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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5/06/04 12:31:41 |
Name | ![]() |
Subject | 개표 참관 후기 |
안녕하세요.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참관을 하였습니다. 처음 하는 경험이라는 것은 항상 두근거리기 마련이지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선거 중에서는 난이도가 제일 낮은 대선 개표 참관이었기 때문에 큰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았고, 선거 자체도 결과가 거의 정해진 선거였기 때문에 참관인들도 부담없는 마음으로 참관을 하였습니다. 1. 개표의 과정 횐님들 중에는 개표사무원 경험자 분들도 꽤 계시므로 웬만큼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개표절차 도식 (나무위키) https://namu.wiki/w/%EA%B0%9C%ED%91%9C#s-1.2 각 과정 별로 간단한 코멘트를 붙여보도록 하겠습니다. 0) 개표소 도착 및 입장 접수 통상 개표소는 해당 지역의 넓은 실내 공간을 배정합니다. 선관위는 경찰력 배치 아래 개표에 관한 세팅을 하고, 각 참가자들은 입장 등록을 합니다. 간단한 교육절차 후, 지역 선관위원장의 개표 개시 선언이 있습니다. 국민의례를 하기 때문에(..) 공무는 공무구나 라는 실감이 나게 됩니다. 참관인은 개표소 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합니다. 물론 개표사무원들과 물리적으로 밀착하게 되면 선거사무에 지장이 가기 때문에, 최소한의 제한구역 선은 있고 선거사무 공간에 1미터 정도 공간을 두게 됩니다. 활동 역시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으므로, 참관인석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가시는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물론 극도로 심심하기 때문에, 참관인의 업무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참관인의 업무는 선거사무가 잘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것이지요. 1) 투표함 접수 선거가 종료되면 각 투표소에서 봉인된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동합니다. 개표 사무공간에 입장하기 전 접수를 받고, 1차로 봉인 확인을 합니다. 통과한 투표함은 개표 사무공간 내 별도 마련된 공간에서 대기합니다. 사전투표함은 선관위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선거 종료 직후 개표소로 출발합니다. 그래서 통상 선관위로 출근하는 참관인 인원을 당별로 별도로 분배합니다. 저는 개표소로 바로 출근했고, 우리 국장님께서 선관위 출근을 맡아주셨습니다. 2) 개함 (개함부) 개표 개시 선언이 있게 되면, 접수된 투표함을 개함합니다. 참관인 입회 하에, 투표함의 봉인지를 뜯고 봉인지 안쪽의 케이블타이를 니퍼로 절단한 다음 투표함 내의 투표지를 테이블에 붓습니다. 개함파트의 사무원들은 투표지를 [정리만 합니다.] 즉, 여기서는 카운트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투표소 당 투표지는 통상 몇천장 수준이기 때문에, 테이블당 열명 남짓한 인원이 졉혀져 있는 투표지를 정리하는 것도 큰일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 파트에서는 셀 시간이 없습니다. 이 천방지축 투표지를 뭉탱이의 정리된 투표지로 만든 후, 계수기 파트로 보냅니다. 관외사전투표 부분은 특기할 만한 과정이 추가되는데, 1. 우편투표봉투를 모아 정리하고, 2. 정리된 봉투 안의 투표지가 절취되지 않도록 모아진 봉투들 테이블에 탕탕 쳐서 투표지를 한 쪽으로 몰아준 후 자동절취기로 커팅하여 사무원에게 분배하고, 3. 봉투 안의 투표지를 꺼내고, 4. 꺼낸 투표지를 정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각 단계별로 비슷한 시간이 걸립니다. 즉, [관외사전투표는 개함 파트에서만 약 4배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관외사전투표를 마지막에 까는 것은 그래서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는 일입니다. 각 선관위마다 지침이 다를거 같은데, 제가 참여한 곳에서는 총 14개 개함 테이블 중에서 3개 테이블을 관외전담으로 지정하고, 사전투표함이 도착하자마자 관외만 주구장창 돌렸습니다. 그럼에도 관내 본투표 다 털고서도 1/3 정도 남아서 마지막에는 커팅기를 추가 투입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3) 자동계수 (투표지분류기운영부) 개함 파트에서 정리가 되어 넘어온 투표지들은 자동계수기에서 각 후보의 득표지로 분류됩니다. 대한민국 선거사무의 혁명이라 불리는 이 기계 덕분에 우리는 새벽이면 왠만한 선거결과를 볼 수 있지요. 기계 조작 사무원 1명이 분류상황을 관리하고, 나머지 사무원은 분류된 각 득표지를 100장 단위로 초벌 확인 후 묶어서 정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하는 사무원이 각 득표지의 수를 집계하고, 접수시 기재된 투표지 수와 비교하여 심사 파트로 넘깁니다. 애매한 기표지들은 무효로 분류되는데, 계수기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보수적이긴 해서 유효득표지를 무효로 분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2종 오류보다는 1종 오류가 훨씬 많습니다. 1종 오류에 속하는 투표지들은 재계수를 한두번 더 돌려주고, 마지막에 무효표를 최종 정리한 후 집계를 완료합니다. 4) 검수 (심사,집계부) 자동계수 파트에서 집계된 현황을 점검합니다. 일반계수기가 두 대 있고, 각 득표지를 다시 셉니다. 이쪽 계수기는 현금계수기 같이 바바바바바바바 돌아가지 않고, 바 바 바 바 이런 식으로 돌아갑니다. 