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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3/10 22:47:11
Name   카르스
Subject   주관적으로 보는 인터넷 커뮤의 사회적 영향력
예전부터 말 많던 주제인데, 최근 총선 - 재보선 - 대선이라는 선거를 겪으면서 감이 잡힌 게 있어서 올려봅니다.

1. 소규모 커뮤니티/커뮤니티 서브게시판 한두개의 여론은 문자 그대로 '찻잔 속의 태풍'.
ex) 루리웹의 정치유머 게시판(극성 이재명 안티가 되버린 문빠), 디씨의 미국정치 갤러리(QAnon류 음모론), TERF 페미니즘 커뮤니티 등
이들은 문자 그대로 무시해도 되는 수준입니다.
이번 대선이 0.7%p 표차로 승부가 갈린 역대급 박빙선거였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위 극성 이재명 안티인 문빠들이 없었어도 여전히 윤석열이 이겼을 거라 봅니다.  
또 TERF들이 주축이 되서 만든 여성의당은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 정도 수준입니다.  


2. 중규모 커뮤니티 여러곳에 존재하는 여론은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소수집단 중 하나'.
ex) 클리앙, 딴지 등에 존재하는 극성 민주당 지지자(이재명을 비토하지는 않는), 수십만급 구독수를 가진 정치 유튜버/팟캐스트들(가세연, 신의한수, 뉴스공장, 열린공감 등), TERF가 아닌 레디컬 페미니즘 커뮤니티 등
아주 무시해도 될 수준은 아니지만 얘들에 휘둘리면 선거 필패합니다.
1은 딱 봐도 쪽수가 안 되는데 2는 좀 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이들에 영합할 유혹은 더 커서 진짜 위험한 대상이에요.
극성 지지층만 믿고 몰상식한 막말 끝에 미통당이 참패했던 21대 총선
생태탕 등 강성 민주당층에나 먹힐 네거티브만 믿었다가 박영선이 참패한 2021년 재보선이 뼈아픈 실제사례입니다.


3. 대규모 커뮤니티 전반에 존재하는 여론은 '현실 트렌드를 증폭/과장해서' 보여준 것.
ex) 청년들의 남초 커뮤니티 전반에 깔려있는 안티페미니즘 정서, 일부 극성 민주당 커뮤니티를 제외한 커뮤니티들의 문재인 정부/민주당 여론 악화, 커뮤니티들에서 점차 많이 보이는 운동인/주식코인 투자자 등

여기서부터는 현실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찻잔 속 태풍 레벨을 확실하게 넘어선' 커뮤니티 여론입니다.
문재인/민주당 비토 여론의 확산은 2021년 재보선, 20대 대선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고(단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고, 민주당 악재가 유독 많았기에 반민주당 유권자가 과대대표되긴 했습니다)
청년 남성의 안티페미니즘 정서는 2021년 재보선, 20대 대선 결과로 역산할 수 있고(단 재보선은 위에서 말한 이유로 안티페미 여론이 과대평가됐습니다)
운동인의 증가, 주식코인 투자자들의 비율 증가는 통계나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123435#home,
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58 등 참고)


다만 이 경우에도 커뮤 여론은 현실 트렌드를 '증폭/과장해서' 보여줄 뿐, 현실 그대로가 아님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대남이 안티페미니즘 성향이 강하다 해도 여가부 폐지한다는 윤석열을 뽑은 부류는 60%가 조금 안 되는 정도고(72%까지 나온 재보선은 위 이유로 과대표집된 수치입니다) 이대녀도 페미니즘을 내세운 이재명을 비슷한 강도로 뽑았습니다.
커뮤만 보면 각각 80%씩은 뽑을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진 아니지요. 이재명 뽑은 이대남, 윤석열 뽑은 이대녀도 30%대에 이릅니다
이재명도 전국적으로 48%는 득표했고 1%p도 안 되는 차이로 졌습니다. 이것도 커뮤니티만 보면 30%는 받을까 싶지만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운동, 주식코인 안 하는 사람들도 현실에서 꽤나 많이 찾아볼 수 있지요. 커뮤에선 말을 안 할 뿐.


