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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4/27 21:48:58
Name   카르스
File #1   f538209187f18388b10d3fdebb7298bed466711852b78d9e44e274a2293c8077.png (207.7 KB), Download : 31
Subject   OECD 지역웰빙 지수로 본 한국의 지역격차


통념과 다르게, 1인당 GRDP(지역별Regional GDP) 차로 측정한 한국의 지역격차는 OECD에서 낮은 편입니다.
인구집중으로 인한 인구분포 격차는 매우 심하지만, 생활수준 격차는 양호한 편에 가깝죠.

하지만 여기서 한국의 지역격차가 작다고 섣불리 결론내릴 수 없습니다.
1인당 GDP는 삶의 질을 '완벽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수도권에 위치한 본사 등 문제로 소득이 수도권으로 가고 지역 내에서 순환하지 못하는 GRDP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서 OECD에서 내놓은 대안 지표를 활용해서 지역격차를 대리측정 해봤습니다.

OECD에서는 OECD Regional Well-Being (oecdregionalwellbeing.org)
라고 해서 GDP의 한계를 넘어선 지역별(국가단위도 따로 있음) 웰빙지수가 따로 있습니다.
흔히 1인당 GDP로 추론되는 소득을 넘어서 교육, 환경, 치안, 일자리, 보건, 시민참여, 공동체, 주거, 삶의 만족도, 서비스 접근성까지 총 11가지 분야에서 지표를 내서 전반적인 삶의 질/후생을 측정합니다.
세부 항목별로 쓰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득 - 1인당 가처분소득
교육 - 노동력 중 중등교육 이상 수료자 비율 (쉽게 말해 고졸자 이상 비율)
환경 - PM2.5 농도
치안 - 살인율
일자리 - 고용률 및 실업률
보건 - 기대수명 및 조사망률
시민참여 - 투표율 (한국의 경우 2017년 대선 기준)
공동체 - '위기 상황에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비율
주거 - 1인당 평균 방 수
삶의 만족도 - 개개인의 삶의 만족도 평균(0-10점 사이에서)
서비스 접근성 - 광대역 인터넷이 되는 가구 비율

겨우 지표 한두개로 측정하기 때문에 수치가 좀 이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치안지표가 의외로 나쁘게 나옵니다.
국가비교할 때 주의해야 하거나, 특정국가에는 의미가 덜한 지표도 있고.

예1) 서비스 접근성 - 한국은 광대역 인터넷은 거의 모두가 가입했죠.
예2) 교육 - 고졸 '미만'은 한국은 고연령층 빼고 거의 없음. 요즘 청년 세대의 교육수준의 질을 측정하진 못합니다.


OECD는 각국을 TL2 단위로 나누어서
(한국은 7등분됨 - 수도권, 충청, 강원, 경북, 경남, 전라, 제주)
총 440개 하위 행정구역을 선정하고, 세부 지표별로 OECD 전체를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매겼습니다.



종합지표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삶의 질 수준이 비슷한 지역끼리 짝지은 게 있는데 (세부지표 구성은 편차가 많이 납니다)

서울은 이탈리아의 에밀리야-로마냐, 프랑스의 일드 프랑스,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과 비슷합니다.
강원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헝가리의 중앙 헝가리, 이스라엘 북부와 비슷.
충청은 이탈리아의 에밀리야-로마냐,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경북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헝가리의 중앙 헝가리, 이스라엘 북부와 비슷.
경남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전라는 이탈리아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이스라엘 북부.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제주는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슬로베니아의 중앙 슬로베니아, 프랑스의 일드프랑스와 비슷.


(한국의 모든 지역과 매칭되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ㄷㄷ)

전반적으로 한국 지역들은 1인당 GDP 순위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타국 지역과 매칭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매칭되는 타국 지역 수준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고.
뭔가 한국의 삶의 질 지역격차가 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일단 자료를 봅시다.



출처는 https://www.oecd.org/cfe/oecd-regions-and-cities-at-a-glance-26173212.htm
들어가서 Korea 문서 누르면 나옵니다.

아래 파란색은 OECD 전체 하위 20%, 위의 하늘색은 OECD 전체 상위 20% 지역입니다.
위로 갈수록 상대 순위가 높다는 거에요.

보다시피 환경, 주거, 삶의 질, 서비스 접근성은 지역격차가 낮은데
일자리, 치안, 교육, 공동체 쪽 지역격차가 많이 큽니다.

치안은 지표가 좀 한계가 많아서 빼자면
한국의 삶의 질의 관점에서 지역격차는 일자리, 교육, 공동체에서 두드러집니다.



그렇다면 타국과 비교하면 지역격차가 어떤 편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타국의 지역격차 그래프도 올려봅니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한국과 지역면적이 3배 내로 차이나는 국가만 올렸습니다.

일본은 흔히 언급되는 국가라 예외로 올렸고,
아일랜드, 벨기에, 아이슬란드는 3-4 지역으로만 나뉜고로 공정한 비교가 어려워 제외했습니다.
우측의 화살표를 눌러가면서 확인해보세요. 순서대로
1) 일본 2) 체코 3) 덴마크 4) 에스토니아 5) 그리스 6) 스위스 7) 포르투갈 8) 슬로바키아 9) 노르웨이 10) 네덜란드 11) 리투아니아 12) 라트비아 
13) 헝가리 14) 뉴질랜드 15) 오스트리아 입니다.



