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12/27 14:51:28
Name   Picard
Subject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후기

지난주 일요일에 마트에 갔습니다.
장난감 코너가 한참 성탄 세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레고를 사고 싶다고 하네요.
‘원하는거 골라봐. 생일선물 미리 주는거다~?’ 했더니 아이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어?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야?’)
아내가 ’생일 아직 남았는데 벌써 사줘요?’ 하길래 ‘어차피 다음달인데 세일할때 사줘요‘ 했습니다.
아이가 계산을 하는데 표정이 혼돈스럽습니다. 이게 정말 생일선물인가? 난 그럼 생일에 선물을 못 받는 것인가? 이상하다 왜 엄마 아빠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사주지? 내 친구들은 다 엄마 아빠한테 받는데?

집에 갔는데 아내가 그래도 아무것도 안주는 것은 좀 그렇다고 아이가 볼 책을 주문했습니다. 24일 밤에 아이가 잠들고 나서 책을 포장해서 트리 옆에 놔두고 잤습니다.

25일 아침에 어렴풋이 아이 발소리가 동동동 들립니다. 찌익찌익 포장 뜯는 소리가 납니다.
(제가 몇년간 산타 할아버지 선물을 발견하는 아이를 영상으로 찍었는데, 이제 산타할아버지도 안오고 해서 전 그냥 누워 있었는데요.

갑자기 아주 작게 ‘흑흑흑’ 하는 소리가 납니다. 아내가 잠이 깨서 ‘왜 우니?‘ 하니까 저희 방에와서 침대애 엎드려 소리 죽여 ‘흑흑흑’ 하고 웁니다. 왜 그러냐고 해도 대답 안하고 흑흑흑..
아내랑 제가 어르고 달래서 물어보니까 산타 할아버지가 자기 맘에 드는 선물을 주지 않았답니다. 지금까지는 맘에 드는걸 줬는데..

‘너 안 믿는다고 했다가 믿는다고 말 바꾼것 치고는 주신게 어디니..’ 라고 했더니 다시 ’흑흑흑… 아니 나 믿.는.다.고. 했단 말야. 흑흑흑..’

사실 11월부터 아이가 뭘 받기를 원하나 돌려가면서 알아내느라 저도 피곤했는데.. 이제부터 안해도 되나 했는데..

그래서 아내가 ‘내년부터는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미리 기도도 열심히 하고 편지도 쓰고, 아빠한테 산타할아버지 없잖아 같은 소리 하지 말렴. 다 듣고 계시니까..‘  라고 정리가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작은 산타 아빠를 비웃으면 이렇게 되는 거란다. 맘에 드는 선물을 못 받아요.

P.S) 생일선물을 미리 받은 아이는 지금 생일에 할머니한테 뭐 사달라고 할까 고민중입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228 1
    15926 일상/생각나를 위한 앱을 만들다가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큐리스 25/12/25 303 5
    15925 일상/생각환율, 부채, 물가가 만든 통화정책의 딜레마 9 다마고 25/12/24 475 11
    15924 창작또 다른 2025년 (14) 2 트린 25/12/24 116 1
    15923 사회연차유급휴가의 행사와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관한 판례 소개 3 dolmusa 25/12/24 446 9
    15922 일상/생각한립토이스의 '완업(完業)'을 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 퍼그 25/12/24 517 15
    15921 일상/생각아들한테 칭찬? 받았네요 ㅋㅋㅋ 3 큐리스 25/12/23 487 5
    15920 스포츠[MLB] 송성문 계약 4년 15M 김치찌개 25/12/23 200 1
    15919 스포츠[MLB] 무라카미 무네타카 2년 34M 화이트삭스행 김치찌개 25/12/23 123 0
    15918 창작또 다른 2025년 (13) 1 트린 25/12/22 173 2
    15917 일상/생각친없찐 4 흑마법사 25/12/22 579 1
    15916 게임리뷰] 101시간 박아서 끝낸 ‘어크 섀도우즈’ (Switch 2) 2 mathematicgirl 25/12/21 306 2
    15915 일상/생각(삼국지 전략판을 통하여 배운)리더의 자세 5 에메트셀크 25/12/21 412 8
    15914 창작또 다른 2025년 (12) 트린 25/12/20 218 4
    15913 정치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3) 2 K-이안 브레머 25/12/20 332 6
    15912 게임스타1) 말하라 그대가 본 것이 무엇인가를 10 알료사 25/12/20 562 12
    15911 일상/생각만족하며 살자 또 다짐해본다. 4 whenyouinRome... 25/12/19 563 26
    15910 일상/생각8년 만난 사람과 이별하고 왔습니다. 17 런린이 25/12/19 893 21
    15909 정치 2026년 트럼프 행정부 정치 일정과 미중갈등 전개 양상(2)-하 4 K-이안 브레머 25/12/19 449 6
    15908 창작또 다른 2025년 (11) 2 트린 25/12/18 245 1
    15907 일상/생각페미니즘은 강한 이론이 될 수 있는가 6 알료사 25/12/18 640 7
    15906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9) 김치찌개 25/12/18 366 0
    15905 일상/생각무좀연고에 관한 신기한 사실 5 홍마덕선생 25/12/18 584 3
    15904 일상/생각조금은 특별한, 그리고 더 반짝일 한아이의 1학년 생존기 10 쉬군 25/12/18 494 31
    15903 IT/컴퓨터잠자고 있는 구형 폰을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활용하기 9 Beemo 25/12/17 714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