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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22 03:48:07
Name   깊은잠
Subject   우울은 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본래 감정을 설명할 때에는 affection, emotion, feeling 등을 구별합니다만, 본문에서는 일단 편하게 ‘감정’으로 총칭하겠습니다. 카테고리가 과학과 잡상 사이에서 애매하지만 업적을 위해 의료로 택했습니다. 또한 주지할 점은 제가 심리학전공자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 정치학을 연구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심리학적 방법론을 공부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전문가의 보론 대환영입니다.)




1. 우리는 왜 우울을 겪는 걸까?
저도 가끔 겪긴 합니다만, 타임라인이나 티타임을 보면 우울한 감정을 표현하시는 클러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 가운데에는 스쳐지나가는 감상처럼 가벼운 우울감을 말하는 분도 계시고, 보다 임상적인 수준, 즉 고질적이고 무력감을 동반하는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 거 자고 일어나면 싹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죠. 그런데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왜 우울해하는 걸까요. 특히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에 비해, 또 아동에 비해 배에 가까운 빈도로 우울감을 겪는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2. 어쩌다 생긴 특질인데, 도움이 되어서 남아있다.
사실 ‘왜 우리가 이런 감정을 갖게 되었느냐?’란 질문은 ‘기능의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즉, 어떠한 특질이 어떠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우리가 그 특질을 갖게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죠. 실제로 현대 심리학은 진화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이 감정이라는 특질을 갖게 된 이유를 기능의 논리로 설명합니다. 즉, ‘우리가 특정한 감정을 갖게 된 것은, 그것이 생존 및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이다’라는 전제를 세웁니다. 덧붙이자면 이 감정을 처리하는 부분은 대뇌의 아래, 귀의 위쯤에 있는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입니다. 변연계는 포유동물이 공통으로 갖고 있고, 같은 대뇌 가운데에서도 25세까지도 성장한다는 전두엽에 비하면 보다 ‘먼저’ 기능적으로 완성되는 부분입니다. 인간 아이의 경우 3세면 변연계가 제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특정한 감정을 처리하는 부분이 뇌의 다른 고차원적 사고 기능에 비해 먼저 발달하고 인간뿐만 아니라 포유류 전반에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감정은 포유동물이 일정수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특질이라는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발달과정이 진화적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됩니다. 즉, 감정의 원인을 기능적으로 생각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라는 얘기죠.


대충 저 파란 게 변연계입니다. 멍멍이한테도 있어요. 파충류한텐 없고요.

3. 감정은 생존에 도움이 된다.
갖기 다른 감정들이 살아남고 번식하는 데 도움이 되어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기능이 되었다는 것은 얼추 그럴 듯한 얘기입니다만, 그렇다면 우울도 우리에게 뭔가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감정의 경우 이 논리가 꽤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됩니다. 핵심은 '감정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게끔 강력히 유도한다'입니다. 예를 들어 ‘두려움’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대상을 피하게끔 해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입니다. 두려움과 연관된 대표적인 진화의 근거는 ‘뱀에 대한 공포/혐오’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뱀에 대한 공포/혐오는 문화권을 가리지 않으며, 뱀에 대한 사전 학습이 없는 유아시절부터 발생합니다. 뱀을 피하는 것이 생존에 있어서 너무 중요했기에, 아예 뇌가 그와 비슷하게 생긴 것들을 피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미리 유전자 단계에, 인류 보편적으로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이 기능은 완벽히 정밀하지 않아서 대충 뱀처럼 생긴 것들–길고 구불구불 움직이는 것들-을 인간은 대체로 혐오스럽게 봅니다. 지렁이나 애벌레, 실 같은 기생충은 물론 현미경으로 본 정자 같은 것도 말이죠.)


아, 슬리데린도.

쾌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쾌감은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주는 대상을 계속 하게끔 유도합니다. (동기, 욕구의 부여) 대표적인 예가 ‘섹스’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섹스는 번식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만 사실 우리는 번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쾌감과 정서적 만족감을 얻기 위해’ 섹스를 합니다. 번식은 만족 추구의 부수적 효과지요. 아주 단순하게 풀면 쾌감이 없는 쪽보다 있는 쪽이 더 번식행위를 자주 시도하게 되고, 그 결과 번식률이 높아져서 있는 쪽이 더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쾌감이 동반된 번식행위를 하는 종이 되었습니다. 이 역시 완벽하게 정밀하지 않아서, 인간은 물론 심지어 보노보와 같은 다른 유인원이나 개까지도 ‘유사성행위’를 하지요.


