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2/08/27 14:47:49
Name   아침커피
Subject   홍콩의 기묘한 도로명의 유래
1800년대,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을 때에 홍콩에 살던 한 서양인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저씨가 동사무소로 찾아가자 직원이 묻습니다.

"아저씨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왜요?"
"도로명 정비중인데 아저씨네 집 앞 도로에 아저씨 이름 붙이려고요."

기분이 좋아진 아저씨가 자기 이름을 말해줬습니다.

"음... 뭐라고요? 한 글자씩 불러주세요."
"그럴게요. 에이(A), 엘(L), ..."

그렇게 서양인 아저씨는 기분좋게 도로명 등록을 마치고 집에 갔는데 이 아저씨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게 있었으니... 그 때는 동아시아에서 글씨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던 시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도 그랬고 중국도 그랬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요.

예 1: "문신닙독"


예 2: "자쓰가리우것든만가리우"


그것도 모르고 이 서양인 아저씨는 자기 집 앞에 도로명 표지판이 붙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윽고 설치된 표지판에는 동사무소 직원이 한 글자씩 또박또박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받아적은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대경실색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도로명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 아저씨의 이름은 알렉산더(Alexander)였고, 그렇게 탄생되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홍콩의 도로명이 바로



Rednaxela Terrace, 레드낙셀라 테라스 되겠습니다.

오늘의 교훈: 현지화에 항상 신경을 쓰자.

- 끝 -

덧: 필리핀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세 리살이 한때 이 레드낙셀라 테라스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명함 주소에서 레드낙셀라 테라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때 레드낙셀라 테라스에 살았던, 필리핀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세 리살


레드낙셀라 테라스가 주소로 찍혀 있는 호세 리살의 명함


- 진짜 끝 -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9-06 00:5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37
  • 재미있어요.
  • 다니합사감 글은좋 다니입뉴있물뉴매 요세하녕안
  • 넷차홍
  • 요네있미재
  • 잼있습니다!
  • !천추 글은좋 도늘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60 여행1박 2일 서울 방문 단상. 17 whenyouinRome... 21/02/12 5902 16
1155 정치/사회20대 대통령 선거 정책 공약 살펴보기 (각 후보자 1호 공약 + 선거관리위원회 공약 이슈트리) 24 소요 21/12/24 5909 12
279 역사러일전쟁 - 개전 13 눈시 16/10/10 5915 4
1142 경제최순실로 인해 불거진 ODA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6 정중아 21/11/08 5915 17
1037 역사생존을 위한 패션, 군복 9 트린 20/12/10 5923 11
1019 꿀팁/강좌[사진]노출차이가 큰 풍경사진 찍기 - GND필터 사용하기 9 사슴도치 20/10/18 5925 5
747 역사1592년 4월 부산 - 충렬공(忠烈公) 1 눈시 18/12/19 5937 8
1003 문화/예술한복의 멋, 양복의 스타일 3 아침커피 20/08/30 5946 5
1164 역사자주포란 무엇인가? - (1) 자주포 이전의 대포 18 요일3장18절 22/01/26 5949 12
1103 체육/스포츠축구) 무엇이 위대한 선수를 위대하게 하나. 23 joel 21/07/10 5954 17
1224 경제코인·투자 손실금까지 변제해주는 게 맞냐? 25 Wolf 22/07/20 5954 23
1091 정치/사회섹슈얼리티 시리즈 (완) - 성교육의 이상과 실제 18 소요 21/05/18 5962 27
1213 일상/생각적당량의 술과 음악이 있음으로 인해 인생은 유쾌한 관심거리다. 알버트킹 50 사이공 독거 노총각 22/06/12 5962 43
1034 의료/건강심리 부검, 자살사망자의 발자취를 따라간 5년간의 기록 4 다군 20/11/28 5970 5
1232 역사홍콩의 기묘한 도로명의 유래 11 아침커피 22/08/27 5982 37
659 일상/생각두 원두막 이야기 9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8/07/08 5986 20
1038 역사두 번째 기회를 주는 방탄복 6 트린 20/12/11 5991 22
1100 일상/생각안티테제 전문 29 순수한글닉 21/06/29 5996 34
1159 경제OECD 경제전망 - 한국 (전문번역) 8 소요 22/01/06 5996 21
1156 기타중세 판타지의 인종다양성, 시간의 수레바퀴(Wheel of time) 13 코리몬테아스 21/12/30 5998 8
852 일상/생각강아지를 잘 기르기 위해서 4 우유홍차 19/08/26 6009 26
211 일상/생각아버지는 꿈꾸던 시베리아의 새하얀 벌판을 보지 못할 것이다. 4 원더월 16/05/30 6017 7
1044 영화홍콩의 화양연화(2) 꿈의 시공간, 2046 간로 20/12/26 6017 15
918 일상/생각처음 느낀 늙음 3 행복한사람 20/02/03 6018 22
957 기타출산과 육아 단상. 16 세인트 20/05/08 6018 1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