보다시피 한국의 삶의 질 지역격차는 타국대비 특별히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작은 쪽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스위스와 북유럽 국가들은 상향 평준화되서인지 격차가 작습니다.
1인당 GRDP 격차가 작은 것과 비슷한 트렌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지역격차를 이야기할 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인구집중 격차가 극심하지만 생활수준, 삶의 질 지역격차는 오히려 약한 쪽에 가깝거든요.
어느쪽에 집중하냐에 따라 한국의 지역격차 심각도에 대한 견해나
지역격차 해소방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역격차 해소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을 뿐 절대적으로는 심각한 문제니.
글고 제일 심한 지역격차가 일자리, 교육, 공동체라는 건 실제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는 사유들과 겹칩니다.
이쪽 지역격차의 심각성은 통계로도 확인됐습니다.

비수도권이 죽어가는걸 막으려면 일자리, 교육, 공동체쪽을 복원하는데 치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국을 광역시급까지 포함한 7권역으로 나눠서 차이가 작아보일 뿐,
거기서 또 대도시, 중도시, 소도시, 군읍면리로 나오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건 타 국가도 비슷하겠지만.



10
  • 분석글은 춫언


마르코폴로
제조업이 무너지기 전엔 지역균형발전이 잘 된 나라로 소개되곤 했었죠. 근 10년간 수도권과 지방의 변화상을 볼 수 있으면 더 흥미로울 듯 해요.
2
카르스
저 수치 비교적 최근 겁니다. 동남권 제조업 위기도 대부분 반영되었을 거에요.
리모기
일자리, 교육, 공동체에 있어서 가중치가 더 크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인구 격차가 나타나는 거 아닌가요?
1
카르스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섣불리 결론내리긴 어려운 건 알지만..
선생님의 통찰 한 스푼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글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ㅎㅎ
1
카르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차이에 경쟁적으로 매달리는 성향이 인구 격차로 나타난게 아닌가 싶네요.
1
카르스
논지에는 동의하는데... 한국의 인구 격차의 큰 틀은 이촌향도의 고도성장기에 이미 형성되었습니다. 이미 이촌향도 완료된 1990년 즈음 수도권 거주비율이 40% 넘었습니다.

그 시절 지역격차는 지금보다 더 컸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1
졸린 꿈
더늦기전에 지방 성장 시켜야죠
솔직히 기업의 반강제 이전 정도의 극약처방 안하면 그냥 답이 없지않나 싶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다 경국대전 때문입니다. 에휴..
1
카르스
저는 그런 주장에 회의적인게

1. 경국대전 헌재 판결(2004년) 당시 수도권 인구비율이 이미 48%에 달한 상황이었습니다. 인구집중이 심각해져서 수도이전 이야기 나왔지, 수도이전을 못 해서 인구집중이 심해진 게 아닙니다.
2. 충청권은 지금도 잘나가는 비수도권 지역입니다. 수도이전이 무산된 현재 상황에서도 인구비율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이나 GRDP로 봐도 충청권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마 수도까지 이전됐으면 서울-대전 vs 나머지의 구도가 강화되었을 거고, 낙후가 심한 영호남 문제는 해결 못 했습니다.
졸린 꿈
저는 수도이전은 실효성 보다는 상징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기업의 반강제 이전 정도의 강경대책을 위한 하나의 포석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반드시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고작 행정 수도만 이전해서 이룰수있는건 없지만,
최소한 그 첫발이라도 내딛었어야 했는데 거기서부터 고꾸라졌죠.

강경하게 하든 점진적으로 하든 정부에서 할수있는 가장 쉬운 카드가 행정수도 이전 이라고 보는데,
그거 조차도 못하니 나머진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2
카르스
상징성만 있는 정책에 가깝다고 판단합니다. 헌재의 관습헌법 드립은 좀 군색하긴 했는데, 수도를 이전했다고 지역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졌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부류가 많아서요.

충청권은 수도이전 없이도 산업이건 인구추이건 나쁘지 않은 비수도권입니다.
같은 비수도권도 영남, 호남의 몰락이 심하고 강원, 충청, 제주도는 수도권만은 아니어도 잘나가는 쪽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충청권으로의 수도이전은 수도권 집중은 완화시킬지 몰라도 수도권-충청권 대 나머지 지역이라는 신 불평등을 만들 뿐입니다. 수도 이전 없이도 이미 그렇게 되가고 있고요.
1
졸린 꿈
네네 제가 말씀드리는건 어디까지나 스포츠 보던 관객이
아 미드필더가 저 패스를 하고 사이드에서 누가 드리블로 세명 재껴주고 센터링 예술로 올린걸
스트라이커인 누가 가슴 트래핑 하고 헛다리 세번 짚은 담에 라보나로 넣었어야지!!! 의 "첫 패스" 를 저렇게 했어야지 수준이 맞습니다. 상징성 외에 실효성이 별로 없지요. 굳이 포장하자면 명분이 되긴 합니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것들을 했어야 했는데, 사실상 못했지요 ㅎㅎ

말씀주신 내용은 저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1
지역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졌을 거라고 보는 부류도 있지만 단견이고,
헌재 판결을 진정으로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수도권 집중이 완화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더 주목하지
대전/충청권이 커가니까 수도이전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한국에서 당장 필요한 건 수도권 집중 완화고 전 국토 균형발전은 뒤에 생각해야겠지요

충청권 잘나간다 하시지만 서울분들 당장 내일 대전으로 발령내면 좌천으로 받아들일 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데 제 점심때 먹은 육개장 사발면을 걸 수 있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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