4. 그래서 우울은 대체 어떤 쓸모가 있는 거냐?
우울이라는 것은 슬픔, 의욕상실 등으로 구성된 복잡한 감정입니다. 우울 자체를 단일 감정으로 보지 않고, 복합된 감정이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주는 정도에 이르렀을 때만 ‘우울증’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은 그 이익을 따지기가 다른 감정에 비해 복잡합니다. 일단 고통스럽기 때문에 겪는 입장에서는 무슨 이익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어렵지요. 하지만 ‘생존에 해가 되는 특질이라면 번식에 실패해 도태되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학자들은 몇 가지 설을 제기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슬픔’의 기능입니다. 슬픔은 우울함을 이룬다고 할 수도 있고, 혹은 우울함과 매우 가까운 감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슬픔의 경우 ‘상실’의 경험에서 촉발되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잃어버린 것’을 수복하고 싶어지게끔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가 뭔가에 대해 슬퍼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지요. 또한 상실의 기억과 슬픔이라는 감정의 결합은 하나의 학습이 되어서, 두 번 다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게끔 하는 기제로도 작동을 하고요. 우울함도 비슷한 설명이 있는데, 이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쾌감을 주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맛있는 음식(진화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음식)을 먹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서 대화와 놀이를 하거나(사회적 유대의 강화) 하는, 우울함을 벗어나기 위한 행위들은 대개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위들입니다.


나 우울하다냥. 돌봐라냥.

이러한 이득은 ‘당사자로 하여금 이익행위를 하게 만드는’ [개인적 유형의 이득]인데요, 우울의 경우 그뿐만이 아니라 ‘타인으로 하여금 당사자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하게 만드는’ [사회적 유형의 이득]으로 풀이되는 부분 역시 있습니다. 우울함에 빠지면 무기력한 모습이 표현으로 나타나고, 슬플 경우 눈물 흘리며 우는 모습이 표현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다른 사람이 보면 ‘거울 뉴런’을 통해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게 되고 동정적, 그러니까 우울감을 겪는 당사자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지요. 이는 경쟁자나 공격자의 적의를 누그러뜨리는 기능을 하기도 하며, 특히 산후우울의 경우 파트너로 하여금 육아를 분담하게 만드는 신호로 기능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기능은 첫 문단에서 언급한 ‘여성이 남성이나 아동에 비해 자주 우울감을 느끼는 특징’의 이유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5. 우울증, 그리고 현대 사회
그런데 이러한 설명들은 모두 ‘진화적’인 것들입니다. 그래서 우울함이 덜 고통스럽고 또 빨리 해소되면서 부수적인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역시 진화적 관점, 즉, 현대가 아니라 과거 인류가 진화과정을 거치던 시기의 생활환경 및 사회구조를 두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제시되는 인류의 진화적 환경은 수렵이 중심이거나 농경을 갓 시작한 수준의, 적은, 아주 많아야 150명이 안 되는 혈연집단으로 구성된 씨족사회였다는 것입니다. 이 환경에서 한 개인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람들과 무슨 일이든 무리지어 하고, 언제나 다른 사람이 필요한 가까이에 있으며, 그 사람들은 모두 나를 알고 나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라면 누가 슬퍼하면 바로 달래줄 사람이 있었을 테고, 집단 내에서 싸움이나 경쟁도 아주 심각한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았을 것이며, 우울함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은 여럿이 함께 하는 단체행동밖에 없었으므로 당연히 결속이 다져졌을 터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환경은 그와 전혀 다르지요. 우리는 지극히 개인화되어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고, 아파도 관심 하나 가져줄 사람 없이 고립된 경우가 많으며, 집단 내 경쟁은 인생을 걸 정도로 치열하고, 외모, 성격 등의 사소한 ‘결점 아닌 결점’이 누구에게 보살핌 받아 해결되거나 넘겨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매우 치명적인 패배요인이자 사회적으로 무시당하는 요인으로 작동합니다. 사회는 물론 부모와 같이 가까운 사람들이 개인을 대하는 태도도 다릅니다. 과거 진화기의 생활에서 개인에게 요구되는 것이 건강, 집단의 규칙에 대한 순응, 단체 행동에의 적극적 동참, 번식 같이 단조로운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까마득히 어려운 성취를 기준으로 잡고 개인을 평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먼 조상들에 비해 훨씬 인정받고 사랑받기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은 우울감을 갖기는 쉽게 만들고, 우울감이 가진 긍정적 기능은 좀처럼 발휘되기 어렵게 만듭니다. 놀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쉽고 가까이에 많이 있지요. 심지어 고칼로리에 당분이 든 음식이 넘치는 지금 우울해서 뭔가를 먹으면 건강악화로 이어지고요. 우울증이 현대질병이라는 얘기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수렵사회 유토피아/현대 디스토피아설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6. 같이, 빨리 벗어납시다.
우울증의 기능에 대한 설명 가운데 ‘사회적 이득’의 부분은, 우울감 자체가 사회적-관계적인 성질의 감정이며 따라서 사회적-관계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암시를 줍니다. 이 사회적-관계적인 ‘다룸’은 당사자와 주변인 모두가 같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관계'지요. 우울한 당사자는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즐거운 대화와 경험을 나누려 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은 거울뉴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도와줘야 합니다. (기능을 당위로 치환해버리는 오류 논법입니다만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길.) 특히 임상적으로 심각한 우울증의 경우 스스로 움직일 의욕이 떨어진 무기력 상태가 동반되고는 합니다. ‘진짜 우울증 환자는 자살할 힘이 없어서 자살도 못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이럴 때는 주변에서 찾아가고, 대화하고 또 만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기회를 계속 만들어주는 수밖에 없어요.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정확히 말하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는 말이 진리입니다. 그러다 가끔씩 무기력이 조금 덜해지면 당사자 스스로도 의욕을 좀 더 내야겠죠.

