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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4/26 13:11:30수정됨 |
Name | 카르스 |
Subject | 찻잔 속 담론들의 시대 |
[편의상 좀 편한 말투로 쓰겠습니다] 윤석열이 당선되고 몇 달 지난 어느 순간부터, 사회 담론들을 보며 뭔지 모를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공허함을 느낀 건 담론이 틀려서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재명을 당 대표로 뽑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 윤석열의 과도한 친일 외교에 대한 비판, 한국의 비합리적인 검열과 규제에 대한 비판, 여전히 심각한 한국의 여성차별을 논한 글을 보자. 분명히 맞는 말이었고 사회 개선을 위해 필요한 지적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담론들에서 더 이상 옛날같은 보편성과 아우라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공허함을 느낀다. 옛날에는 언론이고 시민단체고 정당이고 많이들 인용하고 호응이 좋은 담론이 하나는 있었다. 고전적인 반공 보수 담론, 민주당과 구좌파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진보 담론(https://kongcha.net/recommended/1198 참고), 유승민 이준석 등을 필두로 한 합리적 보수 담론, 2010년대 중반 이후 유행한 페미니즘 및 소수자 인권운동에 따른 신좌파 담론 등등. 시대에 따라 달랐지만 한국 사회는 어느 시대든 네 담론 중 최소 하나는 유행했다. 어떤 담론이든 과도하게 나이브했거나 틀린 주장도 분명 있었고 그래서 진보 담론처럼 쇠퇴하기도 했지만, 담론들은 한때나마 사회를 지배했으며, 밝은 미래를 꿈꾸는 포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담론들 어디에서도 나는 시대를 개혁하는 힘을 느끼지 못한다. 과거에 하던 소리들을 현재에 대한 피드백 없이 녹음기처럼 반복하거나, 주장들이 보편성을 잃고 과격해져서 중도로의 확장성을 눈 뜨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과거의 보편적인 큰 꿈을 잃어버렸고 타성에 젖어 주장할 뿐이다. 이들 담론이 현실이 되더라도 사회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까 회의만 든다. 그 결과는 자기 바깥으로 넘어가면 영향력이 급속도로 사그라드는 '그들만의 담론'의 세상이다. 수많은 '찻잔 속의 담론'들로 가득한 게 2023년 한국이다. 이런저런 담론들은 넘쳐나지만 그 어떤 담론도 한국 사회를 지배하지 못한다. 담론 주장들은 사회에 어떤 생채기도 내지 못한 채 메아리만 울려퍼질 뿐이다. 이 현상을 제일 강하게 느꼈던 이태원 참사를 예로 들어 보자. 이태원 사고를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은 많았고,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과 이상민의 행보가 부적절했다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고 애도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세월호 사건과는 달리, 이태원 사건은 사고가 난지 몇주 후 담론장에서 사라졌다.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담론은 유가족들, 강성 민주당 및 진보정당 성향의 매체와 시민단체를 제외하면 볼 수 없다. 몇몇 강성 보수우파라면 모를까, 사람들이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이태원 참사가 있어서는 안 될 인재임을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니다. 핵심은 그 사람들도 어지간한 정치적 강성이 아니면 이태원 담론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사회 부조리를 비판했던 세월호 정국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그렇기에 다들 생각과 불만이 많지만 어떤 의제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비토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것은 이명박, 박근혜 때의 반MB, 반한나라당/반새누리 담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행보에 불만있는 사람은 많지만, 문재인 때 유행했던 반민주당 담론은 더 이상 없다. 윤석열이 이준석을 내치고 반페미니즘 공약을 무시해서 불만인 청년 남성들이 많지만, 이들의 반페미니즘 담론은 죽었으며 이들의 한탄은 극성 인터넷 커뮤니티를 벗어나지 못한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경제 불황, 마약 유행, 계속되는 출산율 급락 등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런 도전에 무능한 정치권 비판 의견은 많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들의 아우성은 불안 토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렇게 된 덴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각나는 가설을 이야기해 보자면 첫째, 20여년 넘게 사회를 지배해온 진보 담론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내가 과거에 쓴 글(https://kongcha.net/recommended/1198)에서 볼 수 있듯이 이유는 여러 가지다. 진보 담론이 성공해서 수명을 다했거나, 처음부터 틀린 소리임이 탄로났거나, 진보좌파들의 이상향인 서구 선진국들이 위기를 맞았거나, 현실 구현에 실패했거나. 그래서 예전에 비해 진보 담론이 완전히 죽었다. 두번째, 진보 담론을 계승해야 할 보수 담론은 진보정권에 대한 안티테제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나마 있는 뜻은 윤석열 정부의 삽질로 꺾여버렸다. 