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할 맛집 정보 글을 올려주세요.
Date | 16/07/18 22:18:27 |
Name | 남편 |
File #1 | 수정됨_IMGP5009.jpg (46.2 KB), Download : 23 |
Subject | [경남 남해] 당케슈니첼 |
연초에 여행 사진 뒤적거리다가 생각나서 글 올립니다. 당케슈니첼에 방문한 것은 올해 4월 초네요. .. 사실 남해 여행을 가면서 별 기대 안 했던 집입니다. 이왕이면 회나 먹으면 좋을텐데.. 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었기에.. 그리고 신혼여행 때 벨베데레 궁전 근처에서 레몬즙을 슉슉 뿌려서 라즈베리 소스에 찍어 먹었던 비너슈니첼보다 맛있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프라하에서 맛있게 먹었던 굴라쉬와는 비주얼이 많이 다른 굴라쉬를 팔고 있었기에..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보기좋게 카운터 펀치를 맞았으니.. .. 테이블은 몇 개 없더군요. 부부로 추정되는 두 분이 운영하고 계신 것 같은데.. 남편분이 주문 및 서빙, 아내분이 요리를 하시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지나친 친절로 되려 불편하게 하는 것 없이 적당히 친절해서 무척 좋았습니다. 실내는 매우 깔끔하면서도 구석 구석 놓인 핸드메이드 장식품들을 보며 공들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화장실도 무척 깨끗해서 마음에 들었고요. .. 송아지 고기로 만든 비너슈니첼은 당연히 없더군요. 돼지고기로 만든 슈니첼에 굴라쉬, 그리고 포테이토 샐러드를 주문했습니다. 아내는 깨알같이 맥주 주문했었고, 메뉴판을 찾아보니 웨팅거 맥주를 마신 것 같습니다. 원래 밀맥주를 싫어하는 사람인데, 메뉴랑은 무척 잘 어울렸다고 평가했던 기억이 납니다. .. 음식이 나와서 하나 하나 먹어보는데.. 하나 하나 별개로 먹어보면 "그냥 맛있네."였지만, 세 가지가 세트로 나오니 뭔가 막강한 조합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 새콤한 굴라쉬에 빵 찍어서 먹고.. 그 다음에 오묘한 튀김옷으로 튀겨진 슈니첼을 입에 넣어 우물거리다가.. 이어서 감자 샐러드로 입안을 정리하는데.. 이건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덫의 느낌.. 위의 패턴이 무한 반복될 것 같은 맛이더군요. 저희 부부가 말도 없이 음식만 흡입했었네요. .. 무협지로 비유를 하자면..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문파의 인물이 자기 문파의 기술들을 바탕으로 한 가지 콤비네이션 패턴을 만들고 죽어라고 연습해서 어지간한 고수들은 처음 접하면 무조건 당할 수 밖에 없도록 한.. 뭐 그런 느낌이랄까요. 메뉴도.. 음식도.. 가게도.. "사장님이 참 열심히 준비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맛집이더군요. 꾸준함이 유지만 된다면 참 바랄 게 없을 것 같았습니다. .. 꼽사리로 곁들이면.. 남해 왕지등대마을 근처에 길 따라 피어난 벚꽃이 참 아름답더군요.. -ㅅ-)b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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