기가 힘드시고,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두 명의 남자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하지만 키울 수가 없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일본 군인과 결혼하여 일본으로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성매매하며 돈을 벌어오라는 협박에 도망치게 되고, 은인을 만나게 되어 결국 평생을 일본에서 살게 됩니다.

할머니는 일본의 여러 단체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게 소송을 할 것을 제의 받습니다.
많은 상처로 인해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았던 할머니는 1년간의 고민 끝에 소송을 결정하게 되고, 10년간 대법원까지 올라가 소송을 하는 과정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2.
송신도 할머니는 굉장히 독특한 모습이십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은 인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기자회견에선 '니들 일본놈들이 이토록 고약한 짓을 했었다. 기자들 네놈들이 내가 한 말 그대로 기사로 쓸 수 있겠느냐?' 라며 호통을 치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한 강연을 하시다가 중간에 노래 하나 들려준다면서 일본군가(?!)를 열창하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고생들 앞에서 강연하실 때는 그때의 자신과 주변인들이 생각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다 마음을 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할머니에게 '혹시 신을 믿을 생각이 없느냐?' 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할머니는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신이 있었다면 일본이 전쟁에서 졌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졌는데, 당연히 한국인으로서 일본이 전쟁에서 지고 빨리 해방되기를 바랬을 텐데 오히려 신이 있었으면 일본은 지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들리기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군 위안부로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서 평생을 지내신 인생이 이러한 아이러니를 낳은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3.
위안부 문제를 짚어나가기 위해선 현재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이 합의하였던 1965년 체결된 한일협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일본 식민지 시절 피해들이(위안부 성 노예, 징용 노동자, 강제 징집 군인 등) 일본을 상대로 어떠한 소송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일말의 사죄 없이 법적 배상-보상 책임을 완전히 끝맺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박통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배상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12월 한일협약과 별다를 바 없는 일이 생깁니다.






4.
이창동 감독님의 <밀양>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거기에선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내가 용서를 안했는데 어떻게 먼저 용서 할 수가있어?"






5.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는 애초에 영화를 목적으로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 공동대표 양징자씨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10년간 50개가 넘는 양의 테이프로 촬영을 한 것을 편집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뭔가 작품적으로 대단한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위안부 피해를 입으신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ps. 화가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글을 쓰기가 쉽지가 않네요..

본 영화의 이야기는 구밀복검님과 저. 그리고 명주군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영화계'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8720



1


    제목을 보고 밀양이 생각났는데. 역시 밀양 대사였군요.
    huckleberryfinn
    저도 제목 보자마자 밀양이 떠올랐네요.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Darwin4078
    리플을 몇번을 쓰고 지웠는데... 빈약한 글솜씨로는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딱 저도 그렇게 되네요 하아..
    리니시아
    저도 팟캐스트를 하면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만 10번넘게 하고,
    글을 쓰면서도 수십번 지우면서 겨우겨우 썼습니다.
    너무 감정적이 될것 같아서 지우고, 저 나름의 해석이 실례가 될까봐 지우고, 밀양의 대사가 과연 효과적일까 여러차례 지우고..
    Beer Inside
    이런 큰 사건이 아니라도,

    화가 삮기도 전에 니가 용서하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리니시아
    이번일로 \'용서\' 라는게 무엇일까 다시한번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때는 그래도 밝고 환해 보이시는데 지금쯤은 연세가 더 많이 드셨겠네요... 필름이란 기록매체의 힘은 정말 굉장합니다.
    리니시아
    최근 소식으론 일본에 지진이 났을때 피해를 입으셔서 건강이 안좋아지셨는데,
    영화촬영과 제작을 하셨던 양징자 대표가 돌보고 계시다고합니다.
    얼마전엔 대전시에서 할머니를 찾아뵙고, 소녀상을 세웠던 일 등을 전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합의 이후에는 어떤 상황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날때 소녀상한번 보러가야겠습니다
    눈부심
    2번에서 언급하신 독특하고 아이러니한 할머니의 모습이 실은 가장 진실한 인간의 모습인 것 같아요. 영화 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팟캐스트 들어보겠습니다.
    리니시아
    감사합니다. 사실 팟캐스트중엔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가 살짝 오가서 방해가 될수 있습니다만..
    구밀복검님(스미스라고 불리우는) 이 영화에 대해서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98 영화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현 시각 배당율 현황 13 구밀복검 16/02/25 8086 0
    2293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5 AI홍차봇 16/02/25 4715 0
    2250 영화캐롤 (2015) _ 엥? 이 영화 완전 거품 아니냐? 20 리니시아 16/02/18 6163 1
    2249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1 AI홍차봇 16/02/18 4338 0
    2208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2 AI홍차봇 16/02/12 4525 1
    2201 영화2012-13, 한국 영화의 벨 에포크 20 구밀복검 16/02/11 5440 1
    2189 영화크리스찬 베일의 연기 전성기.avi 7 구밀복검 16/02/08 6453 0
    2172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5 AI홍차봇 16/02/04 5148 0
    2157 영화왓챠 플레이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4 Toby 16/02/01 12891 2
    2153 영화좋았던 영화음악 2 눈부심 16/02/01 7593 0
    2150 영화레버넌트와 서바이벌 17 Moira 16/01/31 4953 3
    2135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2 AI홍차봇 16/01/28 4874 0
    2074 영화이번 주 CGV 흥행 순위 24 AI홍차봇 16/01/21 4782 0
    2038 영화(스포 無) 레버넌트 보고 왔습니다 12 Raute 16/01/16 4967 0
    2037 영화2015년 영화 총결산 '영화契' 시상식 (스압) 18 리니시아 16/01/16 4759 0
    2018 영화이번 주 CGV Top7 23 AI홍차봇 16/01/13 4997 0
    2001 영화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2007)_내가 용서를 안했는데 어떻게 먼저 용서 할 수가있어? 12 리니시아 16/01/11 5074 1
    1989 영화버드맨의 죽음 16 Moira 16/01/10 6045 4
    1977 영화넷플릭스에서 영화 한편을 보고 12 저퀴 16/01/08 5587 0
    1975 영화2015년 최악의 영화를 찾아서 6 kpark 16/01/08 5178 0
    1939 영화<셜록: 유령신부>를 보고(노스포) 19 kpark 16/01/04 6007 0
    1929 영화쿠엔틴 타란티노, "헤이트풀8" 후기 (약한 스포) 5 발로텔리 16/01/03 5750 0
    1867 영화버드맨과 보르헤스 11 뤼야 15/12/25 7220 2
    1779 영화그래비티 vs 인터스텔라 vs 마션 세계 흥행 기록 11 구밀복검 15/12/15 6645 0
    1743 영화[스포] 시카리오 보고 왔습니다. 2 王天君 15/12/09 10132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