세번째, 계속되는 정치적 균열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정치적 담론을 무시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몇년간의 아우성을 보면 그런 심리도 이해가 간다. 이러한 '찻잔 속 담론들의 시대'는 언젠가 사회에 등장한 신담론으로 끝날 거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인 담론이 없는 건 위험성을 지닌다. 몇십년 만에 한번 오는 국내외의 거대한 변화는 분명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적응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렇게 아무 담론도 없이 자기 할 일만 하는게 좋은 태도인가 우려된다. 더 나아가 지배적 담론이 없다는 사실은 2023년 한국의 병리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배 담론이 없는 시대, 2023년을 미래의 역사가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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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충안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절충할 시도 역시 하지 않을거라는 걸(왜냐하면 내가 견지하는 주장만이 전적으로 옳으니까)모두 알아버려서 아닐까요
가설이라 써주신 부분이 대단히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비겁하고 악한 기득권-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사회에 저항한다고 생각했던, '놀잇감'이 사라졌어요. 남은 건 꾸역꾸역 경쟁 구도와 팬덤을 만들어내는 wwe스러운 흐름이라고 할까요. 로만 레인즈로 뭘 하겠습니까...어?
비약일지 몰라도 결국엔 스타가 필요합니다.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위대한 빌런들의 시대가 지나고 이젠 아무도 악역을 맡아 진행시키지 않으니 큰 이야기가 발생하질 않아요. 쉽게 말해 재미가 없다는 거죠. 르브론 제임스의 몰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그가 정말 은퇴하면 nba를 보겠습니까. 큰 힘에 대항하지 않는데 니콜라 요키치의 서사가 재미있겠냔 말이죠. 악당이 되길 기피하는 사회. 이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약일지 몰라도 결국엔 스타가 필요합니다.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위대한 빌런들의 시대가 지나고 이젠 아무도 악역을 맡아 진행시키지 않으니 큰 이야기가 발생하질 않아요. 쉽게 말해 재미가 없다는 거죠. 르브론 제임스의 몰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그가 정말 은퇴하면 nba를 보겠습니까. 큰 힘에 대항하지 않는데 니콜라 요키치의 서사가 재미있겠냔 말이죠. 악당이 되길 기피하는 사회. 이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나 더 붙여 보겠습니다. - 그 어떤 담론도 진영 논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저는 이 나라에서 그 어떤 담론에서도 참여할 마음이 생기지 않읍니다. 논리와 이성으로 뭔가가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 역시 전혀 없읍니다.
저는 이 나라에서 그 어떤 담론에서도 참여할 마음이 생기지 않읍니다. 논리와 이성으로 뭔가가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 역시 전혀 없읍니다.
담론의 생성이 없는 게 아니라 소위 담론의 핵심이 더는 현실 정치가 아닙니다. 당최 이태원이, 장애인 시위가 뭐가 중요합니까. BTS가 빌보드 먹고, 오징어 게임을 전 세계가 본다는 데? 갑갑하잖아요.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게 좋지. 무슨 노래가 뜨고, 어디가 핫플인가, 누가 재밌나가가 요즘 담론이죠.
그럼 왜 현실 정치는 갑갑해졌나? 이거는 국가 전체가 21세기 들어와서 86세대 몰빵했는데 망한 게 큽니다. 대중이 뽑았다, 권력이 거기에 있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담론을 주도하던 게 그들이었어요. 노무현 탓이고, 손석희의 뉴스를 보고,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 말에 모두가 집중했단 말이죠. 그들의 대항 세력이 지난 20년 간 별로 성장을 못했죠. 그냥 이대로 양당제로 간다고 해서 딱히 나쁜 것도 아닌데 딱히 문제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럼 왜 현실 정치는 갑갑해졌나? 이거는 국가 전체가 21세기 들어와서 86세대 몰빵했는데 망한 게 큽니다. 대중이 뽑았다, 권력이 거기에 있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담론을 주도하던 게 그들이었어요. 노무현 탓이고, 손석희의 뉴스를 보고, 사람이 먼저라고 하는 말에 모두가 집중했단 말이죠. 그들의 대항 세력이 지난 20년 간 별로 성장을 못했죠. 그냥 이대로 양당제로 간다고 해서 딱히 나쁜 것도 아닌데 딱히 문제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게 세속적인 건지 모르겠어요. 그만큼 살기 좋아진걸 방증하는 거죠. 다수 사람들이 더는 주6일 출근 선택권 없는 강제 회식에 얽메이지 않는 다는 가니까요. 살만하니까 관심이 없는 거라…
등장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과거와 같은 웃음기 뺀 정치 세력이 등장할 이유가 적다는 생각입니다. 윗 세대가 90년생이 온다느니 너네가 mz냐느니 끊임 없이 업데이트하고 있는 반면 아래 세대에서는 다른 대안 장이 많으니 그들이 주도권 쥔 세력 다툼에 낄 이유가 없죠.
