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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2/07 16:46:49
Name   mmOmm
Subject   제목은 못 정하겠음
잇몸이 부었는데 통 낫지를 않는다.
치과를 갔다.
약을 주면서 일주일 후에 보자고 했다.
점점 심해졌다.
이거 괴로운데? 하며 이번엔 치과병원엘 갔다.
역시 약을 주면서 일주일 후에 보자고 한다.
며칠 뒤 피가 나기 시작했다.
어?
일산병원에 갔다.
역시 약을 주며 일주일 뒤에 보자고 한다.
네, 하고 뒤돌아서는데
잠깐 하며 의사가 불러세운다.
아무래도 그 부은 모양이 일반적으로 이가 잘못돼서
부은 모양이 아닌 것 같다. 혹시 모르니 내일이라도
혈액검사와 간검사는 받으시라.... 고 이야기를 들었다.
아아..네...
인사를 드리며 나갔다.
잠깐
다시 의사가 불렀다.
아니다. 지금 1층으로 내려가 검사하시라.
네?
검사하시라.
네.
검사받았다.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오시라고.
약속이 있었다.
오늘은 바쁘니 내일 가겠습니다. 그런데 뭐 때문에?
답은 없이 그럼 내일 10시에 오십시오, 란 말로 끝났다.
10시에 병원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시냐고.
뭐야, 싶었지만 주차장이라며 지금 간다고 대답하고 끊었다.
올라갔는데, 치과의사가 복도에서 팔짱을 낀 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날 보자마자 전화를 건다. 1층 종양혈액내과로.
그런데 우왕좌왕한다. 담당의가 오늘 안 나오는 날이란다.
치과의사도 미처 몰랐던 모양.
당황하는 와중에, 간호사가 외친다.
지금 병원에 계시대요.
다른 일 때문에 병원에 왔단다.
나는 복도 의자에 앉았고,
치과의사는 종양혈액내과 의사랑 전화로 옥신각신한다.
잠시 뒤, 그 의사가 도대체 뭔데 그래라며
나를 지나쳐 진료실로 들어갔다.
2~3분 뒤, ***님 들어오세요, 라는 소리에 들어갔다.
그 의사가  말했다.
지금부터 한 시간 남았습니다.
치료를 하시겠다면.
하고 계시던 모든 일을 중지하시고 사모님께 연락드리세요.

급성 백혈병이었고, 나는 바로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이틀인가 뒤에는 무균실행.
약을 쎄게 맞아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백혈병이 혈액암인 것도 처음 알았고
조혈모세포의 말 뜻도 처음 알았다.
죽는건가?
살 길이 생겼다.
누님이 골수 이식 가능 대상자였다.



--------

지인 이야기입니다. 치과의사분 리스펙.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12-18 08:19)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3
  • 춫천
  • 치과의사는 추천
  • 갓치과의사!
  • 이런 게 진짜 미담. 춫천
  • 치과의사 덜덜...


CONTAXS2
하아....... 숨쉴타이밍을 못 찾.....

다 잘 치료되셨겠죠?
비니와 마스크를 쓰고 가끔씩 사업장을 다닙니다.
아직은 과정이죠.
와.........
치과의사분이 뭔가 느낌이 쎄하셨나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제 입장은 저 치과의사분 입장...)

군대 있을때 GOP에 전입온 신병이 섹터 나간 첫날에 체해서 퍼졌다는 무전을 듣고 있는데 증상과 그친구 숨소리를 무전기 너머로 들으니 이거 뭔가 쎄한데 싶더라고요. 의사는 아니지만 주변에 천식발작 있으신 분들이 있으셔서 듣는 순간 아 이거 뭔가 이상한데 싶어서 부중대장님 깨워서 같이 뛰어가보니 이미 청색증이....
그래서 후방cp에 있는 군의관한테 콜 때리고 소초에 있는 의무병 준비시키고 부... 더 보기
와.........
치과의사분이 뭔가 느낌이 쎄하셨나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제 입장은 저 치과의사분 입장...)

군대 있을때 GOP에 전입온 신병이 섹터 나간 첫날에 체해서 퍼졌다는 무전을 듣고 있는데 증상과 그친구 숨소리를 무전기 너머로 들으니 이거 뭔가 쎄한데 싶더라고요. 의사는 아니지만 주변에 천식발작 있으신 분들이 있으셔서 듣는 순간 아 이거 뭔가 이상한데 싶어서 부중대장님 깨워서 같이 뛰어가보니 이미 청색증이....
그래서 후방cp에 있는 군의관한테 콜 때리고 소초에 있는 의무병 준비시키고 부중대장님이랑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업고 소초 올라가보니 이미 숨이 가물가물해서 특전사 출신 행보관님이 CPR 하고 옆에서 의무병이 인공호흡 하고 (그게 그 친구의 첫키스였다고.. ㅠㅠ) 거의 딱 맞게 도착해온 군의관이 간신히 살려냄...

