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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1/15 14:10:04
Name   남편
File #1   해물탕.jpg (96.9 KB), Download : 27
File #2   전복골뱅이.jpg (100.6 KB), Download : 61
Subject   [삼척] 일품해물탕




금~일 지인들과 함께 추암 여행 다녀왔습니다.

근데 추암 인근(물론 정말 조금 뛰어서 엎어지면 삼척이 나오긴 합니다.)에는 뭘 먹으러 가기 애매하더군요.

멤버들끼리 동해시로 가서 중국음식을 먹을까 삼척에서 해물탕을 먹을까 고민 좀 했습니다.

여행 멤버 중에 30개월짜리 아이가 있다보니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블로그를 보니 해물탕집 반찬은 아이가 먹기에 애매할 것 같아서 그냥 다른 곳으로 갈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아이가 먹을 수 있게 김이랑 맵지 않은 반찬 챙겨주신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출발했습니다. 추암 숙소에서 약 15분 정도 걸리더군요.

..

일단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넓어서 마음에 듭니다.

건물 외관은 허름해보이는데 내부는 제법 깔끔합니다.

메뉴는 심플합니다. 해물탕, 문어국밥, 문어비빔밥, 문어숙회.. 끝..

문어를 직접 잡는 집이다 보니(사장님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문어 통발에 들어있는 골뱅이 같은 것들이 그 때 그 때 메뉴에 추가되는 것 같긴 합니다.

..

해물탕 주문하니까 한 5분쯤 기다렸나? 사장님이 해물탕 냄비를 들고 오십니다.

뭐.. 외관은 그냥저냥이었습니다. 문어 제법 큰 게 들어간 걸 빼고는요.

잠시 후 사장님이 집게로 문어를 뒤적거리십니다. 가위로 문어를 잘라 주십니다.

동시에 설명을 시작하십니다. 설명이 제법 깁니다. 말투가 재밌는 말투는 아니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

문어 손질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손질하시는 동안 손과 입이 쉬질 않으십니다. ㅋㅋ

..

해물탕 메인 재료는 두 가지입니다. 문어, 그리고 물망치. 거기에 전복이랑 조개랑 새우, 미나리, 콩나물 정도..

(매번 같은 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장님 설명의 뉘앙스를 보면 철에 따라 바뀔 것 같긴 합니다. )

해물탕이긴 한데.. 그동안 먹었던 해물탕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색다른 맛입니다.

근데 맛있습니다. 사용하는 문어가 직접 잡은 참문어라며.. 참문어에 대한 설명도 길게 해주시고..

택배로 문어 배송도 한다는 설명도 해주시는데, 자신감이 제법 있으신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을 보니 문어에 대한 부심도 부리실만 한 것 같고요.

사진을 보면 약간 심심해보이지만, 제법 얼큰합니다. 물론 적당한 매운 맛입니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도 못하지만, 해장으로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망치도 먹어보는데, 굉장히 담백합니다. 아구랑 비슷한 듯 한데, 아구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

..

추가로 골뱅이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골뱅이 비쥬얼이 특이하네요.

물어보니 전복골뱅이랍니다. 처음 들어보는 건데.. 비쥬얼이 전복이랑 무척 비슷하네요.

식감도 전복이랑 비슷합니다. 씹는 맛이 아주 좋더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통골뱅이가 더 좋네요.

위에도 적었지만 문어 잡는 통발에 얘네들도 들어가기 때문에 같이 파는 거고

그러다 보니 정식 메뉴판에는 없고 그 때 그 때 보드판에 적어두시는 것 같더라고요.

..

단점이라면.. 해물탕에 비해 반찬 퀄리티가 좀 많이 아쉽습니다.

뭐 어차피 해물탕 먹으러 간 거니까 반찬은 신경 안 쓸 수도 있지만

해초무침을 비롯한 밑반찬들이 잘 쳐줘야 평균 정도인 것 같더라고요. 반찬 종류도 몇 개 없고요.

바닷가이기도 하겠다, 어정쩡한 반찬 대신 차라리 물미역 같은 것들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네요.

근데 또 의아한 게.. 데려간 아이용 반찬으로 직접 구운 김을 따로 챙겨주셨는데 그건 정말 맛있었단 말이지요.

주방에서 조리는 사모님이 하신다고 들었는데.. 해물탕이나 김은 맛있는데 밑반찬 맛은 왜 이런지..

뭔가 좀 미스테리했습니다.

..

하여튼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해물탕이었습니다.

그냥 있는대로 해산물 때려박고 비쥬얼로 압도하고 외관을 자랑하는 집이 아니라,

조금은 심심하고 투박해보여도 가족들이 잡아온 질 좋은 문어를

최대한 돋보이게 만드는 해물탕을 만드는 집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송에서도 몇 번 나온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따로 방송 출연 생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최근에도 섭외가 몇 번 왔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잡히는 문어 수가 제한되어 있다보니 많이 오면 감당 안 된다고 그러더군요.

..

지방 맛집스럽지 않게 사장님이 무척 친절하시고..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연말&신년 여행객들이 한 번 지나가고.. 명절 전까지는 비수기라는데.. 홀이 한가해서 그런가

저희끼리 먹으면서 음식 재료에 대한 추리를 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다가와서 설명하고 계시더군요. 하하.

조용히 식사하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희 일행은 기분 좋게 식사했네요. 요약하자면 깨끗하고 맛있고 친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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