등장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과거와 같은 웃음기 뺀 정치 세력이 등장할 이유가 적다는 생각입니다. 윗 세대가 90년생이 온다느니 너네가 mz냐느니 끊임 없이 업데이트하고 있는 반면 아래 세대에서는 다른 대안 장이 많으니 그들이 주도권 쥔 세력 다툼에 낄 이유가 없죠.
사실 거대담론을 중심으로 판이 돌아가야 할 당위도 없죠.
사실 그 당시에도 거대담론은 일부 먹물들의 놀음이었고, 다만 매체가 다양하지 않으니 그 놀음판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논의로 부각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은 당시 사회적 논의의 장에 끼지 못하던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소통할 수 있고, 각자의 관심사는 세포별로 쪼개졌으며, 그 쪼개진 관심사를 매출로 이어붙일 수 있는 방법론이 발달하고 있고, 그 결과 거대담론 같은 게 없어도 시간 쓰고 돈 쓰며 놀 건 충분히 늘어났으니까요. 굳이 뭐 그런 걸로 머리 굴리고 골치... 더 보기
사실 그 당시에도 거대담론은 일부 먹물들의 놀음이었고, 다만 매체가 다양하지 않으니 그 놀음판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논의로 부각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은 당시 사회적 논의의 장에 끼지 못하던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소통할 수 있고, 각자의 관심사는 세포별로 쪼개졌으며, 그 쪼개진 관심사를 매출로 이어붙일 수 있는 방법론이 발달하고 있고, 그 결과 거대담론 같은 게 없어도 시간 쓰고 돈 쓰며 놀 건 충분히 늘어났으니까요. 굳이 뭐 그런 걸로 머리 굴리고 골치... 더 보기
사실 거대담론을 중심으로 판이 돌아가야 할 당위도 없죠.
사실 그 당시에도 거대담론은 일부 먹물들의 놀음이었고, 다만 매체가 다양하지 않으니 그 놀음판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논의로 부각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은 당시 사회적 논의의 장에 끼지 못하던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소통할 수 있고, 각자의 관심사는 세포별로 쪼개졌으며, 그 쪼개진 관심사를 매출로 이어붙일 수 있는 방법론이 발달하고 있고, 그 결과 거대담론 같은 게 없어도 시간 쓰고 돈 쓰며 놀 건 충분히 늘어났으니까요. 굳이 뭐 그런 걸로 머리 굴리고 골치 아파한답니까.
그리고 그 시절 논의에는 거대담론의 명분과 실익, 낭만이 있었다고 하는 건 8, 90년대에 나왔던 고전 애니 중 명작만 현재까지 남아있으니, 그 시절 애니가 요새 애니보다 퀄이 높다 소리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 시절에 나왔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들과 작은 논의들은 지금에 와서 그냥 회자되지 않는 거죠.
크게 상관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일전에 필라델피아 선언을 해설한 글을 보니, 거칠게 옮기자면 신좌파의 정체성 정치가 개개인을 매우 작은 단위로 파편화하였고, 그 결과 노동계층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였다는 분석을 하더군요.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 최근 보이는 현상을 십수년 전의 유럽 학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걸 보면서 재밌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도 거대담론은 일부 먹물들의 놀음이었고, 다만 매체가 다양하지 않으니 그 놀음판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논의로 부각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은 당시 사회적 논의의 장에 끼지 못하던 사람들이 사방팔방에서 소통할 수 있고, 각자의 관심사는 세포별로 쪼개졌으며, 그 쪼개진 관심사를 매출로 이어붙일 수 있는 방법론이 발달하고 있고, 그 결과 거대담론 같은 게 없어도 시간 쓰고 돈 쓰며 놀 건 충분히 늘어났으니까요. 굳이 뭐 그런 걸로 머리 굴리고 골치 아파한답니까.