우울한 우리들이여, 우울함은 스스로에게는 뭔가 하라고 있는, 남들에게는 뭔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감정이라 합니다. 그러니 우울하면 우울하다고 얘기하고, 대화하고, 또 그런 사람 만나고 도와줍시다. 하고 싶어지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거죠. 그렇게 해서 같이, 우울감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게 우울함을 긍정적으로 소화해내는 길입니다.(우리에겐 홍차넷이 있잖아요? 탐라에 철판 깔고 뻘소리도 하고 오프도 자주 있고... 기승전 홍차넷 칭찬이군요. 어흠. 어흠.)


참고문헌
1. Buss, D. (2015). Evolutionary psychology: The new science of the mind. Psychology Press.
2. Cosmides, L., & Tooby, J. (2000). Evolutionary psychology and the emotions. Handbook of emotions, 2, 91-115.
3. Steven Stosny. (2016). The Function of Emotions: Emotions are more physiological than psychological. Psychology Today. https://www.psychologytoday.com/blog/anger-in-the-age-entitlement/201612/the-function-emotions
4. Waal, F. B. M. de (Frans B. M.). (2013). The Bonobo and the atheist : in search of humanism among the primates. New York, N.Y. :W.W. Norton & Company.
5. Wolpert, L. (2008). Depression in an evolutionary context. Philosophy, Ethics, and Humanities in Medicine : PEHM, 3, 8.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267800/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3-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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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진솔한 상담을 받은 느낌이네요. 감사드립니다.
  • 감성과 학술적 내용의 콜라보
  • 춫천
  • 닭 같은 지능이 낮은 동물도 우울함이라는 감정이 있을 수 있겠군요