분당 200/250장으로 세팅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사무원이 육안으로 에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는 충분합니다. 계수기를 담당하는 사무원이 확인한 후, 다른 사무원이 계수된 득표지를 다시 손으로 확인합니다. 그러니까 자동계수기로 계수된 [득표지는 총 3번 사람의 눈을 거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점검된 득표지는 투표소 별로 집계 정리되어 득표 접수 파트로 넘어가고, 최종적으로 선관위 직원이 기안하고 각 선관위원이 확인하여 선관위장이 최종 결재 후 중앙으로 결과를 전송합니다. 5) 득표지 정리 최종 결재가 마무리된 각 득표지들은 이후 별도 공간에서 사무원들에 의하여 종이박스에 밀봉된 후 개표 과정이 모두 마무리된 다음 선관위 창고로 향하게 됩니다. 2. 개표 과정 소소한 내용들 1) 개표 속보 최종 결재 후 각 투표소별 개표 결과는 별도 공간에 게시됩니다. 중앙선관위 전산 반영에 약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각 정당 참관인 또는 관람인원은 이 게시된 결과를 사진으로 찍어서 중앙당에 전송하고는 합니다. 간장김이 부족한 대선이라 이번에는 크게 치열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치열한 구도에서는 이 속보 하나하나에 촉각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이러한 양식으로 게시됩니다.) 디테일을 보자면, 개함 파트는 말그대로 정리만 해서 주는 곳이기 때문에 별도 책임자가 없고, 자동계수 이후로는 각 책임사무원이 실명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시각을 보면, 자동계수 개시(20시 55분) 후 최종 결재(22시 27분)까지 총 1시간 반 정도 걸리지요. 이 투표함의 경우 한참 개표가 진행 중인 경우에 개봉된 것이라 적체되는 경우들이 꽤 있기 때문에 통상 개함부터 최종 결재까지 1시간 반~2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 개표소의 구성 인원 개표소의 공간을 차지하는 분들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지고 역할을 맡습니다. - 선관위원(지역선관위원장 포함) 연단에 앉아서 최종 결재과정을 진행합니다. 가끔 참관도 하는데, 심심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 선관위 직원 자리에서 최종 결재 전 기안만 하는 서무직원, 그리고 현장에서 개표과정을 관리하는 현장직원으로 나누어집니다.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잘 모르겠고.. 다만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3.에서 얘기하보고자 합니다. - 개표사무원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으로 구성됩니다. 저는 지방직 공무원만 참여하는 것으로 얼핏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생각해보면 인원이 많이 부족하지요. 저희 지역의 경우 중앙직 공무원도 상당수 참여하였고, 공공기관에서도 많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어떻게 참여하시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원인지, 차출인지.. 사무원 출신 횐님들이 알려주실 것이라 믿고.. 개표의 실무를 맡습니다. 파트별로 대부분의 개표사무를 담당하고, 경험자 위주로(필수인지?) 책임사무원을 지정하여 각 테이블의 관리감독을 담당하게 합니다. 가장 많은 인원수를 차지합니다. 저희 개표소의 경우 약 400여명이 참석해주셨습니다. 투명성 강화의 일환인지, 예전에는 안 그랬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선거사무원의 명단(소속/성함/개표사무담당부서)을 개표소 내에 게시하였습니다. - 개표참관인 각 정당에서 배정받아 등록한 참관인이 있고, 별도로 선관위에서 공개 모집하여 배정되는 일반유권자 참관인이 있습니다. 저희 개표소의 경우에는 각 정당 6인을 배정하였습니다. 참석하여 개표사무의 진행을 참관하고, 개표사무 중 위법사항을 발견하거나 개표사무에 부당한 상황이 있다면 지적하고 선관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표사무 중 투표지를 바닥에 떨구는 등(특히 개함 파트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문제 상황이 있기 때문에 매의 눈으로 관찰하여야 합니다.. 만, 이번 선거는 간장김이 떨어지는 선거라 그렇게 치열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거대양당 당직자들은 보고용으로 투표함 접수 상황 등을 체크하는 클립보드를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황교안 일당들이 사전투표 때 참관인으로 각종 기이한 일을 벌인 모양이던데, 본투표 직전 사퇴하여 개표참관인으로는 참여하지 않아 비교적 원활한 개표 참관업무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번 대선 때는 국힘 측에서 중앙에서 각 주요 개표소로 개표참관인을 꽂아넣어서 시끌벅적 했다고 하더라는 여담이 있었습니다. - 개표협력요원/경찰/소방, 보조요원 협력요원은 선관위에서 위촉한 별도의 진행요원입니다. 주로 장비 기술적인 부분을 맡고, 개표 사무 중 장애 발생 등 상황을 관리합니다. 경찰/소방 등 긴급상황 대비한 분들도 개표소 내외에 배치됩니다. 특히, 경찰력은 경비업무로서 거수자 및 불상자의 개표소 진입을 막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보조요원은 개표 사무를 보조하는 분들로 말그대로 '알바'입니다. 주로 투표함, 회송용 봉투 등의 운반 및 정리가 완료된 득표지가 담긴 박스를 운반하는 등 물류 업무 등 잡일을 맡습니다. - 기타 프레스, 관람인원 기자들은 별도 업무공간을 제공받습니다. 