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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3/22 14:41:22
Name   리니시아
Subject   <로건>에 담긴 세 가지 이야기 (스포)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이 갖는 의미는 아이언맨의 그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울버린의 마지막 시리즈인 <로건>은 17년간 엑스맨 시리즈를 이끌어온 울버린과 휴 잭맨의 마지막을 대우하기 위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 아포칼립스로 휘청했던 엑스맨 시리즈의 미래를 이끌기 위한 포석도 두어야 하는 중요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론 "울버린: 올드 맨 로건" 의 설정을 가져왔지만 마이클 그린, 스콧 프랭크, 제임스 맨골드 세 명이 각본에 관여하며 
울버린의 마지막과 훗날의 엑스맨 시리즈를 위한 서사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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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버린의 은퇴식

<로건> 의 스토리는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한 남자가 어린 소녀(딸)을 지키는 서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죠.
<아저씨>, <테이큰> 또한 마찬가지이고 게임에서는 'The last of us" 등이 있겠네요.
하지만 17년 동안 우리와 함께한 '울버린' 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로건이 로라를 딸처럼 받아들이는 전개는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로라를 등한시하였다 손에서 '아만티움' 이 나오는 손을 보고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로건과 로라는 티격태격하며 에덴으로 가게 되며 '아버지와 딸' 모습으로 감정이입 되도록 잘 유도해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딸을 지키는 아버지의 희생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아버지' 로써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로라(딸)을 지키기 위한 로건(아버지)의 희생은 '울버린' 의 마지막을 숭고하게 장식하는 역할을 하며 은퇴식을 치러줍니다.
없던 딸을 만들면서까지 '아버지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서사는 대중들이 원하는 이상향 역할을 하며 은퇴식을 치러주는 느낌입니다.
또한 아버지의 대를 이을 '제2의 울버린' 로라의 프롤로그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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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X-Man 이 갖는 원초적인 딜레마

엑스맨과 어벤저스의 큰 차이점이라면 '돌연변이' 로써의 딜레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누군가의 복수나  강력한 힘이라기보단 '정상인'으로써 보편적인 삶을 원했던 존재들이라 볼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감독이 로건을 만들기 위해 참고하였던 <셰인> 을 영화에  가져온 건 반칙 수준으로 잘 활용한 느낌입니다.

로건 일행이 흑인 가족을 도와주는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돌연변이' 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어떠한 딜레마를 갖는지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X-24'를  등장시키며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흑인 가족이 자신들을 도와준 로건 일행을 환대해 주며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해 줍니다.
그러나 라이스 박사의 창조물 X-24라는 '젊은 울버린' 모습을 한 돌연변이가 흑인 가족을 몰살시키며 결국 로건에게도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줍니다.

"여기선 살인을 저지른 뒤 살 수 없어. 옳든 그르든, 그건 낙인이야. 돌이킬 수 없어. "

울버린의 낙인처럼 보이는 "X-24" 를 등장시키며 로건의 자기반성과 최후를 장식하고,
인간들에게 혐오되는 돌연변이들의 상황은 <셰인>의 대사와 주제의식을 반칙 수준으로 잘 가져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무덤 앞에서 셰인의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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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대교체

골드만 감독이 <로건>을 평행 우주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면서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깁니다.
로건의 세계에선 더 이상 새로운 돌연변이가 탄생하지 않고 로건의 무리를 제외하고 모든 돌연변이가 죽은 상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거기다 '프로페서 X' 가 죽으며 울버린의 은퇴를 위해 많은 것이 희생된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엑스맨 시리즈가 나올 것을 예고합니다.

초반에 나왔던 '로라' 의 액션을 보면 이 영화가 왜 R등급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초능력을 통한 화려한 그래픽이 아닌 원초적인 느낌의 액션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그녀의 활약을 기대하게 됩니다.
카체이스 씬도 놀라웠습니다. 리무진에 철조망이 엉겨 붙어서 오토바이를 처리하는 장면은 창의적이면서 엑스맨이 아닌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이러한 액션은 앞으로의 엑스맨이 여태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바뀔 수 있겠습니다.

후반부 장면의 어린 돌연변이들의 등장을 통해 엑스맨 시리즈의 세대교체를 예고합니다.
(물론 후반부 액션은 초반과 차원이 다르게 별로라 이게 뭔가 싶은 위화감이 들긴 합니다..)
칼리번의 유전자 이야기도 나오는 것 봐선 멀지 않은 미래 시점으로 후속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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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는 여타의 히어로 무비와 다른 자세를 취해왔습니다.
'돌연변이' 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 위협, 혐오 등의 의미들은 많은 것들에 비유될 수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습니다.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이러한 주제의식이 느슨해 지는 느낌이었지만 '데퓨' 를 통해서 시리즈 자체를 멋지게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아포칼립스' 를 통해서 그 위상은 곤두박질 쳐버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아버지인 '울버린' 을 숭고하게 은퇴시켜주었습니다.
또한 '제 2의 울버린' 이라는 등장을 통해 새로운 시리즈를 예고함과 동시에 돌연변이들의 딜레마를 상기시켜주며 멋진 퇴장을 보여줍니다.
울버린의 희생이 의미있길 바라며 앞으로의 엑스맨의 또 다른 시리즈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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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평 - 십자가(†)를 엑스(x)로 돌려 조의를 표하세요

<로건> 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구밀복검과 함께하는 팟캐스트 '영화계' 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8720?e=2223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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