그리고 그 시절 논의에는 거대담론의 명분과 실익, 낭만이 있었다고 하는 건 8, 90년대에 나왔던 고전 애니 중 명작만 현재까지 남아있으니, 그 시절 애니가 요새 애니보다 퀄이 높다 소리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 시절에 나왔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들과 작은 논의들은 지금에 와서 그냥 회자되지 않는 거죠.
크게 상관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일전에 필라델피아 선언을 해설한 글을 보니, 거칠게 옮기자면 신좌파의 정체성 정치가 개개인을 매우 작은 단위로 파편화하였고, 그 결과 노동계층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였다는 분석을 하더군요.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 최근 보이는 현상을 십수년 전의 유럽 학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걸 보면서 재밌었습니다.
보수담론이 몰락한 시점을 저는 사드배치할때 + 국정국사교과서 추진할때 정도로 보고
진보담론이 몰락한 시점은 최저임금 상승 + 조국사태 정도로 봐요.
보수진영도, 진보진영도
'이대로만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니까?'라고 제시할만한 청사진 리스트를 갖고 있고
그중에서 가장 그럴듯한것들(노인 기초연금이라거나, 무상급식이라거나, 주5일제라거나)부터 꺼내놓게 마련인데
저는 양진영에서 자신있게 꺼내놓을만한 농익은 정책이 더이상 없어진것 같아요.
찻잔속 담론들의 시대가 뉴노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 더 보기
진보담론이 몰락한 시점은 최저임금 상승 + 조국사태 정도로 봐요.
보수진영도, 진보진영도
'이대로만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니까?'라고 제시할만한 청사진 리스트를 갖고 있고
그중에서 가장 그럴듯한것들(노인 기초연금이라거나, 무상급식이라거나, 주5일제라거나)부터 꺼내놓게 마련인데
저는 양진영에서 자신있게 꺼내놓을만한 농익은 정책이 더이상 없어진것 같아요.
찻잔속 담론들의 시대가 뉴노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 더 보기
보수담론이 몰락한 시점을 저는 사드배치할때 + 국정국사교과서 추진할때 정도로 보고
진보담론이 몰락한 시점은 최저임금 상승 + 조국사태 정도로 봐요.
보수진영도, 진보진영도
'이대로만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니까?'라고 제시할만한 청사진 리스트를 갖고 있고
그중에서 가장 그럴듯한것들(노인 기초연금이라거나, 무상급식이라거나, 주5일제라거나)부터 꺼내놓게 마련인데
저는 양진영에서 자신있게 꺼내놓을만한 농익은 정책이 더이상 없어진것 같아요.
찻잔속 담론들의 시대가 뉴노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진보진영의 찻잔속 담론들은 페미니즘, 검찰개혁, 최저임금 향상, 노동권신장 같은것이 있을거고
보수진영의 찻잔속 담론들은 안티페미니즘, 노동개혁, 대일관계 개선 같은것들이 있겠죠.
무엇 하나 '야 이대로만 하면 백퍼 성공한다니까?'라고 강력하게 내세울것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포기할수 있는 담론들도 아니에요.
그냥... 당연하다는듯, 여러개의 의제들을 한꺼번에 다 늘어놓고
이거 잠깐 쪼물쪼물 하다가 아닌가? 싶으면 내려놓고 다시 저거 조금 쪼물쪼물하다 내려놓고
이런 위원회 만들어서 저런거 시키고 저런 위원회 만들어서 비정기적으로 잊을만하면 모여서 포럼열고
뭐 그런게 노말인 사회가 된것 아닐까 싶어요 ㅎㅎ
진보담론이 몰락한 시점은 최저임금 상승 + 조국사태 정도로 봐요.
보수진영도, 진보진영도
'이대로만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가 선진국이 된다니까?'라고 제시할만한 청사진 리스트를 갖고 있고
그중에서 가장 그럴듯한것들(노인 기초연금이라거나, 무상급식이라거나, 주5일제라거나)부터 꺼내놓게 마련인데
저는 양진영에서 자신있게 꺼내놓을만한 농익은 정책이 더이상 없어진것 같아요.