또, 개표소 외부 등에서 개표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별도 관람인원을 등록하는데,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 무슨 역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개표사무의 개선 사항 - 참관인은 1일 10만 원의 수당을 받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일] 이기 때문에, 날짜가 바뀌면 [2일]분으로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사무원, 보조요원을 포함한 모든 외부인의 인건비 책정이 동일합니다. 저야 1시 전후로 개표가 거의 마무리될 때쯤 나와서 의미가 있는데, 개함부 사무원 분들은 거의 23시 정도에 업무가 마무리 되셨지만 앉아서 기다리시다가 자정에 나오는 도시락 받고 맛있게 드시고 싸인하고 집에 가셨습니다. 이번 선거의 경우 보궐로 20시부터 개표사무가 개시되었는데, 통상 선거가 18시에 종료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당 지급의 합리성에 관하여는 고민해야 할 지점이 아닌가 합니다. 투표 참관도 들어보니 구조가 애매모호해서 수당 책정이 과대지급되는 인상이 강하던데.. - 수당도 그렇지만, 선관위의 전체적인 업무 진행 방법이 깔끔하지 않습니다. 최근 부즈엉이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면 그런 부분에서 투명성, 절차의 명확성 등이 강화가 되어야 하는데 달리 그런 지점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외부 이슈에 시달려서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몇가지 절차 부분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는데, ① 개표사무원이 업무 수행 중 그 자리에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제가 지적한 사항 중 하나는 개표방송을 스마트폰으로 틀어서 테이블 위에 놓고, 수작업 계수업무를 하던 것인데요. 계수업무의 특성상 상당 정도의 최소 현행 자율주행하는 자동차 운전 정도는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라 시정하도록 요구했고 시정이 되었습니다. 그외에도 일부 사무원의 업무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교육을 해봐야 끌려오신 분들 제대로 된 업무를 기대하는 것도 어렵고.. 선관위에 업무를 더 부여하고, 선관위 직원을 더 많이 뽑아서 최소 부별 책임사무원을 관리감독하는 선관위 직원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데 이건 너무 큰 얘기니까 음.. ② 업무 진행과정에 있어 일사불란의 정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당연히 휴식을 취할 수는 있는 것인데, 적어도 휴식을 하는 파트는 휴식하고 있다는 표식이라도 올려놔야 연단에서 진행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고.. 각 파트에서 다음 파트로 넘어갈 때에도 직원 확인 하에 진행을 확인하고 넘어가는 정도의 내용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냥 테이블 구석 바닥에 투표지 담긴 광주리 쌓아놓고 방치하고 있고.. 물론 부즈엉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는 당연히 불가능한 수준이지만 제 기준에서 눈에 보이는 수준의 절도는 없었습니다. 단 한 표도 틀려서는 안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무의 절차수준으로는 매우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이건 저희 개표소만 그런 거 같긴 한데, 사무원들 출신별로 좀 뭉탱이 지어서 배치된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함8부는 복지부 4명 노동부 4명 환경부 4명 이런 식인데.. 공정성 강화 측면에서 아예 1인 별로 다 섞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데 이런 건 좀 소소한 것이고.. 4. 나가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라는 행사의 꽤 전방에서 사무과정을 전반적으로 조망하여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무원 분들과는 차별화되는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역시 부즈엉의 ㅂ도 들어올 여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는 눈이 너무너무 많기 때문에, 조직적인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선관위의 진행이 부즈엉 시비를 걸 빌미를 제공하는 점이 상당수 있다는 점,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선관위 인력의 부족 문제로 다 귀결된다는 것 등.. 정당 소속 국민으로서의 시선이 아닌 일반국민으로서 생각해 볼 지점이 많았던 그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5-06-18 06:2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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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계수기 앞에서 안 보고 옆 사람이랑 잡담하다가 계수기 배출구가 꼬여서 말그대로 득표지가 흩날릴 뻔한 꼴도 봤고..
그 분을 탓하고 싶지는 않고 구조 개선은 필요한거 같은데 다 선관위 상근인력 충원으로 귀결되는 내용들이라 참 애매한 것입니다..
그 분을 탓하고 싶지는 않고 구조 개선은 필요한거 같은데 다 선관위 상근인력 충원으로 귀결되는 내용들이라 참 애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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