어렴풋한 느낌이지만 인터넷 고이용층/정치 스펙트럼상 양극단은 커뮤니티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인터넷 저이용층/정치적 중도층은 커뮤니티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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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분석가로 이미 제 마음에 등재


어차피 현생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넷상에서 얘기하는게 더 많지 않습니까?
현생의 여론은 허상이고 넷상의 여론이 진짜일지도...

하지만 선거 때는 개표가 있어서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8
Karol Linetty
저도 늘 이 생각을 합니다.

흔히 인터넷 상의 여론이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하는지를 자기 오프라인 속의 경험을 통해 해석하곤 하는데

정작 저는 오프라인에서 떠들 때보다 핸드폰이나 키보드 뚜드릴 때, 더 눈치보지 않고, 더 본심에 가깝게 퇴고된 문장을 구사하면서, 더 넓은 세계와 자주 소통하는 것 같네요.

물론 선거같은 대규모 이벤트들은 예외지만 그것도 단편적인 결론의 색을 보여주지 끝에 도달하기까지의 사고회로를 전부 비춰주진 않으니.. 정치 외의 문제는 더 그렇고요
제가 대학 다닐 때, 당시 말로, '뉴미디어'인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의사소통 양상에 대해 배웠었거든요.
대체로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적용/응용한 얘기들이었는데, 의외로 현재의 인터넷 커뮤니티의 모습에도 여전히 잘 맞아 떨어집니다.
아, 당연하겠네요. 고작 2년 밖에 안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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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대학 다닌 지 2년밖에 안 되셨나요?
6
리모기
개인적인 경험으론 20대 초반이랑 후반이랑 좀 더 갈릴 거 같기도 한데 혹시 10대만 따로 분석한 조사는 없나요?
1
카르스

아쉽게도 정치성향은 보통 10세 단위로만 조사합니다.

위 사진처럼 1세 단위로 한 여론조사도 드물게 있습니다. 한국갤럽 2021년 종합. 여기서는 18-19세와 20대 간에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남녀 따로 분리하면 달라질 수 있는데 합산한게 비슷한거보니 분리해도 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1
카르스

이건 2년 전 21대 총선 결과. 오히려 18세가 19세+20대보다 더 진보적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시국상 민주당에게 유리했다는 건 감안하세요.
1
리모기
ㄷㄷ 감사합니다. 와 이런 것도 있네요.
1
홍차넷은 어디 해당될까요? (...)
2
어차피 우리는 홍차넷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까?
그러니 홍차넷이 제일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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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在江湖
아무 생각입니다. (연대순 무관)

0. 인터넷 개화 초기 이런저런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개화한 가운데,
1. 네이버/다음 등 포털이 카페로 가두리 양식을 펼쳤지만,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커뮤니티들은 계속 유지되었으며,
3. 유튜브와 SNS가 개인화/추천을 들고 나오면서,
4. 커뮤니티에 대한 호감도(=나와 동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자연히 증가함

대략 25~30년에 걸친 0~4번의 기간 동안 10대~40대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와 익숙해졌고, 그에 따라 주된 소속감을 느끼는 커뮤니티의 영향을... 더 보기
아무 생각입니다. (연대순 무관)

0. 인터넷 개화 초기 이런저런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개화한 가운데,
1. 네이버/다음 등 포털이 카페로 가두리 양식을 펼쳤지만,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커뮤니티들은 계속 유지되었으며,
3. 유튜브와 SNS가 개인화/추천을 들고 나오면서,
4. 커뮤니티에 대한 호감도(=나와 동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자연히 증가함

대략 25~30년에 걸친 0~4번의 기간 동안 10대~40대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와 익숙해졌고, 그에 따라 주된 소속감을 느끼는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이라면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상수로 놓고, 개별 커뮤니티의 컬러에 따른 영향력을 파악하는게 좀더 의미가 있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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