찻잔속 담론들의 시대가 뉴노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진보진영의 찻잔속 담론들은 페미니즘, 검찰개혁, 최저임금 향상, 노동권신장 같은것이 있을거고
보수진영의 찻잔속 담론들은 안티페미니즘, 노동개혁, 대일관계 개선 같은것들이 있겠죠.
무엇 하나 '야 이대로만 하면 백퍼 성공한다니까?'라고 강력하게 내세울것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포기할수 있는 담론들도 아니에요.
그냥... 당연하다는듯, 여러개의 의제들을 한꺼번에 다 늘어놓고
이거 잠깐 쪼물쪼물 하다가 아닌가? 싶으면 내려놓고 다시 저거 조금 쪼물쪼물하다 내려놓고
이런 위원회 만들어서 저런거 시키고 저런 위원회 만들어서 비정기적으로 잊을만하면 모여서 포럼열고
뭐 그런게 노말인 사회가 된것 아닐까 싶어요 ㅎㅎ
생각해보면 그냥 사회가 고도화되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수십년 전엔 노벨상을 탔던 연구들이 학부 교과서에 실리고 있고, 랩들이 수행하는 연구조차 너무 잘게 쪼개져서 서로 대화하기 힘든 수준인데요. 예전 노무사 시험은 법조문 해석만 깔끔하게 할 줄 알면 붙을 수 있었지만, 요새는 두문자 따서 외워야 할 판례가 백 단위가 되었고...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고도화되었는데 한두개의 중요의제만 골라 공론장에 올리기도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각각 가는 거죠.
진짜 세대분열은 지금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20대는 티비안보고
티비에는 2,30년째 티비지배하는 연예인들, 트로트만 나오는 상황
그 전엔 싸우기라도 했는데(그러면서 담론이 진행되는건데) 이젠 쪽수가 안되니까
알빠노 니네 알아서 해라 우리대로 오징어게임 BTS나 보면서 살란다 하는 느낌
20대는 티비안보고
티비에는 2,30년째 티비지배하는 연예인들, 트로트만 나오는 상황
그 전엔 싸우기라도 했는데(그러면서 담론이 진행되는건데) 이젠 쪽수가 안되니까
알빠노 니네 알아서 해라 우리대로 오징어게임 BTS나 보면서 살란다 하는 느낌
애초에 이제 온라인을 벗어난 어떤 현실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tv 프로그램만 해도 예전에는 넷상에서 돌아다니던 유행어가 공중파로 진출했을 때 진정한 생명력을 얻었지만, 이제는 그게 사망선고나 다름없게 돼버렸죠. 이미 이 현실은 단순한 현실이 아니라 메타버스 현실입니다. 예전에도 메타버스 비슷한 거 이것저것 있었지 않느냐 하는데 그거야 킹론상 그런 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이제야 드디어 진정으로 일치하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도 왜 온라인의 영향력이 막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체감은 안 되는가 하면 그거야 파편화된 세상이니까... 더 보기
애초에 이제 온라인을 벗어난 어떤 현실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tv 프로그램만 해도 예전에는 넷상에서 돌아다니던 유행어가 공중파로 진출했을 때 진정한 생명력을 얻었지만, 이제는 그게 사망선고나 다름없게 돼버렸죠. 이미 이 현실은 단순한 현실이 아니라 메타버스 현실입니다. 예전에도 메타버스 비슷한 거 이것저것 있었지 않느냐 하는데 그거야 킹론상 그런 거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이제야 드디어 진정으로 일치하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도 왜 온라인의 영향력이 막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체감은 안 되는가 하면 그거야 파편화된 세상이니까요. 이미 사회는 잘게잘게 쪼개져서 분열된 상태이고 정치적 무관심도 그와 일부분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나눠지기만 한 세상은 아니고 다양한 알고리즘에 의해 통합되기도 하지요. 그게 양극화입니다. 근데 이 양극화란 달리 말해 고착화이고 진영논리죠.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하면, 이제 현실이 하나의 거대한 찻잔이란 것입니다. 다만 이미 길이 너무나도 나눠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어떤 기존의 태풍도 딱히 별다른 바람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하면, 이제 현실이 하나의 거대한 찻잔이란 것입니다. 다만 이미 길이 너무나도 나눠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어떤 기존의 태풍도 딱히 별다른 바람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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