진화적인 측면에서 보는 우울증이네요. 맞는 것 같아요. 우울증은 사회학적으로도 아주 큰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의 내면의 문제같기도 하지만, 개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환경 정치적인 사회적 배경 사회적 관계 모두 고려를 해야하니깐요. 과학적인 접근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깊은잠
과학적인 접근은 결국 정치적 사회적인 접근과 같이 가게 될 겁니다. 지금 과학이 하는 일이 '인간'이 어떤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일인 만큼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들에게 유용한 이해와 토대를 주게 되니까요. 글에서는 우울함을 만들어내는 관계적, 구조적인 부분을 짧게만 다루었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좋은 글들이 많이 나와있으니 필요에 따라 찾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첫 댓글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은채아빠
우울함은 스스로에게는 뭔가 하라고 있는, 남들에게는 뭔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감정이라 합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즈음에 써주신 이 말씀이 엄청나게 와닿네요. 덕분에 마음 따뜻한 아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깊은잠
지식의 모자람을 착한 사람 코스프레로 메워보려고 했습니다. 티가 났을까요. 하하하. 마음 따뜻해지셨다니 거기까진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제가 민망하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와 좋은글 잘봤습니다!!
깊은잠
와우 댓글 감사합니다!!
리니시아
우울한 감정을 좋아하고 취해 있는 듯한 제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군요..
깊은잠
우울한 감정을 좋아하고 취해있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전 잘 모르는 느낌입니다만 왠지 멋있게 들리는데요.
이슬먹고살죠
중간에 고양이 심쿵 ㅜㅜ
깊은잠
이렇게 또 한 분의 집사가 고양이한테 감정 사기를 당하시고... ㅋㅋㅋ
8ㅅ8 낮에는 집중이 안 돼서 안 읽고 있다가 퇴근 후 저녁먹으면서 각잡고 읽었네요. 문체부터 넘나 따뜻하고 유익한 글이에요. 잘 읽었습니당 추천 꾸-욱!
깊은잠
이런 <가로수> <벼룩시장>과 같은 생활정보급 글에 각을 잡으시다뇨. 어떻게 유익한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유익하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ㅜㅠ
맞아요..저도 저도..집에 와서 천천히 새겨서 읽어보았다니깐요.
정리가 잘 되서 아주 잘 읽히네요.
요즘에 글 읽으면 바로 자는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깊은잠
고맙습니다. 사실 별 내용이 없어서 쉽게 읽혔을 거라 부끄럽네요. ㅋㅋㅋㅋ
파란아게하
너무 잘 읽었습니다.
춫천
깊은잠
추천 고맙습니다. 흐흐. 탐읽남은 (티)탐도 읽어주시는 거죠?
파란아게하
이 글 제가 새벽에 보고
이미 오늘 탐읽남에서 소개해드렸습니당..
깊은잠
제가 잠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있을 때 올리셨군요. 잘 듣겠습니다. 우리의 탐읽남(이라고 쓰고 보컬로이드라 읽는) 파란아게하님 화이팅 ^^//
우울함은 스스로에게는 뭔가 하라고 있는, 남들에게는 뭔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감정이라 합니다.
이 글귀가 맘에 와 닿네요