알고보니 완전 건강했는데 그게 그 친구의 첫 천식발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에이 별거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다면 그친구는 그대로 황천 갔을거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7
CONTAXS2
와..............
만약 군의관님이 “니깟게 뭘 안다고 천식발작이냐!” 했었다면 또 그친구는 어려웠겠지요.

다행히 친분이 조금 있던 터라, 제가 허투루 말하는 사람은 아니라는걸 알고 계셨어서 ‘아 이거 좀 심각한거 같은데’ 라는 생각에 운전병에게 목숨걸고 밟으라고 하셔서 진짜 바람처럼 오셨더라는.

참고로 천식발작 났던 친구는 190이 넘는 거구라서 저랑 부중대장님은 탈진했고, 한 3일동안 수액 맞으며 몸져 누워있었습니다. 경사가 매우 심한 산꼭대기 소초까지 업고가느라 아주 뒤지는줄...
13
사람을 살리셨네요. 존경.
제가 잘했다기 보다, 그 친구가 살 운명이었기 때문에 그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tannenbaum
이분.... 갑자기 멋있어보이네.
(위험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스릴러물인가요 전개가 덜덜...
파란아게하
어아 선생님 스피드 춫천
1
*alchemist*
으어어;; 무시무시하군요;;
소노다 우미
한 시간 남았습니다...ㄷㄷㄷㄷ
1
레지엔
촉이 쌔한 경우가 있죠. 저렇게 해서 환자 하나 살리면 그 의사는 그걸 평생 술자리에서 자기 자랑용으로 씁니다...
1
얼마전에 비어인사이드님이 올리셨던 머리에 별표 있으신 분 생각나네요.
그 분은 어떻게 되셨을라나...
SpicyPeach
치과의사선생님께서 잘 대처를 해주셨네요.

구강이라는것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의 발현장소이다보니,
치과의사도 일반내과지식과 병리학적 지식습득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지요.

저도 일선에 있는 한사람으로 다시 한번 긴장해야겠다고 반성하였습니다.
2
사실 마지막에 [특정 회원 저격이 아닙니다]라고 쓸까말까 고민했......
SpicyPeach
사실 저도 이런 자랑할만한 케이스가 몇개 있긴한데..
여기서 말하기가 좀그렇긴 합니다ㅎ_ㅎ
tannenbaum
자랑해! 짝! 자랑해! 짝!
레지엔
학교 다닐 때 봤던 증례 중에 '혀가 커져서 치아를 밀어서 부정교합이 발생하여 찾아낸 말단비대증'이 있었죠... 아니 저걸 어떻게...
SpicyPeach
선생님도 그렇듯이 늘상 환자를 보시다가도
일반적인 형태나 사이즈 또는 검사수치가 아니면
"어 이거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드시잖아요

저희가 늘 보는것이 치아와 혀와 구강점막이기도 하고..

다만 혀가 커져서 치아를 밀정도면 혀가 무지하게 크긴 했나보네요ㅎ_ㅎ
레지엔
사진도 봤는데 솔직히 저는 저게 원래 큰건지 커진건지 분간을 못하겠더라고요ㅋㅋㅋ 내분비 교수님도 '크다고 하니 큰거지 솔직히 나도 잘...' 이라고 하셔서 음 역시 전공자는 다르구나 그런 생각을ㅋㅋㅋ 차라리 추적관찰하면서 커진 걸 본거면 이해하겠는데 부정교합 생겨서 진료보러간 첫 날에 이거 이상하다고 내과 함 가보시라고 해서 찾아낸 케이스라서... 명의셨나 그 치과교수님이...
소맥술사
와...명의네요 진짜.
우리아버
한시간남았다니ㄷㄷ
노인정(20대초반)
으아 글 속도감 무엇ㄷㄷ
켈로그김
이런 치과의사느님 궁둥이를 발로 찬 나는 죄인이오...
12
로보카로이
글 숨죽이고 읽고 댓글읽다가 켈로그김님 댓글 보고 숨 넘어가게 웃었어요;;
그래서 반성문 쓰시고 괜찮으신겁니까 ㅠㅠ
켈로그김
네 ㅋㅋ 사과는 면대면으로 죄송한 얼굴, 비어있지 않은 손으로 한다는 왕도를 지켰습니다
Morpheus
트위터인줄 알았네요 140자 읽은줄

이식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
수술은 끝났습니다.
예후는 좋고, 앞으로 잘 지내시길 바랄 뿐이지요.
tannenbaum
우얼~~ 이런 거 보면 의사는 직업의 한 종류이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훌륭한 의사분 만나셔서 다행이네요. 빠른 시일에 발견해서 다행이네요. 아무쪼록 건강이 최고네요.
조그만 병이라도 차도가 안보일땐 여러 병원을 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제 주변에도 건강검진을 비롯해 4번째 병원에서 암을 발견한 일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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