도마뱀 같은 파충류는 머리는 좋다는데 우울함을 느끼지는 몬하는건가요
깊은잠
저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 범위 안에서 간단히 말하면 파충류나 조류가 인간과 같이 복잡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우울함은 인간의 감정 가운데에서도 특히나 복잡한 감정이고요. 하지만 보다 근본적 느낌에 가까운 각종 욕구, 공격성, 긴장감 같은 것들은 있을 겁니다. 예컨대 닭장 속 닭의 경우 밀도가 높아져서 다른 닭끼리 싸우는 일이 늘거나, 천적이 닭장 근처에 자주 출몰할 경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질병이나 문제가 생긴다고 하잖아요.
허허헣 저 보라고 쓰신 글 인줄 알았습니당
깊은잠
에? 화신님 요새 우울하신가요. 허헛
제가 깊은잠님 만큼 잘 생겼다면 안우울할텐데 그러지 못해서 항상 우울합죠(왈칵)
깊은잠
아니 키도 훤칠하니 모델비율에 잘생기고 목소리도 근사하고 직장도 잘 가신 분, 게다가 문이과를 오가는 지성이 무슨 엄살이십니까.
키가 크다하나 그에 맞춰 얼굴이 길어버리니 모델이 되지 못함이 첫 번째 이유요, 목소리가 근사하다하나 음정이 불안하고 삑사리가 자주 나니 두번째 이유요, 직장이 좋다하다 하루하루 연명하기 힘드니 세번째 이유요 문이과를 넘나든다하나 실상 하나도 제대로 못하니 마지막 이유라, 이것들로 인하여 실로 우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음 계책은 없겠습니까.
깊은잠
저는 원래 내일이 없는 삶을 사는지라 '다음'이라는 것을 모르오이다.(근엄)
은머리
목소리 진짜 쥑이시는데 삑사리 ㅋㅋㅋ
진화론적 관점에서 무엇인가를 본다는 건 가끔씩 보면 진화는 이미 끝났다.라는 걸 전제하는 거 같아요. 진화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기능은 없어진다.라는 게 거의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기능이 없어지는 시점은 언제나 과거로 가정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있는 건 필요한 기능이다. 라고 되지요. 이 기능은 불필요하니 미래에 없어질 기능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도 않나 싶어요. 뭐... 이런 주장은 현재 증명이 불가능하기에 무가치하지만요.
깊은잠
사실 진화는 계속 진행되는 과정에 있죠. 단 현재를 말할 때의 언어적 표현이 마치 완성본인 것 같은 느낌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답변 같지만, 예를 들어 인간 새끼발가락의 관절은 점점 퇴화중이라고 하고, 실험은 수십 년, 단 몇십 세대 만에 가장 공격적인 야생 여우의 후손들조차 가축과 같이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어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심해야 하는데, 뭔가를 발견했다는 사람들은 이따금 확신에 빠져버리곤 하죠.
나쁜피
글쓴이처럼 외모에 지성까지 다 가진 분을 보면 우울함ㅂㄷㅂㄷ... 농담이고 글 넘나 잘 읽었습니다. 몇 년 전,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이걸 이겨낼 테니 지켜봐 달라'며 지인들에게 고백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홍차넷이 있었으면 더 쉽게 우울증을 털었을 텐데요!ㅋㅋ
깊은잠
감사합니다. 우울함을 극복하시고 그 기세로 훨훨 날아서 미쿡까지(...) 하하하;
허리피세요
오늘 종일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 제 안의 우울함의 이유와 근원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결론이 마음에 드네요 (?)
깊은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면 제가 감사할 일입니다.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면 고찰해보는 것도 좋고, 아니면 기계적으로 즐거운 뭔가를 해서 빨리 벗어나는 것도 방법 같습니다. 저 역시 고찰하는 쪽인데 나쁜 점은 역시, 연역적으로 생각하다보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는 노답 상태'가 나올 때가 많아서 더 우울해질 때도 있더군요. 그래서 요새는 낌새가 그럴 것 같으면 그냥 기계적으로 즐거운 뭔가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빈둥빈둥
우울감이 늘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여기는데,
"우울함은 스스로에게는 뭔가 하라고 있는, 남들에게는 뭔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감정이라 합니다."
이 한마디가 우울감을 다루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거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깊은잠
예. 전 우울감이 들면 뭘 하든지 즐거울 만한 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립되는 것을 피하고 가능하면 사람을 만나서 수다라도 나누는 편이 나은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맑게큰나
좋은 글이네요.. 참고로 전 우울함과 어떤 감정.. 예를 들면 고독감 등으로부터 파생된 감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의외로 우울함과 고독감.. 혹은 고독감으로부터 발생된 감정과 우울함을 동일시 하는 현상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우울할까.. 우리의 얇디 얇은 내면과 자아. 이 fragile 한 내면은 어디에서든. 어떤것에서든 찢겨지기에, 우울함이 들때 이 감정의 근본을 더듬어 올라가면 분명 그 감정의 시발점에 맞닿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심각한 과정이나 치료, intervention... 더 보기
좋은 글이네요.. 참고로 전 우울함과 어떤 감정.. 예를 들면 고독감 등으로부터 파생된 감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의외로 우울함과 고독감.. 혹은 고독감으로부터 발생된 감정과 우울함을 동일시 하는 현상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우울할까.. 우리의 얇디 얇은 내면과 자아. 이 fragile 한 내면은 어디에서든. 어떤것에서든 찢겨지기에, 우울함이 들때 이 감정의 근본을 더듬어 올라가면 분명 그 감정의 시발점에 맞닿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심각한 과정이나 치료, intervention이 필요한 경우는 제외하구요.. 이렇게 내 감정의 진위와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소중하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나를 더 알게되고 이를 통해 내면의 깊이도 깊어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고독함.. 내가 주변과 상대방이 아닌, 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이 소중한 고독감으로 전환의 추세를 마련한다면.. 그걸로 매우 족하리라 생각되네요. 결국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도 전 더 고독해져서 더 스스로에게 충실해봐라.. 라는 의미로 해석하곤 합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깊은잠
"이렇게 내 감정의 진위와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소중하다" 새겨들을 이야기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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